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남도기행을 떠나며, 남도기행 1

담마다사 이병욱 2021. 3. 15. 16:17

남도기행을 떠나며, 남도기행 1


남녁 사람들은 봄소식을 전한다. 에스엔에스에는 꽃소식을 전한다. 봄이 왔긴 왔나보다. 온통 콘크이트 구조물뿐인 도시는 여전히 앙상하다.

남녁으로 떠난다. 저 멀리 장흥으로 간다. 그리고 남해도에도 간다. 수행자가 있는 곳이다. 재작년 1월 미얀마 담마마까 국제선원에서 만난 요기들이다. 꾸띠라 불리우는 수행처로 간다. 먼저 장흥꾸띠로 가서 하루밤 자고 남해도 꾸띠에도 간다.

장흥으로 대구에서 수행자가 오고 남해도에서도 온다. 서울에서도 수행자가 온다. 오랜만에 도반들끼리 만난다. 밤새 법담할 것 같다. 작은 차 모닝 타고 간다.

새벽같이 떠나야 하는데 잠이 잘 오지 않는다. 세상에 내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수면이다. 누군가 잠을 잘 자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깨달은 사람일 것이다.

달라이라마 앞에서 한국친견자가 물었다. "존자님은 깨달았습니까?"라고. 이에 존자는 "저는 잠을 잘 자는 사람입니다."라도 대답했다. 달라이라마는 왜 동문서답식 대답을 했을까?

부처님은 어땠을까? 맛지마니까야를 보면, 아바야 왕자가 "세존이시여, 잘 주무셨습니까?"라고 물어보았다. 이에 부처님은 "왕자여, 저는 잠을 잘 자는 사람중의 하나입니다."라고 답했다.

잠을 잘 자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번뇌가 없어야 한다. 잠 잘 때 탐욕, 분노, 어리석음으로 가득하다면 불면의 밤이 될 것이다. 감각적 쾌락에 대한 욕망으로 잠을 못 이루고, 분노가 치밀어 올라 잠을 자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탐, , 치 삼독을 멸한 자는 번뇌가 없어서 잠을 잘 것이다.

달라이라마가 잠을 잘 잔다고 했을 때 탐, , 치 번뇌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번뇌가 없는 자들은 잠을 잘 잘것이다. 그러나 번뇌가 많은 사람들은 잠못 이루는 밤이 되기 쉽다.

잠을 자긴 잤다. 깊은 잠은 아니다. 새벽같이 출발하려 했으나 차질이 생겼다. 부랴부랴 샤워를 하는 등 급하게 나왔다. 토요일이지만 막히기 전에 출발해야 한다. 6 16분에 출발했다.

2인 경인에서 서해안으로 갈아탔다. 막히지 않았다. 서산휴게소에 도착하니 7 40분이다. 1시간 20분 만에 도착했다. 준비한 샌드위와 홍삼탄물로 아침을 때웠다. 굳이 돈 낭비할 필요 없다. 돈은 써야 할 때 써야 한다.

 


장흥 꾸띠 가기전에 다음 행선지는 강진 백련사와 다산초당이다. 지금 이시기가 동백이 절정이라고 한다. 대개 3 10일 전후로 보고 있다.

오랜만에 달려 본다. 서산에 이르니 차가 없다. 이런 속도라면 3시간 후에는 백련사에 닿을 듯하다. 동쪽에 붉은 해가 떴다.


2021-03-13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