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원권 상품권 받고 두 배 소비하기
오만원권 상품권 받고 두 배 소비하기
소백산자연휴양림 옥순봉에 있다. 숲속의 집 이름을 말한다. 어제는 석문에 있었다. 도담삼봉에 있는 석문을 말한다. 숲속의 집 이름은 단양 명소의 이름을 붙여 놓았다.
현재시각 9월 26일 오후 4시 37분이다. 오전 11시에 석문을 나와 단양시내 투어를 했다. 휴양림에서 상품권 5만원을 주어서 지역에서 소비하기 위한 것이다. 구경시장에서 점심을 먹고 카페 산(sann)에서 커피를 마셨다.
상품권은 현금이나 다름없다. 만원권 상품권이 다섯 장이다. 오로지 단양에서만 소비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10만원 썼다. 5만원권 상품권을 받고 10만원을 소비했으니 지자체의 작전은 성공한 셈이다.
소백산자연휴양림은 해발고도 600미터 고지에 있다. 휴양림에 있으면 산 아래가 내려다 보인다. 특히 전망대에서 보면 저멀리 소백산뿐만 아니라 십승지 가운데 하나인 영춘면이 보인다.
소백산자연휴양림전망대에서 본 아래 세상은 장관이다. 높은 데서 보니 세상이 내려다 보인다. 전망대보다 더 높은 곳은 우러러 보인다. 큰사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깨달은 사람은 깨달은 사람을 알아본다고 말한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범부는 각자의 마음을 모른다는 말과 같다. 그러나 그 역은 성립한다.
각자는 범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성자는 범부의 마음을 알고 있다. 마치 높은 산에서 하계를 내려다 보는 것과 같다. 그러나 범부는 각자의 마음을 모른다. 낮은 산에서 높은 산의 봉우리가 어떤 것인지 모르는 것과 같다.
소백산자연휴양림전망대에서 본 영춘면은 평화스러워 보였다. 뒤로는 삼각형 모양의 높은 산이 첩첩이 전개되고 있다. 남쪽으로는 동강이 서쪽으로 흐르고 있다.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명당자리이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영춘면은 하동 악양면을 보는 것 같았다.
국도를 지나면서 본 악양면은 한없이 평화스러워 보였다.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에는 남쪽이 터져 있는 모양이다. 이와 똑 같은 모양이 단양 영춘면이다. 이에 대하여 전망대 안내판을 보니 ‘백성들의 이상향 십승지지 영춘’이라는 설명문이 있다.
정감록에 십승지가 있다. 숨어살기에 좋은 이상향이다. 전란이 나도 난리가 났는지조차 모를 길지이다. 어느 곳을 말하는 것일까? 안내판을 보니 풍기 예천, 안동 화곡, 개령 용궁, 가야, 단춘, 마곡, 진목, 봉화, 운봉 두류산, 태백이다. 주로 경상도 깊은 산골임을 알 수 있다.
정감록에서의 십승지는 목숨을 보전할 수 있는 지역이다. 세 가지 재앙인 전란, 흉년, 질병이 들어오지 않는 땅이다.
십승지로 거론 되는 지역은 지형적 특징이 있다. 한결같이 주위에 높은 산이 둘러쳐져 있다. 배산임수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지형이다. 사람이 숨어살기에 좋은 지형이다. 십승지 중에 단천이 있다. 단천이 바로 단양군 영춘면이다,
소백산자연휴양림전망대에서 본 영춘면은 매력적이다. 저녁에 지는 햇살에 분지형 지형이 빛이 났다. 한없이 아늑하고 평화로워 보였다. 이곳에 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동 악양면보다 더 아늑하고 더 안온한 느낌이 들었다.
단양상품권을 소비하기 위해서 단양재래시장으로 향했다. 오늘 점심은 단양재래시장에서 먹기로 했다. 무엇을 먹어야 할까?
단양재래시장은 온통 마늘천지이다. 마늘로 특화된 것 같다. 마늘순대, 마늘빵, 마늘닭강정 등 온통 마늘자가 들어간 식품일색이다. 단양은 마늘의 고장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것 같다.
점심은 떡갈비정식으로 했다. 일인분에 만3천원이다. 당연히 마늘이 들어간 마늘떡갈비이다.
저녁에 먹을 것도 사야 했다. 저녁먹거리 시장을 본 것이다. 빈대떡을 하나 샀다, 마늘빈대떡이다. 하나에 8천원이다. 올갱이해장국을 샀다. 일인분에 만2천원이다.
재래시장에서 점심을 먹고 저녁에 먹을 것을 사다보니 십만원 썼다, 5만원권 상품권을 받고 십만원 썼으니 군의 입장에서 본다면 남는 장사한 것이다. 상품권이 없었다면 패싱했을 것이다.
오후 시간이 많이 남았다. 카페 산에 가기로 했다, 해발 600고지에 있는 카페이다. 패러글라이더 타는 곳이기도 하다.
해발 660고지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아름다웠다. 우리 국토가 이렇게 아름다운 줄 몰랐다. 아래에서는 느낄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시상이 떠올랐다.
“저 하늘 끝간데 없이 첩첩연봉이다.
푸른 하늘에 흰구름은
시시각각 형태를 달리한다.
산너머 구름너머 저 아득한
먼나라에는 무엇이 있을까?
찰나생찰나멸하는 오온이
덧없는 흰구름을 바라보고 있다.”
높은 데서 보아야 멀리 보인다. 그래서일까 패러글라이더를 탄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일시적 현상일 뿐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자연은 말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자연은 영원한 것이 아니다. 세월에 따라 형태를 달리 한다. 저 멀리 있는 바위산이 영원할 것 같지만 인간의 탐욕에 의해 부서진다. 저 멀리 보이는 거대한 채석장이 이를 잘 말해준다.
또다시 자연휴양림으로 돌아왔다. 어제는 석문이었는데 오늘은 옥순봉이다. 구조는 동일하다. 거실에 방 하나, 그리고 다락방이 있는 구조이다.
서쪽으로 해가 진다. 서쪽하늘이 벌겋게 물들려 한다. 하루가 마감되는 것이다. 보는 물질과 아는 마음의 조화이다. 내가 본 것이 아니다. 단지 물질적 현상과 정신적 현상에 지나지 않은 것이다. 흰구름이 흘러간다.
2024-09-26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