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평화불교연대

한국불교의 미래는 시민보살대학에서

담마다사 이병욱 2022. 8. 26. 06:30

한국불교의 미래는 시민보살대학에서

 


갈수록 태산이다. 이대로 한세대만 지나면 어떻게 될까? 소수종교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한국불교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 8월 20과 21일 양일간 정평불-신대승 연합수련회가 안성 죽산에 있는 활인선원에서 열렸다. 하일라이트는 토론회였다. 토론주제는 '나와 불교'이다. 구체적으로 '1)내가 생각하는 불교, 2)내가 하고 싶은 불교, 3)정평불과 신대승이 함께 만들어 가는 불교'에 대한 것이다.

모두 23명 참석했다. 신대승 이윤정 선생이 이끌었다. 모두 다섯 분임조로 나누어서 진행 되었다. 세 가지 주제에 대해서 토론하고 발표하는 식이었다.

 


많은 이야기가 나왔다. 기상천외한 이야기도 있었다. 자승만 몰아내면 된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기억에 남는 것은 시민보살학교이다.

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미래는 후학들의 교육에 달렸다. 한국불교 미래도 교육에 있다. 이런 때 보살학교 또는 보살대학 이야기가 나왔다.

수련회 멤버들은 나이가 많다. 5060이 대부분이다. 2030은 고사하고 40도 보기 힘들다. 이번 수련회에서 40은 딱 한명 있었다. 이렇게 5년, 10년 흘러간다면 어떻게 될까?

 


한국불교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위기를 느끼는 것 같다. 이대로 세월만 흘러가면 재가불교운동도 단절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후진을 양성해야 한다. 그래서 나온 것이 시민보살대학이다.

한국불교에서는 여성불자를 보살이라고 부른다. 부를 수 있는 최고 호칭이다. 스님보다 더 수승한 호칭이다. 대승불교 전통에서 보살보다 더 나은 호칭이 어디 있을까? 이와 같은 영광된 호칭을 여성불자들에게 붙여주고 있다.

남성불자들 호칭은 거사이다. 재가불자에게 붙일 수 있는 최고의 호칭이다. 어떤 이는 처사라고 한다. 주로 절에서 남성재가불자를 부를 때 처사라고 하는 것 같다. 재가불자 입장에서는 처사보다는 거사가 낫다.

보살과 거사, 재가불자들에게 붙여줄 수 있는 최상의 호칭이다. 재가불자들끼리도 "보살님"이라거나 "거사님"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이제 용어통일을 할 필요가 있다. 모두 보살로 부르는 것이다.

남성불자를 보살로 부르면 어색할까? 보살정신에 따른다면 전혀 어색하지 않다. 부처님 가르침을 따르는 불자라면 누구나 보살이라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살이란 무엇인가? 사전적 정의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보살은 영웅이라는 것이다. 보살은 위대한 신심과 원력을 바탕으로 모든 유정중생을 열반으로 이끄는 영웅임을 말한다.

대승불교에서는 갖가지 보살이 있다. 영웅으로서 보살은 입보리행론에서 샨티 데바의 게송으로 잘 표현되어 있다.

“이 세상이 남아있고
중생들이 남아 있는 한,
저도 계속남아
이 세상의 모든 고통을 몰아내게 하옵소서!”

엄청난 서원이다. 지장보살은 지옥중생이 성불할 때까지 성불을 미루겠다고 했다. 세상에 이런 서원을 하는 자가 어디 있을까? 이렇게 본다면 보살은 영웅일뿐만 아니라 이상적인 구도자상이다.

불자들은 보살에 대해서 얼마나 알까? 관세음보살, 지장보살, 문수보살 등 각각 역할에 맞는 보살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보살에 대해서 알려면 자타카를 읽어 보아야 한다.

자타카를 읽어 보았다. 지난 2월 교정본을 읽어 본 것이다. 자타카는 현재 한국빠알리성전협회(KPTS)에서 완역되어 출간을 앞두고 있다. 올해 안으로 출간될 것이다.

자타카는 부처님의 전생에 대한 이야기이다. 모두 6권으로 547개의 전생이야기가 실려 있다. 이 중에서 547번 자타카는 벳싼따라 자타카라 하여 별도의 책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타카는 부처님의 십바라밀에 대한 것이다. 부처님이 보살로 살 때 사아승지십만겁동안 보살도를 닦았다. 그런데 보살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목숨걸고 닦았기 때문이다.

자신의 목숨을 바쳐 보살도를 행한 것은 어떤 이유일까? 그것은 서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반드시 부처가 되리라는 서원이 있기 때문에 목숨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보살은 죽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 배고픈 자에는 기꺼이 먹이가 되어 준다. 이러한 용기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죽어도 다시 태어날 것이기 때문에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 어떤 존재로 태어나든 세세생생 태어남과 죽음을 반복할 것이기 때문에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는 것이다.

십바라밀중에 보시바라밀(dāna-pāramī)이 있다. 이에 대하여 “예를 들어 아내들, 아이들, 재물들을 기부하는 것은 일반적 초월의 길의 보시이고, 손이나 발 등의 장기를 기증하는 것은 우월적 초월의 길의 보시이고, 목숨을 보시하는 것은 승의적 초월의 길의 보시이다.”(Jat.I.73)라고 설명되어 있다. 자신의 목숨을 보시하는 것이 가장 수승한 초월의 길임을 알 수 있다.

 


이번 수련회에서 한국불교의 미래에 대해서 고민해 봤다. 한국불교가 이대로 가면 망한다고 생각했다. 스님들이 못하면 재가불자라도 해야 한다. 이에 정평불과 신대승 회원들은 '1)내가 생각하는 불교, 2)내가 하고 싶은 불교, 3)정평불과 신대승이 함께 만들어 가는 불교'에 대해서 토론했다. 그런 것중의 하나가 시민보살대학이다.

한국불교 미래는 뜻있는 스님들과 재가불자들에게 달려 있다. 특히 재가불교단체에서 주도해야 한다. 승가는 자승일당에게 종속되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이런 때 재가단체들이 힘을 합하여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시민보살대학도 그 중의 하나라고 본다.

2022-08-25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