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골드 매운비빔꽃국수를 먹어보니, 지역식당순례 47, 만안청소년수련관입구 꽃과 국수

메리골드 매운비빔꽃국수를 먹어보니, 지역식당순례 47, 만안청소년수련관입구 꽃과 국수
 
 
꽃과 국수, 어울리는 말일까? 꽃국수라면 어울릴만하다. 안양시 만안청소년수련관 가는 길에 꽃국수집이 있다. 캐치프레이즈는 “참 맛있고 멋있는 국숫집!”이다.
 

 
꽃국수집은 자부심이 있는 것 같다. 홍보문구에 “타 업체와의 비교자체를 거부합니다.”라는 문구를 써 놓았다. 다른 국수집과 차별화되는 그 무엇인가가 있는 것이다.
 

 
지금은 장마철이다. 어제는 하루종일 비가 오다시피 했다. 오늘은 맑은 날씨이다. 구름이 끼여 있어서 그다지 덥지 않다. 구름을 비켜 가면 쨍쨍해서 걷기에 곤란할 정도의 날씨이다.
 
한가하고 고요하고 평안한 월요일 오전이다. 주문 들어 온 것은 없다. 7월 들어 일감은 고작 세 건 밖에 되지 않는다. 마치 천수답처럼 주문 오기만을 기다린다.
 
일감이 없을 때 무엇을 해야 할까? 유튜브만 시청한다면 TV를 보는 것과 같다.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삶이다. 이럴 때는 좌선을 해야 한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삶을 사는 것이다.
 
좌선하면 움직이지 앉고 앉아 있다. 평좌를 한다. 오른쪽 다리저림 현상이 있기 때문에 바깥으로 한다. 타이머를 한시간으로 세팅해 둔다. 늘 다짐하는 것이지만 오늘은 한시간 채울 것을 스스로 약속한다.
 
앉아 있는 것이 중요하다. 눈을 감고 평좌한 상태로 앉아서 일어나는 현상을 지켜 보는 것이다. 호흡이 가장 강력하다.
 
코끝이 간지러울 때가 있다. 이럴 경우 한번 만져 주면 사라진다. 그러나 명상중에 자세를 바꾸어서는 안된다. 그저 지켜 보아야 한다. 지켜 보다 보면 사라진다.
 
어디선가 통증이 발생하면 그쪽으로 가야 한다. 가장 강력한 통증은 오른쪽 다리이다. 평좌한 다리에서 발생하는데 대개 30분 가량 지났을 때 시작된다.
 
다리저림 현상이 발생되면 걱정이 앞선다. 다리가 끊어질 것처럼 아파 올 때 불구가 되는 건 아닌지 두려움이 밀려 온다. 이런 것도 지켜 보아야 할 대상이다.
 
통증은 일어날만해서 일어난 것이다. 조건이 맞아 떨어져서 발생한 것이다. 통증이 심하면 자세를 바꾸어 준다. 대개 40분정도 지났을 때 다리를 풀어 준다.
 
오늘 오전 명상은 42분 했다. 어제와 비슷하다. 한시간 앉아 있기가 쉽지 않다. 다리저림 현상만 없다면 한시간은 앉아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오전에 명상을 마치고 나자 상쾌했다. 유튜브도 보지 않았기 때문에 머리 속도 맑다. 이런 상쾌한 기분을 계속 유지하려면 점심 먹고 나서도 명상을 해야 한다. 다행히도 사무실에 명상공간이 있어서 가능하다.
 
오늘 점심은 무엇을 먹어야 할까? 지하 구내식당에서 먹을 수 있다. 그러나 아침을 실하게 먹어서 그런지 배가 고프지 않다. 이럴 때 면 생각이 간절하다. 수리천 약수터 가는 길에 있는 꽃국수집이 생각났다.
 

 
약수를 뜰 때가 되었다. 오늘 비도 오지 않아서 조건은 좋다. 더구나 약수 떠서 오는 길에 꽃국수를 먹으면 될 것 같았다.
 
배낭에 패트병 네 개를 챙겼다. 날씨가 덥긴 하지마 1.3키로 떨어진 곳에 있는 약수터에 걸어갈 만 하다. 약수를 떠와서 물값 비용이 절감되고, 천보 이상 걷기 때문에 건강에도 좋고, 무엇보다 그동안 먹고 싶었던 꽃국수를 먹어서 좋다.
 

 
약수터 물은 먹을만할까? 5월 9일에 수질검사 한 것을 보니 합격이다. 그러나 지금은 7월말이다. 그것도 장마철이다. 그럼에도 물을 뜨러 가는 것은 수도물보다는 더 나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비가 오면 산은 빗물을 머금는다. 그리고 조금씩 내놓는다. 그래서 약수터는 물이 마르지 않는다. 더구나 물이 땅속의 흙과 바위 등을 통과하면 여과된다. 광물질이 함유된 물이 된다. 이런 맛에 약수를 뜨러 간다.
 
