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기 277

어금니 악물어야 할 때는

어금니 악물어야 할 때는 수행의 길은 멀고도 험한 길이다. 어떤 이의 말대로 놓아 버리는 것이 수행이라 하지만 잘못하면 막행막식으로 될 수 있다. 그래서일까 부처님은 최후의 말씀에서 "압빠마데나 삼빠데타"라고 말씀하셨다. 불방일정진을 말한다. 불방일정진하려면 선원에 들어가는 것이 가장 좋다. 선원에서 집중수행하는 것이다. 하루종일 밥만 먹고 명상하는 것이다. 그러나 생업이 있는 사람에게는 꿈과 같은 이야기이다. 그럼에도 일년에 일주일이라도 집중수행 할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여의치 않으면 금, 토, 일 주말이라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위빠사나 수행에 대해서 이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위빠사나 수행하다가 피곤하면 사마타 수행한다는 것이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대상을 관찰하는 수행이 하나의 대상에 ..

수행기 2023.01.23

명칭붙여 12단계 행선을 했는데

명칭붙여 12단계 행선을 했는데 설날 새벽이다. 사위는 고요하다. 시간을 보니 새벽 5시이다. 참 좋은 시간이다. 이런 시간을 헛되이 보낼 순 없다. 에스엔스를 하거나 유튜브를 본다면 시간을 뻬앗기는 것이나 다름없다. 다시 오지 않는 귀중한 시간이다. 일어섰다. 편안한 자세에서 엄지치기를 할 수 있으나 행선 후에 하기로 했다. 수행은 생활화 해야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하게 되면 축적된다. 어느 순간 트일지 모른다. 행선을 할 때는 왼발, 오른발한다. 명칭을 붙이는 것이다. 설 때는 서고 나아갈 때는 나간다. 단계를 늘려 볼 수 있다. 왼발, 오른발의 2단계 행선도 있고, 한발에 집중해서 올림, 나감, 내림의 3단계 행선을 할 수도 있다. 3단계를 세분하면 6단계 행선이 된다. ..

수행기 2023.01.22

적멸은 자각될 수 있을까?

적멸은 자각될 수 있을까? "아무 보상이 없어도 글만 쓰겠어요." 어제 밤에 본 영화 '호밀밭의 반항아'(2018년)의 마지막 대사이다. 호밀밭의 파수꾼의 저자가 말한 것이다. 저자는 책의 출간으로 유명세를 타자 숨어 버렸다. 스마트폰이 있어서 좋다. 메모 할 수 있어서 좋다. 이렇게 엄지치기 할 수 있어서 좋다. 좋은 생각이 나면 글을 쓴다. 출간하기 위해서 쓰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 감히 출간 할 수 있겠는가? 그때그때 느낌을 쓰는 것이다. 새벽에 글 쓰는 것을 즐긴다. 지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쓴다. 떠오르는 생각을 붙잡는 것이다. 주로 법에 대한 것이다. 경전이나 수행관련 서적에서 본 것들이 떠오른다. 이를 법념처라고 할 수 있을까? 사띠가 확립된 상태에서 떠오르는 생각은 건전한 것이다. 경전에..

수행기 2023.01.16

단지 손가락 튕기는 순간만이라도

단지 손가락 튕기는 순간만이라도 창 밖으로 여명이 비친다. 몇 시나 되었을까? 아침 7시 11분이다. 늦은 시간이다. 하루 일과가 시작되는 시간이다. 그러나 늦잠 자지 않았다. 이제 막 행선을 막 마쳤을 뿐이다. 잠에서 깼을 때 몇 시인지 가늠할 수 없다. 방 창 밖에 여명이 비치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지만 소리로도 판단할 수 있다. 아파트가 바로 대로변에 있기 때문에 자동차 소음으로 시간을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겨울의 밤은 깊다. 7시가 되었어도 컴컴하다. 아마 행선을 한시간 한 것 같다. 행선 중에 암송도 있었다. 그런데 긴 밤에 행선을 두 번 했다는 것이다. 새벽에 한번 했다가 잠 든 것이다. 새벽에 행선을 하고 꿈을 꾸었다. 모처럼 기분 좋은 꿈이다. 꿈에서 이루어진 것은 좋은 꿈이..

수행기 2023.01.14

음식에 적당량을 안다는 것은

음식에 적당량을 안다는 것은 초기불교를 접하고 놀란 것이 있다. 그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사실을 언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것 중의 하나가 음식에 대한 것이다. 음식에 있어서 적당량을 알라는 것이다. 무엇이든지 반복되면 중요한 것이다. 이 니까야 저 니까야에 언급된 것일수록 중요한 가르침이다. "이것은 나의 것이 아니고 이것은 내가 아니고 이것은 나의 자아가 아니다."라는 가르침이 대표적이다. 이는 오온 무아에 대한 가르침이다. 그런데 이에 못지않게 음식절제에 대한 가르침도 많다는 것이다. “수행승들이여, 세 가지 원리를 갖춘 수행승은 바로 현세에서 즐겁고 기쁘게 지낸다. 모든 번뇌의 소멸에 근본이 되는 것도 그것에서 시작한다. 세 가지 원리란 무엇인가? 감각능력의 문을 수호 하는 것과 음식을 먹을 때..

