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마의 거울

마음에 드는 것을 보시하면 마음에 드는 것을 얻는다

담마다사 이병욱 2017. 6. 10. 10:43

 

마음에 드는 것을 보시하면 마음에 드는 것을 얻는다

 

 

회비를 내고 후회했습니다. 어느 모임에 일년 회비를 처음 납부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습니다. 금액은 얼마 되지 않지만 반응이 전혀 없자 곧바로 후회의 마음이 일어났습니다.

 

소액으로 이곳 저곳 몇 군데 후원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 한군데가 니르바나필하모닉입니다. 노숙자봉사활동에서 강형진 단장을 만난 것이 인연입니다. 얼마 되지 않는 금액이지만 매월 자동이체로 후원했습니다. 바로 다음 날 전화가 왔습니다. 후원해 주어서 고맙다는 말을 해 주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후원하기를 잘 했다는 마음이 일어났습니다.

 

마음에 드는 것을 보시하면, 마음에 드는 것을 얻는다네

 

후원을 하면 전혀 소식이 없는 곳이 있는가 하면 전화를 걸어서 감사의 표시를 하는 곳도 있습니다. 무관심한 곳은 다시 찾지 않게 됩니다. 그러나 관심을 보이는 곳에 대해서는 계속 후원하게 됩니다. 보시와 관련하여 앙굿따라니까야 마음에 드는 것을 베푸는 자의 경이 있습니다. 이제까지 보시에 대한 가르침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게송이 있습니다. 옮겨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Manāpadāyī labhate manāpa yo

ujjubhūtesu dadāti chandasā,
Acch
ādana sayanamathannapāna

nānappakārāni ca paccayāni.

 

Cattañca muttañca anaggahīta

khettūpame arahante viditvā,
So duccaja
sappuriso cajitvā

manāpadāyī labhate manāpanti.

 

옷과 침상과 먹을 것과 마실 것과

다른 필수품을 기꺼이 보시하는 자,

올바른 존재에게 마음에 드는 것을 보시하면,

마음에 드는 것을 얻는다네.

 

보시하고 베푼 것을 후회하지 않고

거룩한 님을 공덕의 밭으로 알아

보시하기 어려운 것을 보시한 참사람,

마음에 드는 것을 보시하면, 마음에 드는 것을 얻는다네.”(A5.44, 전재성님역)

 

 

 

 

 

게송에서 가장 인상적인 구절은 마음에 드는 것을 보시하면, 마음에 드는 것을 얻는다네.”라는 말입니다. 단 올바른 존재에게라 했습니다. 흔들림 없는 계행으로 신체적, 언어적, 정신적 행위가 바른 존재를 말합니다. 마음에 드는 것을 보시하면 마음에 듣는 것을 얻는다는 말은, 보시라는 것이 남에게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자기자신에 보시하는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보시를 하면 손해가 아니라 남는 장사가 됩니다. 그것도 백배, 천배, 만배, 아니 그 이상의 과보가 기대됩니다.

 

정치헌금의 경우

 

보시하면 남에게 주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언가 대가를 바랍니다. 준 만큼 받을 것을 기대하는 것입니다. 마치 장사나 사업하듯이 기브앤테이크(Give & Take), 즉 주고받기입니다. 남녀간의 사랑도 주고받기입니다. 주는 것만큼 받는 것입니다. 모든 것이 주고받기식이라면, 주지 않으면 받을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대단히 이기적인 발상입니다.

 

정치헌금이 있습니다. 정치인에게 후원했을 때 순수한 마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라 봅니다. 후원금액이 클수록 무언가 바라는 것도 클 것임에 틀림 없습니다.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에게 큰 금액을 후원 했을 때 후원한 금액의 몇 배 이상 이득을 바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정치인에 대한 후원은 종교에서 말하는 보시로 보지 않습니다. 종교인에게 보시하는 것에 대하여 꾸살라행(kusala:착하고 건전한 행위)이라 본다면, 정치인에게 후원하는 것은 아꾸살라행(akusala:악하고 불건전한 행위)이라 보는 견해가 있습니다.

