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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권 진흙속의연꽃 2014 II, 내 중년의 빈 노트에 채운 것은

담마다사 이병욱 2022. 8. 25. 13:31

69권 진흙속의연꽃 2014 II, 내 중년의 빈 노트에 채운 것은

 

 

내 젊음의 빈 노트에 무엇을 채워야 하나~” 이 노래에 꼽혔다. 유튜브로 틈만 나면 듣는다. 장거리 운전할 때도 듣는다. 유미리가 오래 전에 부른 젊음의 노트라는 노래 가사이다.

 

자그마한 체구에 폭발력 가창력이 특징이다. 스트레스가 쌓일 때 들으면 어느 정도 해소되는 것 같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사 내용이다. 젊은 시절 허송세월 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나의 젊은 시절은 어땠을까? 그다지 기억할 것도 없고 내세울 것도 없다. 세상 흐름대로 살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대학에 가야 하는 줄 알았고, 군대 가야 될 때 되면 군대 가야 되는 줄 알았다. 복학 해서는 취직을 해야 했다. 이후는 보통 사람들의 삶의 방식과 같다. 취직해서 20년 동안 세상의 흐름대로 살았다.

 

사십대 중반에 백수가 되었다. 청년백수도 아니고 정년백수도 아니다. 이른바 사오정이 된 것이다. 내것이 아니니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밖으로 내동댕이쳐졌을 때 사십대 가장은 아무것도 할 것이 없었다. 그러다가 현재 하고 있는 인쇄회로기판(PCB) 설계업을 직업으로 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른바 자영업자, 일인사업자가 된 것이다.

 

우리 안에 갇혀서 살 때는 내인생이 아니었다. 월급받아 먹는 재미로 살 때는 시간의 노예와 같았다. 그렇게 살다 보니 시간이 잘도 흘러갔다. 1, 2, 3, 5, 10, 20, 세월이 훌쩍 흘러 갔다. 지나고 보니 아무것도 이루어진 것이 없는 것 같았다. 세월만 흘러간 것 같았다. 빈 노트가 된 것 같았다.

 

내 사업을 하고서 비로서 내 인생을 살았다. 이전까지는 남의 인생이었다. 2006년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부터 내 인생을 살았다. 인생의 빈 노트를 채우기 시작한 것이다.

 

오늘 오전 일찍 일터에 나와서 책만들기 작업을 했다. 고객이 출근하는 9시 이전까지는 내 시간이다. 내 시간을 확보하려면 무조건 일찍 나와야 한다. 오전 7시에 자리에 앉아 있으면 2시간이 확보된다.

 

늘 시간에 쫓긴다. 무엇이든지 후딱 해치워야 한다. 책 만드는 것도 속도전이다. 블로그에서 시기별로 카테고리별로 긁어 온 것을 기반으로 책을 만든다. 목차를 만들었다.

 

목차 작업을 하면서 빠른 속도로 글을 스캔했다. 과거에 내가 쓴 글이고 내가 찍은 사진이다. 옛날 생각이 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옛날에 머물러 있지 않는다.

 

항상 현재를 살아 간다. 이렇게 책의 서문을 쓰는 것도 현재 시점이다. 이번에 만든 책은 69번째 책이다. 책의 제목을 ‘69 진흙속의연꽃 2014 II’라고 했다. 2014년에 작성된 글로서 일상에 대한 것이다. 시기는 201445일부터 619일까지 두 달 가량 쓴 것이다. 목차는 32개이고 481페이지이다. 참고로 목차는 다음과 같다.

 

 

목차

 

1. 인터넷의 금도와 법도

2. 2014년 서울대공원의 구름벚꽃

3. 바람을 거슬러 가는 계()의 향기

4. 피지 못하는 꽃 날지도 못하는 새

5. 경전외우기와 치매예방

6. 왜 하필 그 시간 그 자리에? 재난에 대한 초기불교적 해법

7. “못 지켜 주어서 미안해” 2014년 연등축제는 애도축제

8. 어떻게 해야 눈물을 멈추게 할 수 있을까?

9. 세월호 참사에 그 어떤 해법도 제시 못하는 불교계

10. 임락경목사의 사과를 받아들이며

11. 삼막사 남녀근석과 제2 여근석

12. 네이버는 천만불자들을 우롱하는가?

