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기 373

고독한 수행자, 재가안거 69일차

고독한 수행자, 재가안거 69일차 결국은 혼자 가야 하는 길이다. 아무도 함께 이 길을 갈 수 없다. 죽음이 왔을 때 혼자 가야 하듯이, 도와 과의 길도 혼자 가야 한다. 오늘은 재가안거 69일째이다. 평소와 다름 없는 나날이다. 백권당에 와서 아침을 먹는다. 감자와 고구마와 계란과 치즈 들어간 모닝 빵 한 개를 꿀물과 함께 먹는다. 오래 되었다. 이런 식단이 아침에 가장 부담 없다. 식사를 마친 다음에는 커피를 마신다. 분쇄된 커피를 드립하여 마신다. 이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오로지 커피만 마신다. 식사를 할 때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오로지 먹는 것에만 집중한다. 아침을 먹자 마자 좌선에 들어가지 않는다. 최소한 한시간 뜸을 들인다. 백권당 정리정돈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정리정돈이 되지 않으면 ..

수행기 2023.10.07

어제 보다 나은 오늘, 재가안거 68일차

어제 보다 나은 오늘, 재가안거 68일차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없다. 좌선 중에 속으로 말한 것이다. 이 평안, 이 평화, 이 행복을 계속 누리고 싶었다. 이렇게 앉아 있는 것 자체가 행복이라고 생각했다. 오늘은 재가안거 68일째이다. 오늘 자리에 앉았을 때 어제와 같을 것인지 의문했다. 그것은 앉아 보아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 좌선은 실망시키지 않았다. 어제 보다 더 빨리 평화가 찾아 왔다. 어제 보다 나은 오늘이다. 매일 똑 같은 일상이다. 밥을 먹고 일을 하고 잠을 자는 일상을 말한다. 일이 없으면 일을 만들어서라도 한다. 일이 없이 보내는 것도 일일 것이다. 분명한 사실은 빈부귀천과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시간은 인정사정 없다는 것이다. 누구나 똑같이 맞이하는 낮과 밤이다. 세월이 많이..

수행기 2023.10.06

나는 언제나 소음을 찰나생찰나멸로 새길 수 있을까? 재가안거 67일차

나는 언제나 소음을 찰나생찰나멸로 새길 수 있을까? 재가안거 67일차 이 상태는 무엇일까? 지극히 편안한 상태를 말한다. 이 상태가 좋아서 이 상태를 유지하고자 했다. 어제 보다 빨리 온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좌선 한시간이 빨리 지나간 것 같다. 오늘 재가안거 67일째이다. 오늘 컨디션은 좋다. 날씨도 좋다. 아침에 18도인데 이 정도가 최적의 날씨인 것 같다. 온도와 습도가 적당해서 그런지 백권당으로 향하는 아침에 발걸음이 가벼웠다. 요즘 의도적으로 잠을 많이 자고자 한다. 전에는 새벽에 깨면 다시 자지 않았다. 그 시간에 엄지치기를 했다. 스마트폰 자판을 쳐서 글을 쓴 것이다. 그렇게 두 시간 가량 집중하면 피곤했다. 요즘 재가안거기간이다. 일체 언어적 행위를 하지 않는다. 당연히 새벽에 엄지치기도..

수행기 2023.10.05

도량은 청정하게, 재가안거 66일차

도량은 청정하게, 재가안거 66일차 “이게 무슨 소리지?”좌선 중에 소리가 들린다. 우직끈 하는 소리이다. 세 번 연달아 났고 조금 있다 한번 더 났다. 책장에 책이 무거워서 나무가 무너지는 소리일까? 냉장고에서 나는 소리일까? 잘 알 수 없다. 분명한 사실은 소리가 났다는 사실이다. 오늘은 재가안거 66일째이다. 오늘 컨디션은 좋다. 그 동안 괴로웠던 등의 한기는 말끔히 사라졌다. 아마 잠을 충분히 잤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 며칠 동안 6시 넘어서 일어난다. 이전에는 잠에서 깨면 일어났다. 그러다 보니 새벽 4시대가 많았다. 3시대도 있었다. 심지어는 2시대도 있었다. 그러나 잠에서 깼을 때 6시까지 있고자 했다. 그 결과 몸상태가 대체로 좋아 졌다. 잠이 보약이다. 잠을 잘 자면 면역력도 강화된다. ..

수행기 2023.10.04

수행자가 밤낮으로 빛나는 것은, 재가안거 65일차

수행자가 밤낮으로 빛나는 것은, 재가안거 65일차 오늘은 행사가 있는 날이다. 시간이 없다. 아침에 일찍 나와 좌선을 하고 후기를 써야 한다. 속도전이다. 좌선을 속도전 할 수 있을까? 그렇게 할 수 없다. 수행은 욕망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모두 내려 놓은 상태에서 좌선에 들어가야 한다. 그러나 후기는 속도전 할 수 있다. 오늘은 재가안거 65일차이다. 오늘 오전에 옥천에 가기로 했다. 8시 반에는 출발해야 한다. 좌선할 시간이 없다. 다녀 와서 할까도 생각했다. 저녁에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그만 두었다. 일찍 나오면 되기 때문이다. 평소 때와 마찬가지로 백권당에 나왔다. 도착하니 6시 45분이다. 준비해 온 감자와 고구마, 계란으로 아침을 먹었다. 오늘은 30분만 좌선해야 한다. 자리에 ..