수행기 2023.01.13

미얀마 수행도반들과 담마토크 했는데

미얀마 수행도반들과 담마토크 했는데 수행자들과 담마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축복경에서는 인내하고 온화한 마음으로 “수행자를 만나서 가르침을 서로 논의하니, 이것이야말로 더 없는 축복입니다.”(Stn.265)라고 했다. 어제 밤에 중곡동에 갔다. 노법사가 사는 집에 초대받았다. 이학종 선생이 전화를 해서 가게 되었다. 미얀마에서 함께 수행했던 도반들이 모인다고 했다. 흔쾌히 동의하고 차를 몰았다. 모인지 일년이 넘었다. 재작년 12월에 한번 모였다. 그러고 보니 햇수로 2년만에 모였다. 김기성 선생도 있었다. 김도이 선생 집에서 네 명이서 담마토크가 있었다. 담마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저녁 8시 15분에 도착해서 새벽 0시 15분까지 3시간 이야기했다. 시간이 훌쩍 ..

수행기 2023.01.13

삶은 사건의 연속

삶은 사건의 연속 어제 저녁에 짜게 먹었다. 그리고 과하게 먹었다. 먹고 나서 후회했다. 그러나 엎질러진 물이다. 음식절제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다시한번 한계를 절감한다. 새벽이다. 몇 시인지 모른다. 속이 불편하다. 짠맛이 남아 있다. 반전을 꾀해야 한다. 일어나서 행선하는 것이 좋다. 일어나는 것 자체가 분위기를 바꾸는 것이다. 여기에다 발에 마음을 두면 짠맛 등에 대한 것들은 이전의 마음이 되어 버린다. 마음을 돌려야 한다. 한마음에 집착되어 있으면 불편하다. 행선을 하는 것도 마음을 돌리는 것이다. 더욱더 확실하게 하는 방법이 있다. 그것은 암송하는 것이다. 암송을 하면 딴 마음이 되어 버린다. 마음은 한순간에 한마음만 있게 된다. 한순간에 두 마음이 있을 수 없다. 암송한다는 것은 마음 상..

수행기 2023.01.12

찰나삼매에 대하여

찰나삼매에 대하여 양곤에 마하시 센터가 있다. 위빠사나 수행처로 유명한 곳이다. 요즘은 관광코스로도 된 것 같다. 미얀마 패키지 여행 할 때 순례코스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마하시 센터에 마하시 사야도 방이 있다. 세 개 가량 된다. 가장 안쪽에, 가장 깊숙한 곳에 경행대가 있다. 붉은 빛이 나는 티크목재로 보이는 경행대이다. 길이는 10미터 이상된다. 마하시 사야도 방에서 경행대를 발견한 것은 놀라웠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매일 경행 했다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경행대는 사야도 방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공동으로 쓰는 것이긴 하지만 일반 수행자의 방에도 경행대가 있었다. 마하시 전통에서는 경행을 중시한다. 그런데 단순히 몸을 푸는 정도의 경행이 아니라는 것이다. 워킹메디테이션이라하여 걷는..

수행기 2023.01.09

뒷짐 지고 스케이트 타는 기분으로 행선을

뒷짐 지고 스케이트 타는 기분으로 행선을 마음이 편안하다. 이런 기분이 좋다. 방금 행선과 좌선을 마쳤기 때문이다. 이렇게 후기를 작성하기 위해서 자판을 두드린다. 오후 4시가 되자 행선을 시작했다. 지금 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한번 하기로 했으면 해야 한다. 지금 편안하고 좋다고 하여 의자에 앉아만 있으면 안된다. 나무꾼의 행복이 있는데 오늘 오후에 잠깐 졸았다. 잠깐 동안 졸음이 오자 아늑함을 느꼈다. 이런 맛에 낮잠을 자는지 모른다. 나무꾼이 나무 한짐을 하고 난 다음 나무 그늘 아래서 낮잠을 한숨 자는 것과 같다. 나무꾼은 낮잠 잔 것에 대해서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나라의 왕도 이런 기분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무꾼은 왕에게 이런 맛을 알려주고 싶었다. 나무꾼이 누리는 행복..

수행기 2023.01.05 (2)

왜 수행하느냐고 묻거든

왜 수행하느냐고 묻거든 고요한 새벽이다. 지금 시각 3시 39분, 가벼운 행선을 끝내고 스탠드 불을 켰다. 그리고 스마트폰 메모앱을 열었다. 어제 질문 받은 것에 대하여 답을 쓰기 위한 것이다. 어제 사띠에 대해서 썼다. 사띠가 왜 새김인지, 왜 새김이 사띠의 최상의 번역어인지에 대해서 써 본 것이다. 순전히 개인적인 견해일 수 있다. 그러나 니까야에서 본 것과 실행을 해 본 것에 대해서 나름대로 느낀 것을 쓴 것이다. 글을 보고서 어떤 이가 질문을 했다. 암송을 하고 행선을 하고 좌선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 궁금하다는 것이다. 경전 문구를 이용하여 장황하게 설명한 것은 좋으나 왜 수행을 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빠졌다는 것이다. 매일 글을 쓰고 있다. 그것도 장문의 글이다. 상황 설명을 하려 하다 보니 글이..

수행기 2023.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