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기 385

현법(現法)에 살고자, 재가안거 15일차

현법(現法)에 살고자, 재가안거 15일차 오늘 좌선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사실상 실패라고 볼 수 있다. 다만 한시간 채웠다는 데 큰 의미를 둔다. 극기훈련했다고 본다. 소리에 민감하다. 도심에서 좌선은 소리에 지배받기 쉽다. 도로 바로 옆에 사무실이 있어서 끊임없이 차량소리가 난다. 또한 전철1호선이 함께 달려서 전철 지나가는 소리가 요란스럽다. 여기에 오전 9시가 넘으면 냉방이 시작되는데 공조기에서 나는 소리가 거슬린다. 훌륭한 농부는 밭을 탓하지 않고 훌륭한 목수는 밭을 탓하지 않는다고 한다. 역시 훌륭한 학생은 환경을 탓하지 않는다. 수행자도 환경을 탓해서는 안된다. 그럼에도 소음은 참을 수 없다. 차 지나가는 소리나 전철 지나가는 소리는 그나마 견딜만하다. 지나가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내..

수행기 2023.08.14

오늘 좌선만 같아라, 재가안거 14일차

오늘 좌선만 같아라, 재가안거 14일차 오늘은 재가안거 14일차이다. 두 번째 맞는 일요일이다. 일요일이라 하여 안거는 쉬지 않는다. 선방에서 일요일이라 하여 참선을 쉬지 않는 것과 같다. 오늘 오전 9시 2분에 좌선에 들어 갔다. 좌선에 들어가기 전에 예비수행을 했다. 행선은 하지 않았다. 그 대신 빠다나경을 암송했다. 경을 암송하면 어느 정도 집중이 된다. 외운 것을 기억해내는 것 자체가 집중을요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뜻을 새기며 암송해야 한다. 뜻도 모른 채 암송한다면 공덕이 적을 것이라고 한다. 빠다나경은 부처님 성도과정에 대한 것이다. 악마와의 싸움에서 승리한 것을 노래한 게송이다. 빠다나경 25게송 중에서 마지막 게송을 보면 “따또 둠마노 약코 따떼반따라다야타티”라는 구절이 ..

수행기 2023.08.13

차량소음차단용 귀마개를 구입하고, 재가안거 13일차

차량소음차단용 귀마개를 구입하고, 재가안거 13일차 평온한 토요일 오전이다. 날씨는 덥지 않다. 태풍이 한번 지나가서일까 그 여파로 선선하다. 이제 8월 중순이 시작되는 날에 24도이면 선선한 편이다. 무엇보다 쾌적한 것은 옷이다. 옷은 입은 듯 마는 듯 하다. 삼베 옷은 입어 보지 않았다. 남방이 삼베 옷을 입은 것 같다. 깔깔한 것이 감촉이 좋다. 런닝을 입지 않고 입었다. 쾌적한 상태가 되었다. 옷도 환경에 영향을 준다. 음식도 몸상태에 영향을 준다. 항상 쾌적한 상태를 유지하려면 몸과 마음을 청정하게 해야 한다. 명상만한 것이 없는 것 같다. 명상을 생활화하고자 한다. 매일 한시간 앉아있기를 의무화하고 있다. 스스로 약속한 것이다. 그러나 명상환경은 그다지 좋지 않다. 소음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

수행기 2023.08.12

자세를 바꿀 때도 새겨야, 재가안거 12일차

자세를 바꿀 때도 새겨야, 재가안거 12일차 “삐리릭, 삐리릭”알람이 울린다. 듣던 중 반가운 소리이다. 다리를 풀어도 된다. 마치 고행하는 자처럼 앉아 있었는데 이제 해방이다. 재가안거 12일차이다. 이렇게 오래 좌선해 본 적이 없다. 그날 이후, 즉 테라와다 안거 입재법회 이후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한시간씩 앉아 왔다. 내일도 모래도 앉을 것이다. 마칠 때까지는 90회 이상이 될 것 같다. 법구경 ‘천의 품’에 이런 말이 있다. “전쟁에서 백만이나 되는 대군을 이기는 것보다 하나의 자신을 이기는 것이야말로 참으로 전쟁의 승리자이다.”(Dhp.103)라는 말이다. 매일 한시간 좌선하는 것이야말로 자신과의 싸움이다. 좌선해서 무엇인가 얻겠다는 마음은 없다. 다만 습관 들이려 할 뿐이다. 매일 앉는 습관을 ..

수행기 2023.08.11

왜 정신과 물질을 따로따로 새겨야 하는가? 재가안거 11일차

왜 정신과 물질을 따로따로 구분하여 새겨야 하는가? 재가안거 11일차 태풍이 온다고 한다. 어제까지 뜨거웠으나 오늘은 선선하다. 태풍의 전조이어서일까 비도 내린다. 바람까지 분다면 올 여름은 끝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날씨는 변화무쌍하다. 맑은 하늘은 며칠 가지 않는다. 하늘에 구름이 끼고 흐려지다가 비를 뿌리기도 한다. 하늘도 변화무쌍하다. 낮에는 푸른 하늘에 흰구름이 지만 저녁이 되면 서쪽 하늘을 벌겋게 달군다. 사람의 마음도 변화무쌍하다. 대상에 따라 마음도 변한다. 욕망의 마음이 되기도 하고 분노의 마음이 되기도 하다. 어제의 마음과 오늘의 마음은 다르다. 어제 일이 잘 풀렸다고 오늘도 잘 풀리라는 보장은 없다. 좌선도 그런 것 같다. 재가안거 11일차이다. 오늘 아침 좌선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수행기 2023.08.10

