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기 385

안팍으로 생멸(生滅)에 사무치고자

안팍으로 생멸(生滅)에 사무치고자 혼자 있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원맨컴퍼니, 일인사업자, 일인사장이다 보니 늘 혼자 있다. 밥 먹는 것도 혼자이다. 식당에 가서 밥 먹을 때가 제일 난감하다. 테이블만 차지 하는 것 같아 미안한 느낌이 든다. 식사할 때는 주로 한식부페를 이용한다. 요즘에는 혼밥하는 사람을 배려해서 일인석이나 이인석을 마련해 놓은 식당도 있기는 하다. 가장 무난한 것은 햄버거를 먹는 것이다. 일터 근처에 롯데리아가 있어서 포장해서 먹는다. 점심특가로 가장 싼 것은 데리버거 세트로 4,500원이다. 하루종일 사무실을 지킨다. 아침 일찍 나와서 오후 일찍 나선다. 일찍 출근했으니 일찍 퇴근 하는 것이다. 프리랜서가 자기관리를 잘 하듯이 역시 자영업자는 자기관리를 잘 해야 한다. 어영부영하다 보..

수행기 2023.07.18

명상공간용 매트를 구입하고

명상공간용 매트를 구입하고 돈을 쓰는데 신중하다. 돈을 펑펑 쓰지 않는다. 주로 중고품을 산다. 중고품 아닌 것이 없다. 차를 마시는 차기(茶器)도 중고품이다. 지역에 재활용 용품 매장이 있다. 굿윌스토어와 아름다운 가게를 말한다. 차기세트는 재활용 용품 매장에서 샀다. 만원 이내이다. 그 결과 수많은 차기 세트를 확보할 수 있었다. 중고사랑은 차도 예외가 아니다. 아직까지 일생동안 한번도 새 차를 산 적이 없다. 중고차만 네 번 산 것 같다. 아직까지 중형차 이상을 타 본적이 없다. 소형차만 타다가 이제 경차에 이르렀다. 최근 사무실에 가전 제품을 들였다. 당연히 중고이다. 당근마켓에서 소형냉장고를 5만원에 구입했고, 전자레인지를 만원에 가져 왔다. 낡았지만 기능에는 문제 없다. 아껴 쓰고, 나누어 쓰..

수행기 2023.07.14

마음이 황무지가 되었을 때

마음이 황무지가 되었을 때 요 며칠 마음의 황무지를 겪었다. 황량한 들판에 서 있는 것 같았다. 스산하고 음울한 느낌이었다. 감기에 걸려서 약을 먹고 외출을 자제하는가 하면 하루 종일 유튜브만 보다 보니 마음이 황무지가 된 것 같다. 마음의 황무지는 금방 해소된다. 경전을 열어 보면 즉시 사라진다. 니까야를 어는 순간 사라지고, 논서를 펼치는 순간 없어진다. 이것이 초기불교의 마력일 것이다. 휠체어 탄 노인들을 보면 우울한 마음은 의지할 데가 없을 때 나타난다. 하루 종일 가만 있을 때 나타난다. 이럴 때는 걸어야 한다. 공원에라도 나가서 돌기를 해야 한다. 그래서일까 명학공원에는 형편없이 늙은 노인들이 둘레길 돌기를 하고 있다. 명학공원 주변에는 요양원이 몇 곳 있다. 일반건물에 요양원이 있는 것이다...

수행기 2023.07.13

한번 사띠가 확립되면

한번 사띠가 확립되면 지금 시각 오후 7시 4분, 하루일과가 끝났다. 오늘 한 일은 없다. 일감이 없어서 한 일이 없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일을 했다. 글을 아침에 하나 썼고, 오후에는 좌선을 했다. 일터에 가만 앉아 있으면 할 일이 없다. 유튜브 보는 것 외 할 일이 없다. 유튜브에 빠지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세월을 유튜브 보는 것으로 보낼 수 없다. 나는 수행자 아닌가? 오전에 좌선을 한번 했다. 오래 하지 못했다. 고작 27분 했다.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집중은 사띠가 확립되는지에 달려 있다. 사띠가 확립되어 있지 않으면 온갖 번뇌망상이 일어난다. 좌선을 할 때 비장한 각오로 임한다. 마치 세상이 끝날 것처럼 생각하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이 마지막인 것처럼 임한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

수행기 2023.07.05

명상공간에서 한시간 앉아 있었는데

명상공간에서 한시간 앉아 있었는데 약속은 지켜야 한다. 온라인에서 약속한 것도 약속이다. 페이스북과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오늘만큼은 한시간 좌선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침내 어제 약속을 지켰다. 하루 일과 중에 새벽시간이 소중하다. 그 다음은 아침이다. 마음이 오염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새벽같은 마음, 아침같은 마음이 되고자 한다. 그러나 뉴스를 접하는 순간 깨진다. 뉴스를 보지 않는다. 작년 그날 이후로 일체 보지 않는다. 가게나 식당에 들어 갔을 때도 의도적으로 피한다. 뉴스를 접하면 격정의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마음이 혼탁해지면 집중이 되지 않는다. 마음이 흙탕물이 이는 것 같다. 뉴스를 보고 흥분했을 때 이념의 노예가 되기 쉽다. 주변에는 온갖 자극으로 가득하다. 특히 도시의 삶이 그..

