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경을 외우고 암송하는 것도 바른집중(samma samadhi)

담마다사 이병욱 2014. 6. 19. 11:06

 

경을 외우고 암송하는 것도 바른집중(samma samadhi)

 

 

 

잔소리 그만해

 

KTX터미널에서 본 것이다. 아주 잘 차려 입은 20대 초반의 아가씨가 있었다. 한눈에 보아도 귀하게 자란 듯이 보였다. 그런데 옆에 어머니로 보이는 이가 자꾸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식으로 말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그 아가씨는 잔소리 그만해라고 짜증 섞인 말을 하는 것이었다. 이에 어머니는 벌컥 화를 내면서 몹시 서운해 하였다.

 

이 세상에서 제일 듣기 싫은 말은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 잔소리일 것이다.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상대방에게 주입하여 내 뜻대로 하려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내 뜻대로 조정하려 하는 것이 잔소리의 주요한 특징이다.

 

잔소리에 대한 사전적 의미는 듣기 싫게 필요이상으로 참견하거나 꾸중하며 말함이다. 이전에 한 이야기를 반복하는 것 역시 잔소리라 볼 수 있다. 마치 술취한 사람처럼 한이야기 또 하고 한이야기 또 하는 것과 같다.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은

 

그러나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는 것이 있다. 그것은 가르침이다. 경전에 쓰여 있는 말씀은 언제 들어도 새롭다.

 

지난 6 14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는 특별한 법회가 있었다. 보리수선원 주관으로 네 분의 스님을 초청하여 바른집중에 대한 법문이 있었기 때문이다. 미얀마, 티벳, 중국, 우리나라 스님들이 바른삼매에 대하여 견해를 밝히는 시간이었다. 이 들 스님 중에서도 특히 관심을 끈 것은 미얀마빅쿠 이었다. 그것은 빠알리삼장을 모두 암송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삼장법사라고 불렀다.

 

미얀마삼장법사는 순다라빅쿠이다. 빠알리삼장은 물론 주석서와 복주석서까지 모두 암송하여 암송에 관한한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빅쿠이다. 이에 대하여 삼장법사 순다라빅쿠의 암송능력, 특별한 법회에 참가하고(2014-06-14)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린 바 있다.

 

미디어붓다에 소개된 삼장법사

 

삼장법사 순다라빅쿠에 대한 기사가 교계신문사이트에 실렸다. 그러나 일부 사이트에 한정된다. 네 분의 스님이 참석한 국제적법회의 성격임에도 대부분 외면한 듯하다. 그러나 불교닷컴미디어붓다에서는 이를 실어 주었다. 특히 미디어붓다에서는 매우 상세하게 소개 하였다.

 

미디어붓다에서 순다라빅쿠의 특별한 암송능력에 대한 글을 볼 수 있었다. 빠알리삼장을 모두 암송하여 미얀마의 13명의 삼장법사에 포함되어 있다고 하는데 어떤 방식으로 외웠을까? 이에 대한 기사를 보면 다음과 같다.

 

 

-순다라 삼장법사 스님께서는 삼장을 외울 때 어떻게 외웠는지 알려주실 수 있는가? 외우는 것은 고도의 집중력을 말하는데, 어떻게 앞에서 외운 것을 잊지 않고 기억을 유지하면서 외울 수 있는지 알려달라..

“삼장법사 시험에 통과하기 위해 경을 외울 때 아침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부처님께 맑은 물 등을 공양올리고 명상을 하고 부처님의 공덕을, 모든 것을 얻을 것을 발원하며 삼마삼붓다를 명상하고 있었고, 경장 외우기 전에 아나빠나 명상 수행을 5분 정도 하고, 한 시간 정도 경전 외우고 아침 먹고, 아침 먹고 나서 오전 10시까지 경전을 계속 외웠다. 점심 먹고 12시부터 저녁까지 태양이 있을 때까지 경장을 외웠다. 밤에는 외우지 않고 낮에 외운 것을 반복해서 기억하려고 했다. 수많은 페이지를 대해 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외운 것을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외웠던 것을 다시 뜻을 생각하면서 반복하는 것도 집중과 같다. 반복해서 외우고, 외운 것을 생각하다보니 부처님과 직접 대화하는 느낌을 갖게 되었다. 이런 식으로 8000페이지 가량의 삼장을 외웠다. 그렇게 외워서 삼장법사 시험을 봐서 통과할 수 있었다. 집중 수행하다보면 누구나 자기 성격에 맞는 방법에 따라 명상수행을 하는 것이 좋다. 집중을 키울 때 첫 번째는 부처님의 공덕에 대해 명상하다가 나중에 자기에 맞는 명상을 하는 것이 좋다. (순다라 삼장법사 스님)