13. 네이버에 왜 연꽃이 뜨지 않았을까?

14. 스리랑카 웨삭과 한국 부처님오신날 어떻게 다른가?

15. 평택 스리랑카 마하위하라 착공을 보고

16. 담마에 의한 정복 담마위자야(Dhammavijaya)

17. 반기문총장의 웨삭데이 축하 메시지

18. 공업(共業)론자들은 왜 침묵하는가?

19. 노년출가의 어려움

20. 스님들과 학자들은 글을 안쓰는 것인가 못쓰는 것인가?

21. 주제넘게 번역비교한다고

22. 지역에 뿌리가 없는 한국불교

23. 속이 꽉 찬 사람, 그윽한 맛을 내는 사람

24. 마르고 닳도록 사용한 디카

25. 스님인가 작가인가? 차라리 승복을 벗어라!

26. 스님들이 장사하나? 신도를 대상으로 수익사업을 하는 승가

27. 순백색의 산딸나무꽃을 보며

28. 시간은 지나도 글은 남는다, 누적조회수 4백만명을 맞이 하여

29. 문창극후보의 기독교우월주의

30. 삼장법사 순다라빅쿠의 암송능력

31. 제비는 왜 다시 오지 않을까? 이년만의 귀향(歸鄕)

32. 대꾸할 가치도 없는 말 “미리미리 그렇게 했어야지요?

33. 역동성인가 집단광기인가? 월드컵 새벽길거리응원을 보고

34. 경을 외우고 암송하는 것도 바른집중

69권 진흙속의연꽃 2014 II_220825.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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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은 대한민국 역사상 매우 의미 있는 해이다. 그것은 세월호 사건이 일어 났기 때문이다. 블로그에서도 세월호 사건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목차 9번 글에서는 세월호 참사에 그 어떤 해법도 제시 못하는 불교계’(2014-04-29)라고 썼다.

 

세월호 관련 글에서 나는 왜 이렇게 부정적으로 썼을까? 그때 쓴 것을 읽어 보니 절망에 빠진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어야 할까? 아쉽게도 아직까지 한국불교에서 스님들이나 학자들이 불교적 해법을 제대로 제시하는 것을 보지 못하였다. 고작 한다는 것이 ‘극락왕생’발원이다.”(2014-04-29)라고 써 놓았다.

 

세월호 관련해서 종교계가 할 것이 없었던 것 같다. 이는 그때 당시 “아무리 고민해봐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도가 전부였습니다”라고 말한 것에서 알 수 있다. 초기불교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어땠을까? 그들은 “불교의 영역이 아니라고 본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런 점 때에 부정적으로 쓴 것이다.

 

문제만 제기해서는 안된다. 나름대로 해법을 생각해 보았다. 불교적 해법을 말한다. 그것은 사성제이다. 그래서 그러나 세월호 참사에 대한 불교적 해법은 분명하게 있다. 그것은 부처님이 말씀 하신 사성제이다. 지금 생사의 기로에 처한 사람들이나 국민들에게 해 줄 수 있는말은 부처님이 설한 사성제이다. 누군가 괴로움을 겪고 있을 때 고성제를 알려 주어야 한다.”(2014-04-29)라고 써 놓았다.

 

부처님은 이것이 괴로움의 거룩한 진리이다.”라 하여 고성제를 설했다. 그러나 고성제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면 염세주의자로 몰릴 수 있다. 그래서 괴로움의 발생, 괴로움의 소멸,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을 설했다.

 

세월호 당시 불교계 스님들이나 학자들은 극락왕생이나 기도에 대해서만 이야기 했다. 이는 불교적 해법이 될 수 없다. 팔고 중에서 사랑하는 것과 헤어짐의 괴로움(愛別離苦)’사랑하지 않는 것과 만남의 괴로움(怨憎會苦)’이 있는데, 이를 절감하면서 괴로움의 원인과 소멸과 소멸방법에 대하여 알려 주어야 진정한 불교적 해법이 되는 것으로 보았다.

 

 

일상에 대한 글은 그날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을 대상으로 했다. 그러다 보니 다양하다. 심지어 질투하는 글도 남겼다. 그것은 10임락경목사의 사과를 받아들이며’(2014-04-30)라는 글이 그것이다.

