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식물

나도 난(蘭)을 잘 키울 수 있을까?

담마다사 이병욱 2022. 7. 14. 11:07

나도 난(蘭)을 잘 키울 수 있을까?

 

 

이상한 일이다. 열심히 물을 주는데 말라간다. 난초 잎파리가 말라가는 것이다. 무언가 대책을 세워야 했다. 꽃집 아저씨를 찾아 갔다. 대로 건너편에 있는 꽃집이다. 자주 드나들다 보니 이제는 얼굴이 익숙해져서 인사하는 사이가 되었다.

 

꽃집 아저씨는 대뜸 물 많이 줘서 그래요.”라고 말했다. 일주일에 한번 물 주는 것을 말한다. 여름철 6, 7, 8월에는 한달에 두세번이 좋다고 했다. 자문을 받았으므로 그냥 나올 수 없었다. 난석을 다섯 봉지 사왔다. 1 25백원에 달한다.

 

분갈이를 하고자 했다. 분갈이 하기 전에 먼저 꽃집 아저씨에게 물어 보았다. 과습으로 인하여 잎파리가 떨어지니 물을 적게 주라고 했다. 일종의 꿀팁이라 아니 할 수 없다. 하나 더 알려 주었다. 난초 화분에 물을 줄 때는 위에서부터 주지 말라고 했다. 분무기로 뿌리지도 말라고 했다. 새로 나온 싹이 과습으로 죽는다는 것이다.

 

꽃집 아저씨로부터 두 가지를 알았다. 물은 한달에 두세번 주고, 물을 줄 때는 양동이 같은 용기에 화분을 담구어 두라고 했다. 이 두 가지를 실천해보고자 했다. 난석 사러 갔다가 난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들은 것이다. 물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다.

 

난을 키운지 10년이 넘었다. 그러나 난에 대하여 잘 모른다. 여러 개를 잃었다. 올해 전반기에 여러 종류의 난을 갖게 되었는데 화분이 6개가 되었다. 유튜브에 따르면 난은 습한 곳에서 사는 식물이기 때문에 물을 자주 주어야 한다고 했다. 이 말을 믿고서 월요일 아침은 물주는 날로 정했다.

 

일주일에 한번 물주기를 한지 한달이 넘었다. 잘 자라기를 기대했으나 거꾸로 갔다. 매주 두세개씩 잎파리가 말라서 떨어지는 것이었다. 이대로 놓아 두면 한달을 버티기 힘들 것 같았다. 그래서 꽃집 아저씨에게 어떻게 했으면 좋은지 물어 본 것이다.

 

 

문제를 알았다. 과습에 의해서 뿌리가 썩어 간 것이다. 그래서 분갈이를 하기로 했다. 그러나 꽃집에서 사온 난석으로는 부족했다. 인터넷에서 중간 사이즈 난석을 주문했다. 10리터짜리가 2만원 가량 되었다.

 

인터넷 주문한 난석이 도착하려면 이틀을 기다려야 한다. 그 기간에 난을 손보고자 했다. 그래서 난을 모두 화분에서 꺼냈다. 예상했던 대로 화분안은 축축했다. 그럼에도 계속 물만 부었던 것이다.

 

뿌리는 썩은 곳이 많았다. 썩은 곳은 잘라내고 이물질을 털어 냈다. 물기를 말려야 했다. 선풍기를 틀어서 말렸다. 난석이 도착할 때까지 이틀을 상온에서 말렸다.

 

 

난화분에 있는 젖은 난석이 있었다. 재활용할 수도 있다. 새술은 새부대에 담으라는 말이 있다. 오래되고 젖은 기존 난석을 모두 버렸다. 난화분 역시 그늘에서 말렸다.

 

인터넷 주문한 난석이 도착했다. 용량이 10리터이기 때문에 난화분 일곱 개를 만들기에 충분했다. 잘 말린 화분에 잘 말린 난초를 새로 산 난석과 함께 분갈이 했다. 난석은 가볍고 세게 누르면 가루가 된다. 스폰지처럼 물을 잘 흡수할 것 같았다.

 

 

난 화분을 모두 일곱 개 만들었다. 다음으로 해야 할 것은 물주기이다. 열대식물 물주는 식으로 해서는 안된다. 꽃집 아저씨 말대로 대야 같은 용기에 담구고자 했다. 유튜브에서도 그렇게 하라고 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길쭉한 용기가 필요했다.

 

요즘 다이소에 가면 없는 것이 없이 다 갖추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난화분용 용기는 없었다. 대안이 있을 것이다. 쓰레기통을 발견했다. 뚜껑이 없는 쓰레기통이다. 큰 것은 하나에 2천원이고, 작은 것은 천원이다. 난화분 수량에 맞게 구매 했다.

 

난은 물주기가 핵심 포인트이다. 물을 어떻게 주느냐에 따라 생사가 갈린다. 이제까지는 아무 생각없이 물을 주었다. 그러다 보니 대야에 놓고 위에서 부었다. 그러나 이제 방법을 알았으니 가르쳐 준 대로 시행해보고자 했다.

 

 

쓰레기통 용기에 물을 가득 부었다. 난화분 목에 찰 때까지 물에 담구었다. 이렇게 네 시간 보냈다. 네 시간 후에 보니 난석에 물기가 보였다. 난석이 마치 스펀지처럼 물을 빨아들인 것이다.

 

 

난화분을 보면 세로로 길쭉하다. 잘 보면 세로로 구멍이 세 개 있다. 이 구멍의 용도를 이제야 알게 되었다. 화분을 물이 가득 들어 있는 용기에 담구었을 때 그 구멍을 통해서 물이 들어간 것이다. 마치 스펀지처럼 생긴 난석이 물을 흡수해서 난의 뿌리에 물을 공급하는 것이다. 그래서 한달에 두 세번 물을 공급하라고 했을 것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있다. 꽃집 아저씨가 말해 준 것이 있다. 그것은 바람이다. 난은 통풍을 잘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밀폐된 공간에서는 바람이 있을 수 없다. 그렇다고 창문을 열어 놓을 수도 없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선풍기가 생각났다. 난화분에 선풍기를 틀어 주는 것이다.

 

 

난 키우기가 쉽지 않다. 이제까지 아무생각없이 내 생각대로 키웠다. 그 결과 오래 가지 못했다. 난은 열대식물 키우기식으로 하면 안되는 것이다. 과습이 되지 않게 해야 한다.

 

한달에 두 세번 물을 주어야 한다. 물을 줄 때는 위에서 붓지 말고 용기에 담가 놓아야 한다. 그것도 난화분 목까지 잠기게 해 놓아야 한다. 그래야 화분의 측면 구멍을 통해서 물이 들어가는 것이다. 난석에 물기가 촉촉했을 때 물을 다 준 것이다.

 

무엇보다 통풍이다. 바람이 통해야 난이 사는 것이다. 바람이 없으면 만들어 주어야 한다. 선풍기로 틀어 주면 된다. 타이머가 있는 선풍기를 이용하여 틀어 주면 된다. 난 뿐만 아니라 열대식물도 이렇게 해볼 작정이다.

 

 

모르면 물어 보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알고 있다. 꽃집 아저씨에게 물어 본 것이 결정적이었다. 나는 과연 난을 잘 키울 수 있을까? 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을까? 잘 키울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2022-07-14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