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애국

담마다사 이병욱 2021. 2. 7. 09:15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애국


하는 일에 의미를 부여하면 의미 있는 일이 된다. 하는 일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면 훌륭한 일이 된다. 때로 고귀하고 성스러운 일이 될 수 있다.

오늘 오전 서산을 향해 차를 몰았다. 서산시 웨딩홀에서 결혼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학종 선생 아들 결혼식에 참석한 것이다.

전쟁과도 같은 상황이다. 코로나시기에도 결혼식은 열린다. 전쟁중에도 꽃은 핀다. 전쟁중에도 일상은 계속된다. 전쟁과도 상황에서도 해야 할 것은 해야 한다. 결혼식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안양에서 서산까지는 100키로 거리이다. 1시간 반가량 걸린다. 멀지도 않고 가깝지도 않다. 자동차로 이동하면 마실가는 것과 같다. 장소는 서산시 외곽에 자리잡은 아르델웨딩컨벤션이다.

시간에 맞추어 도착했다. 궁전처럼 넓은 웨딩홀에 한팀만 있었다. 코로나 영향때문일 것이다. 코로나가 끝나면 보복 소비하듯이 예식장이 북새통을 이룰지 모른다.

 


주례없는 혼례식이 대세가 된 것 같다. 최근 몇년간 예식장을 가 본 바에 따르면 대부분 주례가 없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신랑신부가 주인공이 되는 날이다. 신랑신부가 혼인서약서를 합송하는 것으로 혼례식이 시작되었다. 말미에 다음생에도 만나기를 희망한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이어서 일생 고락을 함께 하기로 하는 서약식이 있었다. 신부와 신랑 아버지가 당부와 축원의 말도 있었다.

 


신랑의 아버지 이학종 선생은 착한 아들과 예쁜 며느리를 칭찬했다. 전생부터 수많은 인연이 되어 오늘이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공덕을 많이 지으라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밑에서 보면 오르막, 위에서 보면 내리막이라는 말을 했다. 심오한 말이다. 어떤 의미일까?

보는 관점에 따라 오르막도 되고 내리막도 될 수 있다. 이를 동등한 배려로 생각해 보았다. 상대방의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다. 이는 사섭법에서 동사(同事)’에 대한 것이다. 동사에 대하여 고락을 함께 하는 것이라고 풀이 한다. 때로 동등한 배려로 해석하기도 한다. 이렇게 본다면 밑에서 보면 오르막, 위에서 보면 내리막이라는 말은 동사를 말하는 것이 아닐까?

코로나시기여서일까 하객은 많지 않다. 그럼에도 테이블은 다 찼다. 식장에서 금강스님을 만났다. 6년전인 2015년 미황사 갔었을 때 개인적으로 인사를 드린 적이 있었기 때문에 안면이 있다. 또 페이스북에서 소통했기 때문에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역시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진흙속의연꽃입니다.”라며 필명을 확인시켜 주었다.

 


금강스님을 처음 본 것은 2009년 작은법회모임에서 미황사로 템플스테이 갔었을 때이다. 벌써 12년 전이다. 그때 모습과 지금의 모습에서 세월의 흔적을 본다. 젊은 이미지의 스님도 이제 원숙미가 느껴진다. 최근 20년 몸담았던 미황사를 떠나서 승가대 교수스님으로 자리를 옮겼다는 소식을 보았다. 금강스님이 예식장에 온 것은 이학종 선생과 인연이 있어서일 것이다. 특히 서산도량 건립과 관련된 인연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

이학종 선생과는 인연이 있다. 2015년 미디어붓다에 칼럼을 쓰게 된 것이 인연의 시작이다. 당시 이학종 선생은 미디어붓다 대표기자이자 사장이었는데 한국의 허핑턴포스트를 표방했다. 그래서 필진중의 한사람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2019 1월 미얀마 수행센터에서 함께 보낸 것도 인연이다. 또 그해 6월 우 에인다까 사야도의 동국대 대각전 특별법회가 있었는데 이를 둘이서 준비했었다. 이런저런 인연이 있어서 아들 결혼식에 참석하게 되었다.

 


결혼식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본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옛날과 달리 결혼은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것 같다. 이렇게 된 데는 사회적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저성장 시대에 일자리가 없어서 노는 사람이 많고 설령 일자리가 있다고하더라도 양질의 일자리는 드물어서 기피하는 요인도 업지 않아 있을 것이다.

현재 한국은 심각한 출산율 저하에 직면해 있다. 여러가지 복합적 요인으로 결혼을 기피하여 출산율은 뚝 떨어졌다. 부모세대인 베이붐세대와 비교하면 반토막난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때 결혼한다는 것은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커다란 축복이다. 그리고 승리자가 된다. 오늘 한쌍의 커플이 탄생한 것을 보고서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애국이 아닐까?”라고 생각해 보았다.

 


2021-02-06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