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카시아에 맺힌 이슬방울
알라카시아에 맺힌 이슬방울
세상에 불가사의한 것이 많다. 불가사량한 것도 많다. 특히 생명이 그렇다.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그렇다. 식물도 예외가 아니다.
알라카시아에 이슬이 맺혔다. 밀폐된 사무실에 비가 올리가 없다. 물을 뿌리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알라카시아 너른 잎사귀에 이슬이 맺혔다. 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사무실은 식물천국이다. 갖가지 식물이 자라고 있다. 화분을 세 보니 36개이다. 수경재배 하고 있는 것은 12개이다. 작은 사무실이 온통 식물이다. 책상 주변 사방에 식물로 가득하다.
수많은 식물 중에서 마음이 가는 것이 있다. 그 중에 하나가 알라카시아이다. 마치 파초잎처럼 생겼다. 너른 하트 모양의 잎은 몇 개 되지 않는다. 무게가 있어서 시간이 지나면 말라 죽는다.
알라카시아는 얻은 것이다. 건물 미화원이 퇴직할 때 주고 간 것이다. 평소 미화원에게 잘 보인 것이 효과를 본 것 같다. 해마다 한두차례 경비원들과 미화원들에게 선물을 했기 때문이다. 제철에 나는 토마토나 복숭아를 한박스씩 선물한 바 있다.
식물에도 품격이 있는 것일까? 알라카시아는 보기에 품위가 있어 보인다. 몇 개 되지 않는 잎사귀에 지나지 않지만 쭉쭉 뻗은 모습을 보면 기품이 있어 보인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이슬이 맺혀 있었던 것이다.
식물중에는 물을 자주 필요로 하는 것도 있고 물을 자주 주면 죽는 것도 있다. 식물도 개성이 있는 것이다. 다육식물인 염좌는 물을 한달에 한번 주어야 한다. 사막식물이기 때문에 물을 주지 않아도 잘 자란다. 식물의 줄기와 잎에 물을 저장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잎파리가 도톰한다.
알라카시아는 보기에 멋 있다. 그러나 오래 가지 않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시들어 버린다. 시들어 말라 버리면 잘라 낸다. 또 다시 새로운 싹이 올라와서 기품을 뽐낸다. 그런데 이슬이 맺혀 있다는 것이다.
알라카시아의 이슬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화분의 흙에서 물을 끌어 올리는 것일까? 공기중의 수분을 흡수하는 것일까? 불가사의하고 불가사량한 일이다.
2022-08-28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