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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과 인력과 세월이 결합되면

담마다사 이병욱 2023. 9. 5. 14:10

자본과 인력과 세월이 결합되면
 
 
참으로 경이로운 일이다. 어떻게 30-40미터도 되지 않는 공간에서 60가구를 뽑아 낼 수 있을까? 그것도 거의 30평 가까이 되는 사이즈이다. 방이 세 개에 화장실이 두 개 있는 구조를 말한다.
 

 
공사기간을 보니 딱 2년 걸렸다. 처음 공사를 시작했었던 때가 2021년 8월 이었던 것이다.
 
이 건물을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까? 22층짜리 건물에는 ‘벨라루체IV’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숫자가 시리즈로 붙어 있는 것으로 보아서 전문 건설사에서 시공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처음 이 건물 건설할 때는 오피스텔인줄 알았다. 오늘 구경하는 방에 들어가서 보니 오피스텔이 아니라 아파트이다.
 

 
이 건물의 시작을 알고 있다. 이 건물이 있던 본래 자리는 모텔이었다. 모텔이 헐리고 그 자리에 22층 규모의 빌딩이 들어선 것이다.
 
사무실이 있는 오피스텔 주변에는 모텔이 많았다. 지금으로부터 16년전인 2007년에 사무실에 입주했다. 그때 이 건물 주변에는 모텔 천지였다.
 
세월은 무상하다. 세월이 흐르다 보니 이제 모텔단지는 원룸 또는 투룸단지로 바뀌어 갔다. 이제 규모가 더 큰 쓰리룸 빌딩이 들어 선 것이다.
 
만안구청 뒤에는 온통 모텔 천지였다. 5-6년 전부터 모텔이 하나 둘 원룸 또는 투룸 빌딩으로 바뀌어 갔다. 이제 모텔은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몇 개 남지 않았다.
 
오늘 집구경한 빌딩은 인연이 있다. 처음 공사가 시작될 때 건설사 직원들의 사무실이 바로 맞은편에 있었기 때문이다. 공사를 관리하고 감독하는 직원들인 것이다. 건설사 이름은 송정종합건설이다.
 

 
건설사 사람들은 거친 것 같다. 맞은편 사무실에 나오는 소리는 시끄러웠다. 전화를 큰 소리로 받았다. 큰 소리로 웃고 떠들기도 했다. 이제까지 이런 경우는 없었다.
 
어느 날 그들은 큰 소리로 웃고 떠들었다. 한두시간도 아니고 여러시간 동안 그것도 매일 떠드는 소리는 참기 힘들었다. 어느 날 너무 시끄러워서 그 사무실 문을 “쾅”하고 닫아 버렸다. 굉장히 실례 되는 행위를 한 것이다.
 
어느 날 건설사 사무실 직원 한사람과 말을 하게 되었다. 말을 하게 된 동기는 건설노조 사람들이 방송을 했기 때문이다. 운동가요를 매일 아침 들려 주는 것이었다. 이런 행위는 불법이다.
 
건설사 직원은 나이가 많았다. 공기업을 정년퇴임하고 난 후에 건설사를 들어 갔는데 안전담당이었다. 우연한 기회에 말을 하게 되어 내 사무실에도 방문했다. 건설 현장에는 늘 그 사람이 있었는데 마주 칠 때마다 인사를 했다.
 
건설노조 사람들이 운동가요를 트는 행위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자신의 사람들을 고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요구를 들어 줄 때까지 운동가요를 들려 준다고 한다.
 
건설노조 사람들이 업무방해 행위를 하는 것은 것은 돈이 목적이라는 것이다. 운동가요를 트는 등 방해를 하면 회사에서는 대게 돈으로 타협한다고 한다.
 
건설사에서는 건설노조 사람들과 타협하지 않았다. 이는 건설사 직원에게 직접 들은 말이다. 이에 대하여 보고 들은 이야기를 블로그에 남겼다. 블로그에 ‘왠 뜬금 없이 운동가요’ (2022-07-12)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린 바 있다.
 
블로그에 남긴 글을 보니 불과 1년 2개월 전의 일이다. 그러고 보니 22층짜리 빌딩은 1년만에 올라 간 것이다. 기초공사까지 합하여 만2년 걸린 것이다.
 

 
불과 30-40미터 되는 공간에 불과 2년만에 22층짜리 빌딩이 세워졌다. 매일 지나면서 공사하는 것을 보았는데 막상 완공되고 보니 경이로웠다. 더구나 구경하는 집에서 내부 구조를 보니 더욱더 경이로웠다.
 

 
어떻게 이렇게 좁은 공간에 22층을 올릴 수 있었는지 경이롭다. 어떻게 한 개 층에 30평 정도 되는 구조를 세 가구나 만들 수 있었는지 경이롭다. 그것도 60가구를 뽑아 낸 것은 더욱더 경이로운 것이다.
 

 
 
자본주의 시대에 살고 있다. 자본만 있으면 수십층 짜리 빌딩을 올리는 것은 어렵지 않다. 공사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만 있으면 건물은 올라간다. 자본과 인력과 세월이 결합되면 “뚝딱”하고 빌딩이 세워지는 것 같다. 그렇다면 분양가는 얼마나 될까?
 

 
부동산에 대하여 관심이 없다. 주식도 하지 않는다. 투기를 하지 않는다. 부동산 가격이 얼마인지 관심도 없다. 이 건물의 분양가를 알고 싶었으나 그만 두었다.
 

 
이제 세월이 지나면 누군가 와서 살게 될 것이다. 그들은 이 자리가 옛날에 모텔 자리였다는 것을 기억이나 하고 있을까? 그러고 보니 나는 이 지역에서 터줏대감이 된 것 같다.
 
 
2023-09-05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