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기 424

“분노가 네 것입니까?” 재가안거 50일차

“분노가 네 것입니까?” 재가안거 50일차 “분노가 네 것입니까?”이 말에 사무쳤다. 어제 저녁 잠자기 전 유튜브에서 들은 것이다. 빤냐와로 스님이 8년전에 법문한 것이다. 오늘은 재가안거 50일차이다. 마침내 50이라는 숫자를 찍었다. 그러나 아직도 한참 남았다. 90일 안거에서 40일 남았다. 이제 반을 넘었을 뿐이다. 오늘 한시간 앉아 있었다. 오전 8시 3분부터 9시 3분까지 앉아 있었다. 지루했다. 시계를 두 번 쳐다 보았다. 집중이 되지 않았다. 가면 갈수록 혼침이 계속 되었다. 마치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망상이 일어났다. 나이 먹어서 앉아 있기가 쉽지 않다. 더구나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한시간 앉아 있는 것은 고역이다. 한시간 버티기가 고문당하는 것 같다. 그럼에도 한시간을 채워야 한다. ..

수행기 2023.09.18

오늘은 청파동 담마와나선원 반철법회 가는 날, 재가안거 49일차

오늘은 청파동 담마와나선원 반철법회 가는 날, 재가안거 49일차 몸과 마음이 편안하다. 이대로 그냥 계속 있었으면 좋겠다. 몸은 나른하다. 감기 기운이 있어서 등에 약간 한기가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앉아 있으니 여기가 세상에서 가장 편한 곳이다. 오늘은 재가안거 49일째이다. 오늘 담마와나선원에 가기로 했다. 특별초청법회가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반철법회’인지 모른다. 이번 안거에서 딱 중간되는 날이기도 하다. 이번 초청법회 법사는 ‘담마위하리스님’이다. 이름은 익숙하다. 언젠가 한번 보았을지 모른다. 혹시 그 스님이 아닌지 모르겠다. 내 글을 잘 보고 있다고 말한 그 스님을 말한다. 오늘은 본래 정진산행 가는 날이다. 요즘 가을장마 이어서일까 매일 비가 온다. 어제도 하루 종일 비가 왔다. 그제도 왔..

수행기 2023.09.17

좌선 중에 무심코 코를 만졌는데, 재가안거 48일차

좌선 중에 무심코 코를 만졌는데, 재가안거 48일차 좌선 중에 무심코 왼손이 코를 만지게 되었다. 코 부위가 간지러워서 손이 올라가게 된 것이다.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다. 사띠 하는 중에 무심코 하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 다시 손을 들어 코를 만졌다. 손의 동작을 새기며 만진 것이다. 오늘은 재가안거 48일째이다. 오늘 좌선은 30분 했다. 시간이 없다. 일감이 있어서 마무리 작업해야 한다. 주말인 오늘과 내일 밤낮으로 해야 한다. 후기도 30분 이내로 끝내야 한다. 수행에 들어 갈 때는 주변정리를 하라고 했다. 주변에 정리가 되지 않았을 때 집중할 수가 없다. 가정이나 직장에 문제가 생겼을 때 그것을 먼저 해결 해야 한다. 지금 품질사고가 터졌는데 어떻게 태연히 앉아 있을 수 있겠는가? 올해 7월..

수행기 2023.09.16

나를 힘들게 한 사람을 만나면, 재가안거 47일차

나를 힘들게 한 사람을 만나면, 재가안거 47일차 좌선이 끝난지 10분이 되었다. 10분이 지난 후에 자판을 치고 있다. 그 사이에 화장실에 가고 원두커피를 내렸다. 원두커피를 마셔가며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 생생하고 따끈따끈한 글이 될 것 같다. 좌선이 끝나자 마자 글을 쓰면 있는 그대로 쓸 수 있다. 그 사이에 뉴스를 본다든가, 유튜브를 본다든가, 에스엔에스를 하는 일이 없기 때문에 타인의 주의나 주장에 휘말리지 않는다. 오늘은 재가안거 47일차이다. 언제나 변함 없이 오전만 되면 자리에 앉는다. 자리에 앉는 시간은 일정하지 않다. 업체 담당들 출근하기 전에 끝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전화가 걸려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좌선시간은 정해진 시간이 없다. 가장 안정된 때에 자리를 앉는다. 일찍 오면 ..

수행기 2023.09.15

복부새김은 집과 가정과 일터에 이어 네 번째 피난처, 재가안거 46일차

복부새김은 집과 가정과 일터에 이어 네 번째 피난처, 재가안거 46일차 돌아 갈 집이 있기에 길을 떠난다. 돌아갈 집이 없다면 정처없이 떠돌것이다. 해가 어스름한 무렵에 불빛이 하나 둘 켜지기 시작할 때 집으로 향한다. 장기간 여행하는 사람이 있다. 전세계를 대상으로 여행하는 사람이다. 생업이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은퇴했거나 자유로운 삶을 사는 사람들이 이에 해당된다. 어떤 여행자가 있다. 여행자는 인도를 여행했다. 세 달이 넘는 인도여행에서 속된 말로 ‘개고생’을 했다고 한다. 오토바이 한대에 의지하여 인도북부 오지를 탐험했는데 글로 표현할 수 없는 고생을 했다는 것이다. 여행자는 6개월간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고자 한다. 본래 1년 예상을 하고 집을 떠나왔으나 몸도 지치고 마음도 지쳐서 이제 돌..

