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존재로도 형성되지 않기 위하여 여인초 기세가 좋다. 커다란 잎파리가 사람 얼굴보다 더 크다. 말려진 잎파리가 펼쳐질 때 생명의 신비를 느낀다. 여인초뿐만 아니다. 돈나무에서는 연두색의 대가 불쑥 솟았다. 인도고무나무 꼭대기에서는 계속 새로운 잎파리를 만들어 낸다. 사무실은 온통 식물로 가득하다. 여름 생장기를 맞이하여 여기저기에서 대가 올라온다. 물만 주었을 뿐인데 스스로 알아서 자라는 것 같다. 생장하는 힘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불가사의한 일이다. 하물며 축생은 어떠할까? 형성이라는 말이 있다. 상카라를 번역한 말이다. 형성을 뜻하는 상카라는 유정중생의 조건과도 같다. 그래서 삼계와 육도를 설명할 때 형성조건이라고 한다. 인간의 경우 형성조건은 오계이다. 축생은 우치와 탐욕이다. 아수라는 진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