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 58

시인이 되기 보다는

시인이 되기 보다는 나는 매일 전쟁하고 있다. 삶과의 전쟁이다. 나 자신과의 전쟁이기도 하다. 그러나 매번 패한다. 매일 죽는 사람이다. 통제 되지 않는 욕망, 끓어 오르는 적개심은 나의 최대 적이다. 쉽게 싫증 내는 것도 내부의 적이다. 무엇보다 권태와의 싸움이다. 하품 했을 때 바닥을 드러내는 것 같다. "그대의 첫 번째 군대는 욕망, 두 번째 군대는 혐오라 불리고, 그대의 세 번째 군대는 기갈, 네 번째 군대는 갈애라 불린다.”(Stn.436) “그대의 다섯째 군대는 권태와 수면, 여섯째 군대는 공포라 불리고, 일곱째 군대는 의혹, 여덟째 군대는 위선과 고집이라 불린다.” (Stn.437) 일곱 악마의 군대가 있다. 악마라고 하여 무시무시한 형상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번뇌가 악마이다. 탐욕이라는 ..

저 하늘 끝까지, 추억의 3•8휴게소에서

저 하늘 끝까지, 추억의 3•8휴게소에서 저 산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유년시절 그런 생각을 해 보았다. 온통 산으로 둘러쌓인 시골에서 산 너머에는 또 다른 세상이 있을 것 같았다. 어쩌다 세상 밖으로 나간다. 거기에도 사람이 살고 있었다. 새로운 땅이지만 하늘은 늘 똑같다. 흘러가는 구름도 똑같고 나무도 똑같다. 다만 지형은 달랐다. 사람 사는 모습도 달랐다. 우물안을 벗어나니 새로운 세상이 있었던 것이다. 저 길 끝나는 곳에는 무엇이 있을까? 아스라이 길이 사라지는 곳에도 세상이 있을 것이다. 푸른 하늘 흰 구름 끝나는 곳 너머에도 사람이 살고 있을 것이다. 북으로 길을 달렸다. 좀처럼 북쪽으로 갈 일이 없다. 대부분 남쪽으로 간다. 북쪽이 가로 막혀 있기 때문이다. 휴전선 때문에 더 이상 올라갈 ..

진흙속의연꽃 2021.11.04

씨디를 인연으로 산정호수에서

씨디를 인연으로 산정호수에서 지금 시각 오후 4시, 집에 돌아와서 지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리고 엄지를 친다. 보이차를 마시며 오늘 하루 일과를 글로써 결산해 본다. 오늘 오전 8시 산정호수를 향해 차를 몰았다. 10시 반에 김홍성 선생을 상동주차장에서 만나기로 했기 때문이다. 네비를 보니 108키로에 1시간 50분 거리이다. 수도권외곽순환고속도로와 구리포천고속도로를 이용했다. 북으로 달린 것이다. 수도권에 살다보니 남으로만 달리는 경우가 많은데 흔치 않는 일이다. 남북교류가 활성화되면 북으로 달릴 일이 더 많아질 것이다. 김홍성 선생을 만나 뵙고 싶었다.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읽고서 자유로운 삶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배낭 하나 메고 세계를 떠돌아다니는 로망을 말한다. 김홍성 선생이 ..

하나의 명품이 탄생되기 위해서는

하나의 명품이 탄생되기 위해서는 첫작품은 대개 만족스럽지 않다. 개발제품도 그렇다. 처음 개발한 전자제품은 문제 투성이기 쉽다. 두번째, 세번째 양산해야 문제가 개선된다. 책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오늘 택배를 받았다. 한국빠알리성전협회에서 보내온 것이다. 전재성 선생이 경전 최신판 다섯 종류를 보냈다. 맛지마니까야, 이띠붓따까, 우다나, 담마빠다, 숫따니빠따를 말한다. 책을 보낸 것은 교정과 관련 있다. 경전을 근거로 글을 쓰다 보니 종종 오타, 탈자 등 오류를 발견한다. 이럴 때 즉시 통보한다. 문자메세지와 함께 사진을 찍어 보낸다. 그런데 판본이 오래 된 경우 이미 수정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최신판 구입 필요성을 느꼈다. 지난주 금요일 금요모임 멤버들과 식사시간이 있었다. 그때 ..