 

(보리수선원 4개국 스승 초청 ‘바른 집중을 말하다’ 중계, 미디어붓다 2014-06-16)

 

 

이 글은 기사에 따르면 녹음한 것이 아니라 직접 받아 쓴 것이라 한다. 그러고 보니 이층에서 열심히 노트북자판을 두들기는 사람을 볼 수 있었다. 아마 그 분이 이 글을 작성한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어떻게 해야 잘 외울 수 있나?

 

삼장법사는 경전외우기에 대한 방법을 간략하게 소개 하고 있다. 오로지 25년동안 삼장만 암송하였다는 빅쿠는 하루 종일 암송으로 보냈음을 알 수 있다. 새벽 4시부터 시작하여 잠들때까지 외웠다고 한다. 날이 밝을 때는 새로운 경전을 외우고 밤에는 외웠던 것을 다시 되새김하는 식으로 한 것이다.

 

그런데 법사에 따르면 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외운 것을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고 하였다. 이는 당연한 것이다. 하나의 게송을 열심히 외웠으나 다른 게송을 외움에 따라 이전 게송을 잊어 버렸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나의 품(왁가)이 있을 때 그 안에는 여러 게송이 있다. 법구경의 경우 하나의 품에 평균 16개의 게송이 있다. 매일 하나의 게송을 외운다고 하였을 때 16일이면 족할 것이다. 그런데 매일 하나씩 외운다고 하여 새롭게만 외워 간다면 그 이전 게송들은 모두 잊어 버릴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잊어 버리지 않을까? 경험에 따르면 되새김하는 수밖에 없다. 1번 게송을 다 외우고 2번 게송을 넘어 갈 때 1번 게송과 함께 암송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다 보면 16번째 게송을 외울때 역시 1번부터 반복하여 암송하므로 자연스럽게 16개의 게송을 모두 다 외울 수 있다. 아마 삼장법사도 이런 식으로 되새김 하여 외었을 것이다. 그래서 밤에는 외우지 않고 낮에 외운 것을 반복해서 기억하려고 했다든가 외운 것을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의 뜻으로 말 하였을 것이다.

 

경을 외우고 암송하는 것도 바른집중(samma samadhi)

 

삼장법사 순다라빅쿠가 한 말 중에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이 있다. 그것은 외웠던 것을 다시 뜻을 생각하면서 반복하는 것도 집중과 같다.”라는 말이다. 이 말에 동의한다. 실제로 수 많은 경이나 게송을 외우면서 느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본다면 반드시 참선을 한다거나 선정삼매에 들어 가는 것만이 집중(삼매)이라고 볼 수 없다. 경을 외우고 암송하는 것 역시 바른집중(samma samadhi)’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집중을 하면 엄청난 일을 할 수 있다. 마치 돋보기로 햇볕의 초점을 맞추면 연기가 나듯이 집중을 하면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게 된다. 그래서일까 삼매인 사선정상태에서 신통력을 발휘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런데 경을 외우는 것 역시 강력한 집중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특히 외운 것을 되새김할 때 그 집중은 최고조에 달한다. 예를 들어 금강경 5249자를 외웠을 때 집중의 힘이 없다면 가능할까? 천수경 1300여자를 암송하는데 있어서 잡념이 들어간다면 어떻게 될까? 이로 알 수 있는 것은 암송이라는 것은 집중을 바탕으로 한다. 그런 집중에 대하여 바른집중이라 하였다.  

 

경전을 암송하는 즐거움

 

삼장법사는 또 하나 의미 있는 말을 하였다. 경전을 암송하는 즐거움에 대한 것이다. 집중을 하여 경전을 암송하였을 때 마치 부처님과 가까이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하였다. 그래서 반복해서 외우고, 외운 것을 생각하다보니 부처님과 직접 대화하는 느낌을 갖게 되었다.”라고 하였다. 이 말에 공감한다. 특히 빠알리어로 외웠을 때 부처님과 직접 대화 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부처님은 부처님 당시 빠알리와 유사한 마가디어로 말씀 하셨기 때문이다.

