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기 424

위빠사나 지혜에 이르는 자는 만명 중에 하나

위빠사나 지혜에 이르는 자는 만 명 중에 하나 지금 시각은 3시 20분, 빠다나경을 암송하고 경행을 했다. 확실히 경행 전후가 다르다. 암송 과정에서 기억해 내려고 하는 것 자체가 집중을 요하기 때문이다.어떤 일이든지 집중이 되지 않으면 이루어지지 않는다. 공부할 때도 집중해야 하고, 일할 때도 집중해야 한다. 당연히 수행할 때도 집중해야 한다.집중하는데 있어서 암송만한 것이 없는 것 같다. 행선한다고 하여 단지 걷는 것만으로 되지 않는다. 좌선한다고 하여 단지 앉아 있는 것만으로 역시 되지 않는다. 먼저 마음을 대상에 묶어 두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호흡이기 쉽다. 그러나 더 효율적인 방법은 암송인 것 같다.암송하고 나면 어느 정도 사띠가 확립된 것 같다. 어느 정도 집중된 상태이기 때문에 망념이 일어나..

수행기 2023.06.27

동시에 두 가지 일을 하지말자

동시에 두 가지 일을 하지 말자 나에게 치명적인 약점이 있는 것 같다. 그것은 몹시 서두른다는 것이다. 마음은 급하고 몸은 따라 주지 않는다. 동시에 두 가지 일을 하려 하는 것이다. 그러다 발을 의자에 부딪쳤다. 맨발을 나무에 찌이자 참을 수 없는 통증이 밀려왔다. 자업자득이다. 언젠가는 일어나고야 말 사고가 지금 난 것이다. 더 큰 사고가 나기 전에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발이 돌뿌리에 부딪칠 때가 있다. 아무생각없이 갖다 박은 것과 같다. 그 순간 정신과 육체가 따로 놀았다고 볼 수 있다. 정신이 한눈 판 사이에 통제를 잃은 다리가 멋대로 행위한 것이다. 멀쩡한 정신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발가락에 금이라도 갔다면 목발을 짚고 다녀야 할 것이다. 서둘다가 넘어지기라도 했다면 어떻게 될까..

수행기 2023.06.22

오늘도 허리 아픈 환자처럼

오늘도 허리 아픈 환자처럼 또다시 새벽이 되었다. 눈을 뜨면 밖이 훤하다. 매일 특정한 시간대에 눈을 뜨는 것 같다. 짐작한 대로인 경우가 많다. 5시 이전 4시대에 눈을 뜬다. 어떻게 해야 할까? 더 자야 할지 일어나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 이런저런 생각이 일어나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면 결국 일어나게 된다. 새벽은 고요의 시간이다. 아파트가 대로 바로 옆에 있어서 차 지나가는 소리가 난다. 그러나 심각하지 않다. 차도 잠자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오토바이 지나가지 않는 것만 해도 다행이다. 굉음을 울리며 내며 지나가는 오토바이는 불선심을 내게 하기에 충분하다. 고요를 적멸이라고도 할 수 있을까? 주위가 조용한 것만 고요는 아닐 것이다. 마음이 호수처럼 맑은 것도 고요에 해당된다. 캄캄한 어둠에서 ..

수행기 2023.06.12

새벽 잠에서 깨었을 때

새벽 잠에서 깨었을 때 새벽이다. 여섯 시 이전은 새벽으로 본다. 당연히 여섯 시 이후는 아침이다. 새벽에 한번은 깬다. 잠에서 깨었을 때 무엇을 해야 할까? 잠에서 깨면 잠들지 말라는 말이 있다. 한번 잠에서 깨면 일어나 해야 할 일을 하라는 말과 같다. 잠에서 깨어 책을 볼 수도 있고 글을 쓸 수도 있다. 운동을 할 수도 있고 행선이나 좌선같은 수행을 할 수도 있다. 또한 게송이나 경을 외울 수도 있고 암송할 수도 있다. 한마디로 아까운 시간을 잠으로 보내지 말라는 말과 같다. 요즘 잠에서 깨면 더 자려고 한다. 낮에 피곤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부담스러운 상황은 아니다. 일인사업자는 홀로 있기 때문에 눈치 볼 일이 없다. 그러나 직장인들은 다를 것이다. 잠을 못 자서 피곤해도 피로한 모습을 보이지 ..

수행기 2023.06.10

무심할 것인가 사띠할 것인가?

무심할 것인가 사띠할 것인가?나는 나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여기서 나는 인습적인 나, 관습적인 나, 세상에서 통용되는 나를 말한다. 그렇다고 하여 "나는 누구인가?"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정신과 물질로서 나를 말한다.부처님은 분별론자이다. 선종에서 가장 싫어하는 그 분별과는 다른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부처님은 분석론자이다.부처님은 왜 분석론자인가? 이는 부처님이 경전에서 그렇게 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부처님은 우리 몸을 정신과 물질로 분석해서 관찰했다는 사실이다. 오온, 십이처, 십팔계로 분석한 것이다. 그 결과 ‘나는 없다’라는 결론에 도달했다.내가 없다는 것을 알려면 나를 잘 관찰해야 한다. 어떻게 관찰하는가? 마하시사야도의 위빳사나 수행방법론에 이런 일화가 있다.(일화)“어떤 ..

