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마의 거울

정진(viriya)과 알아차림(sati)이 중요한 이유, 마음도표로 본 37조도품

담마다사 이병욱 2009. 8. 14. 21:29

 

정진(viriya)과 알아차림(sati)이 중요한 이유, 마음도표로 본 37조도품

 

 

 

 

 

 

영원에 대한 집착

 

이 세상에는 수 많은 종교가 있다. 또한 수 많은 종교가 나타났다가 사라지곤 하였다. 그 많은 종교의 공통적인 특징은 무엇일까. 한 마디로 영원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영원히 변치 않는 그 무엇을 위하여 집착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영원히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천국이나 천상이 만들어졌다. 이러한 영원에 대한 집착은 지옥 역시 영원한 지옥을 만들어 놓았다. 믿지 않은 사람, 미운 사람, 말을 듣지 않은 사람은 지옥에 모두 쳐 넣고 영원히 빠져 나오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모든 종교는 영원을 이야기한다. 영원히 행복하게 영원히 오래 살고 싶은 욕망을 충족 시켜 주겠다고 말한다. 또한 영원한 자아가 있어서 영혼은 불멸한다고 말한다. 이런 영원사상은 영원한 대상이 있기 마련이다. 그 대상은 나라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르지만 모두 다 똑같다고 볼 수 있다. 기독교의 경우는 야훼(Yahweh), 이슬람교는 알라(Allah), 고대 힌두교는 브라흐마(Brahma)등으로 불리운다. 이외에도 나라마다 부르는 이름은 다를 뿐 초월적 존재는 같은 개념이라 볼 수 있다.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우리는 이라 하지만 미국에서는 스노우(snow)’라고 하고, 일본에서는 유끼(ゆき)’라고 하는 것과 같다. 지금이야 스노우가 눈일줄 알고, 유끼가 또한 눈인줄 알지만 100년전의 사람들은 이런 사실을 알았을까.

 

대상과 일치하게 되면

 

이 세상의 종교는 크게 두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다. ‘대상과 일치하려는 종교와 대상을 분리하여 보는 종교이다. 전세계의 거의 대부분의 종교가 대상과 일치 하려 하는 종교이다. 그러나 단 하나 예외가 있다. 바로 불교이다. 불교는 대상을 분리하여 객관적으로 보는 종교이다. 그러나 불교라고 같은 불교는 아닐 것이다. 같은 불교라도 대상과 일치 하여 보는 불교도 있기 때문이다. 아마 상좌불교를 제외한 모든 불교가 이에 해당 될 것이다.

 

대상과 일치하게 되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필연적으로 기복으로 갈 수 밖에 없다. 모든 종교에서 매일 보는 기도 역시 기복이 특징이다. 기복으로 흐르는 종교는 예외 없이 밑바탕에 샤머니즘이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겉으로는 달라 보여도 한 껍질만 벗겨 보면 공통적으로 샤머니즘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기복을 추구 하는 모든 종교는 포장만 다를 뿐 모두 한 뿌리는 샤머니즘인 것이다.

 

대상을 분리 하여 보면

 

대상을 분리 하여 보는 종교에 샤머니즘이 빌 붙을 틈이 없다. 대상을 철저하게 분해 하고 해체해서 객관적으로 보기 때문에 모든 것이 없다라는 것을 알게 된다. 따라서 그 어떤 신의 은총이나 불보살의 가피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원인과 결과에 따른 연기법으로 설명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모든 대상을 해체 하여 알게 되었을 때 절대자나 나와 같은 개념은 사라지고 궁극적 실재라 불리우는 법을 보게 된다. 이렇게 대상을 철저하게 해체하고 분리함으로서 깨달음을 얻는 종교가 불교이다. 인류역사상 이제 까지 볼 수 없었던 전무후무한 종교라 볼 수 있다.

 

깨달음에 이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부처님과 부처님 제자들이 깨달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 깨달음에 관한 이야기는 초기경전에 전해져 온다. 니까야와 수 많은 논서가 바로 그것이다. 그 중에서 아비담마는 깨달음에 이르는 길을 도표화해 놓았다. 이제까지 전혀 보지 못하였던 방식이다. 인간의 이성이 고도로 사유한 결과가 도표로 나타난 것이다. 오로지 대상을 분해하고 해체해야만 마음의 도표화가 가능한 것이다. 그런 도표중에 37조도품이 있다.

