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시사야도법문 12

허물을 지적해 주는 이에게 감사하자

허물을 지적해 주는 이에게 감사하자  동네가 조용하다. 더 이상 보이지 않으니 세상이 평화롭다. 페이스북에서 두 명을 차단시켰다. 오늘날 페이스북은 사람들의 놀이터가 되었다. 본래 친구나 아는 사람 위주의 커뮤니티이지만 불특정 다수의 사람도 친구가 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갖가지 인간군상을 보게 된다. 스님은 늘 참견한다. 조금이라도 대승에 해가 된다고 생각하면 토를 다는 것이다. 쓰는데 자기검열하지 않을 수 없었다. 소신대로 쓸 수가 없었다. 분명히 문제 삼을 것을 염려 하여 사전에 차단했다. 이것도 허물이 되는 것일까? 그는 마치 스토커같다.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서 말을 건다.  일주일전의 일이다. 글을 하나 올리고 납품 갔었다. 고속도로를 목숨을 걸고 달렸다. 그는 메신저에 왜 곧바로 답글을 달..

담마와나선원 가는 날에

담마와나선원 가는 날에 글도 전쟁하듯 쓸 수 있을까? 주어진 시간 내에 완성할 수 있을까? 마치 기사 원고 마감시간에 쫓기듯 쓰는 것을 말한다. 지금 시각 오전 일곱 시이다. 국민휴가주간의 한복판에 있는 날에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 오늘은 8월 4일 일요일이다. 일요일임에도 백권당에 나왔다. 주말이 없는 삶이다. 휴가도 없다. 비싼 임대료와 관리비가 아까워라서라도 나와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집에 있으면 퇴행하는 것 같아 견딜 수 없다는 것이다. 아침 6시 18분에 집을 나섰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찰칵 했다. 배낭을 짊어진 내모습을 찍은 것이다. 거울에 비친 모습이다. 페이스북을 보면 얼굴 노출이 심한 사람이 있다. 재가자는 물론 스님도 노출한다. 자주 보니 식상하게 된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자주 ..

저열한 구함과 고귀한 구함, 담마짝까법문 읽기 시동을 걸고

저열한 구함과 고귀한 구함, 담마짝까법문 읽기 시동을 걸고 지금 이순간 고귀한 자가 된 것 같다. 한발 천천히 이동할 때 성스러운 존재가 되는 것 같다. 아무것도 아닌 자가 이 순간만큼은 내가 최고가 되는 것 같다. 날씨가 후끈하다. 아침부터 열기가 느껴진다. 이제 장마도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었다. 에어컨 없이는 잠을 잘 수 없는 힘든 계절이 시작되었다. 토요일 백권당의 아침이다. 재가우안거 8일째이다. 지난 7월 20일 우안거가 시작 되었으므로 딱 일주일 째 되는 아침이다. 아침 햇살이 블라인드 커튼 사이로 비친다. 형광등 불은 꺼 놓았다. 명상하는 데 있어서는 자연채광이 좋다. 발을 한발 한발 움직이다 보면 번뇌망상은 사라진다. 마음을 온통 발의 움직임에 두면 번뇌망상이 치고 들어 올 수 ..

윤회의 방랑자가 되지 않으리, 아리야와사법문 완독

윤회의 방랑자가 되지 않으리, 아리야와사법문 완독  아침 일터로 가는 길에 건너야 할 것이 있다. 안양천이다. 비산동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은 건널 수 없었다. 밤새 내린 비로 징검다리가 잠긴 것이다. 징검다리 물살은 거세다. 징검다리는 잠겨서 보이지 않는다. 단차가 있는 곳에서는 물이 솟구친다. 도저히 건널 수가 없다. 저 언덕으로 갈 수 없다.  징검다리는 최단거리이다. 징검다리가 막혔으니 돌아가야 한다. 무지개다리는 안심이다.  매일 이 언덕에서 저 언덕으로 건너간다. 가운데에는 물이 있다. 홍수가 나면 건널 수 없다. 이럴 때 다리가 있으면 쉽게 건널 수 있다. 윤회의 거센 물결은 어떻게 건너야 할까?  죽어서 돌아온 사람이 없기에 매일 삶을 살고 있다. 살아 있으니 사는 것이라고 볼 수 있..

한걸음도 무심코 내딛어서는 안돼

한걸음도 무심코 내딛어서는 안돼 “지금 몸과 마음이 편안합니까?” 위빠사나 수행처에서 듣던 말이다. 십여년전 처음 위빠사나 수행을 했을 때 듣던 말이다. 몸과 마음이 편안하다. 방금 좌선을 마쳤다. 오래 한 것은 아니다. 고작 삼십분 했다. 평좌한 몸이 가벼웠다. 몸이 가벼우니 마음도 가벼웠다. 좌선은 한시간 해야 한다. 행선도 한시간 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은 글 욕심이 있기 때문이다. 빨리 글을 쓰고 싶어 안달하는 것이다. 수행을 제대로 하려면 글을 멈추어야 할 것이다. 글쓰기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는 한 늘 제자리 걸음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나는 언제나 글쓰기를 멈출 수 있을까? 수행이 체계화 되어 있는 위빠사나 어제저녁과 오늘새벽 머리맡에 있는 ‘아리야와사법문’을 읽었다. 새기고..

