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기 385

사띠(正念)와 삼빠자나(正知)에 대하여, 재가안거 35일차

사띠(正念)와 삼빠자나(正知)에 대하여, 재가안거 35일차 오늘 1시간 50분 앉아 있었다. 오전 8시에 시작한 좌선이 9시 50분이 끝난 것이다. 그것도 끝내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에 끝낸 것이다. 기록이다. 매일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앉아 있기 기록을 말한다. 얼마나 오래 앉아 있느냐가 좌선의 승패를 가르는 것 같다. 번뇌에 가득 차 있다면 5분도 앉아 있기 힘들 것이다. 한시간 좌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안거에서 한시간 앉아 있는 것이 목표이다. 앉아 있어 보아야 법을 볼 수 있다. 30분씩 두 번 앉아 있어 보았으나 하다가 만 것 같았다. 최소한 한시간은 앉아 있어야 법의 성품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한시간은 긴 시간이다. 하루일과 중에 한시간 일하면 엄청난 양의 일을 할 수 있다. 하물며 ..

수행기 2023.09.03

아나빠나사띠에서 사마타의 길과 위빠사나의 길, 재가안거 34일차

아나빠나사띠에서 사마타의 길과 위빠사나의 길, 재가안거 34일차 한시간을 거뜬히 앉아 있었다. 평좌한 자세에서 자세 한번 바꾸지 않았다. 눈을 감은 채 미동도 하지 않고 있었다. 다만 마음의 문 하나만 열어 놓았다. 그러나 창 밖으로 들려 오는 차 지나가는 소리, 전철 지나가는 소리, 오토바이 소리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일어날 때는 거뜬히 일어났다. 처음 안거를 시작할 때는 다리가 마비 되어서 도중에 자리를 바꾸는 경우가 많았다, 좌선이 끝나면 마비된 다리에 피를 돌게 해야 했다. 앉아 있는 것 자체가 고통이었다. 그러나 안거 34일깨가 되어서 일까 힘이 붙는 것 같다. 오늘은 아무런 통증 없이 거뜬히 일어났다. 오늘은 테라와다불교 재가안거 34일째이다. 오늘 후기는 속도전 해야 한다. 1시간 반 ..

수행기 2023.09.02

그것이 남들에게는 무의미해 보이는 일일지라도, 재가안거 33일차

그것이 남들에게는 무의미해 보이는 일일지라도, 재가안거 33일차 평좌한 다리를 풀었다. 그리고 거뜬히 일어섰다. 무려 1시간 35분 앉아 있었다. 그러나 다리저림은 없었다. 다리통증도 없었다. 전에 없는 일이다. 좌선을 하다 보니 이런 날도 있는 것이다. 오늘은 재가안거 33일째이다. 계절이 바뀌었다. 오늘은 9월 1일이다. 더구나 날씨는 21도에 불과하다. 불과 2주전까지만 해도 열대야로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이었으나 지금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되었다. 오늘 좌선은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처음부터 세게 밀어 부쳐 보고자 했다. 앉자 마자 호흡을 보고자 한 것이다. 여기서 호흡을 본다는 것이 호흡이 몸 앞에서 현전(現前)하는 것을 말한다. 대념처경에 있는 빠리무카사띠(parimukhasati)를 말한다...

수행기 2023.09.01

더 달릴 수도 있었으나, 재가안거 32일차

더 달릴 수도 있었으나, 재가안거 32일차 오늘 1시간 23분 달렸다. 더 달릴 수도 있었으나 그만 두었다. 내일도 있고 모래도 있다. 이번 안거 끝날 때까지 앞으로 두 달 더 달려야 한다. 재가안거 32일째이다. 어제 한국불교의 안거가 끝났다. 음력으로 7월 보름에 하안거가 끝난 것이다. 또한 이날은 백중이기도 하다. 절에서는 이날 천도재를 하는 등 재를 지내기도 하는 날이다. 테라와다불교의 안거는 동아시아불교의 안거와 다르다. 고대인도의 전통을 따른다. 부처님 당시의 제도를 따르고자 한다. 테라와다불교에서의 안거는 우기에 시행된다. 테라와다 안거는 음력으로 6월 보름에 시작된다. 음력으로 6월은 부처님당시 우기가 시작되는 달이다. 이후 세 달 안거가 있는데 이는 우기가 세 달인 것과 같다. 인도의 날..

수행기 2023.08.31

오늘도 통증과 맞짱 떴는데, 재가안거 31일차

오늘도 통증과 맞짱 떴는데, 재가안거 31일차 통증이 쓰나미처럼 밀려 온다. 1파가 오고 나면 2파가 밀려 온다. 통증의 쓰나미가 끊임없이 밀려 온다. 다리는 마비된 듯 하다. 허벅지의 근육이 딴딴해져서 터지기 일보직전이다. 그럼에도 항복하지 않았다. 재가안거 31일째이다. 오늘은 컨디션이 좋지 않다. 수면의 질이 좋지 않은 것이 크다. 요즘 열대야는 없다. 잘 때 선선해서 계절이 바뀐 듯 하다. 그럼에도 잠에서 일찍 깬다. 새벽 4시 반에 깼을 때 더 자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된다. 조금 더 자면 컨디션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비몽사몽간의 잠은 수면의 질이 좋지 않다. 차라리 깨어 있는 것이 낫다. 새벽에 집에서 출발했다. 아파트 현관문을 나섰을 때가 5시 58분이었다. 새벽과 아침의 경계는 6시로 ..

