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경지송

나에게(그대에게) 불운은 가고 행운이 찾아 오기를! 축복의 경을 독송하고

담마다사 이병욱 2023. 7. 18. 08:17

나에게(그대에게) 불운은 가고 행운이 찾아 오기를! 축복의 경을 독송하고
 
 
지금 시각 아침 6시 44분, 사무실 책상에 앉았다. 그리고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 오늘은 차를 타고 왔다. 비가 엄청나게 내리고 있어서 버스를 타고 온 것이다.
 
새벽과 아침의 경계는 6시이다. 6시 이전이면 새벽이고, 6시 이후가 되면 아침이다. 6시 이전에 일어나고자 한다. 6시 이후에 일어나면 게으른 것으로 간주 한다. 눈만 뜨면 일터로 향해야 한다.
 
요즘 여름철이라 걸어 다니고 있다. 일터까지는 1.6키로에 25분 가량 걸린다. 만보 걷기로 측정해 보면 2400보가량 된다. 그러나 오늘은 걸을 수 없다. 비구 억수로, 겁나게 내리기 때문이다.
 
비가 억수로 내린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영남사람들일 것이다. 부산사람들이 그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호남사람들은 겁나게 내린다고 말한다. 어떤 말을 쓰느냐에 따라 어느 지역 출신인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억양에 있다. 지역에 따라 억양이 다르기 때문이다. 억양은 나이를 먹어도 바뀌지 않는 것 같다.
 
함평출신이다. 사촌 중에는 부산에 사는 사람들도 있다. 60년대 말 대한해로 인하여 농촌을 등진 사람들이 많았는데 주로 서울로 갔다. 일부는 부산으로 간 사람들도 있다.
 
부산에 오래 전에 정착한 사촌들을 보면 억양은 전라도 억양 그대로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조카들 억양은 부산억양이다. 두 번째 음이 올라가는 형태를 말한다. 조카가 억수로라는 말을 쓰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비가 억수로, 겁나게 내릴 때는 비를 맞을 필요가 없다.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다가 가야 한다. 아무리 세찬 비도 한시간 이상 내리는 경우는 드물다. 소강상태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일터에 갈 때는 기다릴 수 없다. 그래서 오늘은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비산사거리 이마트 정류장에 6시 17분에 도착했다. 사람들이 붐비는 정류장이다. 이마트 비산점이 있어서 선거철만 되면 요란한 곳이다. 지금 선거철이 아니다. 그럼에도 플레카드 공방은 치열하다.
 
민주당 출신의 현역의원은 현안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했다. 그래서 “대통령 특혜 처가엔 고속도로? 국민엔 핵오염수?”라는 플레카드를 붙여 놓았다. 그 플레카드 바로 아래에는 국민의 힘 당협위원장이 “괴담정치 말고 민생정치 합시다”라는 플레카드를 붙여 놓았다.
 

 
요즘 뉴스를 보지 않는다. 작년 그 사건이 있고 난 후부터 일체 뉴스를 끊었다. 식당에도 뉴스를 트는 식당은 가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세상 돌아가는 것을 잘 모른다. 아마 앞으로 3년 이상은 이렇게 해야 할 것 같다.
 
수해가 심하다고 한다. 뉴스를 보지 않아 자세한 것을 알 수 없으나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이럴 때 사람의 운명, 불운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주의하고 준비했다고 하더라도 불가항력적인 경우에는 어떨 수 없다. 한마디로 불운한 것이다.
 
사람들은 행복을 추구한다. 지금 행복이 계속 되기를 바란다. 지금 불행한 사람은 이 불행이 물러가고 행복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사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행복과 불행은 살다 보면 다반사로 일어난다. 행복과 불행만 그런 것은 아니다. 이득과 손실, 명예와 치욕, 칭찬과 비난은 다반사로 일어난다. 이렇게 여덟 가지를 세속팔풍(世俗八風)이라고 한다.
 
