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기 424

윤회에서 두려움을, 재가안거 80일차

윤회에서 두려움을, 재가안거 80일차 "저도 이런 일이 일어날줄 몰랐어요." 강아지 주인은 망연자실한 듯 보였다. 유튜브에서 본 것이다. TV특종 프로에 대한 것이다. 강아지들은 무려 19마리이다. 어미 개는 두 마리이다. 주인은 암캐 두 마리를 키우면서 강아지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주인의 꿈은 현실이 되었다. 개 두 마리가 임신을 하게 되었는데 한 개는 새끼를 10마리 낳았고, 또 한 개는 새끼를 9마리 낳았다. 평화롭던 시골 집에 온통 강아지들 뿐이다. 어미 개들까지 합하여 20마리가 되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다. 집은 그야말로 개판이 되었다. 이 생명들을 어찌해야 할까? 오늘은 재가안거 80일째이다. 오전에 업체 납품 갔었다. 오후에 자리에 앉을 수밖에 없었다. 오후 4시 11분에 자리..

수행기 2023.10.19

즐거운 느낌을 왜 괴롭다고 보아야 하는가? 재가안거 79일차

즐거운 느낌을 왜 괴롭다고 보아야 하는가? 재가안거 79일차 다리를 쭉 뻗었다. 드러누워 온몸을 쭉 뻗었다. 좌선이 끝나는 알람 소리와 함께 그대로 드러누웠다. 나만의 공간이기 때문에 가능할 것이다. 막바로 일어나는 것보다 이렇게 몸을 풀어 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한시간 좌선을 한 보상에 따른 것이다. 오늘은 재가안거 79일째이다. 모처럼 한시간 앉아 있었다. 주말과 주초에는 제대로 앉아 있지 못했다. 일감이 두 건 있어서 주말없이, 밤낮없이 매달려야 했었다. 생계에 대한 것이다. 납기는 지켜 주어야 한다. 이것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앉아 있을 수 없었다. 가능하면 오전에 앉아 있고자 한다. 그것도 이른 아침이 좋다. 가장 좋은 시간대는 오전 7시부터 9시까지이다. 왜 그런가? 업체 근무시간이 시작되..

수행기 2023.10.18

일과 수행을 병행하기가 쉽지 않아, 재가안거 77일차

일과 수행을 병행하기가 쉽지 않아, 재가안거 77일차 좌선 중에 다른 생각을 했다. 이는 망상과는 다르다. 명상하면서 일을 생각한 것이다. 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하여 계획을 세웠다. 수행과 일을 병행하기가 쉽지 않다. 재가안거 77일째이다. 자리에 앉아 있어 보지만 마음은 다른 데에 가 있다. 일에 가 있는 것이다. 이럴 때는 명상보다 일이 우선이다. 모처럼 일감을 하나 맡았다. 계속 놀다가 갑자기 일감이 들어 왔을 때 일에 전력투구할 수밖에 없다. 고객은 늘 급하기 때문이다. 오늘 일감을 주고서 내일 결과를 내놓으라는 식이다. 오늘도 그랬다. 주말작업한 것이 오늘 오전에 끝났다. 지금은 재가안거기간이라서 오전에는 어떤 일이 있어도 한시간 좌선을 해야 한다. 그리고 후기를 써야 한다. 그러나 오늘은..

수행기 2023.10.16

위빠사나 명상을 하면 병이 치유된다는데, 재가안거 76일차

위빠사나 명상을 하면 병이 치유된다는데, 재가안거 76일차 알람이 울리기만을 기다렸다. 한시간이 매우 지루했다. 마침내 알람이 울렸을 때 해방되는 것 같았다. 한시간 앉아 있기로 했으니 앉아 있어야 했다. 도중에 다리를 풀려고도 생각했으나 악으로 깡으로 오기로 버텼다. 오늘 좌선은 근자에 최악이었다. 오늘은 재가안거 76일째이다. 몸이 편치 않다. 갑자기 등에 한기가 들었다. 한기가 다시 나타난 것이다. 이는 스트레스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오랜만에 일감이 들어 왔다. 일하는 날보다 노는 날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런 때 일감이 있다는 것은 가뭄에 단비와 같은 것이다. 어떤 일은 급하다. 납기가 급한 것이다. 빨리 해달라고 한다. 다음주 월요일까지는 설계를 완료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주말작업을 ..

수행기 2023.10.15

느낌의 변화를 분명히 알아야, 재가안거 75일차

느낌의 변화를 분명히 알아야, 재가안거 75일차 이 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억만장자가 부럽지 않다. 부귀영화도 부럽지 않다. 그냥 이대로 앉아 있고 싶다. 밖에 날씨가 흐리고 비가 오고 천둥번개가 쳐도 눈을 감으면 이곳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피난처이다. 오늘은 재가안거 75일째이다. 오늘은 토요일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모두 집에 있는 것 같다. 일터가 있는 빌딩에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백권당에 6시 46분에 도착했다. 안거에 주말은 없다. 주말이라고 해서 안거를 쉬는 것은 아니다. 비 온다고 전쟁하지 않은 것은 아니듯이 안거는 날씨와 무관하다. 안거를 마치는 그날까지 강행군 하는 것이다. 이번 안거에서 목표로 둔 것이 있다. 그것은 한시간 앉아 있는 것이다. 한시간 앉아 있기가 힘들어서 ..

