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일상이 새로운 것은
지금이 몇시인지 모른다. 밖은 캄캄하다. 새벽 세 시인지 네 시인지 알 수 없다. 시각은 중요하지 않다. 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
잠시 멍하게 있었다. 멍때리기 해보았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일어서서 걸었다. 암송하기 위한 것이다.
예전에 오래 전에는 "개경게 무상심심미묘법"하며 천수경이나 금강경을 암송했다. 15년도 더 된 오래 전의 일이다. 그러나 지금은 "빠다나숫따"라며 먼저 경의 제목과 함께 "땀망 빠다나빠히땃따"라며 빠다나경(정진의 경, Sn3.2) 25게송을 암송한다.
나에게 있어서 새벽예불은 경을 암송하는 것이다. 한번 외운 것을 평생 써먹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경을 외운다. 그러다 보니 3개월에 한개의 경을 외우는 것 같다. 지금은 빠다나경을 암송하고 있다. 66일에 걸쳐 어렵게 외운 것에 대한 과실을 따먹기 위한 것인지 모른다.
경을 암송하고 나면 사뿐한 기분이 된다. 동시에 강한 성취감을 맛본다. 남들이 쉽게 할 수 없는 것을 해냈다는 자부심도 있을 것이다. 감각을 즐기는 삶을 사는 자라면 결코 해낼 수 없는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감각적인 삶을 살아간다. 그러다 보니 애써 힘들거나 어려운 일을 하지 않는다. 먹는 것을 즐기는 사람에게 집중을 요하는 일은 맞지 않다. 음주를 즐긴다면 쓰기나 읽기, 외우기, 암송하기와 같은 집중을 필요로 하는 일을 할 수 없다.
집중을 방해하는 최대의 적은 감각적 욕망이다. 감각을 즐기고자 한다면 어떤 집중을 요하는 일도 제대로 할 수 없다. 먹는 것이 낙인 자, 술 마시는 것이 인생의 즐거움인 자에게 있어서 글쓰기나 책읽기는 먼나라 사람 이야기나 다름 없다. 하물며 게송을 외우고, 외운 경을 암송하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할 것이다.
날이 밝았다. 오늘 해야 할 일이 있다. 고객과 약속은 지켜야 한다. 새벽같이 나가서 작업을 해야 한다. 일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것이다. 일을 잡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하다. 하나의 일을 끝내고 잠시 쉴 때 그 시간을 활용하여 글도 쓰고 경전도 읽고 외운 경을 암송한다. 바쁜 와중에 행하면 짜릿한 쾌감을 느낀다.
매번 반복되는 일상이다. 감각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그날이 그날 같을 것이다. 그러나 글쓰는 사람, 책을 읽는 사람, 게송을 외우는 사람, 외운 경을 암송하는 사람들은 매일매일 새롭다. 어제와는 다른 오늘이기 때문이다.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고, 내일이 어제 같은 일상이다. 그러나 변화가 있기에 살아간다. 감각을 즐기는 자에게는 그날이 그날 같아 인생이 지루할 것이다. 그러나 가르침과 함께 한다면 해야 할 일이 많아서 늘 새롭다. 이렇게 세월은 흘러간다. 사람들은 어디를 향해서 달려 가는 것일까?
2022-07-13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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