 

정치헌금은 주고받기식이 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종교인에게 보시하는 것은 대가를 바라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만일 대가를 바라고 보시하고 헌금하고 후원한다면 정치인에게 대가를 바라고 정치헌금 내는 것과 다를 바 없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종교인에게, 특히 걸식하며 살아 가는 빅쿠에게 먹을 것 등 사대필수품을 후원하면 커다란 공덕을 쌓는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보시공덕에 대하여 강들이 바다로 물을 운반하는 것과 같네.”(A5.45) 라 했습니다. 강물이 바다로 흘러 들어 가듯이 보시를 하면 반드시 과보를 받는다는 가르침입니다.

 

최상의 것을 보시한 욱가장자

 

맛지마니까야 보시에 대한 분석의 경에 따르면 “아난다여, 축생에게 보시한다면, 그 보시는 백 배의 갚음이 기대된다.”(M142)라 했습니다.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어도 그 먹이에 한 값어치의 백배나 되는 과보를 받는다는 것입니다. 부도덕한 자를 도와 주어도 천 배의 갚음이 따른다고 했습니다. 성자의 흐름에 든 자에게 먹을 것 등을 보시하면 그 보시는 셀 수 없고 헤아릴 수 없는 갚음이 기대된다.” (M142)라 했습니다. 부처님에게 보시하면 상상을 초월하는 갚음이 기대될 것입니다.

 

앙굿따라니까야 마음에 드는 것을 베푸는 자의 경에 따르면 베살리 출신의 장자 욱가는 부처님을 찾아 뵈었습니다. 찾아 뵙고 이런 말을 했습니다.

 

 

Sammukhā meta bhante bhagavato suta sammukhā paiggahīta 'manāpadāyī labhate manāpa'nti. Manāpa me bhante sālapupphaka khādanīya. Ta me bhagavā patigahātu anukampa upādāyā'ti. Paiggahesi bhagavā anukampa upādāya.

 

세존이시여, ‘마음에 드는 것을 베푸는 자는 마음에 드는 것을 얻는다.’라고 세존께 직접 들었고, 세존께 직접 받았습니다. 세존이시여, 저에게 마음에 드는 쌀라나무 꽃 형상의 쌀떡이 있는데, 세존께서는 저를 애민히 여겨 받아 주십시오.”(A5.44, 전재성님역)

 

 

부처님 당시 장자는 대보호를 의미합니다. 부자이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최상의 것을 부처님에게 보시하고자 합니다. 그런데 장자는 부처님에게 저를 애민히 여겨 받아 주십시오.”라 했습니다. 최상의 시물을 받아 주기를 간청하는 것입니다. 이런 태도는 나는 보시를 하고 그는 그것을 받는다.”(A5.14)라 하여 경멸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과 정반대입니다.

 

욱가장자는 있는 최상의 음식을 보시했습니다. 그것은 쌀라나무 꽃 형상의 쌀떡(sālapupphaka)’이라 했습니다. 주석에 따르면 네 가지 달콤한 것, 즉 버터기름, , 설탕, 기름과 함께 가루로 만든 꽃 모양의 과자를 말한다.”(Mrp.III.253)이라 합니다. 요즘 말로 하면 꽃모양의 케이크 같은 것입니다. 이렇게 욱가장자는 부처님에 최상의 먹을 것을 보시했습니다. 욱가장자가 부처님에게 올린 최상의 시물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쌀라나무 꽃 형상의 쌀떡

2) 대추에 절인 돼지고기

3) 기름에 묻힌 줄기야채

4) 흡립이 들어간 쌀밥

5) 까시국의 옷

6) 전단나무판

 

 

욱가장사가 보시한 것은 먹을 것과 입을 것입니다. 금과 은을 준 것이 아니라 사대필수품을 보시한 것입니다. 그 중에 두 번째 대추에 절인 돼지고기(sūkaramasa)이 있습니다. 주석에 따르면 한살 먹은 돼지의 고기를 달콤한 대추와 커민향료를 넣은 것이다.” (Grs.III.41)라 했습니다. 부처님에게 돼지고기를 주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필수약품 진기약

 

욱가장자는 부처님에게 최상의 음식을 제공하면서 부디 받아 주기를 간청했습니다. 이에 부처님은 가리지 않고 모두 받아 주었습니다. 그런데 음식 중에는 상한 음식도 있었을 것입니다. 부처님이 상한 음식을 먹고 복통이 일어난 이야기가 디가니까야 완전한 열반의 큰 경(D16)’에 등장합니다. 결국 부처님을 죽음에 이르게 한 요리 쑤까라맛다바(sūkaramaddava)’입니다.

