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성지순례기 238

땅끝 하늘끝 달마고도 도솔암에서

땅끝 하늘끝 달마고도 도솔암에서 "대흥사보다 백배 천배" 이 말은 앞서가던 사람에게 들은 것이다. 도솔암이 대흥사보다는 백배천배 낫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정말 대흥사가 못하다는 것은 아니다. 교구본사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사찰중의 하나인 대흥사는 볼 거리가 많다. 그럼에도 산꼭대기에 있는 도솔암이 더 낫다고 말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눈에 보이는 것만 말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어떤 보이지 않는 정신에 대한 것이라고 본다. 도솔암에 올랐다. 대흥사와 미황사를 거쳐 마지막 사찰순례코스로 도솔암을 택했다. 해남 달마산 달마고도 끝자락에 있다. 여기를 와보지 않고 지나쳤더라면 크게 후회할 뻔 했다. 상상을 초월하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남도순례 사흘째 날에는 꽤 바빴다. 딱히 정해진 일정은 없었다..

붓다의 날에 만난 일창스님

붓다의 날에 만난 일창스님 여기까지 오는데 8년 걸렸다. 비산사거리에서 안양예술공원 정류장까지 불과 네 정거장의 거리이다. 오늘 붓다의 날에 안양 관악역 부근에 있는 한국마하시선원에 다녀왔다. 한국마하시선원의 존재는 오래 전부터 알았다. 가까이 있어도 가보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래도 인연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오늘 인연을 만들어 보고자 했다. 빈손으로 갈 수 없다. 빠리바케트에서 롤빵 두 개를 샀다. 최소한의 공양이다. 그러나 처음 방문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가보고자 했다. 안면 있는 도반도 만날 것 같았다. 잘하면 일창스님과 이야기할 기회도 있을 것 같았다. 인사드리는 정도로 만족하고자 했다. 빠알리어와 우리말을 번갈아 가며 붓다의 날 법회는 10시부터 시작되었다. 한국마..

연등은 최고 히트상품

연등은 최고 히트상품 부처님오신날이 머지 않았다. 딱 3주 남았다. 오늘 일요일을 맞이하여 절에 가기로 했다. 관악산 불성사에 가기로 한 것이다. 불성사에 가려면 대단한 결심을 해야 한다. 험준한 산을 넘어야 한다. 비산동 산림욕장 입구에서 부터 산행이 시작되는데 국기봉 가는 코스로 가야 한다. 이주일만에 산을 탔다. 일주일 전에 화분을 옮기다가 허리에 무리가 갔었다 이제 다 나았다. 운동도 할겸 등도 달겸 해서 불성사로 향해 갔다. 계곡길은 길고 지루하다. 오로지 오르막만 있다. 능선을 타면 오르막내리막하기 때문에 산행하는 맛이 나지만 계곡길은 오로지 오르기만 해서 마음의 부담이 크다. 그럼에도 목적지가 있기 때문에 가는 것이다. 산행할 때 대부분 정상으로 향한다. 불자들은 절로 향할 것이다. 불자들에..

희방사역인가 소백산역인가

희방사역인가 소백산역인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언제였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희방사에 간 것은 확실하다. 아마 2007년 이전에 순례법회 갔었을 것이다. 기록해 놓지 않으면 기억에 남지 않는다. 2007년 이후 사찰순례 가면 기록을 남겼다. 특히 주 전각의 부처님 상호를 사진에 담아 두었다. 그러나 경주 불국사에서 대웅전 부처님의 상호를 카메라로 촬영하다 법당보살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희방사는 기억에 남지 않지만 희방폭포는 기억에 남는다. 물줄기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기억을 살려 희방사로 차를 몰았다. 희방사 가는 길은 S자 코스 길이다. 해발 700미터에 위치하다 보니 자동차 주행시험장 같은 코스의 길이 된 것이다. 그러나 새롭다. 예전에 와 보았지만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아 처음 와 보는 것 같다..

봉정사에서 탑돌이 했는데

봉정사에서 탑돌이 했는데 봉정사, 오래 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절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너무 멀리 있다. 아마도 심리적 거리감일 것이다. 지난 18년 동안 작은법회 모임에서 순례법회 다녔지만 이곳만은 피해간듯 하다. 봉정사가 세계유네스코에 등재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며칠 되지 않는다. 이런 것도 이번 순례를 결정하게 된 이유가 된다. 봉정사는 봉정사를 포함하여 7개 사찰이 201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봉정사 가는 길은 평화롭다. 소백산맥 아래에 있어서일까 북쪽 보다는 더 안전하게 느껴진다. 북풍의 무풍지대 같다. 택리지에서 보는 것처럼 전란을 피해서 숨어 살기에 적합한 곳처럼 보인다. 불교인들은 산에 가면 절로 향한다. 절에 가..

