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인생3기는 행복의 시기

담마다사 이병욱 2020. 8. 18. 12:25

인생3기는 행복의 시기

 

 

자유롭게 사는 사람들이 있다.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그렇다. 공중파에서 본 어느 가족은 소형버스를 개조하여 시베리아를 횡단했다. 놀랍게도 자녀들은 학업을 포기했다. 이른바 홈스테이로 교육시키는 것이다. 그 가족은 이후에도 세계 각지를 버스로 다녔는데 유튜브에서도 볼 수 있다.

 

 

자유롭게 사는 사람들을 도처에서 볼 수 있다. 수행을 즐겨 하는 사람들 역시 자유롭게 사는 사람들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다. 한창 일해야 할 때 미얀마, 태국 등 선원에서 수행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마 홀로이기 때문에 가능할 것이다.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다면 자유로운 삶을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

 

자유로운 삶을 사는 사람들은 설령 가족이 있다고 해도 게으치 않을 것이다. 자유로운 삶에 가족은 장애가 될 수 있지만 마음먹기에 따라 장애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가족을 돌보지 않아 비난받을 수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판단 되었을 때 과감한 결정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출가도 그 중에 하나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자유로운 여행가나 자유로운 수행자나 공통점은 자유를 추구한다는 사실이다. 주변에서 무어라하건 말건 자신의 자유를 위해서라면 어떤 것도 서슴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자유를 위한 변명이라는 책도 있다. 명상수행자 홍신자가 쓴 것이다.

 

홍신자의 책 자유를 위한 변명을 읽었다. 책을 읽었을 때 홍신자처럼 자유롭게 살고 싶었다. 그러나 현실은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꽉 묶여 있었기 때문이다. 한번 묶이면 벗어나기 힘들다. 평생 가는 것이다. 그렇다고 자유를 포기할 수 없다. 정신적 자유를 추구하는 것이다. 경전에 근거한 글쓰기가 그것이다.

 

페이스북에서 자유롭게 사는 사람을 보았다. 젊은 시절부터 오토바이를 몰고 전세계를 다녔다고 한다. 전세계의 삼분의 일은 가 보았다고 한다. 이런 삶은 꽉 매여서 사는 사람들에게는 로망과도 같은 것이다.

 

가족이라는 족쇄를 칼로 끊어 버리고 베낭 하나 매고 세계 어디든지 여행하는 삶은 누구나 한번쯤 바라는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사는 사람들이 있다. 정년까지 기다리지 않고 어느 시점에서 결단을 내리는 것이다. 마치 바라문인생사주기에서 유행기와 같은 삶이다.

 

바라문인생사주기는 학습기, 가주기, 임서기, 유행기로 구분한다. 이는 정통바라문에게 해당된다. 부처님 당시의 타락한 바라문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학습기는 브라흐마짜리야(brahmacariya)라고 하여 청정범행 또는 청정한 삶으로 번역된다. 가주기가 되어 가업을 이어 받을 때까지 기간을 말한다. 불교에서는 학습기가 계속 연장된 것을 브라흐마짜리야로 보았다. 그래서 수행자의 삶을 브리흐마짜리야, 즉 청정범행 또는 청정한 삶이라고 한다.

 

학습기가 끝나면 가주기로서 삶을 살아야 한다. 가업을 물려 받고 결혼하여 가장으로서 삶을 사는 것이다. 이렇게 살다가 자식이 결혼하여 가업을 물려 받에 되었을 때 은퇴한다. 손자가 태어날 때쯤 되어서 숲속에 사는데 임서기라고 한다. 가정생활을 버리고 고행 또는 사색에 전념하는 삶을 말한다.

 

숲속에서 살다가 인생을 마무리해야 할 시점에 이르면 유행기의 삶을 산다. 세 시기, 즉 학습기, 가주기, 임서기를 통하여 가장으로서 해야 할 의무를 다해 마치고 또한 수행도 다해 마쳤을 때 길을 떠나는 것이다. 머리를 깍고 누더기를 걸치고 지팡이와 물통을 차고 이곳 저곳 떠돌아다니며 유유자적 운수납자로서 삶을 사는 것이다.

 

현대에도 유행기의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 가주기나 임서기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유행기의 삶을 사는 사람들이다. 세계 각국을 여행하거나 세계 각국의 선원에서 수행자로서 삶을 사는 것이다. 때로 세계 각국 사람들을 위한 봉사의 삶을 살기도 한다. 가족이라는 굴레를 벗어나 자유롭게 사는 사람들이다.

 

바라문인생사주기는 현대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학습기는 배움의 시기로서 25세 안팍이라고 볼 수 있다. 대학을 졸업하는 시기까지 해당될 것이다. 인생1기에 해당된다.

 

가주기는 일하는 시기로서 25세에 50세 안팍으로 25년간이 이에 해당된다. 직장생활을 하며 가장으로서 의무를 다하는 시기이다. 상황에 따라 더 늘려 잡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인생2기에 해당된다.

 

임서기는 행복의 시기50세에서 75세 안팍으로 25년간이 이에 해당된다. 자녀를 교육시켜 놓고 은퇴하는 시기에 해당된다. 좀 더 늘려 잡을 수 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시기이다. 인생3기에 해당된다.

 

유행기는 마무리하는 시기로서 75세에서 100세까지 25년간이 이에 해당된다. 새로운 것을 하기 보다는 죽음을 준비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인생4기에 해당된다.

 

현대판 인생사주기에서 가장 행복한 시기는 어떤 것일까? 그것은 아마 인생3기에 해당되는 행복의 시기가 될 것이다. 나이로 보면 50세에서 75세까지이다. 왜 행복의 시기일까?

 

배움의 시기가 봄이고, 일하는 시기가 여름이라면 행복의 시기는 가을과도 같다. 행복의 시기는 계절로 따지면 결실의 시기에 해당된다. 인생1기에서는 공부하느라고 바쁘게 살고, 인생 2기에서는 돈을 버느라고 바쁘게 살아간다. 그러나 인생3기가 되면 주변과 이웃을 위해 살아간다.

 

인생3기는 봉사하는 삶을 실천하는 단계이다. 그 동안 이루어 놓은 성과를 사회와 지역에 환원하는 삶이라 한다. 그래서 많이 번 자들은 기부금을 많이 내놓고, 지식과 경험이 많은 자들은 이에 걸 맞는 봉사를 하는 것이다. 그래서 50세부터 75세까지 25년동안에 대하여 행복의 시기라고 한 것이다.

 

세월의 흐름에 떠밀려 인생3기를 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일하는 시기를 살고 있다. 언제 끝날지 모른다. 인생2기의 연장선상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인생2기를 살아도 인생3기의 삶을 살 수 있다.

 

나홀로 자유롭게 사는 사람이 있다. 일하는 시기가 없는 삶이다. 이런 삶이 좋아 보이고 부럽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존경의 대상은 아니다. 오로지 자신의 감각적 즐거움만을 위한 삶이라면 이기적인 삶이라 할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삶은 자신도 이익되고 타인도 이익되는 삶이다. 자리이타행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지금 여기에서 나누고 베풀고 봉사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능력껏 보시하고 아는 만큼 알려 주는 삶이다. 50세부터 75세까지는 봉사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2020-08-18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