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기 424

얼굴에 사마귀가 사라졌다

얼굴에 사마귀가 사라졌다 늘 컨디션이 좋은 것은 아니다. 오늘 아침이 그랬다. 평소와 달리 몸이 찌뿌둥했다. 오늘 힘든 하루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내 몸은 내가 가장 잘 안다. 의사가 안다고는 하지만 아마도 그것은 기계의 힘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내가 가지고 있는 번뇌는 내가 가장 잘 안다. 수행지도 하는 사람이 아는 것도 한계가 있다. 어떻게 해야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지금은 안거기간이다. 재가자의 우안거를 말한다. 아침 행선과 좌선을 하기로 했다. 행선을 하면 금방 마음이 바뀐다. 발을 떼고, 들고, 밀고, 내리고, 딛고, 누르는 여섯 단계의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산란했던 마음은 이전 마음이 되어 버린다. 그러나 오늘은 달랐다. 행선을 해도 마음이 안정되지 않았다. 몸이 불편하니 자꾸..

수행기 2024.08.08

새김은 전천후 수행용어

새김은 전천후 수행용어 몸에 대하여 민감하게 반응한다. 새벽에 잠에서 깼을 때 몸 상태부터 살핀다. 가장 염려 되는 것은 등의 한기이다. 찬 기운을 느낄 때 감기를 의심하게 된다. 다음으로 머리를 살핀다. 머리 한쪽이 묵직하면 그날 힘들게 보낼 수 있다. 머리가 묵직했다. 일어나기가 힘들 정도가 되었다. 혹시 뒷골 당기는 현상이 일어날까 염려 되었다. 골이 때리면 무조건 쉬어야 한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오늘 잘 보낼 수 있을까? 머리 묵직한 현상은 더 이상 나지 않는다. 깨어 있어서 그런 것일까? 평소와 다름 없이 걸어서 백권당으로 왔다. 그리고 계란과 고구마와 감자를 먹고 커피를 마셨다. 오늘도 절구커피를 마시며 커피가 보약이다. 이마트 안양점 ‘노브랜드’매장에서 샀는데 세 가지 종류 가운데 상품..

수행기 2024.08.06

대상과 새기는 마음이 붙어 있는 것처럼

대상과 새기는 마음이 붙어 있는 것처럼 일순간 온세상이 고요해졌다. 그렇다고 선정에 든 것은 아니다. 밖에 차 소리가 나지 않는 것이다. 불과 몇 초에 지나지 않는다. 재가우안거 14일째이다. 어느 날과 마찬가지로 자리에 앉았다. 행선을 막 마치고 앉은 것이다. 행선에서 형성된 집중을 가져 온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니 집중이라기 보다는 새김이다. 행선을 하면 집중이 된다. 발의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하면 다른 생각이 나지 않는다. 한쪽 발을 디디고 누름과 동시에 다른 한쪽 발 뒤꿈치를 들어 올린다. 이런 과정이 끊임 없이 진행되었을 때 구름 위를 걷는 것 같다. 막바로 자리에 앉지 않는다. 막바로 앉으면 흥분 된 채로 앉는 것과 같다. 이럴 때는 준비기간이 필요하다. 행선만한 것이 없다. 마하시전통에서는..

수행기 2024.08.02

일하면서 수행하고 수행하면서 일하기

일하면서 수행하고 수행하면서 일하기  집중의 효과는 대단했다. 오늘 아침 여덟 시 반부터 아홉 시 반까지 한시간 집중했다. 가장 난해한 수정작업을 한 것이다. 그것도 여섯 모델이다. 명상에 따른 집중의 힘이다. 재가우안거 11일째이다. 아침 글쓰기 유혹을 뿌리치고 자리에 앉았다. 행선을 끝낸 다음에 방석에 앉은 것이다. 삼십분 집중하기로 했다. 집중이 늘 잘 되는 것은 아니다. 조금만 방심해도 생각이 치고 들어 온다. 명칭을 붙여 보기도 한다. “부품, 부품, 부품, 꺼짐, 꺼짐, 꺼짐, 닿음, 닿음, 닿음,…”이라고 명칭 붙여 보았다. 배의 부품과 꺼짐을 관찰한다. 마하시방식 위빠사나이다. 복부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것은 몸관찰에 해당되고 풍대(風大)에 대한 것이다. 몸관찰을 하면 정신과 물질, 물질과 ..

수행기 2024.07.30

건방이 하늘을 찌르는구나! 재가우안거 6일째

건방이 하늘을 찌르는구나! 재가우안거 6일째  사람은 자신의 위치를 벗어나지 못한다. 딱 자신의 수준에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한다. 나 자신도 예외는 아니다. 오늘 백권당으로 향하는 길에 이런 생각을 해 보았다. 이는 “남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에 대한 것이다. 이렇게 생각한 것은 수희찬탄(隨喜讚嘆)이라는 말 때문이다. 긴 글을 쓴다. 사람들은 대체로 긴 글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광속으로 변하는 시대에 시간낭비라 생각할지 모른다. 반면에 사람들은 대체로 감각적인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사진 같은 것이다. 페이스북이나 카톡이나 밴드와 같은 에스엔에스에 올려져 있는 콘텐츠를 보면 알 수 있다. 감각의 시대에 긴 글은 패싱(passing)의 대상이 되는 것 같다. 오전일과를 거의 다..

