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기 424

등명낙가사에서 정신과 물질을 새기며, 재가안거 19일차

등명낙가사에서 정신과 물질을 새기며, 재가안거 19일차 등명낙가사, 오래만에 듣는 절 이름이다. 언젠가 와 봤었다. 아마 2000년대 말 순례법회 때 왔었을 것이다. 기록을 찾아 보았다. 블로그 검색을 해보니 잘 검색되지 않는다. 블로그가 티스토리로 이동되고 난 후에 블로그내 검색이 크게 약화 되었다. 블로그 시스템이 진보하는 것이 아니라 갈수록 퇴보하는 것 같다. 블로그에 들어가서 카테고리로 확인해 보고자 했다. 국내성지순례 카테고리에서 과거 쓴 글을 찾아 내고자 한 것이다. 카테고리에는 200개가 넘는 글이 있다. 국내 사찰 순례한 것을 모아 놓은 것이다. 마침내 수작업으로 찾았다. 2007년에 쓴 글이다. 글 제목은 '등명낙가사(燈明洛伽寺), 바다와 하늘과 산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도량'(2007-1..

수행기 2023.08.20

시간에 쫓기듯이 앉아 있다 보니, 재가안거 21일차

시간에 쫓기듯이 앉아 있다 보니, 재가안거 21일차 평온한 일요일 아침이다. 오늘 아침에는 새벽부터 서둘렀다. 새벽 4시 반에 일어나서 명상준비를 했다. 집에서 방에서 할 수 있으나 환경이 좋지 않다. 가능하면 사무실 명상공간에 가서 하고자 했다. 의무적으로 하는 것이 많다. 우리나라 국민의 사대의무가 있는데 그 중에 근로의 의무도 있다. 아직 근로의 의무에서 자유롭지 않다. 일인사업자, 개인사업자, 자영업자이긴 하지만 생계유지의 의무는 있다. 의무적으로 하는 것 중에는 글쓰기도 있다. 매일 한 개 이상 글을 쓰는 것이다. 그것도 의미와 형식을 갖춘 글이다. 그것도 경전을 근거로 하는 글이다. 글을 써서 공유하고자 한다. 인터넷에 올려 놓는 이유이다. 의무적으로 하는 것 중에는 모임에 참석하기도 있다. ..

수행기 2023.08.20

왜 정신과 물질을 새기라고 했을까? 재가안거 18일차

왜 정신과 물질을 새기라고 했을까? 재가안거 18일차 지금 이 마음은 지극히 평온하다. 아침 햇살이 창의 블라인드에 빛난다. 사무실 초목은 싱싱해서 위로 솟구쳐 있다. 수행기를 작성하는 자판에 탄력이 붙는다. 지금 시각은 오전 8시 46분이다. 재가안거 18일째이다. 매일 신기록을 새우고 있다. 일생일대에 있어서 이런 날은 없었다. 매일 한시간 좌선을 하며 후기를 작성하던 날은 없었다. 언제까지 계속될까? 테라와다 안거가 끝날때까지 가는 거다. 오늘 아침 한시간 좌선을 마쳤다. 대체로 만족한다. 어느 정도 집중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행선을 했기 때문이다. 막바로 앉기 보다 행선을 하면 좌선에 도움을 준다. 육단계 행선을 했다. 발을 떼고, 들고, 밀고, 내리고, 딛고, 누르는 육단계 행선이다. 발을..

수행기 2023.08.17

누가 가고 누가 서는가? 재가안거 17일차

누가 가고 누가 서는가? 재가안거 17일차 소리에 민감한 것 같다. 좌선 중에 소리를 참을 수 없었다. 잠시 좌선을 중단하고 소리의 근원을 찾아 나섰다. 예상대로 냉장고에서 나는 소리였다. 사무실에 소형냉장고가 하나 있다. 두 세달 전에 당근마켓에서 5만원 주고 산 것이다. 도시락을 싸가지고 왔을 때 김치 등을 보관할 냉장고가 필요했다. 사무실 16년동안 처음 있는 일이다. 냉장고 전원을 차단하면 냉장고에서 돌아가는 모터소리가 차단된다. 멀티 콘센트에서 코드를 제거했다. 그러나 번거로웠다. 멀티콘센트에 있는 스위치를 활용하니 편리했다. 한시간 후에 켜 놓으면 된다. 소리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 이번에는 저음의 기계음이 났다. 사무실에서 나는 소리는 아니다. 마치 호흡의 주기와 비슷하다. 저주파수의 미..

수행기 2023.08.16

나는 오늘도 달린다, 재가안거 16일차

나는 오늘도 달린다, 재가안거 16일차 오토바이로 인도여행하는 사람이 있다. 그는 인도북부를 서에서 동으로 횡단했다. 인도 동쪽 끝 아삼주까지 갔다. 미얀마로 넘어 가려 했으나 가지 못했다. 그는 다시 방향을 서쪽으로 틀었다. 이번에는 2천키로를 달려서 다람살라까지 가고자 한다. 오토바이 여행자는 뚜렷한 목적이 없다. 목적지도 없고 계획도 없다. 그때 그때 즉흥적으로 내키는 대로 여행한다. 마치 방랑자처럼 이 대륙 저 대륙을 다닌다. 이런 삶이 한편으로 부럽고 또 한편으로는 안쓰럽기까지 하다. 좌선하는 것에 대하여 달리는 것으로 보았다. 오토바이 여행자가 오토바이 하나에 의지해서 달리는 것처럼 좌선행자는 호흡에 의지하여 새김의 끈을 놓지 않고 달리고자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목적지는 어디인가? 매일 행선..

