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사업하다 보니 이런 일도

담마다사 이병욱 2021. 2. 18. 08:16

사업하다 보니 이런 일도


부가세철만 되면 스트레스 받는다.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이다. 어느 해인가 늦게 신고했다. 깜박 잊어 버린 것이다. 일년에 두 차례 신고하기 때문에 신고기간을 잊기 쉽다. 그 결과는 '벌금폭탄'으로 나타난다.

개인사업자는 매년 1월과 7월 두 차례 신고한다. 25일까지 해야 한다. 이 기간을 넘기면 가혹한 벌금을 내야 한다. 마치 고리대금을 연상케한다. 그래서 스스로 말하기를 벌금폭탄이라 하는 것이다.

벌금폭탄 트라우마가 있다. 부가세 납부철이 되면 긴장하게 된다. 늦게 신고하면 불이익도 있지만 무엇보다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것이다. 홈택스에 접속하여 자신신고 하는 것이 서툴기 때문이다. 혼자 일하기 때문에 물어볼 사람이 없다. 애만 태우다가 마감일이 다가오면 마음은 급해진다. 이럴 때는 세무서로 달려가야 한다.

 


여러 관공서가 있다. 평소 갈 일이 거의 없는 곳이다. 그러나 개인사업을 하면서 세무서는 자주 다닌다. 벌금폭탄을 맞지 않으려면 가서 물어보는 수밖에 없다. 인터넷 신고에 익숙하지 않은 사업자를 위해 서비스를 해 주고 있다.

지난 1월 부가세 신고를 하다가 막혔다. 한단계에서 막혀 다음단계로 넘어가지 않는 것이다. 평소와 다르게 감면조치가 있었다. 감면단계에서 막힌 것이다. 코로나로 인하여 반기매출이 4천만원이 되지 않는 사업자에 한하여 부가세를 깍아 주는 조치를 말한다. 사업하다 보니 이런 혜택도 받게 되었다. 그러나 문제는 홈택스 시스템이 잘 작동하지 않는 것이었다. 내탓이려니 하고 뒤로 미루었다. 코로나로 인하여 신고기간이 한달 연장되었다. 설 연휴 끝나고 오라고 했다.

어제 부가세 신고를 완료했다. 세무서에 가서 도우미의 도움을 받았다. 세무서에서는 부가세 신고철을 맞이하여 1층 강당에 도움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아마 아르바이트 도우미를 임시로 고용하여 운영하고 있는 듯하다. 인터넷신고에 서툰 사업자를 위하여 서비스를 해주고 있는 것이다.

 


부가세는 사업자라면 누구나 예외없이 내야하는 세금이다. 매출에서 매입을 뺀 것에서 10프로를 가져간다. 매출과 매입 세금계산서에는 10프로가 반영되어 있다. 어떤 거래를 하든지 10프로를 내야 한다. 사업을 하려면 국세청에 부가세를 내야 한다. 이것은 의무사항이다. 단 하루라도 어기면 벌금폭탄을 맞게 된다. 이런 사항을 잘 알고 있기에 신고철만 되면 스트레스 받는다.

부가세 신고를 마치고 나니 홀가분하다. 마치 반년 성적표를 받은 듯하다. 늘 그렇지만 성적은 시원치 않다. 간신히 유지할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아무리 뛰어 보았자 한계를 벗어나기 힘들다. 지난 10여년 실적이 그렇다. 그런데 이번에는 좀 특별하다. 코로나로 인하여 감면 혜택을 보았기 때문이다. 피도 눈물도 없을 것 같은 국세청에서 반기 매출 4천만원 이하 영세사업자에 대하여 특별 감면 조치한 것이다. 그 결과 70프로가량 세액이 감면 되었다. 기간내에 신고해서 벌금폭탄 안 맞아서 좋았고 감면되어서 좋았다. 사업하면서 이런 케이스는 없었다.

 


사업하다 보니 이런 일도 있다. 코로나로 고통받고 있는 사업자를 위한 조치에 덩달아 혜택 받는 것 같다. 그러나 무엇보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업종의 손실을 보상해 주어야 한다. 영업손실 보상에 앞서 부가세 감면 혜택을 주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늘 차가운 이미지의 세무서가 올해는 약간 온정이 있는 것 같다. 다시는 세무서로 달려 가는 일은 없어야 할 것 같다.


2021-02-18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