세상을 살다 보면 바람 잘 날 없다. 바람은 늘 불어 온다. 어디서 불어오는지 알 수 없다. 날씨처럼 변화무쌍한 것이다. 세속팔풍도 그렇다. 이득이 있으면 손실이 있기 마련이고, 명예가 있으면 치욕이 있기 마련이고, 칭찬이 있으면 비난이 있기 마련이고, 행복이 있으면 불행이 있기 마련이다.
 
세속팔풍은 팔랑개비같다. 팔랑개비는 바람 부는 대로 회전한다. 어느 바람이 불지 모른다. 지금 행복하다고 하여 이 행복이 계속 되지 않는다. 행복은 즐거운 느낌이기 때문에 조건이 바뀌면 언제 괴로운 느낌으로 바뀔지 모른다.
 
어제 전화를 받았다. 업체 담당이 전화한 것이다. 업체 담당이 전화할 때마다 가슴이 철렁한다. 품질사고가 났는지 염려하는 것이다. 요즘은 설계할 때 두 눈을 부릅뜨고 확인하고 또 확인한다. 그 동안 값비싼 수업료를 지불했기 때문이다.
 
요즘 품질사고는 발생하지 않는다. 그런데 어제는 일종의 컴플레인(Complain)을 해왔다. 구멍에 핀이 빠져 버리는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것은 설계잘못이 아니다. 그렇다고 책임이 없지 않을 수 없다. 다시 만들어 주어야 한다. 결국 비용이 문제가 된다.
 
업체는 나를 먹여 살리는 것과 같다. 십년 넘게 거래해 왔다. 이 업체가 없으면 오래 전에 문을 닫았을 것이다. 이 업체가 있음으로 해서 여기까지 왔다. 그런데 품질문제가 발생했다. 나의 잘못은 아니지만 문제는 해결 해 주어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럴 때 현명한 판단을 해야 한다.
 
나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발주서를 달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담당이 곤란한 문제에 직면할 것이다. 월급생활자들이기 때문에 회사에 손해를 끼칠 수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럴 경우 결단을 내려야 한다. 무상으로 해 주는 것이다.
 
무상으로 제작해 주면 담당들은 매우 고마워할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 공짜는 없다. 다음 주문에 손실비용을 부담 시키면 되기 때문이다. 이는 다름 아닌 편법이다. 또한 서로서로 승리하는 것이다. 담당 체면을 세워 주어서 좋고 나는 신뢰를 주어서 좋은 것이다. 주문이 계속 되기를 바란다면 작은 손실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
 
요즘 날씨는 변화무쌍하다. 하루는 비가 내리고 그 다음날은 쨍쨍하다. 오전에 비가 오는가 하면 오후에는 햇살이 따갑다. 오늘처럼 폭우가 내리기도 한다. 폭우가 몇 시간 계속된다면 안양천은 넘쳐 날 것이다. 무지게다리가 잠길 정도되면 엄청난 물폭탄을 맞는 것이 된다.
 

 
세상은 변화무쌍하다. 날씨처럼 변화무쌍하다. 날씨를 예측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확률로 가능하다. 그런데 사람들의 삶도 변화무쌍하다는 것이다. 지금 행복한 사람도 전화 한통 받고 사색이 될 수 있다.
 
부처님은 팔풍(八風)을 말씀하셨다. 세상을 살다 보면 이득과 손실, 명예와 치욕, 칭찬과 비난, 행복과 불행은 다반사로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런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 그것은 바람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다. 저 바위산처럼 사는 것이다.
 
바위산은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는다. 심한 바람이 불면 나무는 춤을 추지만 바위산은 끄덕 없다. 현자는 어떤 비난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어떤 칭찬에도 즐거워하지 않는다. 당연히 이득과 손실, 명예와 치욕, 행복과 불행에도 초연하다.
 
오늘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지금 평온한 마음도 전화 한통화로 깨질 수 있다. 이럴 때는 나에게 불운은 멀리 가고 행운이 찾아 오기를 바란다. 지금 여기서 경험하는 즐겁고 행복한 느낌보다는 미래 행운, 좋은 징조, 축복, 번영, 안전이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래서 부처님은 망갈라경을 설했다.
 
