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암송 42

인생을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라고 하지만

인생을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라고 하지만 십이연기분석경(S12.2)을 외우고 있다. 십이연기를 해석한 경을 말한다. 그런데 각 연결고리에 대한 분석을 보면 역순으로 되어 있다. 자라마라낭(늙음-죽음)에서부터 분석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십이연기에서 환멸연기에 대한 것은 소멸구조에 대한 것이다. 반대로 십이연기에서 순환연기에 대한 것은 발생구조에 대한 것이다. 발생연기에 대한 것을 보면 무명에서 시작하여 죽음으로 끝난다. 그런데 빠알리 십이연기를 보면 붙는 것이 있다. 그것은 괴로움과 관련된 것이다. 인생은 괴로움의 다발 반야심경에서 십이연기는 노사로 끝나 버린다. 그러나 십이연기 정형구에서는 노사 다음에 “태어남을 조건으로 늙음과 죽음, 슬픔, 비탄, 고통, 근심, 절망이 생겨난다. 이 모든 괴로움의 ..

경전암송 2021.12.06

빠알리 경을 외우다 보니

빠알리 경을 외우다 보니 하루일과를 암송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새벽에 일어나 멍하니 있는 것 보다 어제 외운 구절을 상기하는 것이다. 신기하게도 그 많은 내용이 다 떠오른다. 아무리 생소한 빠알리 단어도 새벽이 되면 사진 찍은 것처럼 선명하다. 요즘 십이연기분석경(S12.2)을 외우고 있다. 먼저 빠알리어를 우리말로 음역해 놓았다. 모두 1,543자가 되었다. 십이연기 고리를 분석해 놓았기 때문에 긴 것이다. 장단음은 무시했다. 외우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머리에 저장하기 위해서는 장음과 단음을 구별할 여유가 없다. 그러나 로마자 글자는 사진 찍듯이 떠 올려야 한다. 이런 것이다. 백발이 됨을 뜻하는 '빨릿짱'에 대하여 로마자 'pāliccaṃ'을 떠올리는 것이다. 생소한 단어이기 때문에 영어해..

경전암송 2021.12.02

십이연기분석경(S12.2) 1,543자 외우기 대장정에 돌입하며

십이연기분석경(S12.2) 1,543자 외우기 대장정에 돌입하며 빠띳짜사뭅빠다, 연기를 뜻하는 빠알리어다. 일반적으로 십이연기라고 한다. 이 말을 처음 접한 것은 2008년도의 일이다. 마하시사야도 법문집 제목이 빠띳짜사뭅빠다(paticcasamuppada)였기 때문이다. 십이연기를 빠알리어로 외우고자 한다. 불교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무명, 업, 식,..."으로 시작되는 십이지연기를 말한다. 그러나 십이지연기 연결고리를 모두 다 외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더구나 빠알리어로 외고 있는 사람은 더욱더 없는 것 같다. 십이지연기를 분석적으로 외고 있는 사람은 희귀할 것 같다. 십이연기 정형구는 초기경전 도처에 깔려 있다. 그런데 연기의 순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연기의 역관도 반드시 함께 ..

경전암송 2021.11.25

십이연기분석경

분별의 경 (Vibhaṅgasutta: 십이연기분석경) 1. Evaṃ me sutaṃ Ekaṃ samayaṃ bhagavā sāvatthiyaṃ viharati Jetavane anāthapiṇḍikassa ārāme Tatra kho bhagavā bhikkhū Āmantesi “bhikkhavo” ti. “Bhadante”ti te bhikkhū bhagavato paccassosuṃ. Bhagavā etadavoca 에왕 메 수땅 에깡 사마양 바가와 사왓티양 위하라띠 제따와네 아나타삔디깟사 아라메 따뜨라 코 바가와 빅쿠 아만떼시 빅쿠뵤띠 반떼띠 떼 빅쿠 바가와또 빳짜솟숨 바가와 에따드아뵤짜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세존께서 사밧티 시의 제따바나 숲에 있는 아나타삔디까 승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

경전암송 2021.11.22

진리를 위해서라면 이 한몸 기꺼이

진리를 위해서라면 이 한몸 기꺼이 죽음명상 다섯 게송을 모두 다 외웠다. 오늘 새벽 잠에서 깨어 앞서 외운 네 개의 게송을 암송했다. 먼저 외운 것을 확인하고 그 다음 게송 외우기로 들어가야 한다. 시간은 몇시인지 모른다. 경행하듯이 좁은 방을 왔다갔다 하면서 기억을 되살렸다. 실마리만 찾으면 그 다음은 자동이다. 게송의 첫단어만 떠올리면 그 다음은 줄줄이 나오게 되어 있다. 죽음명상 네번째 게송은 법구경 마음의 품에 있는 41번 게송과 병행한다. 바로 이전에 외웠던 것으로 거저 먹기가 되었다. 법구경 41번 게송이 왜 죽음명상 4번 게송에 위치하고 있는 것일까? 이는 아마도 우리 몸이 결국 죽음으로 끝나버릴 것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아! 머지않아 이 몸은 아! 쓸모없는 나무조각처럼 ..

