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기 424

메뚜기가 되지 않고자, 재가안거 40일차

메뚜기가 되지 않고자, 재가안거 40일차 지금시각은 오전 9시 35분, 몸과 마음이 산뜻하다. 막 잠에서 깨어난 것 같다. 잠을 잘 자고 일어난 것 같다. 명상을 시작하기 전과 비교된다. 오늘 좌선은 오전 8시 6분에 시작했다. 스마트폰에 타이머를 설정해 놓고 매모앱에 시작 시간을 써 놓았다. 그리고 달렸다. 달리다 보니 목표로 하는 한시간이 되었다. 알람이 요란하게 울렸지만 내버려 두었다. 더 달리고자 한 것이다. 명상을 여분으로 했다. 목표로 하는 한시간을 채웠기 때문에 더 앉아 있는 것은 덤으로 하는 것이다. 언제든지 멈출 수 있다. 그런데 종이 울릴 때 더 집중이 잘 된다는 사실이다. 마치 죽음을 앞둔 사람이 남아 있는 시간이 없는 것과 같다. 계속 달리고 싶었다. 그러나 오늘 할 일이 많다. 오..

수행기 2023.09.08

십 분만 더 조금만 더, 재가안거 39일차

십 분만 더 조금만 더, 재가안거 39일차 일어나는 것이 아쉬웠다. 조금만 더 앉아 있기로 했다. 오늘은 10분만 더 앉아 있기로 했다. 아침부터 할 일이 많다. 오랜만에 일감을 수주 받았기 때문이다. 오늘로서 재가안거 39일차이다. 날이 갈수록 탄력이 붙는 것 같다. 이제 한시간 앉아 있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리 통증도 없다. 좌선이 끝났을 때 거뜬히 일어났다. 오늘은 1시간 14분 앉아 있었다. 오늘은 8시 40분에 앉았다. 핸드폰 타이머를 한시간으로 세팅해 놓았다. 한시간 후에 “삐리릭~, 삐리릭~”하며 울릴 것이다. 그런데 좌선을 하다 보면 알람 울릴 때 더욱 탄력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하려는데 종이 울리는 것과 같다. 10분만 더 앉아 있기로 했다. 이제까지 만들어 온..

수행기 2023.09.07

나만의 호흡새김 방식을 찾았는데, 재가안거 38일차

나만의 호흡새김 방식을 찾았는데, 재가안거 38일차 호흡을 어떻게 새겨야 할까? 나의 경우는 호흡이 몸 앞에서 일어날 때 새기는 것이다. 몸 앞에서 호흡을 보는 것이 가능할까? 이는 경전적 근거가 있다. 대념처경에 실려 있는 빠리무카사띠가 그것을 말한다. 빠리무카사띠에서 무카는 얼굴 또는 코를 뜻한다. 호흡을 ‘얼굴 둘레에서 본다’라는 뜻이다. 빠리라는 말은 둘레를 뜻하기 때문이다. 이를 ‘몸 둘레에서 본다’라고도 말할 수 있다. 분명한 사실은 복부의 부품과 꺼짐에 집중할 때 몸 앞에 호흡이 현전한다는 사실이다. 오늘은 재가안거 38일차이다. 테라와다 제가안거는 10월 29일 끝난다. 앞으로60일가량 남았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고 어떤 이익을 위해서는 하는 것도 아니다. 필요에 따라 자발적으로 ..

수행기 2023.09.06

이미 지난 일인데, 재가안거 37일차

이미 지난 일인데, 재가안거 37일차 그 사람 생각만 하면 가슴이 벌렁벌렁한다. 모욕을 당했다고 생각하니 불쾌하고 괘씸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잘못한 것이 없다. 문제가 있다면 그 사람에게 있을 것이다. 재가안거 37일차이다. 오늘은 1시간 47분 앉아 있었다. 도중에 한번 자세를 바꾸었다. 평좌한 왼쪽 다리에 마비가 왔기 때문이다. 핸드폰을 보니 좌선을 시작한지 52분 되었다. 오늘 좌선은 7시 59분에 시작되었다. 좌선을 시작하기 전에 암송과 행선을 했다. 행선대에서 가볍게 걸으면서 빠나나경(정진의 경, Sn3.2)를 암송했다. 25개의 게송을 처음부터 끝까지 막힘 없이 암송했다. 암송은 속으로 한다. 본래 암송은 소리 내서 하는 것이다. 자신이 내는 소리를 듣고 암송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

수행기 2023.09.05

어떻게 삼빠자나(正知)할 것인가? 재가안거 36일차

어떻게 삼빠자나(正知)할 것인가? 재가안거 36일차 이상한 일이다. 무기력하다가도 좌선만 하면 펄펄 나는 것 같다. 좌선 이전과 이후가 다른 것이다. 몸과 마음이 다른 상태가 되었을 때 이를 수행이라 할 것이다. 오늘은 테라와다 재가안거 36일차이다. 오늘 좌선은 한시간으로 끝냈다. 아침에 무기력하여 앉아 있을 힘도 없었으나 한시간은 거뜬 했다. 아마도 그 동안 쌓인 힘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운동을 하면 근력이 생긴다. 운동을 하면 근육이 발달하여 근육의 힘이 생긴다. 근육이 생기면 겉으로 보기에도 표가 난다. 무거운 것을 들 때도 가볍게 들 수 있다. 수행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수행을 하면 수행의 힘이 생길 것이다. 마치 운동을 하면 근육이 생기듯이 수행의 근육이 생기는 것이다. 수행의 힘이 생기면 ..

