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에 근(筋)테크 하라는데
노년에 근(筋)테크 하라는데
몸은 민감하다. 몸에 조금이라도 이상 있으면 감지된다. 나이를 먹음에 따라 노화에 따른 것일까?
몸에서 보내는 신호를 파악해야 한다. 과도한 글쓰기를 하면 머리가 상기된다. 아마 오랜 시간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른바 안구건조증에 따라 머리에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모니터를 늘 가까이 하고 있다. 생업 자체가 모니터를 들여다 보는 일이다. 그렇다고 주식을 보는 것은 아니다. 인쇄회로기판설계 작업 하다 보면 장시간 모니터에서 눈을 뗄 수 없다.
글을 쓸 때도 모니터를 보고 작업을 할 때도 모니터를 본다. 이럴 때 눈의 피로가 극심하다. 가장 좋은 것은 50분 일하고 10분 쉬는 것이다. 또 하나는 눈을 자주 깜박여 주는 것이다. 눈을 깜박여서 눈물을 나오게 함을 말한다. 이른바 안구건조증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한번 머리가 아프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뒷골이 당기듯이 주기적으로 통증이 있을 때 무조건 쉬어야 한다. 글도 쓸 수 없고 작업도 할 수 없다. 조짐이 있으면 무조건 쉰다. 또 하나 염려스러운 것은 등이 싸늘한 것이다.
등이 차가울 때가 있다. 이런 증상이 생기면 삶의 질이 저하된다. 신경 써야 할 곳이 하나 더 생겼기 때문이다. 그것도 지속적으로 신호를 보낸다. 감기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한여름에 한기를 느꼈을 때 몸이 몹시 불편하다. 이럴 경우 타이레놀을 먹는다. 병원에서 가서 약을 타오기도 한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되는 것일까? 어떤 이는 몸에 염증이 있는 것 아닌지 말한다.
몸에 한기가 있는 것은 아마도 면역력이 약화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몸의 저항력이 약화되었을 때 잠복되어 있는 병원균이 급격하게 세력을 확장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도 몸에 잠복 되어 있을 것이다.
복부에 통증이 올 때도 있다. 이런 경우 전조가 있다. 그것은 수면과 관련이 있다. 잠을 충분히 자지 못했을 때, 그것도 연속으로 수면부족일 때 나타난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면 타이레놀을 먹는다.
병원에 가지 않는다. 건강진단도 받지 않는다. 이런 일은 자랑할 일이 아니다. 이런 일로 비난 받는다. 그럼에도 나름대로 조치를 취한다. 내 몸은 내가 가장 잘 알기 때문이다.
병원에 주기적으로 가야 한다. 건강진단도 때가 되면 받아야 한다. 그렇다고 병원에서 하자는 대로, 의사가 하자는 대로 해서는 안될 것이다. 왜 그런가? 병원은 일종의 영리단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몸에 해를 끼치는 일은 일체 하지 않는다. 요즘은 술도 마시지 않는다. 본래 술은 잘 하지 못한다. 몸이 가늘어서 알코올을 잘 받아 들이지 못한다. 그러나 술자리에는 빠지지 않는다.
요즘 재가우안거중이다. 오늘로서 13일째이다. 우안거 기간 동안 일체 술을 마시지 않았다. 이전에는 맥주 작은 것 한캔 정도는 마셨다. 요즘은 그것 마저 그만 두었다.
술을 왜 마시면 안되는가?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테라와다불교에서는 하나의 분명한 이유가 있다. 그것은 집중에 방해되기 때문이다. 술을 마시고 나서 명상을 할 수 없는 것이다.
술은 집중하는 데 있어서 최대의 적이다. 그럼에도 한국불교 전통에서는 곡차라 하여 즐겨 마시는 것 같다. 술을 마신 상태에서 어떻게 집중할 수 있을까? 술을 마신 상태에서 어떻게 일상에서 새김을 유지할 수 있을까?
마하시사야도의 아리와와사법문에 따르면 ‘물러난수다원이야기’가 있다. 어느 스승이 거사에게 “당신은 이제부터 수다원입니다.”라고 인증 해 준 이야기를 말한다.