 

37조도품이란

 

37조도품은 깨달음을 성취하기 위한 37가지 수단이다. 여기서 깨달음이라 함은 출세간의 네가지 도의 지혜를 성취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 37가지 수단은 크게 사념처, 정근, 사여의족, 오근, 오력, 칠각지, 팔정도로 나뉜다. 이들에 속해 있는 각각의 구성요소는 다음과 같다.

 

첫째 사념처이다.

 

사념처는 네가지 마음챙김의 확립이라는 뜻이다. 빠알리어로 짜따로 사띠빳타나(catttaro satipatthana)’라 한다. 한자어로는 사띠빳타나는 마음챙김의 확립이라는 뜻에서 염처(念處)’로 옮겼고, 최근 우라나라에서는 알아차림으로 잘 알려져 있다. 네가지 마음챙김은 신수심법이다. (1) 몸을 수관 하는 마음챙김의 확립, (2) 느낌을 수관 하는 마음챙김의 확립, (3) 마음을 수관 하는 마음챙김의 확립, (4) 법을 수관 하는 마음챙김의 확립이다.

 

둘째, 사정근이다.

 

네가지 바른노력이라는 뜻이다. 정근은 빠알리어로 삼마 빠다나(samma-ppadhana)’라 한다. 삼마 빠다나는 정진(viriya)’의 마음부수이고, 8정도의 정정진과 같은 내용이다. 즉 정근이나 정진이나 같은 말이라 볼 수 있다. 정근의 내용 은 (1) 이미 일어난 나쁜 것을 버리려는 노력, (2) 아직 일어나지 않은 나쁜 것을 일어나지 않게 하려는 노력, (3) 아직 일어나지 않은 유익한 것을 일으키려는 노력, (4) 이미 일어난 유익한 것을 증장시키려는 노력이다.

 

셋째, 사여의족이다.

 

네가지 성취수단이라는 말이다. 빠알리어로 여의족을 이디 빠다(iddhi-pada)’라 한다. 신통의 의미로도 쓰이고 있는 이 여의족은 부처님의 가르침의 목적을 성취 하는 수단을 말하고, 항목으로 (1) 열의의 성취수단, (2) 정진의 성취수단, (3) 마음의 성취수단, (4) 검증의 성취수단이 있다.

 

넷째, 오근이다.

 

다섯가지 기능을 말한다. 빠알리어로 기능은 인드리야(indriya)’이다. 다섯가지 기능은 (1) 믿음의 기능, (2) 정진의 기능, (3) 마음챙김의 기능, (4) 삼매의 기능, (5) 통찰지의 기능이다.

 

다섯째, 오력이다.

 

다섯가지 힘을 말한다. 빠알리어로 힘을 바라(bala)’라 한다. 오근과 오력의 내용은 같지만 오력은 오근이 더 강화 된 것을 말하고 오근을 다른각도에서 본 것을 말한다. 다섯가지 힘은 (1) 믿음의 힘, (2) 정진의 힘, (3) 마음챙김의 힘, (4) 삼매의 힘, (5) 통찰지의 힘을 말한다.

 

여섯째, 칠각지이다.

 

일곱가지 깨달음의 가지라는 말이다. 빠알리어로 각지는 봇장가(bojjhanga)'라 한다. 일곱가지 깨달음의 각지는 (1) 마음챙김의 깨달음의 각지, (2) 법을 간택하는 깨달음의 각지, (3) 정진의 깨달음의 각지, (4) 희열의 깨달음의 각지, (5) 경안의 깨달음의 각지, (6) 삼매의 깨달음의 각지, (7) 평온의 깨달음의 각지를 말한다. 여기서 법의 간택과 정진과 희열은 마음이 나태하지 못하게 하고, 경안과 삼매와 평온은 마음이 들뜨지 못하게 한다. 마음챙김 즉 알아차림은 이 두 부류가 서로 균형을 이루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마음챙김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일곱째, 팔정도이다.