수행기 2023.09.04

사띠(正念)와 삼빠자나(正知)에 대하여, 재가안거 35일차

사띠(正念)와 삼빠자나(正知)에 대하여, 재가안거 35일차 오늘 1시간 50분 앉아 있었다. 오전 8시에 시작한 좌선이 9시 50분이 끝난 것이다. 그것도 끝내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에 끝낸 것이다. 기록이다. 매일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앉아 있기 기록을 말한다. 얼마나 오래 앉아 있느냐가 좌선의 승패를 가르는 것 같다. 번뇌에 가득 차 있다면 5분도 앉아 있기 힘들 것이다. 한시간 좌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안거에서 한시간 앉아 있는 것이 목표이다. 앉아 있어 보아야 법을 볼 수 있다. 30분씩 두 번 앉아 있어 보았으나 하다가 만 것 같았다. 최소한 한시간은 앉아 있어야 법의 성품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한시간은 긴 시간이다. 하루일과 중에 한시간 일하면 엄청난 양의 일을 할 수 있다. 하물며 ..

수행기 2023.09.03

아나빠나사띠에서 사마타의 길과 위빠사나의 길, 재가안거 34일차

아나빠나사띠에서 사마타의 길과 위빠사나의 길, 재가안거 34일차 한시간을 거뜬히 앉아 있었다. 평좌한 자세에서 자세 한번 바꾸지 않았다. 눈을 감은 채 미동도 하지 않고 있었다. 다만 마음의 문 하나만 열어 놓았다. 그러나 창 밖으로 들려 오는 차 지나가는 소리, 전철 지나가는 소리, 오토바이 소리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일어날 때는 거뜬히 일어났다. 처음 안거를 시작할 때는 다리가 마비 되어서 도중에 자리를 바꾸는 경우가 많았다, 좌선이 끝나면 마비된 다리에 피를 돌게 해야 했다. 앉아 있는 것 자체가 고통이었다. 그러나 안거 34일깨가 되어서 일까 힘이 붙는 것 같다. 오늘은 아무런 통증 없이 거뜬히 일어났다. 오늘은 테라와다불교 재가안거 34일째이다. 오늘 후기는 속도전 해야 한다. 1시간 반 ..

수행기 2023.09.02

그것이 남들에게는 무의미해 보이는 일일지라도, 재가안거 33일차

그것이 남들에게는 무의미해 보이는 일일지라도, 재가안거 33일차 평좌한 다리를 풀었다. 그리고 거뜬히 일어섰다. 무려 1시간 35분 앉아 있었다. 그러나 다리저림은 없었다. 다리통증도 없었다. 전에 없는 일이다. 좌선을 하다 보니 이런 날도 있는 것이다. 오늘은 재가안거 33일째이다. 계절이 바뀌었다. 오늘은 9월 1일이다. 더구나 날씨는 21도에 불과하다. 불과 2주전까지만 해도 열대야로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이었으나 지금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되었다. 오늘 좌선은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처음부터 세게 밀어 부쳐 보고자 했다. 앉자 마자 호흡을 보고자 한 것이다. 여기서 호흡을 본다는 것이 호흡이 몸 앞에서 현전(現前)하는 것을 말한다. 대념처경에 있는 빠리무카사띠(parimukhasati)를 말한다...

수행기 2023.09.01

더 달릴 수도 있었으나, 재가안거 32일차

더 달릴 수도 있었으나, 재가안거 32일차 오늘 1시간 23분 달렸다. 더 달릴 수도 있었으나 그만 두었다. 내일도 있고 모래도 있다. 이번 안거 끝날 때까지 앞으로 두 달 더 달려야 한다. 재가안거 32일째이다. 어제 한국불교의 안거가 끝났다. 음력으로 7월 보름에 하안거가 끝난 것이다. 또한 이날은 백중이기도 하다. 절에서는 이날 천도재를 하는 등 재를 지내기도 하는 날이다. 테라와다불교의 안거는 동아시아불교의 안거와 다르다. 고대인도의 전통을 따른다. 부처님 당시의 제도를 따르고자 한다. 테라와다불교에서의 안거는 우기에 시행된다. 테라와다 안거는 음력으로 6월 보름에 시작된다. 음력으로 6월은 부처님당시 우기가 시작되는 달이다. 이후 세 달 안거가 있는데 이는 우기가 세 달인 것과 같다. 인도의 날..

수행기 2023.08.31

오늘도 통증과 맞짱 떴는데, 재가안거 31일차

오늘도 통증과 맞짱 떴는데, 재가안거 31일차 통증이 쓰나미처럼 밀려 온다. 1파가 오고 나면 2파가 밀려 온다. 통증의 쓰나미가 끊임없이 밀려 온다. 다리는 마비된 듯 하다. 허벅지의 근육이 딴딴해져서 터지기 일보직전이다. 그럼에도 항복하지 않았다. 재가안거 31일째이다. 오늘은 컨디션이 좋지 않다. 수면의 질이 좋지 않은 것이 크다. 요즘 열대야는 없다. 잘 때 선선해서 계절이 바뀐 듯 하다. 그럼에도 잠에서 일찍 깬다. 새벽 4시 반에 깼을 때 더 자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된다. 조금 더 자면 컨디션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비몽사몽간의 잠은 수면의 질이 좋지 않다. 차라리 깨어 있는 것이 낫다. 새벽에 집에서 출발했다. 아파트 현관문을 나섰을 때가 5시 58분이었다. 새벽과 아침의 경계는 6시로 ..

수행기 2023.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