 

부처님을 죽음에 이르게 한 쑤까라맛다바는 돼지고기를 뜻합니다. 주석에서는 멧돼지의 신선한 고기라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돼지고기가 아니라 멧돼지에 짓밟힌 죽순이라거나 멧돼지에 짓밟혀 땅에서 자란 버섯이라고도 합니다. 그래서일까 전재성님은 원어 그대로 쑤까라맛다바라 번역했습니다. 그런데 앙굿따라니까야에서는 우리말로 풀어서 대추에 절인 돼지고기라고 번역했습니다. 빠알리어 ‘sukara’‘a pig; a hog’의 뜻이기 때문에 돼지고기라 번역한 것이라 보여집니다.

 

대승불교에서는 수행자들이 육식을 해서는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탁발하여 삶을 영위하는 수행자들에게는 주는 대로 받아 먹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재가자들이 음식을 할 때 남는 음식을 나누어 주기 때문에 가리지 않고 받아 먹는 것이 관행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일까 종종 식중독도 일으켰다고 합니다. 그래서 필수약을 항상 가지고 다녔는데 율장이나 경장에 종종 등장하는 진기약입니다.

 

사대필수품중의 하나인 필수의약품에 진기약이 있습니다. 주석에 따르면 소의 오줌에 미로발란 나무의 쓰디쓴 열매를 재어서 썩힌 것으로 치료제나 강화제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탁발할 때 음식을 먹다보면 식중독 같은 병이 걸릴 수 있는데 진기약을 사용하면 잘 낫는다고 합니다.

 

화려한 침상은 제외하고

 

욱가장자는 부처님에게 최상의 시물을 보시했습니다. 그러나 한가지 보시하지 못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침상입니다. 침상에 대한 묘사를 보면 긴 털의 흑색 양모를 깔고, 백색 양모를 깔고, 꽃 무늬 모양의 양모포를 깔고,..”등으로 묘사된 화려한 침상입니다. 아마 욱가장자가 가장 아끼던 물건일지 모릅니다. 보시는 최상품으로 해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욱가장자는 자신이 가장 아끼는 침상을 보시하려 했으나 말에 그쳤습니다. 이는 저는 이러한 것이 세존께서는 어울리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A5.44)라 말하며 값비싼 전단나무판을 보시했습니다.

 

욱가장자가 화려한 침상을 포기한 것은 각종 짐승의 가죽으로 장식되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는 부처님에게 맞지 않는 보시물입니다. 그래서 대안으로 생각해 낸 것이 전단나무판입니다. 그러나 전단나무판이 어떤 용도로 사용되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경에서는 전단나무 판이 장자에게는 백천금보다 값이 더 나가는 것이라 했습니다. 장자는 최상의 물품을 보시한 것입니다. 이에 부처님은 마음에 드는 것을 보시하면, 마음에 드는 것을 얻는다네.”(A5.44)라며 욱가장자가 보시의 공덕에 알고 있었던 것을 추인해 주었습니다.

 

정거천에 태어난 욱가장자

 

욱가장자는 부처님에게 가장 아끼는 최상의 것을 아낌 없이 보시했습니다. 그리고 최상의 음식을 보시했습니다. 마음에 드는 것을 보시하면 마음에 듣는 것을 얻는 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던 욱가 장자는 얼마 되지 않아 죽었습니다. 보시에 대한 과보가 커서일까 경에 따르면 한 정신의 만들어진 세계에 태어났다고 했습니다. 주석에 따르면 정거천에 태어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보시공덕으로 정거천에 태어난 욱가장자는 어느 날 밤에 부처님을 방문했습니다. 깊은 밤중에 아름다운 빛으로 제따 숲을 두루 밝히며 나타난 욱가장자는 부처님에게 인사드렸습니다. 부처님이 욱가여, 그대는 원하는대로 되어 가는가?”라고 묻자, 욱가는 세존이시여, 저는 원하는 대로 되어 갑니다.”라며 말했습니다. 이에 부처님은 보시공덕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게송을 읊었습니다.

 

 

마음에 드는 것을 보시하는 자는 마음에 드는 것을 얻고

최상의 것을 보시하는 자는 최상의 것을 얻고,

가장 좋은 것을 보시하는 자는 가장 좋은 것을 얻으니,

훌륭한 것을 보시하여 훌륭한 곳에 도달하네.

