진흙속의연꽃

우리는 자랑스런 불자, 2011 서울국제연등축제

담마다사 이병욱 2011. 5. 8. 11:56

 

 

 

우리는 자랑스런 불자, 2011 서울국제연등축제

 

 

 

 

날씨와 연등축제

 

옥외행사는 늘 날씨에 민감하다. 특히 비가 오면 그 날의 행사는 차질을 빗게 되어 있다. 옥외행사가 많은 불교역시 비에 민감하지 않을 수 없는데, 이번 서울연등축제는 다행히도 비를 피해 갔다.

 

 

 

 

 

 

2010 연등축제

 

 

 

2004년 부터 죽 지켜보아온 연등축제에서 비가 내리던 때가 2008년이었다. 그래서 참가자들은 비옷을 입어야 했고, 보는 사람들은 우산을 들고 서 있어야 했다. 하지만 도중에 비가 그쳐 예년과 같이 행사를 성대히 잘 치룰 수 있었다.

 

이처럼 비는 행사에 있어서 천적과 같지만 자연현상이기 때문에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행사를 치루어야 한다우중의 행사 또한 기억에 남는 한 장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매년 열리는 연등축제는 불자들만의 잔치가 아니라 이제 국민적 행사가 되었다. 그리고 이를 보기 위하여 몰려 드는 외국인들에게 강렬한인상을 남겨 주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드믈게 국민축제형식으로 승화된 연등축제는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이에 대하여 한풀이문화에서 그 원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봉은사의 연희단과 연등행렬

 

 

 

고된 노동과 보상심리

 

사람들은 힘들고 고된 노동을 하고 나면 보상심리가 발동한다. 그래서 일일결산이라는  이름하에 기름진 음식에 술을 마시기도 한다. 이는 학생들도 마찬가지이다. 시험이 끝나면 나이트클럽에서 밤새도록 춤을 추는 행위도 일종의 보상심리의 발동일 것이다. 이런 보상심리는 농경사회에서도 있었다.

 

한해의 농사를 짓고 난후 추수를 하였을 때 대부분의 나라에서 축제가 벌어지는 것도 고된 노동에 대한 보상을 받고 싶은 심리인 것이다. 잔치나 축제가 반드시 노동이나 추수와 관련있는 것만은 아니다. 억눌려 있었던 마음을 풀어내는 것 역시 축제를 통해서 표현하기 때문이다. 그런 예를 다큐멘타리 프로에서 종종 볼 수 있다.

 

지배층에 대한 저항으로서

 

남미의 인디오들이 벌이는 축제중에 스페인지배층을 황소로 가정하여 이를 공격하는 장면이 있다. 이는 자신들의 문화와 전통을 파괴한 지배층에 대한 반발심리로서 축제를 통하여 발산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이와같은 형태의 축제는 우리나라서에도 있었다. 양반을 조롱하는 탈놀이 같은 것이다.

 

이처럼 힘없는 민초들의 고단한 삶이 한풀이 성격의 축제로서 승화된 것은 전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다. 지배층의 억압에 대한 간접적인 저항의 형태로 발전된 것이 축제라 볼 수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대동놀이등으로 표출되었다.

 

한 때 대학가에 대동놀이가 유행하였다. 권위주의 정권시절 줄다리기차전놀이등을 통하여 단결된 힘을 과시함으로서 저항한 것이다. 하지만 권위주의 정권이 물러나면서 저항의 표현인 대동놀이 역시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지배층의 문화를 배격하고

 

그런면으로 보았을 때 축제는 고된 노동에 따른 보상심리로도 볼 수 있지만, 정치사회적으로 억압된 민중들의 한풀이와 저항정신으로 표출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런 예가 전세계적으로 볼 수 있는데, 브라질의 삼바축제’, 남미의 지역축제, 필리핀의 마리안축제같은 것들이라 볼 수 있다.

 

마리안 축제의 경우 스페인의 가혹한 종교탄압으로 토착종교와 가톨릭이 혼합된 혼합종교의 산물로 보고 있다. 그런데 믿지기 않는 이야기같지만 마리아의 이미지는 불교의 타라보살이 이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스페인의 식민지 이전에 필리핀에 불교문화가 꽃 피우고 있었다는 증거이다. 이에 대한 글(가톨릭에 불교의 흔적이, 마리안축제와 필리핀불교에서 발견한 놀라운 역사적 사실들)블로그에 올려 놓은 바 있다.

 

이런 축제의 특징은 지배층의 문화를 배격하고, 대신 전통의상을 입고 전통문화를 상징하는 도구와 함께 거대한 퍼레이드를 펼치는 장관을 연출한다. 불교국가에서도 그런 축제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거대한 퍼레이드를 하는 이유

 

불교를 국교로 하다시피 하여 불교가 주류인 불교도 국가에서 거대한 퍼레이드를 보는 것은 드믈다. 일본이나 미얀마등과 같이 불교가 주류인 나라에서 거대한 퍼레이드를 보기 힘들지만 예외적으로 스리랑카가 있다. 

