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기 385

남의 업(業)에 개입하면 미쳐버린다

남의 업(業)에 개입하면 미쳐버린다 앉아 있는 것이 가장 편했다. 이래도 편치 않고 저래도 편치 않았는데 방석에 앉아 있으니 몸의 불편함에서 해방되었다. 오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어제 세 건의 일이 있었다. 일감 마무리 하는 일과 두 명의 친구 만나는 일이 있었다. 전에 없던 일이다. 계속 혼자만 있다가 점심 때부터 저녁 늦게까지 무리 했었다. 저녁에 인천친구를 만났을 때 식사를 했는데 무리가 있었던 것 같다. 새벽에 깨어 잠이 잘 오지 않았다. 경전을 보고 행선을 하는 등 변화를 시도해 보았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아침에 샤워를 하면 새로운 기분인데 역시 속수무책이 되었다. 오전에 글을 하나 쓰고 잠시 여유를 가졌다. 잠을 잘 자지 못해서인지 졸리웠다. 어느 것 하나 집중이 되지 않았다. 의자 앉아 있..

수행기 2024.01.26

좌선 중에 나른함에 대하여

좌선 중에 나른함에 대하여 천삼백만원을 맡겼는데 이자가 칠십팔만원 붙었다. 새마을금고(MG)에 일년 맡긴 것이다. 이율은 육프로짜리이다. 마치 공돈이 생긴 것 같다. 돈이 돈을 번 것 같다. 돈이 일한 것 같다. 인생에 있어서 이자 붙는 삶은 없을까? 오로지 저축만 한다. 예금도 하고 적금도 한다. 식비를 제외한 수입의 대부분은 저축한다. 시간 지나면, 때가 되면 이자로 보상된다. 주식하는 삶과 비교된다. 어떤 이는 주식한다고 말한다. 이럴 때 하는 말이 있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사람들은 왜 주식에 실패하는가? 그것은 욕망을 조절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눈앞에 이익에 급급하여 욕망의 노예가 된다. 그것은 초단타매매하는 것으로 알 수 있다. 오..

수행기 2023.12.13

애쓰지도 말고 머물지도 말고, 기대하지도 말고 바라지도 말아야

애쓰지도 말고 머물지도 말고, 기대하지도 말고 바라지도 말아야 책을 읽다가 멈추었다. 꼭 기억해두고 싶은 글을 발견했다. 꼭 새겨두고 싶은 말이 있다. 그것은 ‘네 가지 정근’에 대한 것이다. 마하시 사야도의 위빳사나 수행방법론에서 발견한 것은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만약 그 위의 도를 염두에 두고, 목적으로 하고 기대하면서 위빳사나 관찰을 했다고 하자. 그때는 위빳사나 지혜가 바른 정근 네 가지 모두를 성취하면서 생겨나기 때문에 과만을 위해 관찰할 때의 위빳사나와는 다르기도 다르고, 그 위의 여러 위빳사나 지혜들에 이전처럼 쉽게 이르지 못하기도 한다.”(위빳사나 수행방법론 2권, 482쪽) 도와 과에서 도의 증득과정에 대한 것이다. 왜 도의 증득과정에 대한 것인가? 이는 “과만을 위해 관찰할 때의 위..

수행기 2023.12.03

고통의 끝을 보고자 했으나

고통의 끝을 보고자 했으나 반가운 손님이 찾아 왔다. 오랜만에 온 손님이다. 그 동안 오지 않아서 기다리기도 했다. 통증이 찾아 온 것이다. 매일 의무적으로 한시간 앉아 있기로 했다. 스스로 약속한 것이다. 이를 ‘결정바라밀’이라고도 할 수도 있다. 어떤 일을 하는 데 있어서 결심을 하면 목표로 하는 것이 달성될 수 있다. 백권당에 명상공간이 있다. 사무실 반을 칸막이로 막아 놓아 명상공간으로 활용한 것이다. 2020년 1월에 만들었다. 명상공간은 세 평이 약간 넘는다. 매트 깐 면적만 계산 한 것이다. 매트 위에는두께가 10센티 되는 두꺼운 방석이 있다. 대단히 푹신하다. 페이스북친구가 선물해 준 것이다. 처음에는 방석을 반으로 말아 앉았다. 그러다 보니 엉덩이 닿는 면적이 좁았다. 올 여름부터는 두께..

수행기 2023.11.23

오늘도 내일도 앉을 뿐

오늘도 내일도 앉을 뿐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스님들은 당연히 한시간 이상 참선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왜 이렇게 생각하는가? 스님들은 본래 명상전문가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에 수많은 스님들이 있다. 그러나 담마에 대하여 글을 쓰는 스님들은 드물다. 설령 담마에 대한 글을 올린다고 하더라도 남의 글을 그대로 올리는 경우가 많다. 출가자의 본분사가 있을 것이다. 그것은 깨달음을 향한 정진이라고 본다. 그러나 에스엔에스에서 본 스님들은 정진과는 거리가 먼 것 같다. 소소한 일상에 대한 것이 많다. 어떤 스님들은 봉사활동을 한다. 재가불자들이 해야 할 일을 하는 것 같다. 이럴 때 이런 의문이 든다. “저 스님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다 마친 것일까?”라는 의문을 말한다. 매일 한시간 ..