거사는 수다원이 되었다. 자신이 수다원이라 생각하자 그때부터 오계를 지키기 시작했다. 당연히 술도 마시지 않게 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 더 높은 스승으로부터 “당신은 수다원이 아닙니다.”라는 말을 들었다. 거사는 그때부터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참고 있었던 것을 마신 것이다.
한국불교에 인증제도가 있다. 스승이 제자에게 깨달았다고 인증하는 것이다. 심지어 인증서까지 써 준다. 테라와다불교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것이다.
인증서를 받은 자는 자신에 대하여 깨달은 자라고 여길 것이다. 그러나 계행은 엉망이다. 그럼에도 깨달은 자이기 때문에 계행은 문제 되지 않는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막행막식하는 것이다.
자기자신에 대하여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자기자신이다. 당연히 자신에 남아 있는 번뇌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있다. 수행자는 자신에게 남아 있는 번뇌를 제거하기 위해서 수행한다. 자연스럽게 계를 지킬 수밖에 없다.
자신의 몸은 자신이 가장 잘 안다. 중병이라면 의사에게 가야 할 것이다. 첨단의료기기를 이용하여 검사도 받아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자신에게 감지 되는 문제는 자신이 가장 잘 안다. 물론 피해 가는 방법도 알고 있다.
몸의 변화에 민감하다. 아침에 일어나면 몸부터 첵크한다. 마치 체크리스트대로 점검하는 것과 같다. 머리에서부터 시작하여 등, 가슴, 복부에 이르기까지 스캔해 본다. 이상이 감지 되면 대책을 세워야 한다.
병원에 가지 않는다. 자랑할만한 것은 아니다. 비난 받을 일이다. 그러나 병원에 가야 할 때가 있다. 감기에 걸렸을 때 약 타 먹으러 간다. 이빨이 아플 때 치료 받으러 간다. 내과와 치과를 제외하고 가지 않는다.
나이 들수록 병원과 친하게 지내라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나이가 많이 들면 시골보다 도시에서 살라고 말한다. 병원 가까이 사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병원은 여전히 멀리한다.
몸과 관련하여 하나의 믿음이 있다. 어쩌면 잘못된 믿음일지 모른다. 그것은 ‘자연치유력’에 대한 것이다.
얼굴에 검버섯이 있다. 얼굴관리를 전혀 하지 않다 보니 오른쪽 얼굴에 검게 부풀어 오른 검버섯이 피었다. 거울을 볼 때마다 눈에 거슬렸다. 십년 가까이 된 것 같다.
삼주전의 일이다. 얼굴에 마치 콩알만하게 부풀어 올라서 병원에 갔다. 거의 가지 않는 피부과를 찾아 간 것이다. 제거해야 할 것 같았다.
피부과에서 문의만 했다. 문의해 보니 레이저로 치료 가능하다고 했다. 그리고 검게 부풀어 오른 것은 사마귀라고 했다.
피부과에는 더 이상 가지 않았다. 사마귀가 극적으로 사라졌기 때문이다. 레이져로 제거하지 않으면 안될 것으로 여겼으나 피부연고를 바르자 사라진 것이다.
사마귀는 얼굴에 십년 가까이 있었다. 사촌 형도 보기에 좋지 않았던 것 같다. 피부가 건조하면 더 심해지기 때문에 화장품을 발라 촉촉하게 하라고 했다.
얼굴에 사마귀가 사라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아마 십년쯤 된 것 같다. 왼쪽 얼굴에 콩알만한 사마귀가 부풀어 올랐다. 그 상태로 수년 되었다. 그런데 된장국을 열심히 먹었더니 사라진 것이다. 그러나 자리에 흉터는 남아 있다. 까맣게 보이는 것이다.
얼굴에서 사마귀가 사라진 것은 두 번이다. 레이저 시술을 받지 않고 그대로 내버려 두었는데 저절로 사라진 것이다. 이것을 보고서 하나의 확신을 갖게 되었다. 그것은 자연치유력에 대한 것이다.
