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떠나는 여행
봄은 일렀는가?
담마다사 이병욱
2023. 2. 12. 20:03
봄은 일렀는가?
땅바닥이 축축하다. 언 땅이 녹았다. 질척질척한 땅을 피해 간다. 봄이 오는가 보다.
저 아래 남녁에서는 꽃소식이 있다. 에스엔에스에서는 매화 소식을 전한다. 노란 생강나무 꽃도 피었나 보다.
봄은 아니다. 봄이 오려면 보름은 더 있어야 한다. 입춘이 지났다고 봄은 아니다. 심리적인 봄은 3월 개학일이다. 본격적인 봄날은 개나리와 진달래가 필 때이다.
어떤 이는 개나리 가지와 진달래 가지를 꺽었다. 2주가 지나자 꽃이 피었다. 봄은 아직 오지 않았지만 거실에서는 봄이 온 것이다.
개학일이 되어도 설레이지 않는다. 학교가는 사람이 없다. 어떻게 해야 봄이 아닌 계절에 봄을 만끽할 수 있을까? 나도 개나리 가지 몇개 꺽어야 겠다.
산행하기에는 너무 이른 날씨이다. 관악대로 반야선원에서 부터 시작했다. 산길을 따라가니 비산3동 재개발 현장이 나왔다. 단독주택과 빌라를 밀어 버리고 그 자리에 아파트 건설이 한창이다.
백운사에서는 연기가 피어 오른다. 화목연료를 사용하는가 보다. 장작을 때서 밥 짓는가 보다. 앞에는 아파트가 쾌속으로 올라가고 있다. 강제토지수용을 규탄하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아직 봄은 오지 않았다. 마음 속으로는 이미 봄이다. 이제 하루하루가 달라질 것이다. 갑자기 허기를 느꼈다. 강한 삶의 의욕이 솟구친다.
2023-02-12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