망갈라경에 대하여 행복경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스님들도 그렇게 말한다. 그러나 망갈라경은 미래 행운을 가져 오게 하는 경이다. 지금 이러이러한 행위를 하면 미래 행운, 번영, 안전이 나에게 임할 것이라는 가르침이다.
 
지금으로부터 8년전의 일이다. 그때 당시 작은 법회 모임에서 총무를 맡고 있었다. 불교로 인연 맺은 사람들이다. 2004년 능인불교교양대학에 입한한 사람들의 모임이다.
 

 
일년에 몇 차례 자체적으로 법회를 했었다. 그때 총무로 있을 때 축복의 경을 합송하게 했다. 프린트해서 나누어 주었다. 법우들은 프린트물을 들고 축복의 경을 합송했다. 참으로 거룩하고 아름답게 보였다.
 
한국빠알리성전협회에서 출간된 예경지송이 있다. 불자들이 독송하기 좋은 경을 선별해서 만든 것이다. 예경지송에는 당연히 망갈라경도 있다. 이를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망갈라 쑷따

「축복의 경」을 송출하오니



1.
에뵘 메 쑤땀
에깡 싸마얌 바가봐
싸밧티양 뷔하라띠
제따봐네 아나타삔디깟싸 아라메.

이와 같이 나는 들었습니다. 한때 세존께서 싸밧티 시의 제따바나 숲에 있는 아나타삔디까 승원에 계셨습니다.



2.
아타 코 안냐따라 데봐따
아빅깐따야 랏띠야 아빅깐따 봔나
께발라 깜빤 제따봐남 오바쎄뜨와
예나 바가봐 떼누빠쌍까미.

그 때 마침 한 밤중을 지나
어떤 하늘사람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제따바나 숲을 두루 비추며
세존께서 계신 곳을 찾아왔습니다.

3.
바가봔탐 아비봐데뜨와
에깜 안땀 앗타씨
에깜 안땀 티따 코 싸 데봐따
바가땀 아비봐데뜨와
바가봔땅 가타야 앗자바씨

다가와서 세존께 인사를 드리고
한쪽으로 물러나 섰습니다.
한쪽으로 물러나 서서 그 하늘사람은
게송으로 여쭈었습니다.

4.
바후 데봐 마눗싸 짜
망갈라니 아찐따윰
아깡카마나 쏫타남
브루히 망갈람 웃따맘.

“많은 하늘나라 사람과 사람들
행복을 소망하면서
축복에 관해 생각하오니
위없는 축복에 관하여 말씀하소서.”

5.
아쎄봐나 짜 발라남
빤디따난 짜 쎄봐나
뿌자 짜 뿌자니야남
에땀 망갈람 웃따맘.


“어리석은 자와 사귀지 않으며
슬기로운 님을 섬기고
존경할만한 님을 공경하니
이것이야말로 위없는 축복이니라.

6
빠띠루빠 데싸 봐쏘 짜
뿝베 짜 까따 뿐냐따
앗따 쌈마 빠니다 짜
에땀 망갈람 웃따맘.

분수에 맞는 곳에서 살고
일찍이 공덕을 쌓아서
스스로 바른 서원을 하니
이것이야말로 위없는 축복이니라.

7.
바후 쌋짠짜 씹빤 짜
뷔나요 짜 쑤씩키또
쑤바씨따 짜 야 봐짜
에땀 망갈람 웃따맘.

많이 배우고 익히며
절제하고 단련하여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니
이것이야말로 위없는 축복이니라.

8.
마따 삐뚜 우빳타남
뿟따 다랏싸 쌍가호
아나꿀라 짜 깜만따
에땀 망갈람 웃따맘.

아버지와 어머니를 섬기고
아내와 자식을 돌보고
일을 함에 혼란스럽지 않으니
이것이야말로 위없는 축복이니라.

9.
다닌 짜 담아 짜리야 짜
따까난 짜 쌍가호
아니봣자니 깜마니
에땀 망갈람 웃따맘.