수행기 2024.07.25

물수다원과 막행막식, 2024년 우안거를 시작하며

물수다원과 막행막식, 2024년 우안거를 시작하며 비 오는 일요일 아침이다. 방금 행선과 좌선을 끝냈다. 오래 한 것은 아니다. 행선은 10여분, 좌선은 30분 했다. 오늘 아침 백권당에 가는 길에 어제가 우안거 시작되는 날임을 알았다. 우안거 첫째날을 모르고 지나간 것이다. 작년 우안거를 했다. 재가우안거이다. 재가자가 안거에 들어간다고 해서 ‘재가우안거’고 이름 붙여 본 것이다. 작년에는 첫째날부터 마지막날까지 기록을 남겼다. 하루 한시간 앉아 있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주로 좌선에 대한 기록을 남겼다. 재가우안거는 여러모로 제약이 많다. 생업과 병행하는 것이 가장 큰 제약이다. 일감이 있으면 만사 제쳐 놓고 일순위로 해야 한다. 올해 우안거는 어떻게 해야 할까? 작년과는 달리 하려 한다. 아침에 한..

수행기 2024.07.21

좌선 중에 나른함에 대하여

좌선 중에 나른함에 대하여 천삼백만원을 맡겼는데 이자가 칠십팔만원 붙었다. 새마을금고(MG)에 일년 맡긴 것이다. 이율은 육프로짜리이다. 마치 공돈이 생긴 것 같다. 돈이 돈을 번 것 같다. 돈이 일한 것 같다. 인생에 있어서 이자 붙는 삶은 없을까? 오로지 저축만 한다. 예금도 하고 적금도 한다. 식비를 제외한 수입의 대부분은 저축한다. 시간 지나면, 때가 되면 이자로 보상된다. 주식하는 삶과 비교된다. 어떤 이는 주식한다고 말한다. 이럴 때 하는 말이 있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사람들은 왜 주식에 실패하는가? 그것은 욕망을 조절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눈앞에 이익에 급급하여 욕망의 노예가 된다. 그것은 초단타매매하는 것으로 알 수 있다. 오..

수행기 2023.12.13

애쓰지도 말고 머물지도 말고, 기대하지도 말고 바라지도 말아야

애쓰지도 말고 머물지도 말고, 기대하지도 말고 바라지도 말아야 책을 읽다가 멈추었다. 꼭 기억해두고 싶은 글을 발견했다. 꼭 새겨두고 싶은 말이 있다. 그것은 ‘네 가지 정근’에 대한 것이다. 마하시 사야도의 위빳사나 수행방법론에서 발견한 것은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만약 그 위의 도를 염두에 두고, 목적으로 하고 기대하면서 위빳사나 관찰을 했다고 하자. 그때는 위빳사나 지혜가 바른 정근 네 가지 모두를 성취하면서 생겨나기 때문에 과만을 위해 관찰할 때의 위빳사나와는 다르기도 다르고, 그 위의 여러 위빳사나 지혜들에 이전처럼 쉽게 이르지 못하기도 한다.”(위빳사나 수행방법론 2권, 482쪽) 도와 과에서 도의 증득과정에 대한 것이다. 왜 도의 증득과정에 대한 것인가? 이는 “과만을 위해 관찰할 때의 위..

수행기 2023.12.03

고통의 끝을 보고자 했으나

고통의 끝을 보고자 했으나 반가운 손님이 찾아 왔다. 오랜만에 온 손님이다. 그 동안 오지 않아서 기다리기도 했다. 통증이 찾아 온 것이다. 매일 의무적으로 한시간 앉아 있기로 했다. 스스로 약속한 것이다. 이를 ‘결정바라밀’이라고도 할 수도 있다. 어떤 일을 하는 데 있어서 결심을 하면 목표로 하는 것이 달성될 수 있다. 백권당에 명상공간이 있다. 사무실 반을 칸막이로 막아 놓아 명상공간으로 활용한 것이다. 2020년 1월에 만들었다. 명상공간은 세 평이 약간 넘는다. 매트 깐 면적만 계산 한 것이다. 매트 위에는두께가 10센티 되는 두꺼운 방석이 있다. 대단히 푹신하다. 페이스북친구가 선물해 준 것이다. 처음에는 방석을 반으로 말아 앉았다. 그러다 보니 엉덩이 닿는 면적이 좁았다. 올 여름부터는 두께..

수행기 2023.11.23

오늘도 내일도 앉을 뿐

오늘도 내일도 앉을 뿐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스님들은 당연히 한시간 이상 참선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왜 이렇게 생각하는가? 스님들은 본래 명상전문가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에 수많은 스님들이 있다. 그러나 담마에 대하여 글을 쓰는 스님들은 드물다. 설령 담마에 대한 글을 올린다고 하더라도 남의 글을 그대로 올리는 경우가 많다. 출가자의 본분사가 있을 것이다. 그것은 깨달음을 향한 정진이라고 본다. 그러나 에스엔에스에서 본 스님들은 정진과는 거리가 먼 것 같다. 소소한 일상에 대한 것이 많다. 어떤 스님들은 봉사활동을 한다. 재가불자들이 해야 할 일을 하는 것 같다. 이럴 때 이런 의문이 든다. “저 스님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다 마친 것일까?”라는 의문을 말한다. 매일 한시간 ..

수행기 2023.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