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경지송

결혼서약식 때 어떤 말을 해야 할까?

담마다사 이병욱 2023. 7. 20. 08:16

결혼서약식 때 어떤 말을 해야 할까?
 
 
오늘도 새벽에 집을 나왔다. 5시 55분에 아파트 동 현관을 나섰으니 새벽인 것이다. 6시가 되면 아침이다.
 
새벽에 집을 나서면 상쾌하다. 스마트폰을 보니 온도는 24도이고 습도는 90프로이고 강수확률은 20프로이다. 바람은 고요하고 미세먼지는 보통이다. 쾌적한 아침이다.
 

 
요즘 늘 그렇듯이 걸어서 일터로 간다. 일터까지는 1.65키로에 20여분 걸린다. 만보기로 측정해 보면 2,400보 가량 된다. 이렇게 걸어가는 것은 아내에 대한 배려 때문이다.
 
아내가 커피를 배우고 있다. 안양 YWCA에서 실시하는 강습에 참여하고 있다. 3개월 과정이다. 과정을 수료하면 커피점에서 일할 수 있다고 한다. 노년에 일거리가 생기는 것이다.
 
커피 강습은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두 번 있다.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 3시간 동안 진행된다. 아내는 커피 배우는 날에는 직장에 차를 가져 가지 않는다. 강습소에 주차장이 없기 때문이다.
 
아내는 직장을 마치고 가야 되기 때문에 시간이 부족하다. 커피 강습이 있는 날에는 차로 직장까지 데리러 간다. 직장에서 태워서 강습소까지 데려다 준다.
 
강습이 끝나면 데리러 가야 한다. 끝나는 시간에 맞추어 차를 끌고 가는 것이다. 이런 행위에 대하여 아내는 고마워 하는 것 같다.
 
 
“1) 존중하고
2) 멸시하지 않고

3) 신의를 저버리지 않고
4) 권한을 부여하고

5) 장신구를 제공하겠습니다.”
 
 
예경지송에 있는 게송이다. 결혼서약에 대한 게송이다. 주례자가 신랑에게 하는 말이다. 근거는 디가니까야 ‘쌍갈라까의 훈계의 경’(D31)에 있다. 남편이 아내에게 해야 할 의무를 말씀 하신 것이다.
 
결혼서약식 때 신부에게는 어떤 말을 해 주어야 할까? 이는 “1) 맡은 일을 잘 처리하고, 2) 주변사람들에게 친절하고, 3) 신의를 저버리지 않고, 4) 재물을 잘 수호하고, 5) 모든 해야 할 일에 유능하고 나태하지 않겠습니다.”(D.III.190)라고 되어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다.
 
예경지송에 결혼서약이 있다. 주례사로 활용하면 훌륭할 것 같다. 그렇다면 테라와다불교권에서 결혼식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 한국빠알리성전협회(KPTS)에서 발간된 예경지송의 통과의례품에 따르면 다음과 같이 설명되어 있다.
 
 
결혼축하예식의 순서는 일반예불과 동일하게 한다. 불단과 초와 꽃을 준비 하고 신혼부부와 하객은 예불문과 삼귀의와 오계를 송출한다. 신혼부부는 초와 향을 켜고 꽃을 바치고 그것들을 불상의 곁에 놓는다. 신랑과 신부는 디가니까야의 ‘씽갈라에 대한 훈계 의경’ 가운데 각각 신랑과 신부의 의무사항인 결혼서약을 송출한다. 마지막으로 하객과 부모 들만 축복의 의미로 ‘축복의 경’과 ‘승리의 축복의 게송’을 송출한다.”(KPTS 예경지송, 통과의례품, 결혼서약 해제)
 
 
테라와다불교권에서 결혼식은 일반법회식으로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주례와 관련해서는 디가니까야 31번경에 실려 있는 남편과 아내의 의무에 대한 것이다. 그런데 마지막 의식에서는 ‘축복의 경(망갈라경)’과 ‘승리의 축복의 게송(자야망갈라가타)’을 독송한다는 사실이다.
 
예경지송은 불자들이 생홀속에서 암송해야 할 경이나 게송으로 가득하다. 모두 열 개의 품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백개 가까이 되는 경이 있다. 매일 독송하고 더 나아가 암송하면 좋을 것 같다. 그런 경 중에 결혼서약의 게송이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남편이 아내에게 해야 할 의무 중에 가장 첫 번째 사항은 존중이다. 주석에 따르면 “마누라여, 대비여”라며 존중하라고 했다. 초기불전연구원에서는 “아내를 섬겨라”라고 번역했다.
 