나누어 주고 정의롭게 살고
친지를 보호하며
비난받지 않는 행동을 하니
이것이야말로 위없는 축복이니라.

10.
아라티 뷔라티 빠빠
맛자빠나 짜 싼나모
압빠마도 짜 담메쑤
에땀 망갈람 웃따맘.

악한 행위를 싫어하여 멀리하고
술 마시는 것을 절제하고
가르침에 게으르지 않으니
이것이야말로 위없는 축복이니라.

11.
가라뵤 짜 니봐또 짜
싼뚯티 짜 까딴뉴따
깔레나 담마 싸봐남
에땀 망갈람 웃따맘.


존경하는 것과 겸손한 것
만족과 감사의 마음으로
때에 맞추어 가르침을 들으니
이것이야말로 위없는 축복이니라.

12.
칸띠짜 쏘봐짯싸따
싸마난 짜 닷싸낭
깔레나 담마 싸깟차
에땀 망갈람 웃따맘.

인내하고 온화한 마음으로
수행자를 만나서
가르침을 서로 논의하니
이것이야말로 위없는 축복이니라.

13.
따뽀짜 브라흐마 짜리얀 짜
아리야 쌋짜나 닷싸난
닙바나 쌋치 끼리야 짜
에땀 망갈람 웃따맘.

감관을 수호하여 청정하게 살며
거룩한 진리를 관조하여
열반을 실현하니
이것이야말로 위없는 축복이니라.

14.
풋탓싸 로까 담메히
찟땅 앗싸 나 깜빠띠
아쏘깡 뷔라장 케맘
에땀 망갈람 웃따맘.

세상살이 많은 일에 부딪쳐도
마음이 흔들리지 아니하고
슬픔 없이 티끌 없이 안온하니
이것이야말로 위없는 축복이니라.

15.
에따디싸니 카뜨와나
쌉밧타 마빠라지따
쌉밧타 쏫팀 갓찬띠
깔레나 담마 싸봐남
딴 떼쌈 망갈람 옷따만 띠

이러한 방법으로 그 길을 따르면
어디서든 실패하지 아니하고
모든 곳에서 번영하리니
이것이야말로 위없는 축복이니라.”

(한국빠알리성전협회 예경지송 수호경전품)
 

 

 
망갈라경은 2012년에 외웠다. 빠알리어로 외웠다. 그때 당시 6월달에 일본으로 성지순례 갔었는데 외우기 위한 페이퍼를 만들었다. 현지에서 아마 두 게송 외웠던 것 같다.
 
외우기 시동을 걸면 외워진다. 빠알리 경전은 짧은 것은 한달 이내이고 긴 것은 한달 이상 걸린다. 망갈라경은 15게송으로 짧기 때문에 한달 걸렸던 것 같다.
 

 
빠알리 게송을 외우고 나면 마치 큰 깨달음을 얻은 것 같다. 불가능한 것을 해 낸 것 같다. 인간승리자가 된 것 같다. 발음도 잘 안되는 것을, 그것도 뜻도 잘 모르는 것을 외웠다. 마치 천수경 신묘장구대다라니 외우는 것만큼이나 난감 했으나 다 외우고 났을 때는 천하를 다 얻은 것 같았다. 돈 주고 살 수 없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시각은 7시 59분이다. 비는 약해졌다. 그토록 세차게 내린 비도 때가 되니 진정되는 것이다. 어려운 일이 있으면 피해 가야 한다. 폭우가 내릴 때 비를 맞는 것은 어리석다.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가만 앉아서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준비해야 한다. 망갈라경에 있는 것처럼 행위를 하면 행운이 찾아 올 수밖에 없다. 망갈라경에 있는 항목을 실천하면 번영이 있을 수밖에 없다. 결혼식, 졸업식, 개업식, 집들이 할 때 독송하는 이유가 된다.
 
나에게 불운은 가고 행운이 찾아 오기를!
그대에게 불운은 가고 행운이 찾아 오기를!


 
2023-07-18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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