 

조현 기자가 운영하는 휴심정 글을 보고 자극 받았다. 휴심정 필진들이 술판 벌인 것을 비판한 것이다. 술판에는 스님들도 있었다. 더구나 임락경 목사가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쓴 글에 대하여 블로그에 비판 글을 올렸다. 어찌 알았는지 임락경 목사가 사과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임락경 목사를 알지 못한다. 다만 휴심정 필진으로 글을 쓰기 때문에 지면으로 안 것이다. 임락경 목사 글을 문제 삼아 비판 글을 썼는데 임락경 목사는 우선 내 글을 읽고 댓글로서 평가해주신 “진흙 속의 연꽃”님에 대하여 공개사과 드린다.”(2014-04-30)라며 쿨하게 사과 했다.

 

목사의 사과를 받아 냈기 때문에 나는 승리한 것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그때 당시에는 우쭐했으나 지나고 나니 미안한 느낌이 든다. 휴심정 필진들의 술자리가 부러워서 시기와 질투가 작열한 것이다.

 

2014년은 어떤 시점인가? 세월호가 나던 해이기도 하지만 마음껏 쓰는 자유를 누리던 시기이기도 하다. 재가불교활동 하기 바로 전해에 해당된다. 오로지 집과 일터만 왕래하면서 글만 쓰던 시기를 말한다.

 

오래 전에 작성한 글을 보면 역사가 실려 있다. 목차 17번의 반기문총장의 웨삭데이 축하 메시지’(2014-05-13)가 그렇고, 29번의 문창극후보의 기독교우월주의’(2014-06-13)라는 글이 그렇다. 그때 당시 시대상황을 반영하여 쓴 글이다. 쓴 글이 언젠가는 역사적 사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여 기록을 남긴 것이다.

 

담마끼띠 스님에 대한 글도 있다. 이는 15평택 스리랑카 마하위하라 착공을 보고 (2014-05-08)라는 제목의 글이다. 담마끼띠 스님은 스리랑카 스님으로서 관심 있게 지켜 보던 스님이다. 현재 아산시 외곽에 스리랑카 사원 마하위하라를 건립하여 스리랑카 이주노동자를 돕고 있다.

 

스리랑카 스님이 한국에 와서 스리랑카 불교를 전파하는 것에 대하여 높게 평가했다. 선종으로 대표 되는 한국불교에서는 별다른 희망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담마끼띠 스님이 평택에 스리랑카 사원을 짓는다는 소식을 지역신문을 통해서 접했다. 평택신문에 따르면 한국 스리랑카 마하위하라 복지타운 건립 기공식이 지난 201454일 오후 2시 팽성읍 석근리에서 있었다는 것이다.

 

평택에 스리랑카 사원 건립에 크게 감명받았다. 초기불교가 한국에도 뿌리가 내리는 것으로 보았다. 더구나 스리랑카 전통건축 양식인 다고바와 같은 형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스리랑카 마하비하라(大寺)의 다고바가 연상되었다.

 

스리랑카 불교가 한국에 뿌리가 내리기를 기원했다. 그래서 글의 말미에 시작은 미미하나 끝은 창대하리라.”는 문구처럼 한국불교에서 지각변동을 일으킬 큰 사건임에 틀림 없다.”(2014-05-08)라고 써 놓았다.

 

마하위하라는 2019년 아산에 완공되었다. 2014년 평택에서 착공한 것과는 차이가 난다. 아마 도중에 아산으로 바뀐 것 같다. 내막은 알 수 없다.

 

유미리의 젊음의 빈노트 노래를 즐겨 듣는다. 어느 날 듣게 되었는데 듣다 보니 자주 듣게 된다. 유튜브의 에이아이(A.I)가 연결해 주는 것 같다. 들으면 스트레스가 해소 된다. 그런 한편 젊음의 시절이 빈 노트가 된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

 

늦었을 때가 빠른 것이라고 한다. 젊음의 노트는 비어 있지만 중년의 노트는 채워져 있다. 매일 어떤 주제이든지 기록으로 남겼기 때문이다. 이렇게 한권의 책으로 만들어 인터넷의 바다에 띄운다.

 

 

2022-08-25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