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기 424

행선(行禪)에서 얻는 이익은? 재가안거 10일차

행선(行禪)에서 얻는 이익은? 재가안거 10일차 오늘 좌선은 성공적이었다. 왜 성공적이었는가? 그것은 한시간 앉아 있는 동안 자세를 한번도 바꾸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고질적인 오른쪽 다리 저림, 마비, 통증도 없었다. 시간이 얼마나 되었을까? 끝날 때가 된 것 같은데 알람이 울리지 않는다. 혹시 스마트폰 밧데리가 방전된 것은 아닐까? 이전에 그런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번 이런 생각이 들자 참을 수 없었다. 궁금한 것도 알아차려야 할 대상이다. 그럴 경우 ‘궁금함, 궁금함’하면 될 것이다. 그러나 밧데리 방전된 것 같은 의심도 들고 해서 스마트폰을 터치 했다. 방전은 없었다. 들어가 보니 38초 남았다. 어쨌든 한시간 좌선을 성공적으로 마친 것이다. 재가안거 10일차이다.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

수행기 2023.08.09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스캔 하는 방법, 재가안거 9일차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스캔 하는 방법, 재가안거 9일차 항상 일이 잘 되는 것은 아니다. 날씨가 변화무쌍하듯이, 사람 컨디션도 변화무쌍하다. 또한 마음 상태도 다르다. 대개 외부적 영향을 받는다. 명상을 할 때는 주변정리가 잘 되어야 한다. 주변정리가 잘 되지 않은 상태에서 명상에 임하면 실패하기 쉽다. 주변정리를 어떻게 잘 해야 할까? 마하시 사야도의 ‘위빳사나 수행방법론’ 2권 초입을 보면 위빳사나 준비수행이 있다. 가장 첫 번째로 나오는 글은 “바로 이번 생에 도와 과, 열반을 증득하고자 진실로 열심히 수행하려 는 이라면 수행하고자 결정한 기간 동안 (우선) 걱정거리(palibodha)를 전부 없애야 한다.”(60쪽)라는 내용이다. 걱정거리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걱정거리를 뜻하는 빨리보다(pali..

수행기 2023.08.08

부품과 꺼짐과 닿음을 리드미컬하게, 재가안거 8일차

부품과 꺼짐과 닿음을 리드미컬하게, 재가안거 8일차 땀으로 흠뻑 젖었다. 가슴에서는 땀이 줄줄 흘러 내렸다. 땀이 가슴을 타고 흘러 내릴 때 상쾌했다. 아니 통쾌했다. 노동할 때 땀을 흘리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온 몸이 흠뻑 젖었다. 좌선이 끝났을 때 팔을 만져 보니 축축하다. 등도 땀으로 축축하다. 백색 티도 땀으로 젖었다. 아침 8시 4분부터 9시 4분까지 한시간 앉아 있었다. 재가안거 8일차이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 알아서 하는 것이다. 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날자가 지날수록 점차 방법과 요령이 생기는 것 같다. 오늘 좌선도 그랬다. 안거기간은 길다. 3개월이기 때문에 90일이상 하는 것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하루에 한시간 앉아 있기로 결의했기 때문에 ..

수행기 2023.08.07

소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 재가안거 7일차

소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 재가안거 7일차 요즘 안거 중에 있다. 스스로 재가안거라고 이름 붙여 보았다. 스님들이 선방에서 안거하는 것처럼 재가불자도 세상 속에서 안거해 보자는 것이다. 안거를 하다 보니 여러 이점이 있다. 첫째, 안거를 하다보니 생활이 매우 건전해진다. 오전에는 명상으로 보내기 때문에 건전한 삶을 살지 않을 수 없다. 욕망, 분노, 들뜸 등 불선법이 있다면 5분도 앉아 있기 힘들다, 둘째, 안거를 하다보니 건강해진다는 것이다. 먹는 것을 자제하는 것이 가장 크다. 소화가 잘 되지 않는 것, 기름진 것을 피한다. 좌선 중에 허리를 꼿꼿하게 하며 한시간 버티기를 하다 보니 허리도 좋아 진 것 같다. 전반적으로 건강이 좋아 졌다. 셋째, 안거를 하다 보니 긍정적 사고방식이 지배한다. 물질과 ..

수행기 2023.08.06

이 통증은 나의 것인가? 재가안거 6일차

이 통증은 나의 것인가? 재가안거 6일차 오늘 좌선은 늦게 시작되었다. 오전 11시 3분에 시작되었다. 그러나 이전에 한번 더 있었다. 좌선을 하다가 그만 두었다. 그만 두고 드러누웠다. 알람소리에 깼다. 명상을 하려면 주변정리가 되어야 한다. 명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을 피해야 한다. 책을 읽는다든가, 뉴스를 본다든가, 대화를 하는 등 언어적 개념에 대한 것은 피해야 한다. 오늘 아침 일찍부터 페이스북을 보았다. 어제 저녁 늦게 올려 놓은 반응이 궁금했었다. 북콘서트에 대한 것이다. 이를 관련 카톡방에도 올렸다. 반응이 있어서 답글을 달았다. 이런 모든 행위는 명상에 영향을 준다. 어떻게 해야 들뜬 마음을 가라 앉혀야 할까? 명학공원에 가서 세 바퀴 돌았다. 무척 더운 날씨이다. 스마트폰을 보니 3..