수행기 2023.11.21

한시간좌선 시작한지 백일 되었는데

한시간좌선 시작한지 백일 되었는데 좌선을 시작한지 백일이 되었다. 지난 7월 31일 테라와다 재가 우안거가 시작했다. 11월 8일까지 백일이 된 것이다. 백일기도를 하면 소원이 성취된다고 한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아마 그것은 몸과 마음의 변화 때문일 것이다. 사람은 백일이 지나면 몸이 바뀐다고 한다. 세포가 바뀌는 것이다. 피도 바뀌고 살도 바뀌고 뼈도 바뀔 것이다. 백일 이전과는 다른 몸이 되는 것이다. 백일 동안 몸만 바뀌지 않는다. 마음도 바뀐다. 미쳐 날뛰는 듯한 마음은 백일이 지나면 제어될 것이다. 몸과 마음이 바뀌었을 때 새사람이 된다. 새로운 피가 흐르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새롭게 거듭 태어난 것 자체가 소원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이쯤되면 풀리지 않는 난제도 해결될 것이고 어떤..

수행기 2023.11.10

재가 우안거 88일을 회향하며

재가 우안거 88일을 회향하며 온몸이 나른하다. 몸은 깃털처럼 가볍다. 평좌한 다리와 엉덩이의 감촉을 느끼지만 마치 솜처럼 가볍다. 선정인을 한 두 손도 감촉은 느끼지만 무게를 느끼지 않는다. 그냥 이대로 있고 싶다. 한 시간이든, 두 시간이든, 세 시간이든 이대로 있고 싶다. 날씨가 매우 청명할 때가 있다. 거기에다 햇살까지 비치면 살 맛 난다. 명상도 그런 것 같다. 매일 한시간 좌선을 하지만 항상 좋은 상태는 아니다. 마치 날씨처럼 변화무쌍하다.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크게 좌우 된다. 오늘 아침 명상은 좀처럼 볼 수 없는 특별한 체험이었다. 오늘은 재가 우안거 해제날이다. 어제 마하위하라 카톡방에 올려진 담마끼띠 스님 글을 보니 공식적인 해제날은 어제이다. 음력으로 구월보름인 오늘은 까티나 축제가 ..

수행기 2023.10.29

구름을 벗어난 달처럼, 재가 우안거 88일차

구름을 벗어난 달처럼, 재가 우안거 88일차 명상중에 일시적으로 밝아질 때가 있다. 이럴 때 “구름을 벗어난 달처럼”(M86.29)이라는 게송이 떠오른다. 앙굴리말라 장로가 읊은 것이다. 앙굴리말라 장로는 예전에 연쇄살인자였다. 장로는 부처님을 만나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 이에 대하여 장로는 “내가 고귀한 태어남으로 거듭난 이래” (M86.25)라고 했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범부에서 성자로 계보가 바뀌었음을 말한다.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면 계보가 바뀐다. 전에는 탐, 진, 치에 찌든 범부에 지나지 않았지만 가르침을 실천하면 많이 잡아 일곱 생 이내에 윤회가 끝나는 것이다. 그래서 앙굴리말라 장로는 이렇게 게송을 읊었다. “예전에는 방일하여도 지금은 방일하지 않는 자, 그는 세상을 비추네. 구름..

수행기 2023.10.28

명상이 일상이 되도록, 재가 우안거 87일차

명상이 일상이 되도록, 재가 우안거 87일차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노래 ‘서른즈음’에 나오는 가사이다. 어느 테너 가수가 부른 것을 들었다. 언젠가 TV에서 본 것이다. 김광석 노래로 알려져 있다. 이십대 청춘을 보내고 나이 서른을 맞는 아쉬움에 대한 노래이다. 서른 살에서 배가 되는 나이에 이르렀다. 모두 사라지는 것도 배가 된 것 같다. 이럴 때 이런 게송이 생각난다. “세월은 스쳐가고 밤낮은 지나가니 청춘은 차츰 우리를 버리네. 죽음의 두려움을 꿰뚫어 보는 사람은 세속의 자양을 버리고 고요함을 원하리.”(S1.4) 상윳따니까야 ‘스쳐감의 경(accentisutta)’에 실려 있는 게송이다. 세월은 스쳐간다고 했다. 이는 밤낮이 지나감을 말한다. 그런데 이에 대하여 “청춘은 차츰 우리를 버리네...

수행기 2023.10.27

마음의 전구와 찰나삼매, 재가 우안거 86일차

마음의 전구와 찰나삼매, 재가 우안거 86일차 순간적으로 멈춤이 있다. 모든 것이 정지된 듯 하다. 그리고 몸과 마음은 안은에 휩싸인다. 밝은 기운에 약간 기쁨도 있고 약간 황홀도 있다. 그러나 오래 가지 않는다. 배의 움직임이 서서히 보인다. 배의 부품과 꺼짐이 선명하다. 부품이 시작과 꺼짐이 분명히 보인다. 부품에서 꺼짐으로 전환할 때는 멈춤이 없다. 곧바로 꺼짐이 시작된다. 꺼짐의 시작에서 끝도 선명히 볼 수 있다. 꺼짐의 끝에서는 엉덩이 닿음을 느낀다. 오늘은 재가 우안거 86일째이다. 우안거 해제가 이제 사흘 남았다. 음력 9월 보름인 10월 29일(일)이 해제날이다. 우안거 동안 성과는 무엇인가? 우안거 해제 즈음하여 10월 22일 탁발법회가 열렸다. 그때 빤냐와로 스님은 이번 우안거에서 결과..

수행기 2023.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