수행기 2023.08.15

현법(現法)에 살고자, 재가안거 15일차

현법(現法)에 살고자, 재가안거 15일차 오늘 좌선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사실상 실패라고 볼 수 있다. 다만 한시간 채웠다는 데 큰 의미를 둔다. 극기훈련했다고 본다. 소리에 민감하다. 도심에서 좌선은 소리에 지배받기 쉽다. 도로 바로 옆에 사무실이 있어서 끊임없이 차량소리가 난다. 또한 전철1호선이 함께 달려서 전철 지나가는 소리가 요란스럽다. 여기에 오전 9시가 넘으면 냉방이 시작되는데 공조기에서 나는 소리가 거슬린다. 훌륭한 농부는 밭을 탓하지 않고 훌륭한 목수는 밭을 탓하지 않는다고 한다. 역시 훌륭한 학생은 환경을 탓하지 않는다. 수행자도 환경을 탓해서는 안된다. 그럼에도 소음은 참을 수 없다. 차 지나가는 소리나 전철 지나가는 소리는 그나마 견딜만하다. 지나가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내..

수행기 2023.08.14

오늘 좌선만 같아라, 재가안거 14일차

오늘 좌선만 같아라, 재가안거 14일차 오늘은 재가안거 14일차이다. 두 번째 맞는 일요일이다. 일요일이라 하여 안거는 쉬지 않는다. 선방에서 일요일이라 하여 참선을 쉬지 않는 것과 같다. 오늘 오전 9시 2분에 좌선에 들어 갔다. 좌선에 들어가기 전에 예비수행을 했다. 행선은 하지 않았다. 그 대신 빠다나경을 암송했다. 경을 암송하면 어느 정도 집중이 된다. 외운 것을 기억해내는 것 자체가 집중을요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뜻을 새기며 암송해야 한다. 뜻도 모른 채 암송한다면 공덕이 적을 것이라고 한다. 빠다나경은 부처님 성도과정에 대한 것이다. 악마와의 싸움에서 승리한 것을 노래한 게송이다. 빠다나경 25게송 중에서 마지막 게송을 보면 “따또 둠마노 약코 따떼반따라다야타티”라는 구절이 ..

수행기 2023.08.13

차량소음차단용 귀마개를 구입하고, 재가안거 13일차

차량소음차단용 귀마개를 구입하고, 재가안거 13일차 평온한 토요일 오전이다. 날씨는 덥지 않다. 태풍이 한번 지나가서일까 그 여파로 선선하다. 이제 8월 중순이 시작되는 날에 24도이면 선선한 편이다. 무엇보다 쾌적한 것은 옷이다. 옷은 입은 듯 마는 듯 하다. 삼베 옷은 입어 보지 않았다. 남방이 삼베 옷을 입은 것 같다. 깔깔한 것이 감촉이 좋다. 런닝을 입지 않고 입었다. 쾌적한 상태가 되었다. 옷도 환경에 영향을 준다. 음식도 몸상태에 영향을 준다. 항상 쾌적한 상태를 유지하려면 몸과 마음을 청정하게 해야 한다. 명상만한 것이 없는 것 같다. 명상을 생활화하고자 한다. 매일 한시간 앉아있기를 의무화하고 있다. 스스로 약속한 것이다. 그러나 명상환경은 그다지 좋지 않다. 소음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

수행기 2023.08.12

자세를 바꿀 때도 새겨야, 재가안거 12일차

자세를 바꿀 때도 새겨야, 재가안거 12일차 “삐리릭, 삐리릭”알람이 울린다. 듣던 중 반가운 소리이다. 다리를 풀어도 된다. 마치 고행하는 자처럼 앉아 있었는데 이제 해방이다. 재가안거 12일차이다. 이렇게 오래 좌선해 본 적이 없다. 그날 이후, 즉 테라와다 안거 입재법회 이후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한시간씩 앉아 왔다. 내일도 모래도 앉을 것이다. 마칠 때까지는 90회 이상이 될 것 같다. 법구경 ‘천의 품’에 이런 말이 있다. “전쟁에서 백만이나 되는 대군을 이기는 것보다 하나의 자신을 이기는 것이야말로 참으로 전쟁의 승리자이다.”(Dhp.103)라는 말이다. 매일 한시간 좌선하는 것이야말로 자신과의 싸움이다. 좌선해서 무엇인가 얻겠다는 마음은 없다. 다만 습관 들이려 할 뿐이다. 매일 앉는 습관을 ..

수행기 2023.08.11

왜 정신과 물질을 따로따로 새겨야 하는가? 재가안거 11일차

왜 정신과 물질을 따로따로 구분하여 새겨야 하는가? 재가안거 11일차 태풍이 온다고 한다. 어제까지 뜨거웠으나 오늘은 선선하다. 태풍의 전조이어서일까 비도 내린다. 바람까지 분다면 올 여름은 끝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날씨는 변화무쌍하다. 맑은 하늘은 며칠 가지 않는다. 하늘에 구름이 끼고 흐려지다가 비를 뿌리기도 한다. 하늘도 변화무쌍하다. 낮에는 푸른 하늘에 흰구름이 지만 저녁이 되면 서쪽 하늘을 벌겋게 달군다. 사람의 마음도 변화무쌍하다. 대상에 따라 마음도 변한다. 욕망의 마음이 되기도 하고 분노의 마음이 되기도 하다. 어제의 마음과 오늘의 마음은 다르다. 어제 일이 잘 풀렸다고 오늘도 잘 풀리라는 보장은 없다. 좌선도 그런 것 같다. 재가안거 11일차이다. 오늘 아침 좌선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수행기 2023.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