 

성스러운 여덟가지 도의 각지(八支聖道)라는 뜻이다. 빠알리어로 '아리야 아땅기까 막가(Ariya-atthangika-magga)'이다. 내용을 보면 (1) 바른 견해, (2) 바른 사유, (3) 바른 말, (4) 바른 행위, (5) 바른 생계, (6) 바른 노력, (7) 바른 마음챙김, (8) 바른 삼매이다. 여기서 바른 견해 즉, 정견은 사성제를 바르게 알도록 하는 통찰지의 마음부수이다. 또 정사유는 일으킨 생각(, vitakka)과 같고, 정정진은 4정근과 같고, 정념은 4념처와 같고, 정정(正定)은 사선(심일경)을 뜻한다.

 

37조도품을 도표로 보면

 

이렇게 일곱가지 분류법으로 본 깨달음을 성취하기 수단은 총 37가지이다. 그래서 37조도품이라 한다. 37조도품을 좀 더 시각적으로 한눈으로 보기 위하여 도표를 만들어 보았다.

 

 

 

37보리분과 마음부수들과의 관계 

                                                                                               2009-08-14 진흙속의연꽃

 

 

 

 

 

 

 

 

순위

구성요소
(
마음부수)

4념처

4정근

4여의족

5

5

7각지

8정도

합계

1

정진
(
위리야, viriya)

 

4

 

 

 

 

 

9

2

마음챙김()
(
사띠, sati)

4

 

 

 

 

 

 

8

3

통찰지()
(
빤야, panna)

 

 

 

 

 

 

 

5

4

집중(心一境)
(
사마디, samadhi)

 

 

 

 

 

 

 

4

5

믿음()
(
삿다,saddha)

 

 

 

 

 

 

 

2

6

일으킨생각()
(
위딱까, vitakka)

 

 

 

 

 

 

 

1

7

경안(輕安)
(
빳삿디, passaddhi)

 

 

 

 

 

 

 

1

8

희열()
(
삐띠,piti)

 

 

 

 

 

 

 

1

9

평온()
(
우뻭카, upekkha)

 

 

 

 

 

 

 

1

10

열의()
(
찬디,chandi)

 

 

 

 

 

 

 

1

11

마음
(citta)

 

 

 

 

 

 

 

1

12

바른말(正語)

(삼마와짜, sammavaca)

 

 

 

 

 

 

 

1

13

바른행위(正業)(삼마깜만또,sammakammanto)

 

 

 

 

 

 

 

1

14

바른생계(正命)(삼마아지오,sammaajivo)

 

 

 

 

 

 

 

1

 

출처; 아비담마 길라잡이 2 630페이지

 

 

 

 

 

 합계37


 

 

표를 보면 정진이 아홉 번 일어 나고, 마음챙김은 여덟 번, 통찰지는 다섯 번, 삼매는 네번 일어난다. 그리고 믿음은 두 번 일어나고 나머지 일으킨 생각, 경안, 희열, 평온, 열의, 마음, 바른 말, 바른 행위, 바른 생계는 오직 한 번만 일어 난다.

 

이 도표를 보고 알 수 있는 사항은 정진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 수 있다. 그 다음으로 알아차림과 통찰지이다. 이렇게 중요한 정진에 대하여 부처님은 무어라고 이야기 하였을까 초기경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비구들이여,

그러면 무엇이 바른 정진인가?

 

비구들이여,

여기 비구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사악하고 해로운 법들을

일어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 의욕을 생기게 하고 정진하고

힘을 내고 마음을 다잡고 애를 쓴다.

 

이미 일어난 사악하고 해로운 법들을 제거하기 위하여

의욕을 생기게 하고 정진하고 힘을 내고 마음을 다잡고 애를 쓴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유익한 법들을 일어나도록 하기 위해서

의욕을 생기게 하고 정진하고 힘을 내고 마음을 다잡고 애를 쓴다.