패트병 네 개의 무게는 상당하다. 배낭에 매면 묵직하다. 등으로 느끼는 무게가 기분이 좋다. 공짜로 얻은 것 같기 때문이다. 아무리 작은 금액이라도 노고를 들여서 얻은 것은 가치 있는 것이다.
 
점심을 먹어야 한다. 꽃국수집에서 먹기로 하고 나왔다. 마치 카페처럼 생긴 국수집이다. 메뉴를 보니 국수메뉴와 커피메뉴가 함께 있다.
 

 
꽃국수집은 국수집인가 카페인가? 들어가 보니 카페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주객이 전도된 것 같다. 커피메뉴를 보니 에스프레소가 3,000원, 아메리카노가 3,000원이다. 국수메뉴는 꽃과 잔치국수가 7,000원이다.
 

 
국수집겸 카페에서는 음악이 흐른다. 한적한 곳에 위치해서 일까 한가해 보인다. 가게는 크지 않다. 테이블은 고작 대여섯개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긴 테이블도 있어서 카페 분위기가 난다. 아마 청소년수련관 사람들을 겨냥한 것인지 모른다. 한쪽켠에는 책이 있어서 도서관처럼 보인다. 주방에는 여주인이 혼자서 음식도 만들고 주문도 받고 서빙도 한다.
 

 
식사하는 사람은 나 혼자밖에 없다. 여자 손님들이 있는데 시원한 음료를 마시고 있다. 마치 카페에 앉아 있는 것 같다. 이곳이 카페인지 식당인지 구분이 가지않지만 카페에 더 가까운 분위기라고 볼 수 있다.
 

 
무엇을 먹어야 할까? 꽃과 국수의 조화이기 때문에 이 집에서 가장 비싼 것을 먹어보기로 했다. 꽃과매운비빔국수가 포착되었다. 가격은 9,000원이다.
 

 
꽃비빔국수가 나왔다. 흰 접시에 국수와 야채가 올려져 있다. 그 위에 꽃이 하나 있다. 한눈에 메리골드꽃처럼 보였다. 꽃국수를 보니 마치 예술작품을 대하는 듯 했다.
 

 
비빔국수를 먹어 본지 오래 되었다. 국수를 먹어도 국물이 있는 국수를 주로 먹었다. 냉면도 물냉면으로 먹고, 밀면도 물밀면으로 먹는다. 쌀국수도 국물이 있는 것으로 먹는다. 이번에는 비빔국수이다. 그것도 매운맛이라고 한다.
 
국수를 버무렸다. 약간 시장기가 있어서 양이 부족한 듯 보였다. 약간 시큼하고 매운 맛이 났다. 매운 맛이 위를 자극했다. 매운 맛이 식욕을 더욱 더 당기는 것 같다.
 

 
꽃국수이기 때문에 꽃한송이가 있었다. 이것을 어떻게 먹어야 할까? 꽃을 국수에 말아서 씹었다. 싸한 맛이 났다. 맛의 클라이막스이다. 맛의 절정이다. 꽃을 먹지 않았다면 꽃국수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국수를 남김없이 깨끗이 비웠다. 이렇게 먹는 것이 주인에 대한 예의일 것이다. 그리고 하나 더 있다. 맛있게 잘 먹었다고 말하는 것이다.
 
계산을 할 때 덕담을 했다. 맛있게 잘 먹었다고 말했다. 물 뜨러 다니다 보고서 왔다고 말했다. 그리고 “꽃이 혹시 메리골드 아닙니까?”라고 물어 보았다. 여주인은 메리골드가 맞다고 말하면서 “쌉싸름하죠? 눈에 좋다고 합니다.”라고 말했다.
 
오늘 점심은 꽃매운비빔국수로 했다. 음악이 흐르는 카페와 같은 식당에서 먹었다. 아니 먹어 준 것이다. 일부러 찾아가서 가장 비싼 것으로 주문했다. 지역에 일터를 가진 사람으로서 한번쯤 매상을 올려 주는 것이다.
 

 
국수집은 한적한 곳에 있어서 평화로웠다. 더구나 백프로 채식이다. 그것도 꽃을 먹었다. 마음도 평안했다. 오늘 오전 명상한 것이 그대로 연장된 것 같았다.
 
돌아오는 길에 배낭은 무거웠다. 그러나 마음만은 뿌듯했다. 아마 공짜심리일 것이다. 이런 맛에 물 뜨러 가는지 모른다. 오늘 오후도 유튜브를 보지 않고 명상으로 보내고자 한다.
 
 
2023-07-24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