남편은 왜 아내를 존중하거나 섬겨야 할까? 동등한 인격체이기 때문이다. 남자와 여자가 동등하듯이, 남편과 아내도 동등한 것이다. 상호 존중이 없다면 멸시하게 될 것이다. 멸시하면 담을 쌓게 되고 궁극적으로 파경에 이르게 될 것이다.
 

 
오늘도 평소와 마찬가지로 이마트 안양점을 돌아 비산사거리를 지나 안양천에 이르렀다. 오전 6시가 되었음에도 하천변에는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요며칠 내리 비만 왔다. 오늘은 화창한 날씨이다. 온도와 습도도 적당하다.
 

 
메가트리아를 지나면서 빠다나경 암송을 했다. 몇 주 동안 암송을 하지 않았다. 감기에 걸려서 일주일 동안 휴식을 취하는 바람에 수동적이고 소극적으로 살 수밖에 없었다.
 
언제까지나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삶을 살 수 없다. 언제까지나 유튜브만 보고 살 수 없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삶이 요청된다. 독서하기, 경전읽기, 논서읽기, 경 외우기, 경 암송하기, 행선하기, 좌선하기와 같은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삶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삶에서 글쓰기는 들어가지 않는다. 생활화가 되었기 때문에 제외한다. 그렇다면 독서하기, 경전읽기, 논서읽기, 경 외우기, 경 암송하기, 행선하기, 좌선하기 중에서 어떤 것이 가장 어려운가? 그것은 경 외우기이다.
 
경을 외우기는 고행과도 같다. 큰 마음을 내야 한다. 십바라밀에서 결정바라밀을 행해야 한다. 목숨걸고 하듯이 외워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경을 외울 수가 없다.
 
한번 외운 경은 잊어 버리지 않기 위해서 암송한다. 그러나 오래 되면 잊어 버린다. 빠다나경도 그랬다. 몇 주 외우지 않았더니 생각이 잘 나지 않는 것이었다.
 
오늘 새벽 4시 반에 일어났다. 새벽에 일어나서 멍때리기 할 수 없다. 빠다나경을 외우기로 했다. 그러나 생각이 잘 나지 않았다. 스마트폰에 저장해 놓은 것을 다시 보아야 했다.
 

 
오늘 일터로 오는 길에 빠다나경을 암송했다. 새벽에 한번 본 것이 효과를 보았다. 보지 않고 한번에 주욱 암송되었다. 그러나 중간에 놓친 것이 있다. 이런 경우 스마트폰을 열어 확인해야 한다.
 
경을 암송하고 나면 상쾌하다. 새벽에 집을 나서는 것도 상쾌하고, 아침 일찍 일터로 가는 길도 상쾌하다. 여기에 경을 암송까지 하면 상쾌는 배가 되는 것 같다.
 
일터에 도착했다. 아마 가장 일찍 도착하는 사람 중의 하나일 것이다. 7시 이전에 도착하기 때문이다.
 
일터에 도착하니 6시 30분 되었다. 아침 식사를 해야 한다. 계란 하나를 쪄 왔다. 사무실 냉장고에는 어제 먹다 남은 밤호박 한덩이가 있다. 여기에다 식빵 한조각과 치즈를 곁들이면 훌륭한 식사가 된다.
 

 
오늘도 하루 일과가 시작 되었다. 남보다 3시간 일찍 시작한다. 남보다 3시간 일찍 더 일하는 것이다. 승리하는 삶이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내야 할까? 먼저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다. 해야 할 일은 광장이고, 하고 싶은 일은 밀실이다.

해야 할 일은 생업에 대한 것이다. 오늘은 부가세를 신고 해야 한다. 반기 성적표를 받는 날이다. 주문이 들어 오면 납기에 맞추어야 한다.

 
적극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능동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유튜브만 보면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삶이 된다. 명상공간을 만들어 놓았으니 활용해야 한다. 편하게 추리닝 바지도 가져다 놓았다. 오늘은 어떤 일이 있어도 한시간 앉아 있어야 한다. 그리고 빠다나경 암송도 해야 한다. 하고 싶은 일이다.
 
생업에 충실하는 것은 해야 할 일이다. 가정 일에 충실하는 것도 해야 할 일이다. 재가불교활동하는 것도 해야 할 일이다. 보시하고 지계하는 것도 해야 할 일이다.
 
하고 싶은 일도 해야 한다. 글쓰기는 하고 싶은 것이다. 독서하기, 경전읽기, 논서읽기, 경 외우기, 경 암송하기, 행선하기, 좌선하기도 하고 싶은 것이다. 모두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것이다.
 
오늘 하루가 시작되었다. 해는 찬란하게 솟아 올랐다. 오늘 나는 승리자가 되고자 한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다.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다. 그럼에도 오늘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삶을 살고자 한다.
 
 
2023-07-20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