잿더미가 된 삼막사 요사체-종무소를 보고

잿더미가 된 삼막사 요사체-종무소를 보고 일요일 무엇을 해야 할까? 특별히 할 일 없으면 산행처럼 좋은 것이 없다. 산행하면 일주일 동안 못한 운동을 한꺼번에 할 수 있다.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고 했다. 걷기야말로 최상의 운동이다. 어디로 가야 할까? 멀리 갈 것 없다. 관악산에 가면 된다. 아파트 앞에서 관악대로만 건너면 관악산 둘레길로 연결된다. 국기봉으로 해서 연주암을 목표로 했으나 삼막사로 급선회했다. 삼막사가 불타 버렸다. 며칠전 에스엔에스에서 알았다. 요사체가 불타버린 것이다. 스님 한분도 사망했다고 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아파트 바로 앞에 삼막사로 가는 버스가 있다. 경인교대가 종점인 마을버스 6-2번을 타면 된다. 15분 걸린다. 경인교대 정문에서 삼막사까지는 3km가량 걸린다..

입춘대길과 부적을 받았는데

입춘대길과 부적을 받았는데 인간의 길흉화복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길과 흉, 화와 복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나의 의지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운에 맡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굿럭(good luck)"이라 하는 지 모른다. 사람들은 행운이 함께 하기를 바란다. 이는 불운이 언제 닥칠지 모른다는 말과 같다. 미래는 알 수 없다. 과거 지은 업이 어떻게 작용할지 알 수 없다. 이럴땐 어떻게 해야할까? 새달력을 받았다. 성원정사에서 보낸 것이다. 신림동 고시촌에 있는 절이다. 송위지 선생이 원력으로 세운 절이다. 달력만 받은 것은 아니다. 봉투에는 입춘대길도 있었다. 한지에 쓴 것이다. 작년에 받은 것과 같은 글자체이다. 동일인이 썼을 것이다. 누가 쓴 것일까? 부적도 받았다. 노랑 바탕에 빨간 글..

불일암에 앉아서

불일암에 앉아서 내가 생각했던 것이 맞았다. 무소유는 지족이라고. 불일암 가는 길에 이정표 팻말이 말해 주었다. “행복은 결코 많고 큰 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작은 것을 가지고도 고마워하고 만족할 줄 안다면 그는 행복한 사람이다.” 이 글은 법정스님의 '홀로 사는 즐거움'에 실린 글이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 정확히 맞아 떨어진 것이다. 왜 그런가? 법구경에서도 보았기 때문이다. 법구경에서 "어떠한 것이든 만족하는 것이 행복이다.”(Dhp.331)라고 했다. 이 말은 법정스님이 "작은 것을 가지고도 고마워하고 만족할 줄 안다면 그는 행복한 사람이다."라고 말한 것과 일치한다. 소욕지족의 삶을 말한다. 욕심을 줄이면 소유와 관계없이 행복해진다. 행복지수공식은 소유 나누기 욕심이기 때문이다. 분모인 욕심이 많..

선암사에서 차 한잔 안마시면 서운하겠네

선암사에서 차 한잔 안마시면 서운하겠네 “선암사 와서 뒷간 일 안봤다면 안온거나 다름없습니다." 문화재 해설사가 한 말이다. 관람을 마치고 하산길에 들었다. 올라 갈 때 들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다 내려와서 들은 것이다. 그렇다고 다시 올라가서 일을 볼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다음을 기약했다. 오늘 아침 선암사를 향해 차를 몰았다. 네비에는 313키로 4시간 5분이 찍혔다. 실제로 6시간 걸렸다. 막바지 단풍인파가 몰린 것 같다. 방역지침이 완화된 요인도 있을 것이다. 정안알밤휴게소 화장실에는 긴 줄이 형성되었다. 선암사는 올해 3월에 와 봤었다. 그때 주마간산격으로 둘러보았다. 다음에 오면 자세히 보리라고 마음먹었다. 오늘 인연이 되어서 마침내 다시 오게 되었다. 낙안민속자연휴양림 가는 길에 들른 것..

아산 마하위하라 까티나축제 현장에서

아산 마하위하라 까티나축제 현장에서 세상을 혼자서만 살 수 있을까? 자연인처럼 깊은 산중에서 고립되어서 살 수 있을까? 자연인이라도 완전한 자급자족은 가능하지 않다. 쌀은 사먹어야 한다. 어떻게 해서든 관계를 맺고 살지 않을 수 없다. 어제 11월 7일 마하위하라에 갔다. 까티나축제가 열리는 날이다. 스리랑카 불교공동체 최대 축제의 날이다. 흔히 가사공양의 날이라고도 한다. 이는 부처님의 탄생, 성도, 열반을 기리는 웨삭, 즉 붓다의 날과 함께 테라와다불교 최대 축제의 날이기도 하다. 네비를 보니 마하위하라가 있는 아산까지 68키로 50분 걸린다. 심리적으로 먼거리로 생각했으나 시간적으로는 얼마 걸리지 않는다. 일요일 아침시간 때문일 것이다. 또한 도로가 잘 발달되어 있는 이유도 있다. 안양에서 아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