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2831

종로는 외국인 이주민노동자들의 해방구, 2024년 우중의 연등축제

종로는 외국인 이주민노동자들의 해방구, 2024년 우중의 연등축제  화창한 일요일 아침이다. 오월 신록의 공기는 싱그럽다. 살맛 나는 날씨이다. 늘 이런 축복받은 날씨만 계속되면 얼마나 좋을까? 모든 일에 장애 업기 바라지 말라고 했다. 어제가 그랬다. 연등축제가 열리는 날에 비가 왔기 때문이다.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바라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늘 바라는 대로 되지 않는다. 연등축제에 참관하기로 했다. 직접적인 동기는 법회모임의 거사가 참여하기를 요청하는 전화를 걸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전에 이미 참관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것은 기록을 남기기 위한 것이다. 연등축제에 참관한 것은 불교에 정식으로 입문하고 나서부터의 일이다. 2005년 불교에 입문하고 나서 2007년부터 기록을 남겼다...

진흙속의연꽃 2024.05.12

폐기물 수거장에서 취득한 오단책장

폐기물 수거장에서 취득한 오단책장  요즘 유튜브를 보면 서재 화면을 종종 볼 수 있다. 뒷면에는 책장이 있다. 책장 안에는 수백권에 달하는 울긋불긋한 책이 채워져 있다. 줌모임 할 때도 볼 수 있다. 어느 번역가는 집에 책으로 가득하다. 서른 평 대의 아파트의 거실은 물론 서재, 작은 방에 이르기까지 책으로 가득했다. 보는 것만으로 압도 되었다. 서재에 책이 가득하면 무언가 ‘있어’ 보인다. 비록 물질적으로 가진 것은 없어도 정신적으로는 부자처럼 보인다. 전집이 아니라 울긋불긋 단행본이라면 아마 읽어 보았을 것이다. 지식의 향연을 보는 것 같다. 백권당에도 책이 꽤 있다. 책장이 여섯 개 있다. 책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책이 너무 많아서 작년에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했다. 읽어 보지도 않고 자리만 차지..

진흙속의연꽃 2024.05.11

빈자일등(貧者一燈) 정신으로

빈자일등(貧者一燈) 정신으로  부처님오신날이 머지 않았다. 다음주 5월 15일은 사월초파일로 한국불교의 ‘부처님오신날’이다. 그 다음주 5월 22일은 사월보름날로 테라와다불교의 ‘붓다데이’이다. 부처님오신날은 대승불교전통에 따른다. 오로지 탄생만을 기리는 것이다. 그러나 테라와다불교에서는 붓다데이라 하여 탄생뿐만아니라 성도와 열반, 이렇게 세 가지 사건도 함께 기린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여 공양을 했다. 부처님에게 올리는 공양이다. 이를 한자어로 ‘불공(佛供)’이라고 한다. 빠알리어로는 붓다뿌자(buddhapūjā)가 된다.  요즘 한국불자들은 기도라는 말을 자주 쓰는 것 같다. 이는 절에서 이런 용어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수능백일기도, 관음기도, 지장기도 등과 같이 기도가 따라 붙는다. 기도라는 말은..

진흙속의연꽃 2024.05.10

신부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

신부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  조카 결혼식이 강남에서 열렸다. 오전 11시에 열리는 식에 참석하기 위해서 여유 있게 출발 했다. 라플레이스, 웹 청첩장에 표시 된 장소이다. 도착해 보니 언젠가 와 본 것 같다. 그러나 어떤 결혼식이 열렸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한 장소에서 식도 열리고 식사도 함께 하는 곳이다. 결혼식은 주례 없이 열렸다. 이제 주례 없는 혼례식은 대세가 된 것 같다.   부모세대는 주례가 있었다. 긴 주례가 특징이다. 교회에서는 목사가 긴 이야기를 했다. 혼례식의 주인공은 신랑과 신부이다. 나머지 사람들은 축하하러 온 사람들이다. 식장에서 스포트 라이트는 신랑신부에게 맞추어져 있다. 신랑신부에게는 최고 날이나 다름 없다. 결혼식은 인생의 꽃이다. 결혼식은 인생의 절정이다. 식을 올리는 것..

진흙속의연꽃 2024.05.05

망해암 낙조바위

망해암 낙조바위 싱그러운 오월의 아침이다. 일터로 가는 길에 상큼한 향내를 느꼈다. 어떤 냄새일까? 이마트 안양점 주변에서는 찾을 수 없다. 냄새에 약하다. 무언가 타는 냄새가 날 때 한참 후에 알아본다. 후각능력이 덜 발달한 것 같다. 그러나 오늘은 달랐다. 비산사거리에서 향내가 코를 자극했다. 깊게 흡입 했다. 후각을 의도적으로 알아차리고자 한 것이다. 그때 대로 건너편으로 눈을 돌렸다. 그곳에 흰 목걸이처럼 주렁주렁 매달린 것이 보였다. 순간적으로 “아카시아꽃이다!”라고 알아차렸다. 향기는 바람을 타고 간다. 또한 꽃향기는 바람을 거스리지 못한다. 아마 강하게 바람이 분 것 같다. 후각능력이 떨어진 자의 코에도 아카시아 상큼한 냄새가 다가왔다. 하나의 사물을 보면 연쇄작용을 일으킨다. 비산사거리에 ..