수행기 2023.08.30

통증따로 마음따로, 재가안거 30일차

통증따로 마음따로, 재가안거 30일차 이제 통증에서 자유로운 진 것 같다. 오늘 확실히 느꼈다. 허벅지 통증이 극에 달했지만 남의 것 보듯이 지켜 본 것이다. 이런 때는 없었다. 재가안거 30일차이다. 줄기차게 달려 왔다. 처음 시작했을 때 이렇게 오래 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이제 삼분의 일 달려 왔다. 앞으로 두 달 더 달려야 한다. 나이가 한살한살 먹어 갈수록 초조 했다. 하는 일 없이 나이만 먹다 보면 인생이 허무 할 것 같았다. 언젠가부터 “수행을 해야 하는데.”라며 생각해 왔다. 그러나 실행에 옮기가 쉽지 않았다. 불교에 입문했을 때도 초조 했었다. 삼십대 후반이 되었을 때 불교를 배워 보고 싶었다. 그것은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이다. 개인적인..

수행기 2023.08.29

돌부처가 되었는데, 재가안거 29일차

돌부처가 되었는데, 재가안거 29일차 “삐리릭~, 삐리릭~”연속해서 알람소리가 울린다. 이를 요즘 속된 말로 “쌩까기로”했다. 신호음을 무시하고 계속 가기로 한 것이다. 재가안거 29일째이다. 오늘 월요일 아침은 비가 내렸다. 평소에는 걸어서 일터에 가지만 비가 심해서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도착하자 마자 오늘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 그것은 한시간 좌선하는 것이다. 요즘 일상은 한시간 좌선에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다. 좌선에 방해되는 행위는 일체 하지 않는다. 말을 하지 않는 것은 기본이다. 뉴스나 유튜브, 에스엔에스를 열어 보는 언어적 행위에 대한 것도 일체 하지 않는다. 좌선에 식사도 중요한 요소이다. 너무 많이 먹거나 자극적인 음식은 피해야 한다. 오늘 아침은 삶은 계란 두 개, 밤호박 사분의..

수행기 2023.08.28

통증은 파도처럼 밀려와 부서지고, 재가안거 28일차

통증은 파도처럼 밀려와 부서지고, 재가안거 28일차 매일 이른 오전에 좌선을 한다. 일터에 아침 일찍 나와서 앉아 있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은 차질이 생겼다. 오전 일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은 일요일이다. 오전 일찍 관곡지에 다녀 오고자 했다. 해마다 매년 7월말이 되면 연례행사처럼 시흥 관곡지로 간다. 그곳에 연꽃테마파크가 있다. 올해에는 좌선 한다고 하여 가지 못했다. 여름이 다 지나가기 전에 다녀 오고자 했다. 재가안거 28일째이다. 안거를 하겠다고 결심은 했지만 이렇게 오래 갈 줄 몰랐다. 앞으로 안거는 두 달 더 남았다. 이런 추세라면 완주할 것 같다. 매일 한시간 앉아 있는 것이 목표이다. 좌선의 성과와는 무관한 것이다. 한시간 앉아 있는 것에 가장 큰 의미를 둔다. 앉아 있어 버릇..

수행기 2023.08.27

혼침으로 보낸 한시간, 재가안거 27일차

혼침으로 보낸 한시간, 재가안거 27일차 오늘 좌선의 결과는 충분히 예견된 것이었다. 수면의 질이 좋지 않았을 때 좌선은 실패하기 쉽다. 혼침으로 보내기 때문이다. 오늘 좌선이 그랬다. 운전 중에 졸음이 쏟아질 때가 있다. 고속도로 운전 중에 졸음이 쏟아지면 어찌 해 볼 도리가 없다. 껌을 씹는 다거나, 창을 열어 놓는다거나, 노래를 부르는 등 갖가지 방법을 써 보아도 졸음 앞에 장사가 없다. 이런 경우 졸음휴게소에서 잠시 눈을 붙여야 한다. 좌선 중에 졸음이 쏟아지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운전 중에 졸음은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좌선 중에 졸음은 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좌선 중에 졸면 아무런 수행의 효과가 없다. 졸음과의 싸움만 할 뿐이다. 앙굿따라니까야 일곱 번째 법수에‘졸고 있음 경’(A7.61)..

수행기 2023.08.26

갑자기 머리가 환해졌는데, 재가안거 26일차

갑자기 머리가 환해졌는데, 재가안거 26일차 갑자기 머리가 환해졌다. 이런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 마치 세렝케티 평원에서 치타가 폭발적 스피드로 낚아챈 먹이를 놓치지 않듯이, 환힌 빛을 붙잡고 싶었다. 감은 눈에 갑자기 환해 졌을 때 약간 흥분했다. “혹시 나에게도 니밋따가 뜬 것 아닐까?”라는 기대감을 말한다. 감은 눈에 마치 전등을 켠 것처럼 밝아졌을 때 계속 유지하고 싶었다. 배의 부품과 꺼짐을 계속 새기면서 눈으로는 환함을 지각하는 것이다. 오늘은 재가안거 26일차이다.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일터에 일찍 나왔다. 도착하니 7시 이전이었다. 7시에 아침식사를 했다. 준비 해 온 계란 찐 것 두 개와 토스트 두 쪽이다. 치즈 한 장도 곁들였다. 좌선은 7시 반부터 하기로 했다. 좌선 전에 행선을 했..

수행기 2023.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