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회원이 되기로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회원이 되기로
일박이일 고향을 다녀 왔다. 고향 가는 길에 들러야 할 곳이 있다. 인연 있는 사람들을 찾아 가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하루 전에 출발해야 한다.
사촌형으로부터 카톡을 받았다. 올해 합동제사를 6월 23일 일요일에 지내기로 했다는 문자이다.
매년 유월 이맘때쯤이면 함평에 간다. 고향마을 빈집에서 제사를 지낸다. 조부와 백부의 제사를 함께 지내는 것이다. 전국각지에서 사촌들이 모인다.
몇 년 전부터 제사 있기 하루 전에 출발한다. 광주전남에 있는 인연 있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함이다. 올해는 누구를 만나야 할까? 마침 페이스북에 하나의 포스팅이 포착되었다.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후원의 날 행사를 말한다.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아마 한국불교계에서 가장 활동이 왕성한 단체 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렇게 되기까지 헌신하는 사람이 없지 않을 수 없다. 이해모 기획실장을 말한다.
이해모 실장은 작년 5.18묘역에서 처음 만났다. 그때 당시 주먹밥 봉사를 하고 있었다. 그동안 페이스북에서만 소통하다가 처음 만난 것이다. 이번이 두 번째가 된다.
이해모 선생은 성실 그 자체이다. 마치 봉사를 위해서 태어난 사람 같다. 언제나 한결같다. 이런 믿음이 있기에 행사에 참여하기로 했다.
불교환경연대 후원의 날 행사는 6월 22일 열린다. 다음날이 합동제사날이라 하루 일찍 가서 참여하면 된다. 오전 8시가 조금 넘어 출발했다. 네비에는 300키로에 4시간 조금 넘게 찍혔다.
안양에서 광주까지는 서해안고속도로를 타야 한다. 행사는 오후 4시라 느긋하게 차를 몰았다. 힘들면 쉬었다 가면 된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세 번 쉬었다. 무려 7시간 걸려 현장에 도착했다.
행사 장소는 사찰음식전문점 수자타이다. 무등산 증심사 가는 주차장에 있다.
본래 행사는 문빈정사에서 열리기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비가 온다는 예보에 장소를 급하기 변경한 것이다. 그래서일까 고속도로를 달리는 내내 비가 내렸다.
수자타에는 오후 3시가 약간 넘어서 도착했다. 행사 시작이 4시 이므로 일찍 도착한 것이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이미우이 명상치유음악 씨디를 전달하려면 일찍 가야 했다.
행사장에 빈손으로 갈 수 없었다. 그때 갑자기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이미우이 음악씨디를 나눔하는 것이다. 행사 안내문을 보니 ‘나눔페스타’도 있었다. 잘 된 것이다.
이번에 음악씨디를 새로 주문했다. 이번에는 3백장 만들었다. 마침 떠나기 전날에 도착했다. 숫자를 파악해야 했다. 이해모 실장에게 문의 하니 150명 가량 참석할 것이라고 했다.
음악씨디를 150장 준비 했다. 한박스 가득이다. 무게가 상당했다. 이를 뒷 좌석에 실었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내내 충만되었다. 단지 참석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도움이 되고 나눔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떳떳한 마음도 든 것이다.
사찰음식전문점 수자타는 규모가 엄청나게 크다. 3층 건물 전체가 음식점이다. 그것도 강당처럼 넓다 이런 규모의 거대한 사찰음식전문점이 광주에 있다는 것이 경이롭다. 그러나 정말 경이로운 것은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이다.
불교환경연대는 불교계를 대표하는 단체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불교환경연대에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라는 단체도 있다는 것이다. 불교환경연대 소속이기는 하지만 중앙에 있는 조직보다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큰 조직이다. 이를 이번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후원의 날 행사에서 그 힘을 보았다.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봉사자들은 참으로 열성적이다. 후원의 날 행사가 열리는 수자타에는 녹색티를 입은 회원들이 봉사하고 있었다. 마치 귀중한 손님을 맞이 하듯이 입구에서 반갑게 인사를 하는가 하면 차를 권했다. 녹색티를 입은 사람은 무려 50명이다.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에서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이해모 선생과 이계표 선생이 두 사람뿐이다. 이 두 사람에게 먼저 연락을 했다. 이계표 선생은 오겠다고 했다.
후원의 날 행사가 열리는 홀은 무척 크다. 열 명이 앉는 둥그런 탁자가 20개 이상 되는 것 같다. 모두 앉으면 200명 이상 된다. 행운권에는 300번대도 있었다. 이렇게 본다면 300명 이상 왔다는 이야기가 된다.