진흙속의연꽃 2024.05.03

오토바이 폭탄음

오토바이 폭탄음  요즘 귀에 거슬리는 것이 있다. 오토바이 폭탄음이다. 마치 따발총을 쏘는 것처럼 쏜살같이 달린다. 마치 폭탄을 터뜨리는 것처럼 소리가 요란하다.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기라는 말이 있다. 폭탄음을 내며 내빼는 오토바이를 쳐다 본다. 이럴 때 나도 모르게 “나쁜놈!”이라는 말이 튀어 나온다. 또한 “망할놈!”이라는 말이 튀어 나온다. 오토바이 폭탄음을 내는 자는 어떤 사람일까? 아마도 자신밖에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자신의 만족과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는 어떤 일도 서슴지 않는 악인이라고 말할 수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남에게 폐 끼치지 않고 살고자 한다. 이는 공동생활을 하기 때문이다. 도시에서 삶은 남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보는 눈이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폭탄음을 ..

진흙속의연꽃 2024.04.30

저 강아지들을 어이할꼬?

저 강아지들을 어이할꼬?  자유, 가슴 설레이게 하는 말이다. 나는 자유가 있는가? 학교 다닐 때 무척 답답했었다. 특히 고등학교 다닐 때 수업 받는 것이 답답했다.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그러나 그때는 용기가 없었다. 시간 지나면 벗어날 것이기 때문에 참고 견디었다. 군대 있을 때 답답했다. 병영에 갇혀 사는 것이 마치 감옥에 있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감옥 경험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제까지 살면서 파출소 한번 가보지 않았다. 지금 나는 자유로운가? 학교에서도 벗어났고 군대에서도 벗어났으니 자유롭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자유롭지 않다. 그것은 아마도 가족이라는 새로운 족쇄가 채워졌기 때문일 것이다.  출가수행자들은 자유롭다. 가족의 족쇄에서 벗어난 것이 무엇보다 자유로울 것이라고 본다...

진흙속의연꽃 2024.04.29

보시전용통장을 만들고

보시전용통장을 만들고 어떤 학회가 있다. 학회는 회비로 유지된다. 회원은 회비를 내야 할 의무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어떤 이가 논문 쓴 것을 회비로 인정해달라고 말한다면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어느 불자가수가 있다. 가수는 절 창립 행사 때 무보수로 노래 불렀다. 이른바 재능기부한 것이다. 이런 것도 보시라고 해야 할까? 글을 잘 쓰는 것도 재능이고 노래를 잘 부르는 것도 재능이다. 그림을 잘 그리는 것도 재능이고 춤을 잘 추는 것도 재능이다. 재능이 있어서 먹고 산다. 그런데 돈을 받지 않았을 때 흔히 재능기부라고 말한다. 재능이 없는 사람이 있다. 재능 없는 사람은 재능이 없기 때문에 재능기부를 할 수 없다. 몸으로 때우거나 돈으로 보시할 수밖에 없다. 재능 있는 자는 재능을 보여준다. 재능도 ..

진흙속의연꽃 2024.04.23

명학공원과 쌍개울 봄마중

명학공원과 쌍개울 봄마중 어떤 이는 글 쓸 때 반드시 날씨를 말한다. 마치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날씨 얘기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그 사람이 표현한 그 지역 그 날의 날씨는 나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마치 허사(虛辭)처럼 보인다. 오늘 날씨는 우중충하다. 변덕스러운 봄 날씨를 보는 것 같다. 하루는 맑고 하루는 흐리고 하루는 비가 오는 봄 날씨를 말한다. 이런 날씨 소식을 전하는 것도 읽는 사람에게는 불필요한 것이다. 이제 본격적인 봄이 시작되었다. 그 동안 봄의 징조는 있었다. 가장 앞선 것으로 동지를 들 수 있다. 어둠이 절정에 달한 것을 봄의 시작으로 본 것이다. 다음으로 입춘이고, 그 다음으로 3월 개학일이다. 그러나 봄은 아직 오지 않았다. 사월이나 되어서야 봄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천지가 개..

진흙속의연꽃 2024.04.20

개처럼 살지 않고자

개처럼 살지 않고자 햇살 가득한 백권당의 아침이다. 아침 햇살에 백권의 책이 빛난다. 책장 가득 백권의 책을 보면 부자가 된 듯한 느낌이다. 물질적으로 가진 것은 없어도 마음만은 부자인 것이다. 내세울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부와 명예와 권력, 그 어떤 것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책을 바라 보면 요즘 속된 말로 ‘자뻑’이 된다. 이 세상에 태어났으면 흔적을 남겨야 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자손을 남긴다. 그래서일까 고교시절 어떤 학생은 “저는 기필코, 기필코 아버지가 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 학생은 아버지가 되겠다고 말했다. 결혼을 해서 자식을 낳는 것을 일생일대에 있어서 가장 잘한 일로 보는 것이다. 정말 그는 아버지가 되었을까? 아마 틀림 없이 아버지가 되었으리라고 본다. 요즘 공원에 애완견..

진흙속의연꽃 2024.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