 

이미 일어난 유익한 법들을 지속하게 하고 사라지지 않게 하고

증장하게 하고 충만하게 하고 개발하기 위해서 의욕을 생기게 하고

정진하고 힘을 내고 마음을 다잡고 애를 쓴다.

 

비구들이여,

이를 일러 바른 정진이라 한다.

(디가 니까야 대념처경(D22) §21)

 

 

선법과 불선법을 가려 내어서 선법이면 증장시키고, 불선법이면 없애도록 노력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법인지 불선법인지는 우리마음에서 일어나는 52가지 심리현상을 관찰하면 된다. 그 관찰하는 방법이 마음챙김(사띠), 즉 알아차림이라는 것이다.

 

대승불교에 없는 알아차림

 

불교를 교학적으로 보았을 때 온처계근제연(蘊處界根諦緣)’이라고 말한다. , 5, 12, 18, 22, 4성제, 12연기를 말한다. 이런 교학체계는 남방과 북방 모두 동일 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실천과 수행에 있어서 차이가 난다. 북방대승불교는 6바라밀을, 남방상좌불교는 37조도품을 강조 하기 때문이다.

 

6바라밀은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지혜를 말한다. 그런데 사찰에서 제공 하는 달력을 보면 하나가 더 있다. 만행이다. 월요일부터 토요일 까지 보시 에서 부터 차례로 들어 가는데 일요일의 경우 만행으로 표기 해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아마도 일요일에 사찰에 자주 나왔으면 하는 바램에서 만들었을 것이다. 달력에 나와 있는 것만을 본다면 북방대승불교는 ‘7바라밀이 된다.

 

그런데 보시와 지계와 인욕은 남방상좌불교의 37조도품에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깨달음을 추구 하는 존재 라면 지켜야 너무나도 당연한 항목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 대신에 마음챙김(사띠, 알아차림)이 들어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것도 매우 중요하게 자리매김 하고 있다. 표를 보면 정진이 9개이고 알아차림이 8개로 37조도품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알아차림을 왜 중요하게 여길까. 아마도 북방대승불교가 보살행을 더 강조하고, 남방상좌불교는 출세간의 도을 지향하기 때문에 그랬을 것이다. 이런 알아차림에 대한 부처님의 말씀이 초기경에 나온다.

 

 

비구들이여,

그러면 무엇이 바른 마음챙김인가?

비구들이여,

여기 비구는 몸에서 몸을 따라 관찰하면서[身隨觀] 머문다.

세속에 관한 욕심과 정신적 고통을 제쳐두고서

열심히, 분명히 알아차리고 마음 챙기며 머문다.

느낌들에서 … 마음에서 … 법들에서 법을 따라 관찰하며[法隨觀] 머문다.

세속에 관한 욕심과 정신적 고통을 제쳐두고서

열심히, 충분히 알아차리고 마음챙기며 머문다.

비구들이여,

이를 일러 바른 마음챙김이라 한다.

(디가 니까야 대념처경(D22) §21)

 

 

알아차림이란 몸, 느낌, 마음, 법이라는 네가지 대상을 관찰함으로서 위빠사나를 닦는 완전한 수행체계라 볼 수 있다.

 

37조도품에서 가장 중요한 두가지

 

남방상좌불교가 도입 되고 나서 신행생활에 있어서도 커다란 변화가 일어 나고 있다. 이제까지 6바라밀 수행이 최고의 공덕을 쌓는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깨달음의 길로 가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37조도품이 소개 되고 있기 때문이다.

 

6바라밀과 37조도품 모두 정진에 대하여 강조 하고 있지만 특히 37조도품에서 가장 강조 하고 있는 수단이 정진이다. 37개의 항목중에 9개로서 가장 많은 거론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많이 거론 되고 있는 수단이 알아차림이다. 이 알아차림 항목은 37항목 중 8개로서 북방대승불교에서 볼 수 없었던 가장 차별화 된 깨달음의 수단이다. 따라서 37조도품에 가장 중요한 깨달음의 수단을 들라고 하면 단연 정진알아차림이다.

 

 

2009-08-14

진흙속의연꽃

 

 

37조도품-도표_090814-진흙속의연꽃.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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