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기 424

통증따로 마음따로, 재가안거 30일차

통증따로 마음따로, 재가안거 30일차 이제 통증에서 자유로운 진 것 같다. 오늘 확실히 느꼈다. 허벅지 통증이 극에 달했지만 남의 것 보듯이 지켜 본 것이다. 이런 때는 없었다. 재가안거 30일차이다. 줄기차게 달려 왔다. 처음 시작했을 때 이렇게 오래 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이제 삼분의 일 달려 왔다. 앞으로 두 달 더 달려야 한다. 나이가 한살한살 먹어 갈수록 초조 했다. 하는 일 없이 나이만 먹다 보면 인생이 허무 할 것 같았다. 언젠가부터 “수행을 해야 하는데.”라며 생각해 왔다. 그러나 실행에 옮기가 쉽지 않았다. 불교에 입문했을 때도 초조 했었다. 삼십대 후반이 되었을 때 불교를 배워 보고 싶었다. 그것은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이다. 개인적인..

수행기 2023.08.29

돌부처가 되었는데, 재가안거 29일차

돌부처가 되었는데, 재가안거 29일차 “삐리릭~, 삐리릭~”연속해서 알람소리가 울린다. 이를 요즘 속된 말로 “쌩까기로”했다. 신호음을 무시하고 계속 가기로 한 것이다. 재가안거 29일째이다. 오늘 월요일 아침은 비가 내렸다. 평소에는 걸어서 일터에 가지만 비가 심해서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도착하자 마자 오늘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 그것은 한시간 좌선하는 것이다. 요즘 일상은 한시간 좌선에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다. 좌선에 방해되는 행위는 일체 하지 않는다. 말을 하지 않는 것은 기본이다. 뉴스나 유튜브, 에스엔에스를 열어 보는 언어적 행위에 대한 것도 일체 하지 않는다. 좌선에 식사도 중요한 요소이다. 너무 많이 먹거나 자극적인 음식은 피해야 한다. 오늘 아침은 삶은 계란 두 개, 밤호박 사분의..

수행기 2023.08.28

통증은 파도처럼 밀려와 부서지고, 재가안거 28일차

통증은 파도처럼 밀려와 부서지고, 재가안거 28일차 매일 이른 오전에 좌선을 한다. 일터에 아침 일찍 나와서 앉아 있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은 차질이 생겼다. 오전 일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은 일요일이다. 오전 일찍 관곡지에 다녀 오고자 했다. 해마다 매년 7월말이 되면 연례행사처럼 시흥 관곡지로 간다. 그곳에 연꽃테마파크가 있다. 올해에는 좌선 한다고 하여 가지 못했다. 여름이 다 지나가기 전에 다녀 오고자 했다. 재가안거 28일째이다. 안거를 하겠다고 결심은 했지만 이렇게 오래 갈 줄 몰랐다. 앞으로 안거는 두 달 더 남았다. 이런 추세라면 완주할 것 같다. 매일 한시간 앉아 있는 것이 목표이다. 좌선의 성과와는 무관한 것이다. 한시간 앉아 있는 것에 가장 큰 의미를 둔다. 앉아 있어 버릇..

수행기 2023.08.27

혼침으로 보낸 한시간, 재가안거 27일차

혼침으로 보낸 한시간, 재가안거 27일차 오늘 좌선의 결과는 충분히 예견된 것이었다. 수면의 질이 좋지 않았을 때 좌선은 실패하기 쉽다. 혼침으로 보내기 때문이다. 오늘 좌선이 그랬다. 운전 중에 졸음이 쏟아질 때가 있다. 고속도로 운전 중에 졸음이 쏟아지면 어찌 해 볼 도리가 없다. 껌을 씹는 다거나, 창을 열어 놓는다거나, 노래를 부르는 등 갖가지 방법을 써 보아도 졸음 앞에 장사가 없다. 이런 경우 졸음휴게소에서 잠시 눈을 붙여야 한다. 좌선 중에 졸음이 쏟아지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운전 중에 졸음은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좌선 중에 졸음은 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좌선 중에 졸면 아무런 수행의 효과가 없다. 졸음과의 싸움만 할 뿐이다. 앙굿따라니까야 일곱 번째 법수에‘졸고 있음 경’(A7.61)..

수행기 2023.08.26

갑자기 머리가 환해졌는데, 재가안거 26일차

갑자기 머리가 환해졌는데, 재가안거 26일차 갑자기 머리가 환해졌다. 이런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 마치 세렝케티 평원에서 치타가 폭발적 스피드로 낚아챈 먹이를 놓치지 않듯이, 환힌 빛을 붙잡고 싶었다. 감은 눈에 갑자기 환해 졌을 때 약간 흥분했다. “혹시 나에게도 니밋따가 뜬 것 아닐까?”라는 기대감을 말한다. 감은 눈에 마치 전등을 켠 것처럼 밝아졌을 때 계속 유지하고 싶었다. 배의 부품과 꺼짐을 계속 새기면서 눈으로는 환함을 지각하는 것이다. 오늘은 재가안거 26일차이다.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일터에 일찍 나왔다. 도착하니 7시 이전이었다. 7시에 아침식사를 했다. 준비 해 온 계란 찐 것 두 개와 토스트 두 쪽이다. 치즈 한 장도 곁들였다. 좌선은 7시 반부터 하기로 했다. 좌선 전에 행선을 했..

