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백련사에서 수행자들을 만나고, 남도기행 5

담마다사 이병욱 2021. 3. 15. 17:09

백련사에서 수행자들을 만나고, 남도기행 5



백련사에서 수행자들을 만났다. 세 명의 수행자들이다. 민선홍, 김진태, 김재상 선생이다. 미얀마 선원에서 인연이 있다. 장흥에 사는 민선홍이 초대해서 만난 것이다.

 


민선홍 선생은 70이 넘었다. 70이 넘은 나이에 머리를 깍았다. 재작년 담마마마까에서 단기출가한 것이다. 지금도 수행자로서 삶을 살고 있다. 가족은 수원에 살고 있지만 조용한 곳에 홀로 내려와 살고 있는 것이다. 하루밤을 민선홍 선생 집에서 머물렀다.

김진태 선생은 대구에서 왔다. 재작년 담마마마까 국제선원 인솔자였다. 미얀마에 20년 전부터 다녔다. 최근 '반야심경의 바른 이해' 책을 내기도 했다. 요즘 불교TV(BTN)에서 반야심경 강의를 하고 있다. 유튜브에 올려져 있다. 김진태 선생은 백련사 동백을 보고서 이런 글을 카톡에 보내 주었다.


바다가 저리 푸르기만 한 것은 동백나무가 붉은 색을 다 가져가기 때문이리라. 아니나 다를까 동백꽃이 질 때는 그 바다의 무게를 감당하기 힘겨워 통째로 툭 떨어져 버린다. 나의 근심 걱정까지 품에 안고서ᆢ. , 아름답고도 분명한 꽃이여!”라고.


김재상 선생은 담마마까에서 처음 만났다. 론지를 입고 있는 모습이 미얀마사람처럼 보였다. 교수로 정년퇴임 하기 전에 쉐우민에서 단기출가 했다고 한다. 현재 남해도 꾸띠에서 농사지으며 수행자로 살고 있다. 이번 남도 순례에서 가 볼 곳이다.

 


백련사는 강진만이 바라보이는 아름다운 절이다. 스님들은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 시기임에도 사람들이 많다. 날씨가 포근하고 봄이 왔기 때문일 것이다. 동백꽃과 매화가 만발한 백련사는 또 다른 세상이다.

서울과 수도권은 아직 봄이 멀었다. 가로수는 앙상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이곳 남쪽은 푸르름으로 가득하다. 동백숲이 햇볕에 번들거린다. 남쪽나라는 확실이 북쪽과는 다르다.

 


대웅전에 잠시 앉아 있었다. 이곳에 다산도 앉아 있었을 것이다. 다산과 교분을 쌓았던 혜장스님도 앉아 있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홍임도 앉아 있었을 것이다.

다산은 유배가 끝났을 때 남양주 양수리 본가로 홍임과 홍임모를 데려왔다. 그러나 오래 있지 못했다. 홍임과 홍임모는 다시 강진에서 살았다. 홍임은 백련사로 출가해서 비구니가 되었다. 소설 '다산의 사랑'에 나온 이야기이다.

세 명의 수행자들과 함께 강진투어 했다. 강진만 가운데 있는 가우도에도 갔다. 영랑 생가에도 가 보았다. 그러나 백련사만 못하다. 백련사는 지금 이맘때가 가장 좋은 것 같다. 그 옛날 사람들도 백련사 동백에 반했을 것 같다.

 

 


2021-03-14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