잘못된 믿음은 잘못된 결과를 가져 올 수 있다. 자연치유력에 대한 환상도 이에 해당될 것이다. 몸 안에 망가져 가는 것이 있음에도 자연치유력만 믿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럼에도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하면 사라지는 것으로 본다.
최근에 유튜브에서 관심있게 본 것이 있다. 그것은 ‘근테크’에 대한 것이다. 마치 재테크하듯이 근육을 유지하라는 것이다.
근테크, 들어 본 말이다. 그런데 이번에 ‘정희원’ 교수로부터 제대로 들었다.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유튜브에서 들은 것이다.
흔히 이런 말을 듣는다. 노인이 되면 넘어지는 것을 조심하라는 것이다. 낙상사고를 말한다. 화장실에 갖다가 넘어져서 골반이 깨졌을 때 죽음에 이를 수 있음을 말한다.
노인의 낙상사고에 대하여 잘 이해하지 못했다. 왜 노인은 잘 넘어질까에 대한 것이다. 그런데 정희원 선생의 이야기를 듣고 이해하게 되었다. 노인은 신체를 지탱할 근육이 없었던 것이다.
현재 중년에서 노년으로 넘어가는 갈림길에 서 있다. 내년이 되면 국가가 인정하는 공식적 노인이 된다. 나는 근육이 있는 것인가?
노인이 될수록 근육을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 노인이 되면 지속적으로 근육이 빠져 나가는데 이를 지켜야 함을 말한다. 어떻게 지켜야 할까? 운동 등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그러나 가장 근본적으로 해야 할 것은 잘 먹는 것이다.
요즘 고기를 멀리하고 있다. 마트에서 고기를 사서 요리해서 먹는 것은 자제하고 있다. 안거를 하면서 명상하는 삶을 살다보니 비린 것이 입에 맞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노인건강전문의에 따르면 노인이 될수록 고기를 먹으라는 것이다. 근육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근육의 중요성을 실감하지 못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보면 실감하다. 걷기 조차 불편한 노인을 보면 근력과 관련이 있다.
요즘 재가우안거철이다. 아침에 백권당에 와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행선과 좌선하는 것이다.
행선할 때 몸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몸이 불편하면 잘 걸을 수 없다. 뒤뚱뒤뚱하며 중심을 잡지 못한다. 머리가 상기 되도 걷기 힘들고, 등이 서늘해도 걷기 힘들다. 복부가 아파도 걷기 힘들다. 이런 때는 누워서 쉬어야 한다.
좌선을 할 때 알람이 울릴 때까지 앉아 있어야 한다. 요즘은 삼십분 앉아 있는다. 이때 등의 근육으로 버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등의 힘이 없다면 오분 앉아 있기도 힘들 것이다.
흔히 수행은 젊어서 해야 한다고 말한다. 젊었을 때 학업을 이루는 것과 같다. 노년에는 수행하기도 힘들고 학업을 이루기도 힘들다. 이는 체력이 받쳐 주지 않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근력이 없기 때문에 힘든 것이다.
유년시절 시골에서는 ‘길력’이라는 말을 했다. 그래서‘그 사람 길력이 세다’라고 말한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길력은 기력을 말한다. 기역은 근력에 대한 것이기도 하다. 근육의 힘이 기력인 것이다.
수행을 하려면 기력이 있어야 한다. 젊은 사람이 수행하기 좋은 이유에 해당된다. 그럼에도 수행은 노년에 해도 늦지 않다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 테라가타에 이런 게송이 있다.
“우리가 늙어서 둘이서
지팡이에 의지하게 될 때,
둘이서 함께 출가하면, 두 곳에서
행운의 주사위가 던져지는 것입니다.” (Thag.462)
유녀는 수행자를 유혹했다. 수행은 나이 들어서 늙어서 수행해도 좋으니 지금 젊을 때 감각적 즐거움을 즐기자는 것이다.