수행기 2023.10.14

이번 생에 발판이라도, 재가안거 74일차

이번 생에 발판이라도, 재가안거 74일차 좌선 중에 전화벨이 울렸다. 스마트폰이 진동한 것이다. 받아야 할까 말아야 할까? 받으면 집중이 깨져 버린다. 말을 하는 순간 언어적 행위로 인하여 명상은 그것으로 끝이다. 무시하기로 했다. 진동이 아닌 무음으로 했어야 했다. 오늘은 재가안거 74일째이다. 오늘 좌선은 대체로 성공적이다. 어제 보다는 나았다. 번뇌망상이 덜 했기 때문이다. 몸과 마음이 평안해서 그대로 이대로 있고 싶었다. 배의 부품과 꺼짐에 집중했다. 주관찰 대상을 새기는 것이다. 초반에 잡지 못하면 번뇌망상으로 보내기 쉽다. 초반부터 배의 움직임에 마음을 기울인 것이다. 좌선 중에 몸과 마음이 편안해졌을 때 부러울 것이 없다. 재벌이라 해서 이런 행복이 있을까? 돈이 많으면 감각적 욕망에 탐닉하..

수행기 2023.10.13

똑똑 떨어지도록 새겨야 하는데, 재가안거 73일차

똑똑 떨어지도록 새겨야 하는데, 재가안거 73일차 마음이 청정하면 중생도 청정하다고 했다. 심청정이면 국토청정과도 같은 말이다. 한시간 좌선을 마치고 창을 바라보니 세상이 평화롭다. 아침햇살에 식물은 빛난다. 이런 맛에 명상하는지 모른다. 오늘은 재가안거 73일째이다. 오늘은 7시 34분에 자리에 앉았다. 언제나 그렇듯이 배의 부품과 꺼짐을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나 그런 다짐은 몇 분 지나지 않아 무산된다. 망상 속에 있는 자신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어떤 불교전통에서는 ‘번뇌즉보리’라고 했다. 번뇌가 곧 깨달음이라는 말이다. 번뇌가 어떻게 깨달음이 될 수 있을까? 번뇌가 번뇌인줄 알면 깨달음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일까? 마치 법구경에서 “어리석은 자가 어리석음을 알면 그로써 현명한 자가 된..

수행기 2023.10.12

수행에 진전이 없는데, 재가안거 72일차

수행에 진전이 없는데, 재가안거 72일차 수행에 진전이 없는 것 같다. 오히려 퇴보하는 것 같다. 오늘 한시간 좌선에서는 망상이 지배했다. 마음이 탈탈 털린 것 같았다. 무언가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오늘은 재가안거 72일째이다. 행선을 먼저 했다. 막바로 앉았을 때 졸음이 올 것 같았기 때문이다. 행선을 20분 가까이한 다음에 자리에 앉았다. 좌선은 8시 24분에 시작되었다. 한시간 알람 설정한 것에 대하여 시작버튼을 눌렀다. 아래로 카운트가 시작되었다. 한시간 동안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언제나 그렇듯이 좌선에 임하는 각오는 남다르다. 오늘도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라고 다짐한다. 배의 부품과 꺼짐을 놓치지 않고 새기겠다는 말이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망상에 마음이 털리지 않겠다는 것을 말한다..

수행기 2023.10.11

졸음을 어찌할 것인가? 재가안거 72일차

졸음을 어찌할 것인가? 재가안거 72일차 매번 졸음과의 전쟁에서 패한다. 오늘도 예외가 아니다. 자리에 앉은지 십여분이 지나면 졸음이 온다. 이럴 때 손님이라도 오면 좋을 것 같다. 통증을 말한다. 다리저림과 같은 통증을 말한다. 그러나 손님도 없을 때 졸음을 참을 수 없다. 자리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오늘은 재가안거 72일째이다. 자리에는 8시 9분에 앉았다. 자리에서 일어선 시각은 8시 42분이다. 자리에 33분 앉아 있었다. 졸음이 와서 더 이상 앉아 있을 수 없었다. 흔히 수마(睡魔)라고 한다. 잠의 악마라는 뜻이다. 좌선 중에도 수마가 있다. 자리에 앉았을 때 해태와 혼침이 발생한 것을 말한다. 그런데 이런 수마는 경전적 근거가 있다는 것이다. 수타니파타 빠다나경(정진의 경, Sn.3.2)..

수행기 2023.10.10

부품과 꺼짐을 네 단계씩 새겼는데, 재가안거 71일차

부품과 꺼짐을 네 단계씩 새겼는데, 재가안거 71일차 확실히 이전과 이후는 다르다. 좌선을 말한다. 막 명상을 마쳤을 때 세상은 청정하다. 막 잠에서 깨어난 것처럼 개운하다. 몸과 마음이 편안해졌을 때 “아, 좋다.”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오늘은 재가안거 71일째이다. 오늘 한시간 좌선을 했다. 아침 8시 51분에 시작해서 9시 51분에 끝냈다. 한시간이 금방 지나간 것 같다. 좌선은 항상 잘 되는 것은 아니다. 오늘 아침이 그랬다. 앉은지 20분가량 되었을 때 혼침이 왔다.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졸리운 것이었다. 명상 중에 잠이 올 때 어떻게 해야 할까? 경전에 따르면, 부처님 가르침을 생각하는 방법이 있고, 광명에 마음을 두는 방법이 있고, 이를 악무는 방법 등이 있다. 가장 좋은 것은 자는 것이..

수행기 2023.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