 

경전에는 한문경전도 있고 우리말로 된 것도 있다. 그러나 이왕 외우려면 빠알리어로 외우는 것이 더 낫다고 본다. 삼장법사처럼 빠알리어로 외웠을 때 부처님과 직접 대화하는 느낌을 갖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불자들에게 가장 좋은 신행방법은?

 

불자들에게 여러 가지 신행방법이 있을 수 있다. 참선, 절수행, 사경수행 등 각자 능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좋은 방법은 경전외우기라 본다. 경전 중에서도 게송이 있다.

 

게송은 경전의 내용을 압축해 놓은 것이다. 짤막한 네 개의 구절안에 핵심이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초기경을 보면 부처님이 산문체로 설명이 되어 있고 경의 말미에 게송으로 요약되어 있다. 이는 부처님이 뜻을 더 분명히 하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게송을 외우면 부처님 가르침에 대한 핵심을 알 수 있고 더구나 사구게로 되어 있어서 운율을 넣으면 노래가 될 수 있다.

 

삼장법사 순다라빅쿠의 대념처경 낭송

 

삼장법사 순다라빅쿠는 빠알리삼장을 모두 다 욌다고 하였다. 그래서 미얀마에서 현재 13분 밖에 없는 삼장 법사가 된 것이다. 그렇게 외운 것이 미얀마본으로 8000페이지에 이른다고 하였다. 이와 같은 놀라운 암송능력에 대하여 법회에서 볼 수 있었다.

 

사회자 빅쿠가 암송능력에 대하여 보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 그래서 사회자가 임으로 대념처경 호흡에 대한 것을 요청하였다. 그러자 삼장법사는 막힘없이 낭송하였다. 6 14일 법회에 참석하여 직접 촬영한 동영상을 보면 다음과 같다.

 

 

 

 

 

미얀마 삼장법사 순다라빅쿠의 대념처경 낭송

2014년 6월 14일 서울시청 다목적홀

 

 

 

 

 

다른 것에 의지하지 말고 

 

우리나라에서 불자수는 얼마나 될까?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서는 이천만불자라 한다. 그러나 이는 부풀려 진 것이다. 인구통계 자료에 따르면 천만불자라 보아야 한다. 천만불자들은 어떤 방식으로 신행생활을 할까?

 

천만불자들이 정기적으로 절에 나가는 경우는 드물다. 이렇게 본다면 천만불자들은 단지 정서적 불자, 무늬만 불자인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그래서 천만불자는 스승이 없다. 스승이 없는 천만 불자는 무엇에 의지해야 할까?

 

초기경전에 따르면 마땅히 의지할 스승이 없으면 가르침에 의지하라고 하였다. 다른 것에 의지 하지 말고 가르침에 의지하라는 것이다. 그런 가르침이란 다름 아닌 초기경전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빠알리삼장을 말한다.

 

요즘 빠알리니까야는 우리말로 번역 되어 있어서 누구나 손쉽게 접할 수 있다. 그래서 초기경전을 열어 보면 부처님과 곧바로 접할 수 있다. 스승이 없는 시대에 진정한 스승은 초기경전에 있는 것이다.

 

그런데 초기경전은 한번 읽고 그치면 큰 의미가 없다. 경전이라는 것은 늘 반복해서 읽어야만 맛이 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르침은 잔소리와 다른 것이다. 잔소리는 듣기 싫은 것이지만 가르침은 들으면 들을수록 좋기 때문이다.

 

언제 들어도 듣기 좋은 것이 경전에 쓰여 있는 가르침이다. 그런 가르침에 대하여 순다라빅쿠는 8000페이지에 달하는 빠알리삼장을 모두 암송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삼장법사 불교도들은 매일매일 부처님의 공덕을 명상하는 것도 바른 집중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라고 하였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경전외우기도 참선 못지 않게 바른집중에 행당됨을 말한다. 반드시 다리를 꼬고 앉아 있는 것만이 바른집중이 아니라 경전외우기 역시 바른삼매에 해당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보았을 때 스승이 없는 천만불자들에게 경전을 읽고 읽은 것을 외우는 것만큼 좋은 신행방법이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 당장 마음에 드는 게송을 하나 외우고 매일 되새김 한다면 알 수 있는 것이다.

 

 

 

2014-06-19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