수행기 2023.08.25

자아를 죽여버리려면, 재가안거 25일차

자아를 죽여버리려면, 재가안거 25일차 오늘 좌선은 비교적 성공적이었다. 막판에 배의 부품과 꺼짐을 분명하게 보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통증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것이다. 좌선시간을 한시간으로 바꾸었다. 한시간이 너무 길고 지루하여 30분씩 두 번으로 바꾸어서 이틀간 시행해 봤었다. 그러나 반시간은 너무 짧았다. 집중하려 하면 알람이 울리는 것이었다. 이에 오늘은 다시 한시간으로 복귀했다. 어제 글에서 좌선에 대하여 폄하하는 글을 올렸다. 경 외우기에 비한다면 좌선은 거지먹기 또는 날로먹기와 같다고 했다. 그러나 한시간 좌선을 해보니 경솔한 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반시간은 몰라도 한시간 앉아 있기는 정말 쉽지 않은 것이다. 하루일과 중에서 오전은 수행으로 보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침이 되어서 ..

수행기 2023.08.24

좌선이 힘들다고 하지만, 재가안거 24일차

좌선이 힘들다고 하지만, 재가안거 24일차 좀처럼 수행의 진척이 없다. 어제와 특별히 나아진 것이 없다. 오히려 퇴보하는 것 같다. 해태와 혼침으로 보낸 두 번의 좌선이 되었다. 재가안거 24일차이다. 매일 새벽 일어날 때 오늘 아침 좌선을 염두에 둔다. 모든 포커스는 좌선에 있다. 아침에 샤워를 하는 것도, 아침에 뉴스나 인터넷을 보지 않는 것도, 아침에 적당이 먹는 것도 좌선에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다. 수행은 대단한 결심을 필요로 한다. 엄청난 결심을 하지 않으면 앉아 있을 수 없다. 한시간 앉아 있기가 쉬운 것이 아니다. 결심이 없다면 5분 앉아 있기도 힘들 것이다. 좌선이 힘들다 하지만 외우기보다 더 힘들까? 이 세상에서 가장 힘든 것은 아마 경 외우기가 아닐까 생각된다. 외우기에 비하면 글쓰기는..

수행기 2023.08.23

이론만 아는 수행거지가 되지 않기 위하여, 재가안거 23일차

이론만 아는 수행거지가 되지 않기 위하여, 재가안거 23일차 이론만 하는 수행거지, 이 말이 비수처럼 마음에 꼽힌다. 수행거지라는 말에 마음이 걸린다. 나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내가 새겨 들어야 할 말이다. 나는 예전에 수행에 대하여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본래 이쪽 계통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어쩌다 이 길로 들어 오게 되었다. 직장생활하다 퇴출되어서 더 이상 직장을 잡지 못했을 때 홀로서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시간은 무한정 남았다. 일하는 시간보다 노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았을 때 시간부자가 되었다. 시간을 주체하지 못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아무것이나 한편 글을 쓰면 시간이 잘 갔다. 2006년부터 글을 썼으니 이런 세월 산 것이 17년되었다. 주로 불교에 대한 글을 썼다. 그래서 스스로 ..

수행기 2023.08.22

귀를 틀어 막고자 했으나, 재가안거 22일차

귀를 틀어 막고자 했으나, 재가안거 22일차 재가안거 22일째이다. 마음이 청정한 상태에서 이 글을 쓴다. 좌선이 끝나자마자 쓰는 글이기 때문에 정신은 다른 것에 오염되지 않았다. 커피 한잔을 마신다. 오랜만에 절구커피를 만들어 보았다. 이 세상에서 가장 맛 있는 커피이다. 손수 절구질 하여 만든 커피이다. 커피를 음미하면서 자판을 두드린다. 오늘은 8월 21일 월요일이다. 일주일이 시작 되는 아침이다. 9시가 되면 업체 담담들은 출근할 것이다. 아직 메일을 열어 보지 않았다. 이 후기를 쓰고 난 다음 열어 보아도 늦지 않다. 명상을 하려면 주변정리가 되어야 한다. 명상에 방해 되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한다. 당연히 TV도 보지 말고 인터넷 뉴스도 보지 말아야 한다. 유튜브도 보지 말아야 하고 페이스북과 ..

수행기 2023.08.21

절에서 명상하니 저절로, 재가안거 20일차

절에서 명상하니 저절로, 재가안거 20일차 절에 가면 저절로 되는 것 같다. 오늘 아침이 그랬다. 아침좌선이 대체로 잘 되었다. 막판에 눈 앞이 훤해졌기 때문이다. 테라와다 재가안거 20일째이다. 오늘도 어제에 이어 등명낙가사에서 명상했다. 약사전에서 한 것이다. 어제 대웅전에서 30분 앉아 있었다. 시계 초침소리때문에 집중이 어려웠다. 오늘은 시계가 있는 법당을 피하고자 했다. 그래서 들어간 곳이 약사전이다. 임해자연휴양림에서 이틀 밤을 보냈다. 2박 3일 일정이다. 연박이다. 매일 옮기는 것보다 훨씬 편하다. 하루밤 머물고 떠난다면 낮 12시까지는 비워주어야 한다. 청소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오후 3시에 새로운 손님을 받는다. 그러나 연박하면 비워줄 염려는 없다. 여행지에서도 안거는 계속되어야 한다..

수행기 2023.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