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 49

인연의 끈을 놓지 않고자

인연의 끈을 놓지 않고자 천장사에 왔다. 일찍 출발했으므로 일찍 도착했다. 현재 시각 8시 53분이다. 10시부터 법회가 있다 하니 아직 한 시간 남았다. 행담도휴게소에 쉬었다. 아침을 무엇으로 먹어야 할까? 우동을 생각했으나 7천원으로 너무 비쌌다. 토스트를 선택했다. 계란말이와 햄이 든 것이다. 즉석에서 만든 것이다. 가격은 4천원이다. 최상의 선택을 한 것 같다. 맛은 달고 무엇보다 따뜻했다. 아침식사로 적합할 것 같다. 천장사 가는 길은 평화롭다. 해미 아이씨에서 빠져 고북면 방향으로 달리다 보면 연암산이 보이는데 장마철이라 그런지 안개에 쌓여 있다. 요즘 마늘철인가 보다. 이른 아침 농부들 십여명이 마늘을 수확하고 있다. 이런 고북면은 황토의 고장이라고 한다. 황토는 전라도 해안 가까운 곳에나 ..

천장사 반철법회에 참석하고자

천장사 반철법회에 참석하고자 오늘 불성사 다녀 왔다. 아침 일찍 출발하여 한시간 반가량 산행 했다. 쌀과 김 등 먹거리를 배낭에 넣어 짊어 지고 갔다. 보리똥 수확철이 되어서 2키로 가량 따 왔다. 등도 하나 달았다. 이런 행위에 대해서 어떤 이가 페이스북에 "올라가서 무엇을 얻으셨나요. 그 자리가 그 자리인 것을"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그 이에 따르면 나는 헛된 짓을 한 것이다. 무거운 짐을 지고 애써 올라간 것도 헛된 짓이고, 등을 단 것도 헛된 짓이다. 올라 갔다 내려 올 것을 뭐하러 올라 갔냐는 말과 같다. 등을 단다고 하여 소원성취 되는 것도 아니라고 말하는 것 같다. 나는 헛된 짓을 한 것인가? 요즘 맛지마니까야를 읽고 있다. 머리맡에 있어서 언제든지 열어 볼 수 있다. 경전을 읽다 보면 외도..

불성사에서 보리똥 수확을

불성사에서 보리똥 수확을 대지는 축축히 젖어 있다. 어제 내린 비로 산천초목에 생명력이 넘치는 것 같다. 고개 아래로 내려 가자 불성사가 보였다. 이 깊은 산중에 고래등 같은 전각이 있다니! 기적이라 아니할 수 없다. 불성사 대웅전은 예술작품 같다. 보아도 보아도 질리지 않는다. 이제까지 수많은 전각을 보았지만 이처럼 마음을 사로잡는 전각을 보지 못했다. 90년대 말 헬리콥터로 자재를 날라서 지었다고 한다. 절에 가면 삼배해야 한다. 불성사 부처님상에 삼배했다. 불, 법, 승 삼보에 삼배한 것이다. 그런 부처님은 2000년대 초반이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세월이 많이 흘렀다. 불성사에 다닌지도 20년 되었다. 그렇다고 스님을 만난 것은 아니다. 지나가다 대웅전에서 조용히 삼배만 했을 뿐이다. 오늘은 특별한..

진흙속의연꽃 2022.06.25

네 눈물을 기억하라!

네 눈물을 기억하라 등에 짐이 점점 무겁게 느껴진다. 쌀 3키로를 포함하여 물과 배낭 자체 무게 등 4키로는 넘는 것 같다. 오르막 길에 땀이 비오듯 하다. 지금 시각 7시 16분, 출발지에서 48분 지났다. 쉬지 않고 올라 왔다. 여기는 불성사 가는 계곡이다. 깊은 계곡을 따라 올라 가야 한다. 이른바 깔딱고개를 넘어야 불성사가 아래에 있다. 아직 갈 길이 멀었다. 오르막만 있는 길이다. 이제 반 온 것 같다. 앞으로 몇 십분 "빡세게" 올라가야 한다. 계곡길은 오르막만 있는 너덜길이다. 탄탄대로만 다니다가 무거운 짐을 지고 너덜길을 오르다 보니 내 인생을 보는 것 같다. 큰 짐을 지고 있다. 내 등에 있는 짐이다. 죽을 때까지 짐을 지고 가야 한다. 어쩌면 내 등에 짐이 있기에 여기까지 왔는지 모른다..

진흙속의연꽃 2022.06.25

불성사 가는 길에

불성사 가는 길에 오늘 불성사 가는 날이다. 지난 봄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불성사에 갔었는데 그때 보리똥 수확철이 되면 오겠다고 말했다. 오늘이 그날이다. 아침 일찍 출발했다. 낮에 가면 더위에 땀을 흘릴 것 같다. 선선할 때 출발하고자 했다. 집에서 5시 50분에 길을 나섰다. 불성사까지는 얼마나 많이 걸릴까? 몇 개 산을 넘어야 한다. 가장 난코스도 있다. 국기봉 가는 계곡길이다. 배낭에는 수 키로 짐이 있다. 나는 과연 잘 넘을 수 있을까? 컨디션이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다. 그럼에도 약속은 지켜야 한다. 자민스님과 약속한 것이다. 보리똥 열매가 흐드러지게 맺어 있을 때 가기로 한 것이다. 어제 이마트에서 쌀을 샀다. 절에서는 돈 보다 쌀이 필요하다고 들었다. 당초 5키로짜리 사려 했으나 무리라고 ..

