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평화불교연대

산행에 오락(五樂)이 있는데

담마다사 이병욱 2022. 9. 18. 22:29

산행에 오락(五樂)이 있는데

 

 

요즘 여름이 다시 온 것 같다. 왜 이리 더울까? 가만 앉아 있어도 땀이 난다. 계절은 가을에 접어 거꾸로 가는 것 같다. 이런 때 산행을 했다. 정평불 정진산행모임의 9월 정기산행이다.

 

이번 산행 목적지는 예봉산이다. 남양주 팔당역 근처에 있는 산으로 해발 683미터에 달한다. 두 달 전부터 산행이 예고 되어 있었다. 해발 680미터가 넘는다는 것이 크게 와 닿았다.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일어난 것이다.

 

 

산행을 앞두고 허리에 문제가 발생되었다. 지난 봄에 대형화분을 옮기다가 허리에 무리가 갔었다. 거의 한달 가량 고생했다. 다 나은 줄 알았는데 한달 전에 중상이 다시 나타난 것이다.

 

예봉산 산행을 앞두고 허리를 고쳐야 했다. 한의원에서 침을 맞았다. 두 번 맞았다. 침을 맞아서일까 효과가 있었다. 전기찜질기를 이용해서 허리를 따뜻하게 해 주었다. 이것도 영향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시간이 지나서 나았다고 볼 수 있다.

 

예봉산 산행을 오랫동안 기다려왔다. 허리에 문제가 생겨 허리도 고쳤다. 출격준비는 되었다. 지난주 일요일에는 훈련삼아 관악산에 가기도 했다.

 

2022918일 오전 10시 팔당역에 사람들이 모였다. 오늘 산행할 사람들은 모두 5명이다. 김광수 상임대표를 비롯하여 정재호, 임정미, 권정화 선생이 합류했다. 대체로 산을 잘 타는 사람들이다. 이에 대하여 다리가 짱짱하다는 말을 주로 한다.

 

 

산행 하기 전에 예봉산을 바라다 보았다. 예봉산 꼭대기에는 천문대처럼 보이는 건물이 보인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한강홍수통제센터 건물이다.

 

팔당역에서 본 해발 680고지는 아득해 보였다. 더구나 날씨는 여름처럼 후텁지근하다. 힘든 산행이 될 것 같았다.

 

 

산행은 고행에 가깝다. 고생을 일부로 사서하는 것과 같다. 그럼에도 올라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산행은 일종의 극기훈련과도 같은 것이다. 자신의 한계를 시험해 보는 것이다. 그런데 정상에 오르면 보상이 따른다는 것이다. 그것은 내가 해냈다는 강한 성취감을 말한다. 이것도 산행의 즐거움이다.

 

땀을 비오듯 흘렸다. 마치 사우나에서 땀이 빠져 나오는 것 같다. 그런데 이렇게 땀을 흘리고 나면 개운하다는 것이다. 마치 몸과 마음의 찌꺼기가 씻겨나가는 듯하다. 이처럼 산행을 하면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것 같다. 몸 안에 있는 노폐물이 남김없이 씻겨 나가는 것 같다. 몸 안에 있는 잔병이 모두 사라지는 것 같다. 이것도 산행의 즐거움이다.

 

나는 산을 왜 오르는가? 여름처럼 더운 날씨에 집에서 편하게 쉴 수 있다. 그럼에도 왜 고생을 자처해서 하는가? 산행에서 낙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산행삼락(山行三樂)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공자는 인생삼락을 말했다. 그렇다면 산행삼락이란 무엇인가? 산행삼락에 대하여 산, , 건강이라고 해 보았다.

 

산행삼락에서 첫번째는 산행의 즐거움이다. 산행은 산이 있어서 산행을 하는 것이다. 산행하는 것 자체가 낙인 것이다. 홀로 가든 여럿이 가든 산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다.

 

산에 들어가는 것은 숲에 들어간다는 말과 같다. 그런데 숲에 들어가면 마음의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마치 경전을 읽는 것과 같다. 마음이 심란할 때 경전을 읽으면 심란한 마음은 이전의 마음이 되어 버린다. 마찬가지로 번뇌로 가득했던 마음도 숲으로 들어가자마자 사라져 버린다. 산행을 하면 그 순간 마음이 평화로워진다. 이것이 산행을 하는 첫번째 즐거움이다.

 

 

산행삼락에서 두번째는 벗과 함께 하는 즐거움이다. 홀로 산행해도 즐겁지만 더 즐거운 것은 말벗이 있는 것이다. 함께 산행하다 보면 어떤 말이라도 하게 되어 있다. 진실하고 솔직한 말이 대부분이다. 마음을 터놓고 말할 수 있는 분위기와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산행삼락의 세번째는 건강이다. 건강하지 않으면 산행을 할 수 없다. 무릎관절에 문제가 있으면 산행을 할 수 없다. 몸에 이상이 발생하면 높은 산을 올라갈 수 없다. 이렇게 본다면 산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라 아니할 수 없다.

 

산에서 점심을 먹지 않는다. 그러나 간식은 먹는다. 산 정상에 오르고 나서 내려 가기 전에 간식 시간이 있다. 각자 싸온 곳을 꺼내서 나누어 먹는다. 과일과 떡 등 갖가지 먹거리가 나온다. 이번 산행에서는 간식이 매우 풍부했다.

 

 

광고 중에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문구가 있다. 이는 강한 보상에 대한 것이다. 열심히 일한 자에게 휴가라는 보상이 따르는 것이다. 최근에 에스엔에스에서 본 것이 있다. 그것은 열심히 일한 당신 맛점하라.’라는 말이다. 오전에 열심히 일했다면 점심이라는 보상이 따를 것이다. 마찬가지로 열심히 산행한 사람들에게 간식시간이라는 보상이 따른다.

 

산행삼락은 내가 만들어 본 것이다.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한다면 간식락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각자 싸온 것을 내 놓고 나누어 먹을 때 이것 보다 더 즐거운 것은 없다. 간식락이 추가되면 산행사락이 될 것이다.

 

산행사락으로 그치지 않는다. 산행이 끝나면 뒷풀이가 있기 때문이다. 산행을 한 것에 대한 보상이다. 점심을 먹지 않았기 때문에 점심겸 저녁식사가 된다. 산행에 뒷풀이가 추가되면 산행오락이 될 것이다.

 

 

 

산행은 한달에 한번 있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멀리 가지 않는다. 서울과 수도권 전철이 연결되는 곳이면 어느 산이든지 대상이 된다. 그런데 산행은 정진산행이라는 사실이다.

 

정진이라는 말은 수행과 동의어라고 볼 수 있다. 산행하는 것 자체가 수행인 것이다. 산행을 함으로써 배우고, 인내하고, 화합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향상과 성장이다.

 

세상에는 수많은 모임이 있다. 모임은 화합의 모임이 되어야 한다. 싸우기 위한 모임이 되어서는 안된다. 그렇다면 최상의 모임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정진의 모임이다. 마음의 향상과 성장이 있을 때 정진의 모임이 된다. 정진산행에서는 산행을 통해서 마음의 성장과 성장을 이루고자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산행오락이다.

 

산이 있어서 즐겁다. 벗있어서 즐겁다. 건강에 도움이 되어서 즐겁다. 간식시간이 있어서 즐겁다. 뒷풀이 시간이 있어서 즐겁다. 이 모두가 열심히 산행한 사람들에게 보상으로서 주어지는 것들이다. 다음 10월 산행은 관악산 삼성산이다. 수도권전철 1호선 관악역에서 출발한다.

 

 

2022-09-18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