행선(行禪)에서 얻는 이익은? 재가안거 10일차

행선(行禪)에서 얻는 이익은? 재가안거 10일차 오늘 좌선은 성공적이었다. 왜 성공적이었는가? 그것은 한시간 앉아 있는 동안 자세를 한번도 바꾸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고질적인 오른쪽 다리 저림, 마비, 통증도 없었다. 시간이 얼마나 되었을까? 끝날 때가 된 것 같은데 알람이 울리지 않는다. 혹시 스마트폰 밧데리가 방전된 것은 아닐까? 이전에 그런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번 이런 생각이 들자 참을 수 없었다. 궁금한 것도 알아차려야 할 대상이다. 그럴 경우 ‘궁금함, 궁금함’하면 될 것이다. 그러나 밧데리 방전된 것 같은 의심도 들고 해서 스마트폰을 터치 했다. 방전은 없었다. 들어가 보니 38초 남았다. 어쨌든 한시간 좌선을 성공적으로 마친 것이다. 재가안거 10일차이다.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

수행기 2023.08.09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스캔 하는 방법, 재가안거 9일차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스캔 하는 방법, 재가안거 9일차 항상 일이 잘 되는 것은 아니다. 날씨가 변화무쌍하듯이, 사람 컨디션도 변화무쌍하다. 또한 마음 상태도 다르다. 대개 외부적 영향을 받는다. 명상을 할 때는 주변정리가 잘 되어야 한다. 주변정리가 잘 되지 않은 상태에서 명상에 임하면 실패하기 쉽다. 주변정리를 어떻게 잘 해야 할까? 마하시 사야도의 ‘위빳사나 수행방법론’ 2권 초입을 보면 위빳사나 준비수행이 있다. 가장 첫 번째로 나오는 글은 “바로 이번 생에 도와 과, 열반을 증득하고자 진실로 열심히 수행하려 는 이라면 수행하고자 결정한 기간 동안 (우선) 걱정거리(palibodha)를 전부 없애야 한다.”(60쪽)라는 내용이다. 걱정거리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걱정거리를 뜻하는 빨리보다(pali..

수행기 2023.08.08

부품과 꺼짐과 닿음을 리드미컬하게, 재가안거 8일차

부품과 꺼짐과 닿음을 리드미컬하게, 재가안거 8일차 땀으로 흠뻑 젖었다. 가슴에서는 땀이 줄줄 흘러 내렸다. 땀이 가슴을 타고 흘러 내릴 때 상쾌했다. 아니 통쾌했다. 노동할 때 땀을 흘리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온 몸이 흠뻑 젖었다. 좌선이 끝났을 때 팔을 만져 보니 축축하다. 등도 땀으로 축축하다. 백색 티도 땀으로 젖었다. 아침 8시 4분부터 9시 4분까지 한시간 앉아 있었다. 재가안거 8일차이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 알아서 하는 것이다. 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날자가 지날수록 점차 방법과 요령이 생기는 것 같다. 오늘 좌선도 그랬다. 안거기간은 길다. 3개월이기 때문에 90일이상 하는 것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하루에 한시간 앉아 있기로 결의했기 때문에 ..

수행기 2023.08.07

소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 재가안거 7일차

소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 재가안거 7일차 요즘 안거 중에 있다. 스스로 재가안거라고 이름 붙여 보았다. 스님들이 선방에서 안거하는 것처럼 재가불자도 세상 속에서 안거해 보자는 것이다. 안거를 하다 보니 여러 이점이 있다. 첫째, 안거를 하다보니 생활이 매우 건전해진다. 오전에는 명상으로 보내기 때문에 건전한 삶을 살지 않을 수 없다. 욕망, 분노, 들뜸 등 불선법이 있다면 5분도 앉아 있기 힘들다, 둘째, 안거를 하다보니 건강해진다는 것이다. 먹는 것을 자제하는 것이 가장 크다. 소화가 잘 되지 않는 것, 기름진 것을 피한다. 좌선 중에 허리를 꼿꼿하게 하며 한시간 버티기를 하다 보니 허리도 좋아 진 것 같다. 전반적으로 건강이 좋아 졌다. 셋째, 안거를 하다 보니 긍정적 사고방식이 지배한다. 물질과 ..

수행기 2023.08.06

이 통증은 나의 것인가? 재가안거 6일차

이 통증은 나의 것인가? 재가안거 6일차 오늘 좌선은 늦게 시작되었다. 오전 11시 3분에 시작되었다. 그러나 이전에 한번 더 있었다. 좌선을 하다가 그만 두었다. 그만 두고 드러누웠다. 알람소리에 깼다. 명상을 하려면 주변정리가 되어야 한다. 명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을 피해야 한다. 책을 읽는다든가, 뉴스를 본다든가, 대화를 하는 등 언어적 개념에 대한 것은 피해야 한다. 오늘 아침 일찍부터 페이스북을 보았다. 어제 저녁 늦게 올려 놓은 반응이 궁금했었다. 북콘서트에 대한 것이다. 이를 관련 카톡방에도 올렸다. 반응이 있어서 답글을 달았다. 이런 모든 행위는 명상에 영향을 준다. 어떻게 해야 들뜬 마음을 가라 앉혀야 할까? 명학공원에 가서 세 바퀴 돌았다. 무척 더운 날씨이다. 스마트폰을 보니 3..

수행기 2023.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