수행기 2023.05.29

남들 보기에 무의미해 보이는 일하기

남들 보기에 무의미해 보이는 일하기 지금 시각은 새벽 3시 54분이다. 잠을 자다 갈증이 나서 물을 마셨다. 시계를 보니 3시 30분이었다. 더 잘 수 있다. 그러나 잠에서 깼으면 더 자려고 하지 말라고 했다. 새벽, 좋은 시간이다. 나만의 시간이다. 나와 만날 수 있는 시간이다. 이 좋은 시간을 잠으로 보낼 수 없다. 흙탕물이 정화되듯이, 명경지수처럼 맑은 마음이 되었을 때 해야 할 일이 있다. 떠오르는 생각, 흘러가는 생각을 붙들어 매야 한다. 암송 하지 않은지 오래 되었다. 매일 새벽에 암송하던 것이 어느 때인가 중단 되었다. 게을러서 일 것이다.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것이다. 오랜만에 암송을 해 보았다. 빠다나경을 처음부터 암송해보고자 했다. 그러나 처음 서너 게송만 생각날 뿐이다. 나머지 게..

수행기 2023.05.26

마음이 근심걱정으로 가득하다면

마음이 근심걱정으로 가득하다면 명학공원에서 고뇌하는 노인을 봤다. 산책 삼아, 운동 삼아 명학공원을 도는데 벤치에 앉아 있는 사람을 보았다. 두 번째 돌 때도 그 자세이고, 세 번째 돌 때 그 자세였다. 지팡이를 머리에 대고 고뇌에 찬 모습이다. 머리가 허옅게 센 팔십대의 모습이다. 어디가 아픈 것 같다. 홀로 된 독거노인일까? 신음 하듯이 괴로운 표정을 짓는다. 눈을 감고 오래도록 그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신록의 계절에, 생명의 계절에, 화창한 봄날에 괴로워 하는 사람을 보았다. 누구에겐가는 행복일 때 어떤 이에게는 괴로울 때가 있다. 몸에 병이 있거나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통이 지배 했을 때 세상 사는 맛이 없을 것이다. 이럴 때 누가 보호해 줄까? ..

수행기 2023.05.24

갈 때는 간다고 분명히 아는 것에 대하여

갈 때는 간다고 분명히 아는 것에 대하여 아침에 도를 이루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는 말이 있다. 법구경 에서는 "생겨나고 사라지는 것을 보지 못하고 백년을 사는 것보다 생겨나고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하루를 사는 것이 낫다."(Dhp.113)라고 했다. 진리를 알면 먹지 않아도 배부를 것 같다. 진리를 알면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다. 경전을 읽다가 새겨두고 싶은 문구를 발견했을 때 뿌듯하다. 마음이 충만해 지는 것 같다. 마치 세상의 모든 것을 가진 것 같다. 그가 아무리 많은 재물을 가졌어도 세상의 원리를 모른다면 조금 가진 것이 된다. 그가 비록 물질적으로 가진 것은 없어도 경전 한 구절에 마음이 충만해 있다면 모든 것을 다 가진 것과 같다. 다음과 같은 문구에서도 한없는 마음의 충만을 느낀다...

수행기 2023.05.18

수행자가 알아야 할 것과 몰라도 되는 것

수행자가 알아야 할 것과 몰라도 되는 것 유튜브를 보면 연예인에 대한 것이 있다. 최근 사망한 개그맨에 대한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낚시성 제목에 현혹되어 들어가 본다. 보고 나면 남는 것이 없다. 몰라도 되는 것이다. 머리맡에 디가나까야를 읽고 있다. 거의 다 읽어간다. 34경 중에서 33경 합송의 경을 읽고 있다. 법수별로 되어 있다. 네 번째 법수중에 사정근이 있다. 사정근은 교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악한 것은 쳐내고 선한 것은 증장시키는 것을 말한다. 이를 네 가지 경우의 수로 구분하여 설명한 것이 사정근이다. 사정근은 알아야 할 것이다. 내용을 알면 자신을 향상시킬 수 있다. 몰라도 되는 가십과 다른 것이다. 이처럼 알아야 할 것은 새겨두고자 한다. 모든 학문은 외우는 것에..

수행기 2023.05.08

나는 존재에서 경외를 보노라

나는 존재에서 경외를 보노라 사무실에 기적이 일어났다. 양애깐이 올라 온 것이다. 그제 화분을 봤더니 양하(蘘荷)가 쑤욱 올라왔다. 없던 것이 새로 생겨난 것이다. 양하는 다년생 식물이다. 함평에서는 양애깐이라고 한다. 부르는 대로 적은 것이다. 고향 큰집 뒤켠에 자생한다. 작년 6월 사촌모임 때 캐 온 것이다. 양하는 갈대처럼 생긴 것이다. 시골에서 가져온 양하를 화분에 심었다. 고향 흙에서 고향 식물이 가을까지 자랐다. 양하는 늦가을이 되자 시들해졌다. 혹시 내년에 싹이 나올지 모른다는 기대감과 함께 물을 주었다. 마침내 마치 대나무 죽순처럼 쑤욱 싹이 나온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기적이 아니고 무엇일까? 생명은 경이롭다. 없던 것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봄에 꽃이 피고 새싹이 나는 것을 보면 경이 그 ..

수행기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