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기 424

명상이 저절로 되었을 때

명상이 저절로 되었을 때 몸과 마음이 편안하다. 이를 지극히 편안하다고 말할 수 있다. 단잠을 자고 난 후의 상태와 같다. 막 잠들려는 상태와도 같다. 좌선 중에 일어난 것이다. 재가우안거 53일째이다. 오늘은 다른 날보다 특별했다. 행선과 좌선을 하는데 집중이 잘 되었기 때문이다. 마치 저절로 되는 것 같다. 이런 날은 드물다. 행선과 좌선이 늘 잘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날은 좀처럼 집중이 되지 않는다. 애쓰다가 시간만 지나간다. 이럴 경우 잡념에 지배 받는다. 빨리 끝내고 싶어 진다. 하루에 두 번 좌선하고 있다. 오전과 오후에 각각 한번씩 좌선한다. 그런데 오전과 오후는 천지차이라는 것이다. 오후에는 오전과 달리 집중이 잘 되지 않는다. 졸립기도 하다. 오후 좌선은 실익이 없다. 그래서일까 선원에..

수행기 2024.09.10

정신과 물질로 환원하여 세상을 바라보았더니

정신과 물질로 환원하여 세상을 바라보았더니   일요일 아침햇살이 찬란하다. 막 좌선을 마쳐서일까 마음은 맑고 깨끗하고 밝았다. 오늘 아침은 평소와는 다르다. 이것저것 알게 된 것이 있다. 이것을 작은 깨달음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아침햇살 찬란한 백권당의 아침이다. 오늘 재가우안거 51일째이다. 일요일이라 해서 안거를 쉬는 일은 없다. 주말은 평일의 연장선상에 있다. 날씨와도 무관하다. 이렇게 후기를 쓰는 것도 거르는 일은 없다. 정신이 맑은 상태에서 하얀 여백을 대하고 있다. 막 좌선을 마쳤으므로 갖가지 견해에 영향 받지 않는다. 생각해 둔 것을 가능한 있는 그대로 쓰고자 한다. 먹는 꿈을 꾸었는데 오늘 새벽 꿈이 좋았다. 새벽 두 시에 깨어 마하시 사야도의 담마짝까법문을 보았다. 언제 읽어도 가슴을 울..

수행기 2024.09.08

행선을 하면 겟투(Get Two)가 되어

행선을 하면 겟투(Get Two)가 되어 구분하여 새기는 것이 위빠사나이다. 오늘 아침 삼십분 좌선에서 생각한 것이다. 좌선 중에 여러 생각이 일어났는데 모두 법에 대한 것이다. 이를 통찰이라 말한다면 자만이 될 것이다. 오늘 재가우안거 50일째이다. 오늘은 토요일이다. 온도는 24도로 지낼 만 하다. 엊그제까지 뜨거운 날이었나 이제 계절이 바뀐 것 같다. 얇은 점퍼를 입고 백권당에 왔다. 이미우이 음악도 듣지 않고 우안거를 하면서 생활에 변화가 생겼다. 음악을 전혀 듣지 않는다. 전에는 일터에 가는 길에 이미우이 음악을 들었다. 아침 출근할 때는 ‘라따나경’을 듣고 오후에 퇴근할 때는 ‘자야망갈라가타’를 들었다. 이것도 큰 변화일 것이다. 저녁에 밥을 많이 먹지 않는다. 저녁에 많이 먹으면 불편하다. ..

수행기 2024.09.07

구름을 벗어난 달처럼

구름을 벗어난 달처럼 자리에 벌러덩 누웠다. 삼십분 좌선이 끝난 것이다. 명상홀이라면 상상할 수 없다. 개인 공간에서는 가능한 것이다. 오늘 재가우안거 49일째이다. 매일매일 삼십분 좌선을 하고 있다. 오후에도 삼십분 좌선한다. 아직까지 저녁좌선은 생활화 되지 않았다. 좌선이 끝나면 벌러덩 드러눕는다. 오늘은 잠을 대체로 잘 잔 편이다. 그 동안 잠을 잘 못 이루어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어제 보다 나은 오늘이다. 새벽 세 시에 잠에서 깼다. 담마짝까법문을 한시간 보고 다시 잠을 청하려 했으나 잠이 오지 않았다. 이럴 때는 잠을 잘 자려고 해서는 안된다. 쉰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오른쪽이나 왼쪽 옆구리로 누워 가만 있다 보면 잠들게 된다. 잠깐 잠들었음에도 몸이 개운 했다. 잠을 잘 자면 꿈의 질도 ..

수행기 2024.09.06

백권당 금강좌(金剛座)

백권당 금강좌(金剛座) 백권당 금강좌는 나의 도피처이다. 마음이 심란할 때 도망갈 수 있는 곳이다. 그곳에 앉아 있으면 마음이 편하다. 또한 백권당 금강좌는 나의 피난처이다. 오늘은 재가우안거 48일째 되는 날이다. 우안거가 시작된 이래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아침좌선을 하고 있다. 여행을 가거나 집안 일이 있는 날을 제외하고 백권당 명상공간에서 좌선하고 있다. 오늘 아침에는 기분이 우울했다. 평소와는 달리 의욕이 없었다. 샤워를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꿈이 영향을 준 것 같다. 몸 상태도 영향을 준 것 같다. 무엇보다 좋지 않은 소식이 큰 영향을 준 것 같다. 친구가 많이 아프다. 친구 처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장루를 두 개나 차고 있는데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대학 같은 학과 동기모..