증득 없는 스승

증득 없는 스승 싸띠(sati)란 무엇일까? 위빠사나 수행을 알고부터 늘 궁금했었다. 여러 사람의 글도 접했다. 학문과 수행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의 견해를 말한다. 견해는 모두 달랐다. 해보지 않은 것에 대하여 함부로 말하면 안된다. 수행을 해보지 않은 자가 수행에 대해서 말하면 허물이 된다. 책을 읽어 보지 않은 자가 책에 대해서 말하면 구업이 된다. 싸띠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싸띠에 대하여 새김이라고 말한다. 한국빠알리성전협회의 번역에 따른다. 또한 한국마하시선원의 일창스님 번역에 따른다. 새김에 대해서 확실하게 이해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마하시사야도의 법문집 ‘아리야와사법문’을 읽고 나서부터이다. 이전에 ‘위빳사나 수행방법론’에서도 접했지만 이번처럼 절실하지 않았다. 아리야와사, 성자의 집이라..

항상 새김이 현전하면 다른 법들은 저절로 구족

항상 새김이 현전하면 다른 법들은 저절로 구족  변함 없는 일상이다.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는 일상이다. 이런 일상에 대하여 ‘평상심시도’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하루일과 가운데 식사가 대사라면 먹기 위해서 산다고 볼 수 있다. 축생과 다름 없는 삶이다. 축생은 오로지 행동한다. 여기에 사유가 있을 수 없다. 감정은 있을지 모르나 사유할 수 있는 능력은 없는 것이다. 축생과 인간의 가장 큰 차이라고 본다. 사람이라고 해서 같은 사람일까? 사유하는 것으로 본다면 똑 같은 인간이다. 그러나 인간도 인간 나름이다. 새김(sati)이 있는 인간 있는가 하면 새김이 없는 인간도 있다. 새김 있는 인간을 무엇이라 불러야 할까? 신인류라고 해야 할까? 아..

수행은 번뇌와의 전쟁

수행은 번뇌와의 전쟁  싸띠가 어느 때나 유지될 수 있을까? 이것이 현재 나의 화두이다. 일상에서도 한순간 한순간 새김(sati)이 있는지에 대한 것이다. 언젠가 어떤 위빠사나 지도사를 만났다. 글에서 본 것이 있어서 “선생님은 어느 때나 항상 싸띠가 유지되고 있습니까?”라고 물어 보았다. 이에 그 위빠사나 지도사는 유지되고 있다고 답했다. 이런 답에 절망했다. 위빠사나가 무엇인지 잘 모르던 시절이 있었다. 위빠사나 한다고 행선도 해보고 좌선도 해보았지만 위빠사나가 무엇인지 잘 몰랐다.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어느 정도 경지에 이르면 싸띠가 항상 유지된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그때 당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매순간 싸띠를 할 수 있을까? 아라한들은 새김이 항상 현전 요즘 마하시사야도의..

셀카놀이로 미모 확인하는 사람들

셀카놀이로 미모 확인하는 사람들  마음이 심란할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음악도 그 중에 하나이다. 음악에는 치유효과가 있다. 특히 이미우이 음악이 그렇다. 라따나경 등 이미우이 음악을 들어 보면 불과 몇 분 지나지 않아 마음이 평온해진다. 산란했던 마음은 이전 마음이 되어 버린다. 요즘 TV를 보지 않는다. 거실에 있는 TV의 안테나 케이블을 빼어 버린 지 오래 되었다. 대선이 있고 난 다음에 일어난 일이다.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뉴스는 일방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일방적인 드라마나 음악도 차단할 수 있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자 하는 것이다. 유튜브를 즐겨본다. 가장 큰 장점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는 사실이다. 감성을 자극하는 것들 ..

믿지 않으면 도저히 어떻게 할 수가, 수행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믿음

믿지 않으면 도저히 어떻게 할 수가, 수행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믿음  평온한 백권당의 아침이다. 방금 좌선을 마쳤다. 오래 한 것은 아니다. 불과 22분 앉아 있었다. 그리고 10여분 누워 있었다. 매일 아침 좌선을 하기로 했다. 이전에는 글 쓰는 것을 우선으로 했다. 백권당에 도착하면 하루일과 가운데 가장 먼저 글을 쓰는 것이었다. 좌선은 나중에 하기로 했다. 그 결과 좌선하지 않는 날이 많아졌다. 안되면 방법을 바꾸어야 한다. 전에 회사 다닐 때 늘 듣던 말이 있다. 이는 “3일 쑤셔 보아도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방법을 바꾸어라.”라는 말이다. 전자제품을 개발할 때 듣던 말이다. 선배사원들로부터 전설적으로 내려오는 말이라고 볼 수 있다. 하루일과 우선순위를 바꾸었다. 좌선을 가장 먼저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