이재명이 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고 말한 것은

이재명이 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고 말한 것은 정권교체 여론이 더 많다고 한다. 민주당은 다시 집권할 수 있을까? 오늘 오후 민주당 선대위 출범식을 유튜브로 보았다. 실시간 생중계하길래 본 것이다. 건성건성 보았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파악할 수 있었다. 이제까지 우려를 불식시키는 매머드 선대위 출범이었다. 이낙연도 참여해서 연설을 했다. 경선에 참여했던 모든 주자가 한자리에 모였다. 그 중에서도 정세균의 연설이 돋보였다. 마치 자신의 일처럼 진성성이 보였다. 추미애도 열변을 토했다. 개혁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는 장면에서는 아슬아슬했다. 이재명이 연설했다. 연설을 참 잘한다고 생각한다. 화면을 보고 하는지 알 수 없으나 청산유수처럼 막힘이 없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부동산에 관한 것이다. 자신의 임기 내..

불가근불가원 2021.11.02

외줄타기 하는 심정으로

외줄타기 하는 심정으로 줄 하나에 의지하여 작업하고 있다. 무려 25층 높이에서 외줄 하나에 의지하여 페인트를 분사한다.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도색작업이 한창이다. 18년만에 칠하는 것이라고 한다. 오래 되기도 했지만 최근 재발된 아파트 영향이 크다. 새로 지은 아파트와 비교하여 낡고 초라해 보여서 도색작업 하는 것이다. 도색작업 비용이 놀랍다. 새로 신축된 아파트 건설사로부터 받아 낸 것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일조권 침해 명목으로 받아 낸 것이다. 재개발되기 전에는 전망이 좋았으나 무려 최고 38층까지 건설됨에 따라 권리가 침해 받은 것이다. 세 가지 도색방안이 제시되었다. 그 중 하나가 투표로 선정되었다. 놀랍게도 신축아파트 도색 스타일과 유사하다. 아파트도 주변환경에 적응해 가는 것일까? 도색작업은..

진흙속의연꽃 2021.11.02

37권 진흙속의연꽃 2012 III

37권 진흙속의연꽃 2012 III 책의 서문을 쓰고 있다. 나의 37번째 책이다. 책제목은 ‘37 진흙속의연꽃 2012 III’이다. 일상의 글모음에 대한 것으로 2012년에 쓴 세 번째 책이라는 뜻이다. 시기는 2012년 5월 21일부터 6월 29일까지 18개의 글이 실려 있고 330여페이지 분량이다. 지난시절을 돌이켜 보니 2012년에 글을 무척 많이 썼다. 일상에 대한 글뿐만 아니라 담마에 대한 글도 많다. 오로지 집과 일터만을 왕래하며 살았기 때문에 글쓰기에 올인하는 삶이었다. 그렇다고 글만 쓴 것은 아니다. 오전에는 글을 쓰고 오후에는 생업에 관한 일을 했다. 사람들은 지난 시절을 후회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지내 놓고 보니 남는 것이 없다고 느껴졌을 때 허무하다고 할 것이다. 이런 사실을..

책만들기 2021.11.01

이마트 쓱데이 날에

이마트 쓱데이 날에 한강조망이 된다면 한강프리미엄이 있을 것이다. 북한산국립공원이 보인다면 국립공원프리미엄이 있을 것이다. 이마트가 있다면? 대형마트프리미엄도 있을까? 처음에는 할인마트로 출발했지만 언젠가부터 할인자가 슬그머니 떼어 졌다. 이제는 더 이상 싸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대형마트가 그렇다. 대형마트의 대명사는 이마트이다. 이마트 가까이 살고 있다. 직선거리로 백미터가량 된다. 그러다보니 자주 가게 된다. 오늘은 두번 갔다. 매일 한두번 가게 된다. 이 세상에서 제일 재미나는 것은 싸움구경이라고 한다. 불구경도 볼만하다. 그러나 매번 볼 수 없다. 사람구경도 빼놓을 수 없다. 공항대합실에 앉아 있다 보면 사람구경에 시간가는 줄 모른다. 매번 보는 것은 아니다. 매번 구경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진흙속의연꽃 2021.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