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불자대상과 가톨릭대상을 비교해 보니

담마다사 이병욱 2010. 5. 14. 14:14

 

불자대상과 가톨릭대상을 비교해 보니

 

 

 

해마다 봉축일을 앞두고 불교계에서는 큰상이 발표 된다. 올해로 일곱번째를 맞이 하는 불자대상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수상자 명단에 때로 의외의 인물들이 들어가 있는 경우를 종종 본다.

 

불자대상의 수상자가 불자로서 최고로 명예로운 상임에 틀림 없다. 그러나 모든 불자들이 인정할 만한 인물들인지는 좀 더 숙고 해 볼 필요가 있다. 더구나 총무원장이 위원장으로 있는 조계종 불자위원회에서 선정된 수상자가 과연 불자들의 정서와 부합 하는지에 대하여 따져 볼 일이다.

 

역대 불자대상 수상자를 보니

 

조계종 불자대상 선정위원회(위원장 총무원장 자승스님)는 지난 11일 불기 2554년 불자대상으로 고() 대한민국 해병 UDT 한주호, 방송인 한혜숙, 대불련 중앙간사 조용석씨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2004년에 제정되어 올해로 7회째를 맞고 있는 불자대상 수상자는 어떤 인물 들일까. 인터넷에서 조회 하여 찾아 보았다.

 

 

역대 불자대상 수상자

수상년도

수상자

직업

수상 당시 선정 내역

2004

황우석

교수

세계 최초로 인간 배아 복제와 줄기세포 배양에 성공

박세리

체육인

미국여자프로골프 사상 최연소로 명예의 전당에

2005

박영석

산악인

8m 14, 7대륙 최고봉, 지구 3극점 달성

박지성

체육인

PSV 아인트호벤에서 활약하는 불자 축구선수

김윤규

기업인

현대아산 부회장

2006

김용림

배우

15년간 불교방송신행 365프로그램을 맡음

권영기

군인

육군 2군 사령관

2007

용태영

변호사

부처님오신날을 법정공휴일로 제정하는데 기여

강부자

배우

 

김병관

군인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2008

권익현

정치인

한나라당 고문, 국회정각회 창립에 기여

김태영

군인

합참의장

고두심

배우

여성불자 108인에 선정

2009

윤원호

신도회

중앙신도회 부회장

임충빈

군인

육군참모총장

김태균

체육인

프로야구선수

2010

한준호

군인

천안함 실종자 수색도중 순직

한혜숙

배우

여성불자 108인으로 선정

조용석

신도회

2007년 대불련 중앙회장역임

 

 

 

이들의  직업을 보면 군인 5(권영기, 김병관, 임충빈, 한준호), 배우 4(김용림, 강부자, 고두심, 한혜숙), 체육인 3(박세리, 박지성, 김태균), 신도회 임원 2(윤원호, 조용석), 정치인(권익현) 1, 변호사(용태용) 1, 산악인(박영석) 1, 교수(황우석) 1, 기업인(김윤규) 1명 순이다.

 

이들 수상자 중에는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키고 쓸쓸히 퇴장한 사람도 있고, 수상 당시에 반짝 인기를 끈 후 일반인들의 뇌리에서 사라진 불자도 있다.

 

또 권위주의 시대의 민주주의를 탄압하던 정치인도 있는 가 하면 새로운 정권과 함께 존재가치가 사라져 버린 기업의 대표자도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수상자의 특징은

 

불자대상의 특징 중의 하나는 군인이 매우 많다는 것이다. 이들 군인 수상자의 대부분은 현역시절에 ‘4성장군으로서 군의 요직을 맡고 있었던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2010년도 수상자의 명단을 보면 준위출신도 있다. 천안함 침몰당시에 실종자를 수색하다 고인이 된 한준호 준위이다. 고인의 공적을 폄하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 진상도 발표 되지 않은 시점에서 불자대상으로 선정하였다는 것은 정치적 내지 정략적 결정이었다는 비난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군인과 더불어 단골 직업군은 체육인연예인이다. 국민들의 관심과 선망의 대상이 되는 이들은 매우 좋은 홍보효과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체육인의 경우 시대별 상황을 고스란히 반영 하고 있다. 골프의 박세리와 산악인 박영석이 대표적인 케이스이다. 활약 하던 시가가 지나가면 곧 잊혀 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예인의 경우 시기와 관계없이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 면으로 보았을 때 연예인이야말로 최고의 수상후보라고 볼 수 있다.

 

김용림, 강부자, 고두심, 한혜숙 같은 배우들은 누구나 좋아하는 국민배우들이다. 이들의 활약에 따라 후배 불자들도 더욱 더 분발 할 것이다. 연예계의 70%가 기독교인 현실에서 불자임을 내세운다는 것은 심각한 불이익을 받는 다고 어느 불자가수가 고백한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자신이 불자임을 내 비치는 순간 6개월 이내에 방송에서 알게 모르게 퇴출 되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다. 그만치 타 종교의 벽이 두터운 현실에서 당당히 불자임을 나타내고 헤쳐 나가는 후배들에게 힘을 실어 줄 것임에 틀림 없다.

