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식물

아악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

담마다사 이병욱 2024. 10. 16. 15:54

아악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
 
 
견물생심이다. 보는 김에 질러 버렸다. 그렇다고 큰 금액은 아니다. 고작 만2천원하는 식물이다. 어제 오후 안양중앙시장에서 일어난 일이다.
 
요즘 일감이 없어서 한가하다. 오전에 글쓰기가 끝나면 오후에는 그다지 할 것이 없다. 이전에는 유튜브 보는 것으로 시간을 보냈다. 오후 2시에는 ‘매불쇼’를 보는 등 시간대 별로 스케줄이 있었다. 그러나 모두 끊어 버렸다. 이런 것도 재가우안거의 효과일까?
 
시간이 철철 남는다. 시간부자가 되었을 때 이것저것 하게 된다. 그런 것 중에 하나는 시장 가는 것이다.
 
시장에 가면 활력이 넘친다. 사람 사는 곳 같다. 사람 사는 맛이 느껴진다. 시장이 없으면 무슨 재미로 살아갈까?
 
시장에서 보는 재미가 있다. 반드시 사지 않아도 된다. 마치 공항 대합실에서 사람구경하듯이 시장에서 이런 저런 물건을 구경한다.
 
시장에 가면 사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 이것을 보면 이것을 사고 싶고 저것을 보면 저것을 사고 싶다. 충동구매하기 싶다. 그래 보아야 재래시장에서는 만원 안팍이다.
 

 
일없이 시장을 왔다리갔다리 했다. 사고 싶은 것이 너무 많지만 곧바로 사지 않았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찜’하는 것처럼 마음속으로 찜해 두었다. 한번 둘러 보고 결정하는 것이다.
 
세 가지 물건을 샀다. 왕새우, 멸치, 그리고 식물을 샀다.
 
왕새우는 한박스에 만원이다. 대형마트보다는 30%정도 저렴한 것 같다. 멸치는 반찬으로 먹기 위한 것이다. 입맛 없을 때, 반찬이 없을 때 멸치를 고추장이나 된장에 찍어 먹으면 최상의 먹거리가 된다.
 
왕새우 살 때 망설였다. 1키로에 2만3천원이다. 살아 있는 것이 지금이 제철이다. 한번 둘러 보고 온 다음에 질러 버렸다. 집에서 5개를 한봉지로 분류하니 6봉지가 되었다. 왕새우 29마리이다. 대형마트 보다 반가격인 것 같다. 모두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 저녁에 식사할 때 한봉지씩 꺼내 먹으면 된다.
 

 
식물은 가격이 싸서 샀다. 여러 줄기로 된 식물로 만2천원이다. 왜 이렇게 싼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부업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마치 다이소와 같이 생활용품매장에서 식물도 파는 것이다.
 
식물을 사면 반드시 식물이름을 물어본다. 주인은 ‘아악무’라고 알려 주었다. 처음 들어보는 식물이다. 그러나 본 기억이 있다. 명학역 중국음식점 ‘소선’에서 본 것이다.
 

 
소선에서 아악무를 봤을 때 마음이 끌렸다. 여러줄기가 척척 늘어져 있는 것이 격조 있고 품위 있어 보였다. 식물에도 이렇게 ‘급’이 있는 것이다. 어제 중앙시장에 산책하듯이 갔다가 끌린 것은 아마 본 인상이 남아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악무는 어떤 식물일까? 인터넷검색을 해보니 햇빛을 좋아하는 ‘다육식물’이라고 한다. 원산지가 아프리카이기 때문에 양지 또는 반양지에서 키워야 한다고 써 있다. 창 측에 놓으면 좋을 것 같다.
 

 
아악무는 나무위키에 따르면 다육식물의 일종으로 난이도 높은 것이라고 했다. 코끼리가 잘 먹는 식물이라고 한다.
 
다육식물이라는 말에 난감했다. 다육식물을 키우다 실패한 적이 많기 때문이다. 아악무를 어떻게 키워야 할까?
 
식물을 사 오면 먼저 분갈이를 한다. 빈 화분이 많기 때문이다. 이는 이전에 식물이 많이 죽었음을 말한다. 커다란 도자기 화분이 빈 채로 있어서 채우기 위함이다.
 
분갈이 하는 방법이 있다. 그것은 기존 화분에서 흙과 함께 그대로 빼 낸 다음 그대로 옮겨 심는 방식이다. 이때 새로 사온 흙을 주변에 넣어 준다. 잎이 큰 열대식물은 이렇게 해도 잘 자란다. 그러나 다육식물은 까다로워서 앞날을 알 수 없다.
 
분갈이하면 다른 것도 하게 된다. 식물이 자라면 화분도 바꾸어 주어야 한다. 개운죽 화분을 바꾸었다. 빈 도자기 화분으로 갈아타게 한 것이다. 개운죽은 물만 주어도 잘 자란다.
 

 
사람에게 생노병사가 있드시 식물에게도 생멸이 있다. 이제까지 수많은 식물을 키웠는데 도중에 죽고 만 것도 많다. 다만 기록으로 남아 있다. 글과 사진만 있는 것이다. 식물은 사라지고 도자기 화분만 남았다.
 
어떻게 해야 식물을 잘 키울 수 있을까? 식물키우기 17년째에 터득한 비법이 없지 않을 수 없다. 물은 생각날 때 주어야 한다. 자주 주면 과습으로 죽게 된다. 대개 이삼주에 한번 주면 된다. 난은 하루밤 동안 물에 푹 담구어 두어야 한다.
 
식물키우기 노우하우가 있다. 바람을 일으켜야한다. 송풍기를 회전시켜 바람을 일으키는 것이다. 식물은 흙이나 물만으로 자라지 않는다. 온도도 적당해야 하고 바람도 있어야 한다. 인공바람이라도 불게 해 주어야 한다. 식물은 지수화풍 사대로 사는 것이다.
 

 
사무실 창은 북동향이다. 아침에 한두 시간 햇볕 드는 것이 고작이다. 일조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식물등’을 설치했다. 적색, 청색이 나는 LED등이다. 중앙 칸막이 안쪽, 명상공간에 있는 식물은 창과 거리가 멀어서 잘 자라지 못하는데 식물등을 설치 해 놓으면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도자기 화분에는 새로운 식물이 자리 잡는다. 도자기는 변함 없이 그대로 있지만 새로운 식물의 집이 되는 것이다. 오늘 아악무를 반려식물로 맞았다.
 
반려식물은 항상 함께 하는 식구와도 같다. 반려동물과는 달리 부담이 없다. 반려동물은 유정물이어서 정신적 교감을 어는 정도 하지만 식물은 무정물에 가깝기 때문에 죽어도 부담이 없는 것이다.
 

 
하루 일과 대부분을 백권당에서 보낸다. 책상에 앉아 있을 때 늘 보는 것이 식물이다. 백권당에는 난을 비롯하여 고무나무, 행운목 등 열대식물로 가득하지만 꽃은 없다. 잎을 보는 것으로 만족한다. 푸른 잎을 보는 것만으로도 삶의 활력소가 된다.
 

 
아악무를 보니 식물의 품격이 느껴진다. 보는 것만으로 눈이 즐겁고 마음은 흐믓하다. 마치 여러 사람 가운데 미인이 앉아 있는 것 같다. 미인반려식물과 함께 하게 되었다.
 
 
2024-10-16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