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종교모범생 황교안의 대략난감 불교계행사

담마다사 이병욱 2019. 5. 23. 13:51

 

종교모범생 황교안의 대략난감 불교계행사

 

 

요즘말로 범생이라 한다. 모범생이라는 뜻이다. 황교안을 보면 모범생을 보는 것 같다. 공부 잘 하고 말 잘 듣는 반듯한 학생이 연상된다. 모범생은 또한 일류를 지향한다. 오로지 공부밖에 모르는 모범생은 일류학교를 나와 엘리트코스를 밟는다. 마치 엘리베이터 타고 쑥쑥 올라가는 것 같다.

 

일류를 지향하는 엘리트는 무엇이든지 앞서고 1등을 해야만 하는 모양이다. 일류 중에서도 일류이고, 엘리트 중에서도 엘리트 코스를 밝는 자는 무엇이든지 앞서고 1등을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것 같다. 검사, 장관, 대통령대행으로 밟을 것은 다 밟아 보았다. 아직 하나가 남아 있다. 대통령이다. 모범생 황교안은 대통령이 되고자 정치인이 되었다.

 

뉴스에서 종종 황교안의 횡보를 본다. 이제 정치인이 다 된 것 같다. 평생 거짓말 한번 안할 것 같아 보이던 모범생이 이제 정치인 뺨치는 이야기를 한다. 정치인들은 거짓말을 일삼는다. 필요에 따라 중상모략도 한다. 최근 황교안의 말을 들어 보니 정치인 보다 더 정치인다워 보인다.

 

정치인은 표만 있으면 어디든 달려간다. 황교안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 참석했다. 서울 조계사가 아닌 영남에 있는 은해사로 갔다. 거기에서 꾸어다 놓은 보릿자루 마냥 부동자세로 서 있었다. 불교인들의 최대 명절 자리에서 합장을 거부하고 관욕식도 거부했다. 이와 같은 행태에 대하여 그럴거라면 뭐하러 왔나?’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린 바 있다.

 

점심시간에 식당에서 TV를 보았다. 뉴스전문 채널에서 황교안의 종교적 무례와 관련된 대담프로였다. 조계종 종교평화위에서 황교안의 합장거부에 대하여 공식적으로 비판했다는 내용이다. 자막을 보니황대표가 남을 존중하고 포용하기 보다는 남의 신앙을 우선적으로 삼고자 한다면 공당의 대표직을 내려놓고 자연인으로 돌아가는 게 행복한 길이 될 것이라고 적혀 있다. 대단히 강경한 성명이다. 진작 이런 성명이 나오길 바랬는데 사건이 일어난지 11일만에 보게 되었다.

 




매스컴에서 접한 황교안의 신앙은 뼛속까지 기독교인이다. 어느 곳 하나 찌르고 들어갈 틈이 없는 것 같다. 공부 잘하고 말 잘 듣고 착한 모범생은 신앙에서도 모범생인 것 같다. 종교모범생이 대통령이 되고자 정치인이 되었다. 표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 가는 정치인이 된 것이다. 불교인들의 잔칫날에 달려간 것은 표를 보고 간 것이다.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한표가 아쉬운데 불교표는 큰 표밭이다.

 

불교는 영남에서 세력이 강하다. 영남은 지역적으로는 보수의 아성과도 같다. 이런 면으로 보았을 때 불교는 보수와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불교는 보수에서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역적으로는 보수인데 현실적으로는 무대접을 받고 있는 것이다. 불교가 영남을 기반으로 해서일까 당연히 야당 대표 황교안이 찾아 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가기 실어도 가야만 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예의를 갖추지 않았다. 이에 불교인들은 분노했다.

 

독실한 기독교인 황교안은 표를 찾아 절에 갔다. 만일 절에 가지 않았다면 비난 받았을 것이다. 그는 절에 가도 고민이었고 안가도 고민이었을 것이다. 자신의 신앙을 지키기 위해서는 가지 말았어야 했다. 그러나 대권을 꿈꾸는 그는 가야만 했다. 가서는 누가 뭐라고 해도 부동 자세로 자신의 신앙을 지켜 내었다. 어쩌면 절묘한 선택이었는지 모른다. 표도 기대하면서 자신의 신앙에 대한 정체성도 지켜 냈기 때문이다.

 

이웃종교인과 교류는 좋은 것이다. 다종교사회에서 평화롭게 사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그래서일까 초파일이 되면 절에 목사나 신부들이 초대 받기도 한다. 또한 크리스마스날에는 스님들이 교회나 성당에 초대받는다. 그럴때 종교인들은 어떻게 할까? 자신의 신앙을 고수한다고 뻣뻣한 자세로 있을까?

 

황교안은 모범생이다. 그의 인생은 순탄했다. 노력한대로 다 이루었다. 마치 엘리베이터가 쑥 올라가듯이 꼭대기까지 순탄하게 올라갔다. 황교안은 신앙에서도 모범생이다. 매스컴에 보도된 그의 신앙생활을 보면 오늘날 황교안이 있기 까지 그의 신이 이끌어 준 것처럼 보인다.

 

황교안은 오로지 기독교적 세계관에 갇혀 사는 기독교모범생이다. 그에게 있어서 불교는 어떤 것일까? 요즘말로 대략난감하다고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무시하자니 대권후보로서 옹졸하다는 소리를 들을 것이고, 절의 행사에 가자니 자신의 신앙을 지켜 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타협한 것이 가긴 가되 부동자세로 서 있기로 한 것처럼 보인다. 과연 종교모범생에게 있어서 이전에 그랬던 것처럼 대권도 역시 이전과 같이 엘리베이터 타듯이 무탈하게 쑥 올라 갈 수 있을까?

 

 

2019-05-23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