 

최근 2년간의 불자대상의 수상자를 보면 신도회의 임원이 등장하기 시작 했다는 것이다. 중앙신도회나 대불련과 같은 전국적인 조직망을 갖춘 신도회의 간부가 수상을 하게 된 것이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 일반 신도들도 수상자가 될 수 있다는 신호탄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불자대상의 조건은

 

사회적으로 유명한 사람들만 불자대상이 되는 현실에서 어떤 이들이 불자대상의 대상이 될까. 조계종의 불자대상 선정위원회의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불자들이 대상이 된다고 한다.

 

 

불법홍포,

한국불교 위상제고,

불자 자긍심 고취,

종단 발전과 홍보,

국가 및 사회발전에 기여한 불자

 

 

불자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불교의 홍보에 앞장섬과 동시에 사회발전에 기여한 불자가 대상이라는 것이다. 이런 조건을 만족 하려면 사회적으로 성공한불자이어야 할 것이다.

 

4성장군의 군인, 인기절정의 체육인, 누구나 좋아 하는 텔런트등이 우선순위로 뽑힐 것임에 틀림 없다. 조계종의 불자대상이 소위 사회적으로 성공한 모델을 기준으로 한다면 타종교의 경우는 어떠할까.

 

가톨릭대상의 선정기준은

 

천주교도 불자대상과 같은 수상자가 있다. 이름 하여 가톨릭 대상이라 한다. 그런데 그 역사가 불교와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꽤 오래 되었다는 것이다. 1982년도부터 시상해 왔으니 올해로 26회라 한다.

 

불교대상의 선정을 주관하는 곳이 조계종의 총무원이고, 총무원장이 위원장인 것과 비교하여 천주교의 경우 한국천주교 평신도 협의회가 주관한다. 불교가 종단의 지도부에서 선정 하는 것과 달리 천주교는 신도회에서 대상자를 선정 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4성장군, ,체육인, 텔런트, 정치인, 기업인, 등과 같이 유명하고 소위 사회적으로 성공 하였다는 사람이 선정 되는 것이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신자들이 선정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선정 기준은 어떤 것일까. 인터넷의 자료를 검색 해 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톨릭대상은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자기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이웃과 세상을 위해 묵묵히 헌신, 봉사하여 공동선 증진에 크게 이바지한 개인이나 단체를 가려 뽑아 격려하고 시상하는 제도입니다.

 

 

가톨릭 대상의 선정 배경이 자신의 삶에 충실하면서 이웃과 사회에 봉사하는 신자가 대상인 것이다. 그런 가톨릭 대상에는 어떤 부문이 있을 까.

 

크게 사랑부문, 문화부문, 정의 부문 이렇게 세분야로 나누어 상을 주는 것이다. 24(2008)를 맞는 동안 각 부문별 수상자는 사랑부문에 39, 문화부문에 15, 정의부문에 2, 특별상 2명의 수상자를 선정해 수상 했다고 한다.

 

가톨릭대상 수상자의 면면을 보면

 

그렇다면 최근 3년간 수상한 사람들은 어떤 인물들일까. 표로 만들어 보았다.

 

 

최근 3년간 가톨릭대상 수상자

수상년도

부문

수상자

수상 당시 선정 내역

2007

사랑

전성민

(74·타대오)

40년간 꾸준히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중증환자들을 위해 헌신하면서 특히 평화호스피스라는 민간단체를 만들어 임종을 앞둔 말기 환자들을 위해 사랑으로 봉사

이덕림

(71·젬마)

한센병에 걸린 상황에서도 평생을 자신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있는 이웃을 돌보는 데에 힘

문화

없음

 

정의평화

없음

 

2008

사랑

허상회

(베네딕토, 75)

50년대 말 광주직업소년원을 개원, 91년부터는 소년원 시설 내에 식당을 개설하여 17여 년 간 하루 500여명에게 식사를 제공

최순자

(마리아, 73)

청각장애인. 성당의 노인대학에서 서예 봉사 활동을 시작하여 14년째 봉사활동

문화

없음

 

정의평화

없음

 

특별상

최민호

(바오로, 29)

베이징 올림픽 유도 금메달 리스트.

