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기 373

건방이 하늘을 찌르는구나! 재가우안거 6일째

건방이 하늘을 찌르는구나! 재가우안거 6일째  사람은 자신의 위치를 벗어나지 못한다. 딱 자신의 수준에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한다. 나 자신도 예외는 아니다. 오늘 백권당으로 향하는 길에 이런 생각을 해 보았다. 이는 “남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에 대한 것이다. 이렇게 생각한 것은 수희찬탄(隨喜讚嘆)이라는 말 때문이다. 긴 글을 쓴다. 사람들은 대체로 긴 글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광속으로 변하는 시대에 시간낭비라 생각할지 모른다. 반면에 사람들은 대체로 감각적인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사진 같은 것이다. 페이스북이나 카톡이나 밴드와 같은 에스엔에스에 올려져 있는 콘텐츠를 보면 알 수 있다. 감각의 시대에 긴 글은 패싱(passing)의 대상이 되는 것 같다. 오전일과를 거의 다..

수행기 2024.07.25

물수다원과 막행막식, 2024년 우안거를 시작하며

물수다원과 막행막식, 2024년 우안거를 시작하며 비 오는 일요일 아침이다. 방금 행선과 좌선을 끝냈다. 오래 한 것은 아니다. 행선은 10여분, 좌선은 30분 했다. 오늘 아침 백권당에 가는 길에 어제가 우안거 시작되는 날임을 알았다. 우안거 첫째날을 모르고 지나간 것이다. 작년 우안거를 했다. 재가우안거이다. 재가자가 안거에 들어간다고 해서 ‘재가우안거’고 이름 붙여 본 것이다. 작년에는 첫째날부터 마지막날까지 기록을 남겼다. 하루 한시간 앉아 있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주로 좌선에 대한 기록을 남겼다. 재가우안거는 여러모로 제약이 많다. 생업과 병행하는 것이 가장 큰 제약이다. 일감이 있으면 만사 제쳐 놓고 일순위로 해야 한다. 올해 우안거는 어떻게 해야 할까? 작년과는 달리 하려 한다. 아침에 한..

수행기 2024.07.21

명상이 일상이 되고자

명상이 일상이 되고자  햇살 강렬한 백권당의 아침이다. 일요일임에도 나와서 자판을 두드린다. 오래 된 것이다. 멈출 수가 없다. 이른 아침에 와서 무엇을 해야 할까? 전에는 글을 썼다. 그러나 자제한다. 글쓰기 보다 먼저 해야 할 것이 있다. 명상하는 것이다. 명상, 이렇게 말하면 거창한 것 같다. 참선이라고 말하면 동떨어진 것 같다. 수행이라고 말하면 또 어떨까? 무언가 큰일을 하는 것 같다. 명상, 참선, 수행, 모두 같은 의미이다. 홀로 하는데 있어서 그렇다는 것이다. 자신의 내면을 관찰하는 것에 있어서 그런 것이다. 아침에 행선과 좌선을 하기로 했다. 나에게 있어서 수행은 행선과 좌선이다. 그러나 이것은 좁은 의미에서의 수행이다. 넓은 의미에 있어서는 일상이 수행이 되어야 한다. 아침에 글 쓰고자..

수행기 2024.07.14

세상을 아주 싫어하여 멀리 떠나고자

세상을 아주 싫어하여 멀리 떠나고자 “띠리릭~띠리릭~”벨소리가 우렁차게 울린다. 고대하고 고대하던 소리이다. 마침내 한시간 좌선에서 해방되었다. 좌선 할 때는 타어머를 세팅한다. 매일 한시간 좌선하기로 했으니 한시간으로 설정해 놓은 것이다. 타이머는 설정순간 제로를 향해서 간다. 마치 인간 60세의 수명을 운명으로 태어난 자가 세월이 가면 갈수록 제로로 수렴해 가는 것과 같다. 2024년 후반기 반년이 시작되는 날 오늘 2024년 후반기 반년이 시작되는 날이다. 올해도 반절을 넘겼으니 이제 가속될 것이다. 마치 나이가 반을 넘겼을 때 남아 있는 시간이 점점 줄어 드는 것 같다. 사람의 운명은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은 죽음이다. 그래서 죽음에 대한 게송을 보면 “나의 삶은 확실하지 않..

수행기 2024.07.01

남의 업(業)에 개입하면 미쳐버린다

남의 업(業)에 개입하면 미쳐버린다 앉아 있는 것이 가장 편했다. 이래도 편치 않고 저래도 편치 않았는데 방석에 앉아 있으니 몸의 불편함에서 해방되었다. 오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어제 세 건의 일이 있었다. 일감 마무리 하는 일과 두 명의 친구 만나는 일이 있었다. 전에 없던 일이다. 계속 혼자만 있다가 점심 때부터 저녁 늦게까지 무리 했었다. 저녁에 인천친구를 만났을 때 식사를 했는데 무리가 있었던 것 같다. 새벽에 깨어 잠이 잘 오지 않았다. 경전을 보고 행선을 하는 등 변화를 시도해 보았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아침에 샤워를 하면 새로운 기분인데 역시 속수무책이 되었다. 오전에 글을 하나 쓰고 잠시 여유를 가졌다. 잠을 잘 자지 못해서인지 졸리웠다. 어느 것 하나 집중이 되지 않았다. 의자 앉아 있..