진흙속의연꽃 2022.06.25

중앙시장 노점에서 호랭이콩을

중앙시장 노점에서 호랭이콩을 비가 와서 좋은 날이다. 이제 하지도 지났으니 본격적으로 여름이 시작 되었다. 찌는 무더위보다는 때로 비오는 날이 좋다. 날씨도 선선해서 걷기에도 좋다. 잠시 비가 소강상태일 때 중앙시장으로 향했다. 일터에서 안양중앙시장까지는 4-5정거장 거리이다. 걷기에는 먼 거리이지만 일을 끝내고 난 다음 보상심리가 발동되면 걷는다. 건강에도 좋다. 중앙시장에 가면 좋은 일이 있을 것 같다. 산에 가면 절로 향하듯이 도시에서는 시장으로 향한다. 중앙시장에 가까이 왔다. 한블럭만 더 가면 된다. 점심시간이다. 오전 11시부터 밥을 먹을 수 있다. 마침 장수왕갈비집이 생각났다. 2001아웃렛 골목에 있다. 약재가 들어간 한방보양식이기 때문에 먹고 나면 보약 한첩 먹는 것 같다. 가격표를 보았..

63권 나에게 떠나는 여행 2016 II, 2016 나의 디카시와 디카수필

63권 나에게 떠나는 여행 2016 II, 2016 나의 디카시와 디카수필 나는 왜 글을 쓰는가? 근원적 질문을 던져 본다. 작가도 아닌 것이, 시인도 아닌 것이 블로그에 매일 글 쓰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에 대하여 의무적으로 쓴다고 말한다. 어떤 것이라도 좋으니 하루에 하나 쓰는 것이다. 나의 글쓰기는 의무적 글쓰기이다. 매일 숙제하듯이 하루 한편 이상 글을 올린다. 주로 아침에 쓴다. 정신이 맑을 때 쓰는 것이다. 글은 일하기 전에, 고객사가 출근하기 전에 올린다. 아침에 일터에 일찍 나와서 대개 아침 9시 이전에 마친다. 그리고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글이 때로 길어질 수 있다. 오전 일과를 글쓰기로 보낼 때도 많다. 글에 열중하다 보면 점심시간이다. 때로 점심 너머 끝날 때도 있다. 하루종일 쓸 ..

책만들기 2022.06.24

전립선약 팔미원(八味元)을 선물받고

전립선약 팔미원(八味元)을 선물받고 새벽은 일출의 전조이다. 태양은 뜨기 전에 먼저 빛을 낸다. 동녁이 밝아 오면 해뜰 때가 된 것이다. 니까야에서는 불방일을 깨달음의 전조라고 했다. 마치 일출의 전조가 새벽이듯이, 부지런히 정진하는 것은 깨달음의 전조라는 것이다. 요즘 스마트폰 시대이다. 스마트폰 시대에 하나의 전조를 본다. 그것은 택배와 관련 있다. 문자메세지는 택배의 전조이다. 문자로 먼저 알리는 것이다. 이번에도 그랬다. 문자메시지가 떴다. 택배와 관련된 것이다. 택배를 요청한 적이 없는데 누구인지 궁금했다. 메세지에 '보x당'이라는 문자를 보고 사태를 파악했다. 보광당 성기영 선생이 무언가를 보낸 것이다. 택배가 도착했다. 꽤 묵직하다. 일키로 이상 되는 것 같다. 열어보니 묵직한 목재함이 나왔..

진흙속의연꽃 2022.06.24

블로그 개설 17년만에 실명과 얼굴을 공개했는데

블로그 개설 17년만에 실명과 얼굴을 공개했는데 며칠전 백장암에 갔었을 때의 일이다. 허정스님을 만나러 갔었는데 주지스님도 오고 또 한분의 스님도 왔다. 허정스님이 두 분 스님에게 내가 온다는 사실을 알렸기 때문이다. 세 분 스님과 차담을 했다. 허정스님이 팽주가 되어서 현기스님이 만들었다는 뽕잎차를 따라 주었다. 주지스님은 그 동안 무척 궁금했었다고 말했다. 진흙속의연꽃이 누구인지 궁금했었다는 것이다. 함께 한 젊은 스님도 궁금했었던 것 같다.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종종 질문을 받는 것이 있다. 대체 누구인지 궁금했다는 것이다. 대부분 두 가지로 물어 본다. 스님인지 아닌지 또는 학자인지 아닌지 물어 보는 것이다. 왜 이렇게 생각하는 것일까? 그것은 블로그에 필명을 쓰기 때문이다. 얼굴도 공개하지 않고..

진흙속의연꽃 2022.06.23

앎(知)만 있고 봄(見)은 없는 지식인들

앎(知)만 있고 봄(見)은 없는 지식인들 오늘 새벽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밥만 먹고 살다가 갈순 없다고. 무언가 보람 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그것이 무었일까?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해탈과 열반만한 것이 없는 것 같다. 히루해가 짧다. 아침인가 싶으면 저녁이다. 하루가 긴 사람도 있을 것이다. 시간이 안가는 사람이다. 어떤 사람인가? 갇혀 있는 사람이다. 아무 하는 일없이 밥만 먹고 사는 사람들에게 밤은 길 것이다. "밤이 너무 길어." 이 말은 이번에 고향 내려 가서 들은 말이다. 부산에 사는 사촌 큰형님과 방에서 함께 잤는데 아침에 그런 말을 한 것이다. 나이가 거의 20년 차이가 난다. 백부의 장형이다. 작고한 어머니와 동갑이다. 큰형님은 왜 밤이 길다고 했을까? 자도 자도 어둡기만 할 때 ..

수행기 2022.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