유녀는 돈이 많았다. 유녀는 돈으로 수행자를 타락시키고자 했다. 유녀는 “젊어서 그대는 출가했다. 나의 가르침을 따르시오. 인간의 감각적 쾌락을 즐기시오. 내가 재산을 주겠소. 정말 그대에게 약속하겠소. 아니면, 내가 불을 가져오겠소.”(Thag.461)라며 유혹했다.
수행자는 유녀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았다. 유녀가 불의 맹세를 말했지만 수행자를 무너뜨리고 나면 없던 일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늙어서 수행할 수 있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
수행은 힘이 있을 때 하는 것이다. 수행은 한살이라도 젊을 때 하는 것이다. 너무 나이가 들면 앉아 있을 힘도 없다.
수행은 기력이 없으면 하기 힘들다. 수행은 근육의 힘이 있을 때 하는 것이다. 노년출가가 어려운 것은 힘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위빠사나 수행지침서에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20대에서 40대에 올바른 수행을 한다면, 한 달 안에 지혜를 완성할 수 있다. 50대에서 60대가 되어 건강이 예전 같지 않은 시기에는 지혜를 완성하는데 두 달이 걸린다. 어떤 이는 그렇게 하더라도 만족할 만한 지혜에 이르지 못할 수도 있다. 70대를 넘어 80대가 되면, 인내심을 가지고 수행하더라도 분명하게 법을 이해하려면 긴 시간이 필요하다. 수행은 어렵고 노력을 해도 성과가 없다. 늦게 수행을 시작한 사람으로서 법을 완전히 이해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80세가 넘으면 수행을 하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다.” (위빠사나 수행자의 근기를 돕는 아홉요인, 275-276쪽)
수행은 언제까지 가능할까? 옛날에는 힘든 노동을 했기 때문에 나이가 육십 이상 되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요즘은 영양상태가 좋아서 칠십 이상도 가능하다. 근육으로 지탱할 만한 힘이 있다면 여든도 가능할 것이다.
노인건강전문의 한희원 선생은 근테크를 말했다. 노인이 됐을 때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줄어드는 근육을 지키는 것이라고 했다. 노인이 되면 근육의 힘으로 사는 것이라고 했다.
기력이 있어야 학업도 이루고 일도 할 수 있다. 기력이 있어야 수행도 할 수 있다. 기력은 근력에서 나온다. 근력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잘 먹어야 한다.
노인이 되면 잘 먹어야 한다. 젊었을 때는 채식을 해도 근육이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노인이 채식 위주로 살아가면 빠져 나가는 근육을 지켜내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흰 쌀밥에 고깃국을 먹고 고기를 먹어야 함을 말한다.
노년에 수행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선천적으로 약하게 태어난 자는 더욱더 힘들다. 문제는 빠져 나가는 근육을 지켜내는 일이다.
노년에 수행하고 있다. 재가우안거한다고 매일 아침 삼십분 앉아 있는다. 점심을 먹고 나서도 삼십분 앉아 있는다. 목표는 저녁에도 앉아 있는 것이다.
좌선을 하다 보면 허리의 근육으로 버틴다. 허리를 곧추 세울 때 허리 근육의 힘이 작용한다. 허리에 근육이 없다면 앉아 있을 수 없을 것이다.
행선할 때 다리의 근육으로 행한다. 다리에 근육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서 있기도 힘들 것이다. 또한 비틀거릴 것이다.
노인건강전문의 말이 가슴에 다가 온다. 나이가 칠십이 되고 팔십이 되었을 때 누워 지내지 않으려면, 요양원에 가지 않으려면 근육을 지키라는 것이다.
나이가 들었을 때 다른 것을 할 것이 없다. 노인이 되었을 때 재테크 하는 것보다 근테크 하라고 말한다. 요양원에 가기 싫으면 지금부터라도 근테크 하는 것이다.
병원에 가지 않는다. 병원에 가지 않아서 비난 받는다. 그러나 믿는 구석이 있다. 그것은 자연치유력이다. 얼굴에 사마귀가 사라진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몸과 마음을 잘 관리하면 건강은 유지된다. 명상하는 삶도 이에 해당된다.
2024-08-01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