수행기 2024.09.05

괴로움의 진리는 정신과 물질로 구분해서 파악해야

괴로움의 진리는 정신과 물질로 구분해서 파악해야 온몸이 짜릿짜릿했다. 온몸이 나른했다. 몸 전체가 곤두서는 것 같았다. 눈앞은 환했다. 부품과 꺼짐은 선명했다. 오래 앉아 있은 결과에 따른 것이다. 재가우안거 47일째이다. 오늘은 어제 보다 나은 컨디션이다. 어제는 잠을 잘 자지 못해서 피곤했다. 오늘은 비교적 잠을 잘 편이다. 어제 잠 못 이룬 이야기를 올렸다. 독자들이 여기저기서 글을 주었다. 페이스북에서 어떤 이는 운동을 하라고 했다. 이에 ‘꿀팁을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답했다. 어떻게 해야 잠을 잘 들 수 있을까? 오늘 새벽 몇 시에 깼는지 모른다. 시계를 보지 않았다. 잠에서 깨었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작년에는 글을 썼다. 스마트폰 ‘메모앱’에 엄지치기를 한 것이다. 그러나 매우 피곤한 작업..

수행기 2024.09.04

오늘은 춤이라도 덩실덩실 추고 싶은 날

오늘은 춤이라도 덩실덩실 추고 싶은 날 춤이라도 덩실덩실 추고 싶다. 그렇다고 큰 깨달음을 얻은 것은 아니다. 단지 방향만 잡았을 뿐이다. 그럼에도 마음은 기쁨으로 충만했다. 오늘은 재가우안거 43일째이다. 오늘 새벽 마하시 사야도의 법문집 ‘담마짝까법문’을 읽고 크게 깨달았다. 순전히 글을 보고 인식의 전환이 일어난 것이다. 그것은 명색, 즉 정신과 물질에 대한 것이다. 명색을 빠알리어로 나마루빠(nāmarūpa)라고 한다. 이를 정신과 물질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초기불교에서는 이 명색이 매우 강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위빠사나 수행에서 그렇다. 사람들은 명색에 대하여 얼마나 알고 있을까? 초기경전을 읽어 보지 않았거나 교학을 별도로 공부하지 않았다면 단지 명칭 정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청..

수행기 2024.08.31

마하시 사야도의 논서를 등불로 삼아

마하시 사야도의 논서를 등불로 삼아  갈 길이 멀다. 언제 이 길을 다 갈까? 매일 길을 가지만 좀처럼 목적지는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가야 한다. 가다 보면 무언가 보이지 않을까? 재가우안거 42일째이다. 이제 한달 보름을 향해서 가고 있다. 앞으로 사흘만 지나면 딱 절반이다. 그래서일까 모레 9월 1일(일) 담마와나선원에서는 한국테라와다불교 포살법회가 열린다. 열두 분의 상가스님이 참석한다. 늘 혼자 있는다. 백권당에 늘 홀로 앉아 있는다. 일이년도 아니고 십여년 되었다. 개인사업자로 살다 보니 원맨컴퍼니, 원맨사장이 되었다. 오늘도 아침을 먹는다. 집에서 준비해 온 찐 계란 하나, 찐 고구마 하나, 찐 감자 한쪽을 먹는다. 최소한의 식단이다. 여기에 소금이 곁들인다. 계란과 감자는 소금이 있어야 ..

수행기 2024.08.30

사람들은 저마다 즐길거리가 있어서

사람들은 저마다 즐길거리가 있어서 그냥 이대로 있고 싶다. 그러나 삼십분을 알리는 알람이 울렸다. 어떻게 해야 할까? 여기까지 오기에 힘들었는데 예서 말 수 없다. 알람소리를 무시하고 더 달리기로 했다. 스마트폰 알람소리는 일분가량 울렸다. 소리가 꽤 크다. 귀에 거슬릴정도이다. 그러나 몸이 나무토막처럼 굳은 상태에서 알람소리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로지 배의 움직임과 이를 아는 마음만 있는 것 같았다. 오늘 해야 할 일이 있다. 좌선이 끝나면 후기를 써야 한다. 삼십분 좌선하고 세 시간 쓰는 후기를 말한다. 후기가 끝나면 밀린 일을 해야 한다. 어제 주문 받은 일을 오후에는 메일로 발송해야 한다. 얼마나 더 달렸을까? 평좌한 다리를 풀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벌렁 누웠다. 마치 와선하듯이 반듯하게 ..

수행기 2024.08.28

어떻게 해야 세계 끝에 이를 수 있을까? 해외방랑자가 되기보다는 내면여행의 구도자가

어떻게 해야 세계 끝에 이를 수 있을까? 해외방랑자가 되기보다는 내면여행의 구도자가 행선대에 서면 갑자기 거룩한 자가 된 것 같다. 발을 한발 한발 뗄 떼 성자가 된 것 같다. 미천한 존재도 이 순간만큼은 성스럽고 고귀하고 거룩한 자이다. 행선대는 길지 않다. 백권당 사무실 벽면 복도를 행선대로 만들어 놓았다. 칸막이로 구분한 것이다. 통로는 불과 72센티에 불과하다. 사람 하나 간신히 다닐 수 있다. 행선대에 금을 그어 놓았다. 이것이 행선대라는 표시도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정확한 발걸음에 대한 것이다. 한칸에 30센티 기준이다. 14칸 정도 되니 4.2미티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활용되는 거리는 3미터가 약간 넘는다. 나의 금강좌(金剛座) 사무실 공간을 둘로 나누었다. 열 평 가량 되는 사무실을 둘..

수행기 2024.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