 

스리랑카는 우리나라 연등축제처럼 거대한 퍼레이드을 벌이는 페라헤라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스리랑카가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으로 이어진 440년간의 식민지 지배에서 불교를 지켜내고 불교를 중흥시킨 자부심에서 비롯된 면도 업지 않아 있어서 일 것이다. 

 

 

 

 

 

스리랑카 불자공동체의 퍼레이드

 

 

 

 

 

하지만 불교가 주류가 아닌 국가에서 거대한 퍼레이드를 볼 수 있다. 우리나라와 말레이시아가 대표적일 것이다.

 

말레이시아는 이슬람이 주류이다. 전국민의 60%가 이슬람을 신봉하고 있다. 하지만 불교도는 20%에 지나지 않는다. 유튜브 동영상에서 확인한 말레이시아 불자들의 퍼레이드는 우리와 같이 크고 화려하지 않지만 주요 도시에서 행사가 벌어지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이는 말레이시아불자들이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관제축제와 연등축제

 

우리나라의 경우 나라가 망하면서 전통문화가 파괴되었다. 더구나 새로 들어온 유일신교는 자신의 종교에 대하여 문명의 종교이자 개화의 종교라 강조하면서 기존의 전통문화는 미신행위에 지나지 않고, 기존 종교는 우상숭배’를 한다고 폄하 하였다.

 

그런 사상은 오늘날까지 이어져 전통문화는 낡은 것, 오래 된 것으로서 전근대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극복의 대상으로 본 것이다. 그래서 사찰이 무너지기를 기도하고, 땅밝기를 하는 가 하면 전도시를 성시화하고, 전국토를 성국화하기 위하여 공식적 비공식적인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는 전통문화를 말살하여 그들만의 문화만을 만들어 가고자 하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전통문화의 마지막 보루이자 전통문화세력의 맏형인 불교가 팍스아메리카나를 등에 업은 주류지배세력에 저항하고, 지배문화가 아닌 전통문화를 계승발전 시켜서 이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 연등축제의 성격일 것이다.

 

 

 

 

 

 

한마음선원의 어린이 행진

 

 

 

그래서일까 연등축제에서는 국적불명의 외국문화의 흔적은 일체 보이지 않는다. 흔히 관제축제에서 볼 수 있는 고적대라든가, 반나체의 무희들의 춤, 기괴하고 이상한 캐릭터등과 같이 서양의 흉내내기에 바쁜 문화는 배격하고 있다.

 

그 대신 우리고유의 전통문화유산인 연등이 선 보이고, 이를 들고 가는 한복행렬, 그리고 흥을 돋구는 풍물놀이패를 볼 수 있어서 관제축제와 대조를 이룬다. 다만 연등은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여 코끼리, 용등 각종 장엄등으로 발전하였고, 한복 역시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사찰연희단의 율동1

 

 

 

 

오늘은 좋은 날, 오늘은 부처님오신날

 

유일신교가 득세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연등축제는 한국불교가 살아 있다는 것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하고 불자들에게 긍지와 자부심을 불어 넣어주는 불자들의 축제이자 이제 전국민의 축제로 승화되었다. 하지만 이에 대한 홍보는 거의 없다.

 

신문이나 방송, 포털사이트에서 불교관련  매체를 제외하고 연등축제를 알리는 그 어떤 기사도 보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성대히 치루어지고 있는 것은 불교와 전통문화를 지켜 내겠다는 불자들의 의지가 담겨있기 때문일 것이고, 그런 축제에 외국인들은 입소문을 듣고 찾아 오는 것이다. 이는 외국인들이 서양의 흉내나 내는 국적불명의 관제축제 보다 가장 한국적인 문화를 보고 싶어서일 것이다. 

 

 

 

 

 

사찰연희단의 율동2

 

 

 

연등축제에 참여한 불자들은 이날 하루만큼은 행복한 날이다. 그래서 이를 중계하는 사회자는 오늘은 좋은 날, 오늘은 부처님오신날이라고 연신 외치고, 이에 답하듯이 불자들역시 똑 같이 오늘은 좋은 날, 오늘은 부처님오신날”이라고 외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회향한마당

 

 

 

 

연등축제를 음악동영상으로

 

불자들에게 긍지와 자부심을 심어 주는 연등축제의 전과정(사진 106장)을 음악동영상으로 만들었다. 배경음악은 이미우이(Imee Ooi, 黃慧音)의 불정존승다라니(佛頂尊勝陀羅尼)이다.

  

영어로 산스크리트 성가(Mantras of the Sanskrit)’로도 알려져 있는 불정존승다라니는  행진곡풍의 경쾌한 멜로디로서,  음악을 듣고 있으면 마음이 절로 밝고 환해짐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자랑스런 불자, 2011 서울국제연등축제 

 

 

 

 

 

 

 

2011-05-08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