경전암송 2021.10.25

죽음명상 3번 게송을 외우며

죽음명상 3번 게송을 외우며 아침 햇살이 아쉽다. 사무실 창문에 일부만 간신히 비치고 있다. 북동향이라 어쩔 수 없다. 늦가을에는 한두시간 비치고 만다. 이럴 때는 남향이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해 본다. 일터가 마치 절간 같다. 절간이라는 표현이 불교를 비하하는 표현이 아닌지 모르겠다. 일반적으로 많이 써서 그렇게 써 보았다. 그럼 암자 같다고 해야 할까? 들리는 것은 찻소리 뿐이다. 가끔 기차소리도 들린다. 지하철 1호선의 연장선인 수도권전철이 지나가기 때문이다. 지금 시각은 오전 8시 42분이다. 대부분 회사에서는 오전 9시부터 일과가 시작되기 전이기 때문에 일과시작 직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일인사업자에게는 밤낮이 따로 없고, 주말이 따로 없다. 작은 사무실이지만 임대료와 관리비가 나가기 때..

경전암송 2021.10.22

즉각적 결과를 가져오는 게송외우기

즉각적 결과를 가져오는 게송외우기 눈을 떠보니 2시 50분이다. 또 일찍 깼다. 이럴 때 무엇을 해야 할까? 가만 있으면 생각이 떠오르고 생각이 흘러간다. 떠오른 생각과 흘러간 생각을 붙잡고자 한다. 새벽생각은 붙잡을만한 가치가 있다. 노트에라도 써 놓아야 할 것이다. 생각이 생각을 하여 꼬리를 문다. 이런생각 저런생각하다 보면 시간만 간다. 이럴땐 어떻게 해야할까? 게송을 암송하는 것만한 것이 없는 것 같다. "깜마삿까 삿따 깜마다야다 깜마요니 깜마반두 깜마빠띠사야다 양 깜망 까론띠 깔리야낭 와 빠빠깡와 땃사 다야다 바완띠" 마치 주문 외우는 것 같다. 모두 49자로 이루어진 죽음명상 2번 게송이다. 우리말로는 "뭇삶은 행위의 소유자이고, 행위의 상속자이고, 행위를 모태로 하는 자이고, 행위를 친지로 ..

경전암송 2021.10.21

지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게송외우기와 엄지로 글쓰기

지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게송외우기와 엄지로 글쓰기 지금 시각은 3시 45분, 그동안 미루던 죽음게송을 외웠다. 한시간 동안 외운 것은 "나의 삶은 견고하지 않지만 나의 죽음은 견고하다."로 시작 되는 1번 게송이다. "앗두왕 지위땅 두왕 마라낭 아와상 마야 마라땁방 마라나 빠리요사낭 메 지위땅 지위땅 메 아니야땅 마라낭 메 니야땅" 빠알리 원문 글자 수를 세어 보니 47자이다. 빠알리게송은 보통 사구게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죽음명상 1번 게송은 6구게로 되어 있다. 그래서 글자수가 더 많다. 외는 것도 요령이 있다. 입체적으로 외워야 한다. 게송을 보면 대구형식으로 되어 있는 것이 많기 때문에 키워드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생소한 단어를 집중공략해야 한다. 백번 되뇌이다 보면 외워지지 않는 게..

경전암송 2021.10.19

나의 삶은 불확실하지만나의 죽음은 확실하다

나의 삶은 불확실하지만 나의 죽음은 확실하다 나는 안죽고 왜 살아 있을까?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을 의심해 본다. 수많은 죽음을 보면서 나만 이렇게 살아 있는 것이 불가사의해 보이는 것이다. 세상은 왜 존재할까? 지극히 당연해 보이는 사실에 의문해 본다. 눈에 보이는 세상은 항상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어제도 있었고 그제도 있었다. 내일도 있고 모레도 있을 것이다. 어렸을 적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몹시 두려웠다. 죽음은 생각하기도 싫을 만큼 무섭고 두려운 것이었다. 죽음이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나만큼은 죽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이런 생각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태어남이 있으면 죽기 마련이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것과 같다. 태어남은 있는데 죽음이 없다면 이 세상은 어떻게 될..

경전암송 2021.10.16

사수념(死隨念) 다섯 게송을 외우고자

사수념(死隨念) 다섯 게송을 외우고자 이른 아침 일터에 왔다. 눈만 뜨면 부리나케 달려오는 것이다. 작은 일인사무실에 앉아 있으면 마음이 편하다. 도심속의 암자라고 해야 할까 아무도 접근할 수 없는 나의 왕국이다. 다만 임대료와 관리비가 꾸준히 나가기 때문에 부담스러운 것은 있다. 아지트 가운데는 명상공간이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앉아 있다. 오래 앉지는 앉는다. 고작 십분 앉아 있는다. 때로 오래 앉아 있을 때도 있다. 조건이 잘 맞아 떨어졌을 때이다. 명상이 잘 될 때가 있는가 하면 오분 앉아 있기가 힘들 때가 있다. 네 가지 예비수행 어떻게 해야 집중을 잘 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하여 예비동작을 필요로 하는 것 같다. 우 자나카 사야도의 수행지침서 ‘위빳사나 수행 28일’을 보면 본수행에 앞서서 ..

경전암송 2021.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