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구산수유차를 만들었더니
절구산수유차를 만들었더니
변화무쌍한 날씨이다. 아침에 개었다가 저녁이 되면 흐려진다. 오전에 햇볕 났다가 오후가 되면 구름이 낀다. 벌써 사흘째이다.
변덕이 죽끓듯한 날씨에 꽃소식을 접한다. 삼월도 반절이 꺽어진 이때 매화 소식이 끊이지 않는다. 이런 때 꽃구경을 하고 싶었다. 이천 산수유마을로 차를 몰았다.
안양에서 이천까지는 58키로 거리로 1시간 5분가량 걸린다. 산수유축제가 1주일 남았지만 가보기로 했다.
남녘에는 산수유축제가 시작 되었다. 중부지방은 일주일 늦다. 마을에 도착해 보니 노란 산수유가 발화 일보직전이다. 날씨만 포근하면 삼사일 이내에 만개할 것 같다.
산수유 군락지에서 열매를 발견했다. 떨어지지 않고 달려 있다. 열매와 꽃이 함께 있는 장면이 목격 됐다. 산수유 열매를 약간 채취했다. 차로 마시기 위함이다.
산수유 차맛은 어떨까? 열매를 절구에 으깼다. 절구커피 만들듯이 절구산수유를 만들어 보았다. 예상대로 쓰고 떫어서 마실 수 없었다.
행자가 스승에게 "도가 무엇입니까?"라며 물었다. 스승은 자비로운 미소와 함께 "차나 한잔 들게!"라고 말했다. 스승은 왜 동문서답했을까?
쓰고 떫은 절구산수유차는 마실 수 없는 것이다. 쓰고 떫은 맛이야말로 빠라맛타이다. 도에 대해서 말로 설명하면 빤냣띠가 되어 버린다.
불가에서 법담할 때 차를 마신다. 차를 눈으로 보고 코로 향기를 맡고 혀로 맛을 보고 목구멍으로 넘길 때 법의 성품을 본다. 도는 멀리 있지 않다. 차 한잔에도 도가 있다.
2023-03-17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