수행기 2023.06.28

위빠사나 지혜에 이르는 자는 만명 중에 하나

위빠사나 지혜에 이르는 자는 만 명 중에 하나 지금 시각은 3시 20분, 빠다나경을 암송하고 경행을 했다. 확실히 경행 전후가 다르다. 암송 과정에서 기억해 내려고 하는 것 자체가 집중을 요하기 때문이다. 어떤 일이든지 집중이 되지 않으면 이루어지지 않는다. 공부할 때도 집중해야 하고, 일할 때도 집중해야 한다. 당연히 수행할 때도 집중해야 한다. 집중하는데 있어서 암송만한 것이 없는 것 같다. 행선한다고 하여 단지 걷는 것만으로 되지 않는다. 좌선한다고 하여 단지 앉아 있는 것만으로 역시 되지 않는다. 먼저 마음을 대상에 묶어 두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호흡이기 쉽다. 그러나 더 효율적인 방법은 암송인 것 같다. 암송하고 나면 어느 정도 사띠가 확립된 것 같다. 어느 정도 집중된 상태이기 때문에 망념이 ..

수행기 2023.06.27

동시에 두 가지 일을 하지말자

동시에 두 가지 일을 하지 말자 나에게 치명적인 약점이 있는 것 같다. 그것은 몹시 서두른다는 것이다. 마음은 급하고 몸은 따라 주지 않는다. 동시에 두 가지 일을 하려 하는 것이다. 그러다 발을 의자에 부딪쳤다. 맨발을 나무에 찌이자 참을 수 없는 통증이 밀려왔다. 자업자득이다. 언젠가는 일어나고야 말 사고가 지금 난 것이다. 더 큰 사고가 나기 전에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발이 돌뿌리에 부딪칠 때가 있다. 아무생각없이 갖다 박은 것과 같다. 그 순간 정신과 육체가 따로 놀았다고 볼 수 있다. 정신이 한눈 판 사이에 통제를 잃은 다리가 멋대로 행위한 것이다. 멀쩡한 정신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발가락에 금이라도 갔다면 목발을 짚고 다녀야 할 것이다. 서둘다가 넘어지기라도 했다면 어떻게 될까..

수행기 2023.06.22

일생동안 내가 가장 잘한 것은

일생동안 내가 가장 잘한 것은 오늘 최후를 맞이 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어 갈까? 가장 먼저 후회 있는 삶인지 후회 없는 삶인지가 될 것 같다. "해야 할 것이 많은데"라고 생각한다면 후회 있는 삶이 될 것이다. 반면 미소짓는다면 후회없는 삶이 될 것이다. 미소짓고 죽을 수 있을까? 위빠사나 명상에서는 이를 최상의 죽음이라 본다. 다름아닌 아라한의 죽음이기 때문이다. 해야 할 일을 마친 아라한에게는 최후의 죽음이다. 다시는 태어날 일 없는 죽음이다. 물론 무아의 아라한에게는 죽음이라는 말조차 시설되지 않는다. 지금 눈을 감는다면 가장 보람스러운 일은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경이나 게송을 외운 것이 가장 큰 사건이 될 것 같다. 애써서 수많은 일을 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힘들었던 것은 빠알리어 경과 게송..

수행기 2023.06.15

오늘도 허리 아픈 환자처럼

오늘도 허리 아픈 환자처럼 또다시 새벽이 되었다. 눈을 뜨면 밖이 훤하다. 매일 특정한 시간대에 눈을 뜨는 것 같다. 짐작한 대로인 경우가 많다. 5시 이전 4시대에 눈을 뜬다. 어떻게 해야 할까? 더 자야 할지 일어나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 이런저런 생각이 일어나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면 결국 일어나게 된다. 새벽은 고요의 시간이다. 아파트가 대로 바로 옆에 있어서 차 지나가는 소리가 난다. 그러나 심각하지 않다. 차도 잠자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오토바이 지나가지 않는 것만 해도 다행이다. 굉음을 울리며 내며 지나가는 오토바이는 불선심을 내게 하기에 충분하다. 고요를 적멸이라고도 할 수 있을까? 주위가 조용한 것만 고요는 아닐 것이다. 마음이 호수처럼 맑은 것도 고요에 해당된다. 캄캄한 어둠에서 ..

수행기 2023.06.12

새벽 잠에서 깨었을 때

새벽 잠에서 깨었을 때 새벽이다. 여섯 시 이전은 새벽으로 본다. 당연히 여섯 시 이후는 아침이다. 새벽에 한번은 깬다. 잠에서 깨었을 때 무엇을 해야 할까? 잠에서 깨면 잠들지 말라는 말이 있다. 한번 잠에서 깨면 일어나 해야 할 일을 하라는 말과 같다. 잠에서 깨어 책을 볼 수도 있고 글을 쓸 수도 있다. 운동을 할 수도 있고 행선이나 좌선같은 수행을 할 수도 있다. 또한 게송이나 경을 외울 수도 있고 암송할 수도 있다. 한마디로 아까운 시간을 잠으로 보내지 말라는 말과 같다. 요즘 잠에서 깨면 더 자려고 한다. 낮에 피곤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부담스러운 상황은 아니다. 일인사업자는 홀로 있기 때문에 눈치 볼 일이 없다. 그러나 직장인들은 다를 것이다. 잠을 못 자서 피곤해도 피로한 모습을 보이지 ..

수행기 2023.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