수행기 2023.09.14

자애명상을 해 보았더니, 재가안거 45일차

자애명상을 해 보았더니, 재가안거 45일차 그 사람 표정이 밝고 맑다. 더구나 미소를 띠고 있다. 행복한 모습이다. 나에 대하여 우호적인 사람이다. 나의 말에, 나의 글에 공감해 주는 사람이다. 자애의 마음을 보냈다. 오늘은 재가안거 45일째이다. 안거기간이 90일가량이므로 딱 절반이 된 것이다. 이를 ‘반철’이라 해야 할 것이다. 반철법회가 있다. 작년 천장사 갔었을 때 참석했었다. 그때 천장사 회주 웅산스님이 법문했었다. 천장사에서 하안거를 나고 있는 대중스님들이 참석했다. 안거에서 반철은 딱 절반이 되는 날을 의미한다. 천장사에서 반철법회를 한 것은 이유가 분명하다. 반철이 되었을 때 수행점검을 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대중스님들의 마음을 다잡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테라와다불교 안거 45일째이다..

수행기 2023.09.13

나도 니밋따를 볼 수 있을까? 재가안거 44일차

나도 니밋따를 볼 수 있을까? 재가안거 44일차 아침 햇살이 찬란하다. 아침 해를 바라 보았다. 눈이 부셔서 계속 바라 볼 수 없다. 더 바라보면 눈이 실명할 것 같다. 잠시 몇 초 바라 보았더니 세상이 검정 반점 투성이다. 오늘은 재가안거 44일째이다. 오늘 좌선은 7시 38분부터 9시 15분까지 1시간 27분 동안 했다. 한시간을 알리는 알람을 무시하고 계속 앉아 있었다. 한참 지난 줄 알았더니 27분 더 앉아 있었다. 요즘 한시간 앉아있기는 문제도 아니다. 예전에는 한시간 앉아있기가 꿈이었다. 오죽 했으면 한시간 앉아있기가 소원이라고 했던가. 자신의 단점을 말하지 말라고 했다. 도한 자신의 전부를 말하지 말라고 했다. 요즘 유튜브에서 본 것이다. 그러나 블로그에 글을 매일 쓰는 사람의 입장에서 솔직..

수행기 2023.09.12

눈을 감고 있으나 뜨고 있으나, 재가안거 43일차

눈을 감고 있으나 뜨고 있으나, 재가안거 43일차 눈을 감아도 아무 생각이 없고 눈을 떠도 아무 생각이 없다. 눈을 뜬 채로 가만 있었다. 눈을 감은 것과 다름 없다. 번뇌망상도 들어 오지 않는다. 눈을 감은 것이나 눈을 뜬 것이나 똑 같은 상태가 되었다. 오늘은 재가안거 43일째이다. 오늘 좌선은 1시간 48분 했다. 오전 8시 12분에 시작해서 10시에 끝냈다. 9시 12분에 한시간을 알리는 알람이 울렸지만 무시고 계속 앉아 있었다. 여분으로 48분을 더한 것이다. 해야 할 일이 많다. 생계를 위한 일을 해야 한다. 오후에는 창동 장모댁에 가서 김치를 가져 와야 한다. 니까야모임 후기도 써야 하고 스리랑카 성지순례기 마무리도 해야 한다. 여기에다 책만들기 서문도 써야 한다. 요즘 오전은 수행으로 다 ..

수행기 2023.09.11

사마타와 위빠사나의 구분, 재가안거 42일차

사마타와 위빠사나의 구분, 재가안거 42일차 상쾌한 구월의 일요일 아침이다. 구월 들어 두 번째로 맞는 일요일 아침 날씨는 23도이다.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은 쾌적한 날씨이다. 이런 날씨만 같아라. 오늘 일요일임에도 일터로 향했다. 자영업자, 일인사업자에게는 주말도 없고 일요일도 없다. 개인사업을 하는 자에게는 평일이나 주말이나 똑 같은 날이다. 일요일 아침임에도 일찍 길을 나섰다. 아침 6시 20분에 아파트를 출발했다. 눈만 뜨면 밥만 먹으면 아지트로 가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은 집에서 밥을 먹지 않았다. 밥은 일터에서 먹었다. 아니 밥을 먹은 것이 아니라 미리 준비한 계란 삶은 것과 고구마 삶을 것을 가져가서 먹은 것이다. 샌드위치 두 쪽과 함께 먹었다. 일요일 이른 아침 길을 나서면 상쾌하다. 사..

수행기 2023.09.10

스승이 없는 시대에, 재가안거 41일차

스승이 없는 시대에, 재가안거 41일차 3.52-4.27, 계산을 해보니 35분이다. 좌선을 시작한지 35분만에 중단했다. 새벽 3시 52분터 4시 27분까지 좌선한 것이다. 오늘 좌선은 실패했다. 시간이 없다. 오늘 7시 반부터 외부일정이 있다. 사무실 명상홀에서 좌선을 할 수 없다. 좌선은 저녁에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불투명하다. 일감이 있어서 일을 해야 한다. 주말작업을 해서 납기를 지켜 주어야 한다. 시간이 새벽밖에 없다. 새벽에 깨어 자리에 앉았다. 가벼운 행선을 하고 난 다음 자리에 앉은 것이다. 잠자던 요에 앉았다. 그러나 모든 것이 불만족스럽다. 평좌한 엉덩이에 항공담요를 받쳤으나 너무 얇다. 선풍기 모터 돌아가는 소리가 요란하다. 도대체 집중이 되지 않는다. 배의 호흡이 잡히지 않는다...

수행기 2023.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