씨디를 어떻게 나눔 해야 할까? 일단 박스를 3층으로 가지고 갔다. 거기에서 김동채 선생을 만났다.
김동채 선생은 김동수 열사 바로 아래 동생이다. 김동수 열사 추모제에 2019년 이후 참석했기 때문에 안면이 있다. 이번 장성 생가에서 열린 추모제 때는 인사를 나누었다.
김동채 선생은 나를 알고 있었다. 얼굴을 자주 보았기 때문에 익숙해서 일 것이다. 김동채 선생은 초록티를 입고 있었다. 이날 행사 봉사자로 활동한 것이다.
김동채 선생은 씨디를 테이블에 놓았다. 홀에 있는 테이블 전체에 씨디를 놓은 것이다. 참석한 사람 누구나 가져 가게 한 것이다.
행사가 시작 되었다. 삼귀의례와 반야심경을 시작으로 식순에 따라 진행되었다. 혜청스님, 소운스님 등 스님도 여러 명 참석했다. 모두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와 관련 있는 스님들일 것이다.
참석자들 면면을 보았다. 무대 가까이 앉은 사람들을 보니 이 지역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다. 정영일 광주NGO시민단체 이사장, 박미경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상임대표 등이다.
후원의 날 행사는 후원자의 날과 같은 것으로 본다. 그래서인지 사람들 면면이 보통사람들 이상인 것 같다. 대부분 불교환경연대와 인연 있는 사람들이다. 어쩌면 호남불교를 이끌어 가는 사람들일지 모른다. 자부심과 지성이 보인다.
여러 사람들이 축사를 했다. 광주 엔지오단체 장들의 축사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이해모 실장의 헌신적인 노고에 대한 것이다. 어떤 이는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16년을 지켜보았는데 거기에 이해모 실장이 있었다고 말했다.
행사는 2시간 동안 진행 되었다. 마치 공연 관람 하듯이 차분하게 지켜 보았다. 그런데 뉴진만 스님의 반야심경 랩송이 있었을 때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요즘 뉴진스님 인기가 절정이다. 진짜스님은 아니다. 개그맨이 스님복장을 하고 DJ를 보는 것이다. 이번 연등회 때 그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유튜브로 본 것이다.
뉴진만 스님은 누구일까? 불교환경연대 회원이라고 한다. 놀랍게도 교장으로 퇴임한 사람이다. 머리를 삭발하고 스님 복장을 하고 있어서 스님인줄 알았다.
뉴진만 스님은 뛰면서 랩송을 한다. 무대를 뛰듯이 왕복하면서 반야심경 등 경전을 읊조리는 것이다. 마치 제2 뉴진스님을 보는 것 같았다.
흔히 광주를 예향(藝鄕)이라고 한다. 이는 문화의 도시임을 말한다. 또한 광주는 항쟁의 도시이기도 하다. 다른 데서는 침묵하고 있을 때 목소리를 낸 것이다. 그 결과 엄청난 희생을 당했다. 그러나 패한 것이 아니다. 진 것 같이 보였지만 승리한 것이다.
후원의 날 행사 공연을 보니 광주가 예향이고 문화의 도시임을 보는 것 같았다. 시가 낭송되고 노래가 있었다.
시가 있는 모임이다. 이날 김현주 시인은 ‘가만히 피는 꽃’을 낭송했다. 시 제목이 예사롭지 않다. ‘가만히 피는 꽃’이라는 시 제목이 강하게 다가왔다.
시인은 자신이 지은 긴 시를 낭송했다. 시를 보니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가 어떤 일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이와 관련된 부분을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반딧불이 모여 이룰 나무숲햇빛발전협동조합
길 끝 마다 청정한 플로깅라이프
산자락 들자락 우담바라 피우는 산애들애
밥보시 대중공양 초록세상 반야의 푸른 항아리
경전학교 보리수나무 아래 녹색불교아카데미
천상 비천무 풍물놀이패 간다르바”
모두 여섯 개의 사업이 소개 되어 있다. 나무숲햇빛발전협동조합, 플로깅라이프, 산애들애, 초록세상, 녹색불교아카데미를 말한다. 이는 소모임이다.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에는 갖가지 소모임이 있다. 이런 활동상은 이해모 실장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접한다. 누구나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이다.
김현주 시인의 시에서 가장 인상적인 구절을 보았다. 시의 말미에 다음과 같은 문구가 마음에 다가 왔다.
