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돌고 돌아야
돈은 돌고 돌아야
돈은 돌아야 한다. 돈이 돌지 않으면 경제가 돌아가지 않는다. 제때 결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회사가 자금 압박을 받아 돌아가지 않는다. 월급을 줄 수 없어서 가정경제에 영향을 준다. 돈이 돌고 돌아야 모든 것이 원활하게 흘러간다.
일을 하면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한다. 그런데 몇 달이 지나도 결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담당에게 메일을 보내서 언제 가능한지 알아본다. 그래도 액션이 없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찾아가야 한다. 이번 케이스가 그렇다.
군포 공장지대로 차를 몰았다. 도심에 이렇게 공장단지가 있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스럽다. 자원이 없어서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에서 가진 것은 인적자원 밖에 없다. 주로 아이티(IT) 관련 전자업체가 그렇다. 아이티 관련 벤처회사가 많이 생겨날수록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아질 것이다.
개발한 것을 생산해서 수출한다는 것은 애국이다. 반드시 총을 들고 휴전선만 지키는 것이 애국이 아니다. 한때 개발한다는 자부심으로 살았다. 회사다닐 때 이십년동안 셋톱박스를 개발했다. 개발한 것이 수출되어 달러를 벌어 들일 때 자만으로 가득했다. 그때 배우고 익힌 설계 기술을 이용하여 일인사업자로 삶을 살고 있다.
사무실에서 업체까지 거리는 4-5키로미터에 불과하다. 평소에는 가 볼일 없지만 결재가 꽉 막혀 있을 때 찾아 보는 것은 중요한 업무중의 하나이다. 내버려 둔다면 하세월일 것이다. 담당에게 메일이나 전화로 문의하는 것 보다 사장과 직접 대면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사장은 부재중이었다. 매우 바쁜 모양이다. 담당 여직원이 대신 나왔다. 미안하다고 말하면서 이달 말까지는 가능하다고 했다. 일정이 중요하다. 찾아 간다고 해서 그 자리에서 결재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약속날자만 받아 오면 되는 것이다.
면담을 마치고 오는 길에 사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담당이 보고한 모양이다. 사장은 늦게 되어서 미안하다고 말하면서 이달까지는 가능하다고 했다. 그렇다고 큰 금액은 아니다. 십단위는 아니고 천단위도 아닌 낮은 백단위이다. 결재가 이루어지면 가뭄에 단비 만나듯 자금경색이 해소될 것이다. 오늘 방문은 대성공이었다.
보통 결재는 익월에 이루어진다. 일을 하고 계산서를 작성하면 다음달에 결재가 이루어지는 것은 업계의 관행이다. 그런데 한달이 지나도 결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적신호이다. 두 달, 세 달 되도 결재가 안된다면 문제 있는 회사라고 보아야 한다. 결재하고 싶어도 돈이 없는 것이다. 대개 세 달 이상 밀리면 받을 가능성은 없다. 자금 문제로 인하여 정리단계로 가거나 부도단계로 가기 때문이다.
일을 한다고 해서 모두 돈을 다 받는 것은 아니다. 떼인 돈도 많다. 결재가 되지 않아 못 받으면 떼이는 것으로 본다.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는 악착같이 받으려고 했다. 그러나 점차 누그러졌다. 작은 금액을 결재 못할 정도면 무척 어려운 상태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몇 번 독촉하다 반응이 없으면 깨끗이 포기하고 만다. 그런 금액이 거의 십프로 가량 된다. 항상 십프로는 안고 가는 것이다.
자의든 타의든 직장을 떠나서 재취업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려운 시대이다. 특히 베이비붐세대가 그렇다. 그럼에도 일인사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고 축복이라고 보아야 한다. 나이 들어서 이런 일이라도 있다는 것에 안심한다. 그 덕분에 지난 13년 동안 글을 써 왔다. 일이 있으면 일을 하고 일이 없으면 노는 일에 염불한다고 글을 쓴 것이다.
경제가 어렵다고 한다. 서민경제는 더욱 어렵다. 아무리 경기가 좋아도 서민경제는 어렵기는 마찬가지이다. 언제 서민경제가 좋았던 적이 있던가! 정부는 대기업 보다는 중소기업을 챙겨 주어야 한다. 특히 벤처를 육성해야 한다. 대한민국 미래는 아이티산업에 달려 있다. 지금도 생산적인 일을 하는 것에 있어서는 자만을 가질 정도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2019-07-23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