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석사 안양루에서 하계를 보니
부석사 안양루에서 하계를 보니
삼박사일 둘째 날 오후에는 부석사에 갔다. 청송에서 영주까지 80여키로 1시간 이상 걸렸다. 당진-영덕 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를 이용해서 갔다. 둘 째날 숙소는 소백산자연휴양림이다.
영주 부석사는 두 번 가 보았다. 단체로 순례법회 갈 때 간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종착지는 무량수전이다.
부석사 가는 길은 한가지 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주차장이 있는 곳에서 내려 1키로 가량 걸어 올라가야 하는 코스가 있다. 그러나 우회길도 있다는 것이다.
요즘 절에 가면 절 바로 입구까지 차로 들어갈 수 있다. 공식적인 주차장이 있기는 하지만 신도들을 위해서 특별히 허용된 길이 있는 것이다. 아마 나이 든 신도들이 많은 것도 이유가 될 것이다.
무릎이 아파 먼 길을 걷지 못하는 노보살들이 많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서 절 코 앞까지 갈 수 있게 해 놓은 곳이 많다. 한달 전에 간 직자사도 그랬다.
부석사 우회길을 통해서 쉽게 이르렀다. 부석사 북쪽길이다. 그런데 부석사 가는 표지판은 일체 보이지 않는다. 아는 사람만 이용하는 ‘비밀의 길’처럼 보인다.
부석사 북쪽 주차장에 이르렀다. 이 길을 이용하면 쉽게 무량수전에 잡근 할 수 있다. 몸이 불편한 사람이 이용하면 좋을 것 같다. 다리가 튼튼한 사람이라면 아래 주차장에서 내려 운동삼아 걷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부석사 무량수전 앞에 섰다. 안양루에서 아래 세상을 바라 보았다. 하늘이 맑아서인지 시계가 백키로 이상 되는 것 같다. 굽이굽이 첩첩산중이 아래로 끝없이 펼쳐져 있다. 이것 하나만 보아도 스트레스가 풀려질 듯 하다.
무량수전은 ‘배흘림기둥’으로 잘 알려져 있다. 또 한번 배흘림을 확인했다. 중간이 스무스하게 불룩 나온 것이 눈에 쏙 들어 온다. 일자형으로 밋밋한 것보다는 휠씬 부드럽다. 울퉁불퉁한 나무를 기둥으로 쓴 것과는 비교 되지 않는다.
무량수전을 한참 쳐다 보았다. 마치 미인을 보면 자꾸 보고 싶어 지는 것처럼, 아무리 보아도 질리지 않는다. 하나의 잘 만들어진 예술작품을 보는 것 같다.
불자는 산에 가면 절로 향하게 되어 있다. 절에 가면 주법당으로 향하게 되어 있다. 무량수전에 들어 갔다.
무량수전에는 바깥에서 보던 것처럼 배흘림기둥이 여러 개 있다. 모양이나 형태가 똑같다. 배흘림 기둥을 만져 보았다. 마치 콘크리트처럼 단단하다. 그리고 나무결에 따라 사이가 벌어지지도 않았다. 이렇게 어떻게 수백년 버텨 왔을까?
무량수전은 아마 바닥이 벽돌로 되어 있을 것이다. 마루가 깔려져 있으나 바닥에는 벽돌모양의 바닥이었음에 틀림 없다. 고려시대 때 전각의 특징이디. 신발을 신은 채로 들어가는 것이다. 안동 봉정사도 이런 식이다.
중국절에는 신발을 신고 들어간다. 중국성지순례 갔었을 때 본 것이다. 소림사에서도 신발 신고 들어 간다. 고려시대 때 만든 법당 건물은 신발을 신고 들어가는 구조로 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부석사 안양루에서 한참 아래세상을 바라 보았다. 늘 이곳에 오면 여기에 서서 끝없이 펼쳐진 굽이굽이 첩첩산을 바라 본다. 나만 이런 기분이 아닐 것이다. 그 옛날 사람들도 이곳에 서서 백키로 이상 되는 아래세상을 바라보며 호연지기를 길렀을 것이다.
보이는 것은 물질이고 보는 것은 정신이다. 아름다운 풍광을 바라 볼 때 아름답다고 말하면 세속적이다. 출세간의 도를 지향하는 사람이라면 정신과 물질로 바라 보아야 한다. 내가 보지만 내가 보았다는 상을 내지 않는 것이다.
2024-09-26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