수행기 2023.10.03

그냥 이대로 계속 있고 싶었다, 재가안거 64일차

그냥 이대로 계속 있고 싶었다, 재가안거 64일차 지금 시각은 오전 10시 32분이다. 좌선이 끝난 지 9분만에 쓰는 것이다. 속된 말로 “따끈따뜬한” 글이다. 마음은 맑다. 무려 1시간 46분 좌선 했다. 마음이 청정한 상태에서 글을 쓰는 것이다. 오늘 재가안거 64일째이다. 추석연휴 영향이어서인지 세상이 조용한 것 같다. 백권당이 있는 복도 양 옆에는 사무실이 9개 있다. 내가 유일한 것 같다. 오늘 컨디션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가슴 아래 배꼽 위에 통증이 왔다. 이런 일은 종종 있다. 십년 이상 된 것 같다. 이런 일이 있으면 사람들은 병원에 가라고 한다. 오늘날 병원은 구원의 장소와도 같다. 아프면 병원에 가라고 하는 것을 보면 알수 있다. 그러나 몸은 회복력이 있다. 아프다가도 시간 지나면 낫..

수행기 2023.10.02

그 동안 너무 바쁘게 살아 왔다, 재가안거 63일차

그 동안 너무 바쁘게 살아 왔다, 재가안거 63일차 한시간이 금방 지나간 것 같다. 한시간을 알리는 알람 소리가 아쉬웠다. 더 달릴까 하다가 그만 두었다. 더 달려도 지금 이 상태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오늘 좌선은 대체로 성공적이다. 오늘 재가안거 63일째이다. 평화로운 백권당의 일요일 아침이다. 벌써 몇 번째 맞는 일요일지 모른다. 안거를 시작한 이래 여러 번 맞이 했다. 지금은 카운트 하는 것이 의미 없을 것 같다. 오늘 아침은 쌀쌀 했다. 아침 6시 반에 집에서 나왔을 때 온도는 15도 이하였다. 점퍼 입기를 잘 했다. 긴 팔 티 입기를 잘 했다. 배낭에 먹을 것을 쌌다. 아침에 먹을 것이다. 오늘은 고구마 두 개와 계란을 준비 했다. 오늘은 추석 연휴의 연장이다. 그리고 10월 1..

수행기 2023.10.01

복부 새김의 달인이 되고자, 재가안거 62일차

복부 새김의 달인이 되고자, 재가안거 62일차 한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이런 날은 없었다. 좌복에 앉은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았는데 한시간 지났음을 알리는 알람이 울렸다. 오늘 좌선은 잘 된 것일까? 테라와다불교 재가안거 62일째이다. 추석 연휴를 맞이하여 오늘도 백권당에 나와 앉아 있었다. 안거에 들어간 수행자에게 휴일은 없다. 오늘은 백권당에 6시 45분에 도착했다. 잠을 잘 자야 했기 때문에 억지로라도 6시까지 누워 있고자 했다. 그러나 한계가 있었다. 5시 45분에 일어났다. 평소와 같이 샤워를 하고 먹을 것을 준비 했다. 오늘 먹을 것은 밤호박과 감자와 고구마와 포도를 준비 했다. 백권당 사무실에서 꿀물과 함께 먹었다. 그렇다고 곧바로 좌선에 들어가지 않는다. 절구질한 커피를 마셨다. 마치 숭..

수행기 2023.09.30

밤은 밤이고 낮은 낮인데, 재가안거 61일차

밤은 밤이고 낮은 낮인데, 재가안거 61일차 “조금만 더, 조금만 더”좌선 중에 속으로 말했다. 그리고서는 “이제 끝내야 하는데.”라며 말했다. 이 고요와 이 평안을 계속 누리고 싶었던 것이다. 오늘은 재가안거 61알째이다. 오늘은 추석날이기도 하다. 오늘 차례를 지내야 하기 때문에 새벽에 백권당에 왔다. 새벽 5시 5분에 일어났다. 그 이전에 잠이 깼지만 스마트폰으로 확인 한 시간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이번 안거에서 한시간 좌선하기로 했다. 그러나 추석과 같은 명절날에는 좌선을 할 수 없다. 생각해 낸 것은 새벽에 일터에 가는 것이다. 새벽 5시 27분에 집을 나섰다. 차를 타고 백권당에 도착한 것은 5시 40분이다. 간단히 샌드위치 하나와 치즈를 꿀물과 함께 먹었다. 좌복에 앉은 시간은 5시 55분..

수행기 2023.09.29

초자아는 있는 것일까? 재가안거 60일차

초자아는 있는 것일까? 재가안거 60일차 몸과 마음이 펀안하다. 일년에 이런 날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오늘 아침 좌선에서는 지극한 편안함을 느꼈다. 일시적으로 배의 부품과 꺼짐도 사라졌다. 감은 눈에 오로지 평안함만 느껴졌다. 이런 상태가 계속 되기를 바랬다. 오늘은 재가안거 60일째이다. 드디어 6자를 찍었다. 재가안거라고 스스로 이름 붙여 안거에 들어간 이래 두 달이 되었다. 안거는 언제 끝나는 것일까? 담마와나선원 밴드에 공지가 떴다. 10월 22일(일)에 탁발법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담마와나선원 운영위원장 짠디 회장에 따르면, 우안거 해제가 다가옴에 따라 빤냐와로 스님을 비롯하여 9분의 상가 스님을 초청하여 탁발법회를 열 것이라고 했다. 우안거 해제는 언제일까? 달력을 보니 10월 29일이다..

수행기 2023.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