“가만히 피는 꽃은
보아주는 이 없어도
절로 피어 세상 밝히니
지금 이 자리 꽃등 밝히고
세세토록 두두물물 머물러 피어나기를”
참으로 아름다운 시어이다. 가만히 피는 꽃은 보아 주는 사람 없어도 스스로 피어 세상을 밝힌다고 한다. 이를 ‘꽃등’이라고 한다. 시인은 세세생생 밝히는 등불이 되자고 한다.
저기 피어 있는 들꽃은 누가 보건 말건 피고 진다. 자신의 할 바를 다하는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누가 보건 말건 가장 낮은 자리에서 가장 낮은 자세로 자신이 해야 할 바를 다하는 사람이 있다. 어느 모임이나 단체에서 이런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불교환경연대는 환경단체이다. 불교와 환경의 결합된 단체인 것이다. 그래서일까 이날 행사에서는 환경에 대한 것이 많았다.
녹색티를 입은 자원봉사자들은 환경의 노래를 불렀다. ‘우리가 살리면 우리를 살린다’라는 제목의 노래를 말한다. 노래 가사를 보니 “우리가 함께 걸어가면 웃으면서 갈 수 있어요 불교환경연대와 함께 걸어가요.”라는 문구가 보인다. 이를 ‘불교환경연대가’라고 볼 수 있을까?
한국에는 수많은 단체가 있다. 이런 단체에서 단체노래 있는 단체는 얼마나 될까? 불교계 단체에서 단체노래가 있는 단체는 또 얼마나 될까? 아직까지 불교환경연대를 제외하고 들어 보지 못한 것 같다.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회원들은 단체가를 불렀다. 이를 ‘환경의 노래’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다. 작사와 작곡은 ‘라마’라고 되어 있다. 곡의 말미에는 “아름다운 지구를 위해 우리가 살리면 우리를 살려요. 희망을 만들어 가요.”라는 문구가 나온다.
환경의 노래를 보면 ‘우리가 살리면 우리를 살린다’라고 한다. 이는 ‘우리가 지구를 살리면 우리가 산다’라는 말과 같다. 불교환경연대의 정신을 잘 나타낸 것 같다. 그런데 이어지는 공연에서도 환경과 관련된 노래를 불렀다는 것이다. 가수 ‘주하주’의 공연이 그것이다.
가수 주하주를 소개할 때 들은 것이 있다. 그것은 가수 주하주가 ‘오월가수’라는 것이다. 오월이라 하니 오월의 그날이 떠오르는 것 같다.
가수 주하주는 나이가 지긋하다. 아마 육십대 이상으로 보인다.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모습이 프로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불교와 관련된 노래를 불렀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라는 제목의 노래를 말한다.
오월가수 주하주는 마지막으로 환경에 대한 노래를 불렀다. 자신이 만든 노래라고 하는데 놀랍게도 환경운동가 ‘툰베리’에 대한 노래이다. 이를 ‘툰베리 메시지’라고 했다.
주하주의 ‘툰베리 메시지’는 어떤 노래일까? 노래 가사를 보니 “지금 멈춰라 지금”이라는 문구가 다가 온다. 왜 멈추라고 하는 것일까? 이어지는 가사에서 “지구별을 구하기 위해 우리 삶을 지키기 위해”라고 노래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식순이 모두 끝났다. 공연도 끝났다. 다음 시간은 사찰음식으로 공양하는 시간이다. 긴 줄이 형성되었다. 불교환경연대 회원 중에 사찰음식전문가가 준비 했다고 한다.
어느 모임이나 단체이든지 헌신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이해모 실장이 바로 그런 사람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런데 이번 후원의 날 행사에서 눈여겨 본 것이 있다. 그것은 회비 회원에 대한 것이다.
크게 두 가지 성격의 단체가 있다. 하나는 외부의 지원을 받는 단체이고, 또 하나는 외부의 지원을 받지 않는 단체이다. 전자는 외부에 휘둘리기 쉽다. 그러나 후자는 외부에 휘둘리지 않아 독자적 생존이 가능하다.
단체가 성장하려면 홀로 서야 한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자강(自强)하는 것이다. 스스로 강해지는 것이야말로 자생할 수 있는 것이어서 생명력이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회비를 내는 회원이 있어야 한다.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에서는 올해 300명회원 모집활동을 하고 있다. 그 결과 신규회원을 267명 확보 했다고 한다. 현재 회비를 납부하고 있는 회원은 637명이다.
이번 후원의 날 행사는 회원행사나 다름 없다고 본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회원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여기에 참여 했다. 회원도 아니면서 참여한 것이다.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회원이 되기로 했다. 어느 불교단체 보다 가장 열정적이고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여기에 힘을 보태고자 한다.
2024-06-24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