수행기 2024.01.26

좌선 중에 나른함에 대하여

좌선 중에 나른함에 대하여 천삼백만원을 맡겼는데 이자가 칠십팔만원 붙었다. 새마을금고(MG)에 일년 맡긴 것이다. 이율은 육프로짜리이다. 마치 공돈이 생긴 것 같다. 돈이 돈을 번 것 같다. 돈이 일한 것 같다. 인생에 있어서 이자 붙는 삶은 없을까? 오로지 저축만 한다. 예금도 하고 적금도 한다. 식비를 제외한 수입의 대부분은 저축한다. 시간 지나면, 때가 되면 이자로 보상된다. 주식하는 삶과 비교된다. 어떤 이는 주식한다고 말한다. 이럴 때 하는 말이 있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사람들은 왜 주식에 실패하는가? 그것은 욕망을 조절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눈앞에 이익에 급급하여 욕망의 노예가 된다. 그것은 초단타매매하는 것으로 알 수 있다. 오..

수행기 2023.12.13

애쓰지도 말고 머물지도 말고, 기대하지도 말고 바라지도 말아야

애쓰지도 말고 머물지도 말고, 기대하지도 말고 바라지도 말아야 책을 읽다가 멈추었다. 꼭 기억해두고 싶은 글을 발견했다. 꼭 새겨두고 싶은 말이 있다. 그것은 ‘네 가지 정근’에 대한 것이다. 마하시 사야도의 위빳사나 수행방법론에서 발견한 것은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만약 그 위의 도를 염두에 두고, 목적으로 하고 기대하면서 위빳사나 관찰을 했다고 하자. 그때는 위빳사나 지혜가 바른 정근 네 가지 모두를 성취하면서 생겨나기 때문에 과만을 위해 관찰할 때의 위빳사나와는 다르기도 다르고, 그 위의 여러 위빳사나 지혜들에 이전처럼 쉽게 이르지 못하기도 한다.”(위빳사나 수행방법론 2권, 482쪽) 도와 과에서 도의 증득과정에 대한 것이다. 왜 도의 증득과정에 대한 것인가? 이는 “과만을 위해 관찰할 때의 위..

수행기 2023.12.03

고통의 끝을 보고자 했으나

고통의 끝을 보고자 했으나 반가운 손님이 찾아 왔다. 오랜만에 온 손님이다. 그 동안 오지 않아서 기다리기도 했다. 통증이 찾아 온 것이다. 매일 의무적으로 한시간 앉아 있기로 했다. 스스로 약속한 것이다. 이를 ‘결정바라밀’이라고도 할 수도 있다. 어떤 일을 하는 데 있어서 결심을 하면 목표로 하는 것이 달성될 수 있다. 백권당에 명상공간이 있다. 사무실 반을 칸막이로 막아 놓아 명상공간으로 활용한 것이다. 2020년 1월에 만들었다. 명상공간은 세 평이 약간 넘는다. 매트 깐 면적만 계산 한 것이다. 매트 위에는두께가 10센티 되는 두꺼운 방석이 있다. 대단히 푹신하다. 페이스북친구가 선물해 준 것이다. 처음에는 방석을 반으로 말아 앉았다. 그러다 보니 엉덩이 닿는 면적이 좁았다. 올 여름부터는 두께..

수행기 2023.11.23

오늘도 내일도 앉을 뿐

오늘도 내일도 앉을 뿐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스님들은 당연히 한시간 이상 참선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왜 이렇게 생각하는가? 스님들은 본래 명상전문가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에 수많은 스님들이 있다. 그러나 담마에 대하여 글을 쓰는 스님들은 드물다. 설령 담마에 대한 글을 올린다고 하더라도 남의 글을 그대로 올리는 경우가 많다. 출가자의 본분사가 있을 것이다. 그것은 깨달음을 향한 정진이라고 본다. 그러나 에스엔에스에서 본 스님들은 정진과는 거리가 먼 것 같다. 소소한 일상에 대한 것이 많다. 어떤 스님들은 봉사활동을 한다. 재가불자들이 해야 할 일을 하는 것 같다. 이럴 때 이런 의문이 든다. “저 스님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다 마친 것일까?”라는 의문을 말한다. 매일 한시간 ..

수행기 2023.11.21

한시간좌선 시작한지 백일 되었는데

한시간좌선 시작한지 백일 되었는데 좌선을 시작한지 백일이 되었다. 지난 7월 31일 테라와다 재가 우안거가 시작했다. 11월 8일까지 백일이 된 것이다. 백일기도를 하면 소원이 성취된다고 한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아마 그것은 몸과 마음의 변화 때문일 것이다. 사람은 백일이 지나면 몸이 바뀐다고 한다. 세포가 바뀌는 것이다. 피도 바뀌고 살도 바뀌고 뼈도 바뀔 것이다. 백일 이전과는 다른 몸이 되는 것이다. 백일 동안 몸만 바뀌지 않는다. 마음도 바뀐다. 미쳐 날뛰는 듯한 마음은 백일이 지나면 제어될 것이다. 몸과 마음이 바뀌었을 때 새사람이 된다. 새로운 피가 흐르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새롭게 거듭 태어난 것 자체가 소원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이쯤되면 풀리지 않는 난제도 해결될 것이고 어떤..

수행기 2023.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