수행기 2023.08.05

불타는 세상, 재가안거 5일차

불타는 세상, 재가안거 5일차 오늘은 자리에 늦게 앉았다. 오전 10시 가까이 되어서 일터에 도착했다. 새마을금고에 맡긴 것을 갈아타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작년 11월 이율이 높을 때 7개월 맡겼는데 기간이 다 된 것이다. 맡긴 곳이 3등급이라 1등급을 찾다 보니 산본점에 이르게 되었다. 재가안거 5일째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한시간 앉기로 했다. 나에게 있어서 안거는 한시간 의무적으로 앉아 있는 것이다. 한시간 동안 망상을 피워도 상관 없다. 매일 의무적으로 앉아 있다 보면 길이 들 것이다. 자리에 10시 8분에 앉았다. 이전에 예비동작을 취했다. 행선대에서 육단계 행선을 했다. 그러나 잘 집중이 되지 않는다. 이럴 때는 비상처방을 해야 한다. 경을 암송하는 것이다. 빠다나경을 암송했다. 카페트를 돌며..

수행기 2023.08.04

갈 데까지 가보자, 재가안거 4일차

갈 데까지 가보자, 재가안거 4일차 지금 마음은 지극히 평온하다. 이렇게 자판을 두들기고 있는 마음도 평온하다. 형광등은 켜지 않았다. 자연채광으로 들어 오는 빛이 평화롭다. 재가안거 4일차이다. 한국테라와다불교 안거 기간 동안 동참하기로 했다. 처음 있는 일이다. 안거는 스님이나 한 줄 알았다. 재가안거는 특별한 사람이나 한 줄 알았다. 빤냐와로 대장로의 안거법회 법문을 듣고 발심했다. “나도 안거라는 것을 해볼까?”라는 마음을 낸 것이다. 큰 욕심 부리지 않는다. 그저 아침에 한시간 앉아 있는 것이다. 오늘도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6시 5분에 배낭을 매고 모자를 쓰고 아파트를 나왔다. 걸어서 일터로 향했다. 늘 그렇듯이 코스는 동일하다. 비산사거리에서 이마트 안양점을 돈다. 경수산업대로를 건너면 ..

수행기 2023.08.03

마음을 호흡이라는 기둥에 새김이라는 밧줄로 꽁꽁, 재가안거 3일차

마음을 호흡이라는 기둥에 새김이라는 밧줄로 꽁꽁, 재가안거 3일차 오늘도 승리자가 되었다. 한시간 좌선을 마쳤기 때문이다. 이제 재가안거 3일차이다. 안거가 마칠 때까지 90회 가량 좌선을 해야 한다. 하루도 멈출 수 없다.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 오로지 앞으로만 가는 황소가 끄는 수레가 되고자 한다. 한시간 좌선을 위해서는 준비해야 할 것이 많다. 욕심으로 앉아서는 안된다. 주변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좌선은 실패하기 쉽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페이스북을 봐서는 안된다. 카톡이나 밴드를 봐서도 안된다. 당연히 신문, TV, 유튜브를 봐서도 안된다. 좌선에 영향을 준다. 격정에 휩싸이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일터에 와서는 이메일을 열어 봐서는 안된다. 주문 온 것이 있을 때 그 생각으로 명상이 되지 ..

수행기 2023.08.02

지금은 몸을 만들어야 할 때, 재가안거 2일차

지금은 몸을 만들어야 할 때, 재가안거 2일차 지금 시각 10시 10분, 몸과 마음은 상쾌하다. 사무실 불은 꺼져 있다. 자연채광이다. 바깥의 날씨는 30도가 넘는다. 중앙냉방은 되어서 쾌적하다. 안거를 시작했다. 이름하여 재가안거라고 붙이고 있다.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것이다. 그제 담마와나선원에서 안거입재를 했기 때문에 이를 시점으로 보고 있다. 3개월 후 회향 때까지 매일 한시간 앉아 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안거는 자신과의 약속이다. 또한 이 글을 읽고 있는 모든 사람들과의 약속이다. 이렇게 선언을 해 놓으면 돌이킬 수 없다.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마치 소가 끄는 수레바퀴와 같다. 법구경 1번 게송에 “수레바퀴가 발굽을 따르듯.”(Dhp.1)이라는 구가 있다. 수레바퀴는 굴대에 연결된..

수행기 2023.08.01

통증은 손님과 같은 것, 재가안거 1일차

통증은 손님과 같은 것, 재가안거 1일차 지금은 국민휴가 기간이다. 8월이 시작되는 날부터 주말까지는 전체국민이 쉬는 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공장지대가 그렇다. 국민휴가 기간에 일터에 나왔다. 달리 갈 곳이 없다. 일터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아지트와도 같고 암자와도 같다. 더구나 평일에는 냉방까지 된다. 하루에 들어가는 비용을 생각한다면 놀릴 수 없다. 아침 일찍 나왔다. 아침 6시에 집에서 출발했으니 새벽같이 나온 것이다. 이렇게 일찍 나오는 것은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 책을 읽는 것도 아니다. 좌선을 하기 위해서 일찍 나왔다. 어제 담마와나선원 안거 입재법회에 갔었다. 빤냐와로 대장로가 법문했다. 이 법회에서 결심한 것이 있다. ..

수행기 2023.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