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떨어진 꽃이 더 아름다운 백련사 동백, 남도기행 4
담마다사 이병욱
2021. 3. 15. 17:04
떨어진 꽃이 더 아름다운 백련사 동백, 남도기행 4
온통 동백꽃뿐이다. 백련사 가는 길에 가로수도 동백나무이다. 서울과 수도권과는 완전히 다른 풍광이다. 짙푸르고 윤기나는 동백나무는 지천에 깔려 있다. 이곳저곳 시뻘건 꽃이 피어 있다.
동백은 피어 있는 꽃보다 떨어진 꽃이 더 아름다운 것 같다. 목이 잘린 것처럼 통째로 떨어진 꽃으로 수북하다. 보는 이에 따라 피를 뚝뚝 흘리고 있는 것 같다.
동백꽃을 보면 왜 피가 연상될까? 그것은 글에서 보았기 때문이다. 통째로 떨어진 동백꽃에서 한국선비의 기개를 보았다는 글을 접하고 나서부터 이다. 그래서인지 동백나무에서는 시든 꽃을 볼 수 없다. 늘 싱싱한 꽃이 피어 있다. 그런데 동백은 싱싱한 채로 목이 잘린 듯 통째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벡련사 올라가는 길에 떨어진 동백꽃으로 수북하다. 사람들은 그대로 내버려 두지 않는 것 같다. 떨어진 꽃이 아쉬워서인지 누군가 하트모양을 만들었다. 동백은 나무에 피어 있는 것보다 떨어져 있는 것이 더 아름다운 것 같다.
백련사에도 매화가 피었다. 백매화가 활짝 피었다. 그러나 동백에 비하면 빛을 잃는다. 제아무리 매화가 아름답다 하지만 립스틱 짙게 바른 듯한 정열의 동백꽃과 비교하면 상대가 되지 않는다. 백련사에서 매화는 악세사리에 지나지 않는다.
2021-03-14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