 

최상의 것을 보시하고.

가장 좋은 것을 보시하고,

훌륭한 것을 보시하는 사람,

그는 어디에 태어나도 수명이 길고 명예가 따른다.”(A5.44, 전재성님역)

 

 

보시는 최상의 것을 하라고 했습니다. 경멸하듯이 나는 보시를 하고 그는 그것을 받는다.”(A5.141) 라는 식의 보시는 아무런 공덕이 없음을 말합니다. 가장 아끼는 것을 가장 존경하는 사람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보시했을 때 최상의 보시가 됩니다. 이에 대하여 부처님은 최상의 것을 보시하는 자는 최상의 것을 얻고, 가장 좋은 것을 보시하는 자는 가장 좋은 것을 얻는다.”라고 했습니다. 욱가장자는 보시에 대한 과보를 믿고 최상의 것을 부처님에게 보시한 공덕으로 정거천에 태어났습니다.

 

보시에도 타이밍이 있다

 

보시를 하면 반드시 큰 과보로 나타난다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입니다. 이에 대하여 강들이 바다로 물을 운반하는 것과 같네.”(A5.45) 라 했습니다. 그렇다면 보시는 어느 때 해야 할까요? 보시하는데도 타이밍이 있습니다. 앙굿따라니까야 때에 맞는 보시의 경에 따르면 수행승들이여, 손님이 올 때에 보시를 베풀고, 떠날 때에 보시를 베풀고, 병들었을 때에 보시를 베풀고, 굶주렸을 때에 보시를 베풀고, 햇곡식과 햇열매가 있을 때 먼저 계행을 갖춘 자에게 베푸는 것이다.”(A5.36)라 했습니다. 이렇게 보시에도 타이밍이 있습니다.

 

선물을 할 때 어느 때 주어야 할지 망설일 때가 있습니다. 가르침에 따르면 손님이 올 때에 보시를 베풀고, 떠날 때에 보시를 베풀고라 했습니다. 손님을 처음 만났을 때 선물을 건네는 것입니다. 그리고 손님이 떠날 때 주라고 했습니다. 중간에 주라는 말은 보이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처음 만났을 때 주는 것이 이상적이라 봅니다. 선물을 먼저 주었을 때 일이 술술 풀려 나가는 케이스가 많이 때문일 것입니다. 나중에 끝날 때 주려 한다면 마음이 바뀌어서 주지 않는 경우도 생길 것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처음 만났을 때 선물부터 먼저 건네는 것이 가장 바람직 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보시는 자기자신에게 보시하는 것

 

초기경전에는 수 많은 보시에 대한 가르침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금과 은을 보시하는 케이스는 보이지 않습니다. 먹을 것과 입을 것, 거주에 관한 것, 필수의약품 등 이른바 사대필수품에 대한 것입니다. 무소유와 청정한 삶을 살아 가는 자에게 가죽으로 된 화려한 침상 등은 해당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백천금의 값어치가 있는 값비싼 전단나무판은 허용되었습니다. 승원에서 필요한 물품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또한 시물 중에는 돼지고기도 있었습니다. 이는 탁발수행자가 음식을 가려 먹는 처지가 아니기 때문일 것입니다. 후대 북방불교에서는 식육을 금했는데 이는 탁발전통이 사라졌기 때문이라 볼 수 있습니다.

 

분명한 사실은 보시를 하면 반드시 자신에 돌아 온다는 사실입니다. 마음에 드는 것을 보시하면 마음에 드는 것을 얻을 수 있고, 최상의 것을 보시면 최상의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입니다. 결국 보시는 자기자신에 하는 것입니다. 누군가 어리석은 자는 보시하고, 현명한자는 취한다라고 한다면 단멸론으로 삿된 견해라 볼 수 있습니다. 진정한 보시는 무주상보시입니다. 보시를 하되 티를 내지 않고 아낌 없이 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보시를 하면 반드시 좋은 열매를 맺는다는 사실입니다. 결국 보시는 자기자신에게 보시하는 것이 됩니다.

 

 

보시된 것이 커다란 열매를 거두는 곳에

기꺼운 마음으로 보시하라.

공덕은 저 세상에서

뭇삶들의 의지처가 되리.”(A5.36, 전재성님역)

 

 

 

2017-06-10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