2009

사랑

조순희

(데레사, 57)

김복중

(요셉, 58)

부부

두 아들이 있음에도 딸과 쌍둥이 아들 등 세 자녀를 입양해 사랑으로 키운 공로

박양진

(프란치스코, 77)

국내 고학생을 위해 매월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고, 같은 처지의 노인을 돌봄

문화

없음

 

정의평화

없음

 

특별상

박병선

(루갈다, 82) 박사

1967년부터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근무하면서 3000만 종 이상의 장서에서 직지심체요절과 외규장각 도서 297권을 찾아내 주불 한국대사관에 알림으로써 한국 문화재 반환 운동을 촉진시킨 공로

 

 

 

표와 같이 지극히 평범한 평신도가 대부분임을 알 수 있다. 간혹 특별상이라고 해서 국위를 선양한 유명인에게 주는 상이 있긴 하지만, 가장 낮은 자리에서 묵묵히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임을 알 수 있다.

 

개신교서에는 어떤 상을

 

개신교에도 위와 비슷한 상이 있을까. 요즘은 인터넷 시대라 키워드 검색만 하면 쉽게 찾아 낼 수 있다. 개신교에도 신도들을 대상으로 하여 주는 상이 있다. 이름은 기독교문화대상이다.

 

기독교문화를 형성하고 확산한 기독교문화예술인들의 성과를 격려 하기 위한 상이라고 한다. 가톨릭 보다 1년 늦은 1983년부터 시상된 기독교문화대상은 6개 부문(음악 오페라 국악 문학 방송 무용) 에 대한 문화와 관련된 상이다.

 

최근 3년간의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최근 3년간 기독교문화대상 수상자

수상년도

부문

수상자

수상 당시 선정 내역

2007

음악

김영미

전쟁레퀴엠을 공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오페라

박인수

마탄의 사수, 백석대 교수

국악

최종민

박동진의 판소리예수전

문학

정미경

소설발칸의 장미를 내게 주었네의 작가

방송

정애리

KBS TV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의 탤런트

무용

김양근

시편 100의 안무가

2008

음악

손미선

라트라비아타의 비올레타역, 단국대

오페라

안희복

성극 오페라 지휘 및 연출, 한세대학교 교수

문학

이승우

장편소설 "그곳이 어디든"을 통해

방송

손범수

아침프로인 "아침마당"을 통하여

뮤지컬

최선자

선교뮤지컬 ‘지저스지저스’를 공연

2009

연극

최수종

탤런트

방송

전인석

아나운서

문학

소강석

<꽃씨>의 작가 시인

음악

김학남

메조소프라노 성악가

오페라

박수길

<내 잔이 넘치나이다>의 총감독

국악

최지연

시애틀 샛별한국문화원장

 

 

 

기독교문화대상자의 특징은 음악, 문학, 방송, 국악등 현대문화와 관련된 장르로서 기독교의 메시지를 바탕으로 일반인들의 공감을 이끌어 낸 작품이나 수상자들이 선정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선정 주체에 따라

 

불교, 가톨릭, 개신교 모두 신자들을 대상으로 한 수상을 하고 있는데 그 수상자를 보면 특징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 요인은 전적으로 수상자를 결정 하는 단체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주관하는 단체의 성격에 따라 상을 받는 대상도 달라 지기 때문이다. 종교별로 상을 주관하는 단체는 다음과 같다.

 

 

종교별 시상 주관자

종 교

수상이름

주관자

시행

   

불교

불자대상

불자대상선정위원회

2004년부터

7

위원장은 조계종 총무원장

천주교

가톨릭대상

평신도 협의회

1982년부터

26

평신도들이 주관함

개신교

기독교문화대상

기독교문화예술원

1983년부터

23

국민일보와 함께 선정

 

 

불교의 경우 조계종의 종단에서 주관 하는데 위원장은 총무원장이 맡고 있다. 반면에 천주교의 경우 성직자들이 배제된 평신도협의회에서 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결과 불교의 경우 수상자가 정치적 내지 정략적으로 선정될 우려가 매우 높은 것이다. 그 때 그 때 상황에 따라 사건에 따라 달라 지는 것이다.

 

이번에 고 한주호 준위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고인의 공적을 폄하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아직 결론도 나지 않은 사건에 대하여 불자대상으로 추대 하였다는 사실은 최근 봉은사 사태에서 보듯이 정치적이고 정략적인 의도가 숨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반면에 천주교의 경우 평신도만으로 구성 된 협의회에서 수상자를 선정 하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성공한 유명인이 아니라 묵묵히 자신의 할 바를 다하고 이웃과 사회를 위하여 봉사하는 사람이 대상이 되는 것이다.

 

4성장군과, 유명스포츠인, 인기연예인이 선정 되는 불자 대상과 우리사회의 가장 낮은 자리에서 묵묵히 봉사하는 삶을 실천 해 나가는 가톨릭의 수상자를 보면 선정 주체에 따라 이렇게 차이가 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것 같다.

 

세월이 흘러도

 

불교계에서 해마다 주는 두개의 커다란 상이 있다. 포교대상불자대상이 그것이다. 포교대상은 출가수행자들이 거의 대부분 받는 상으로서 21회 째이다.

 

불자대상은 재가불자들이 받는 신행대상이라 볼 수 있는데, 역사는 일천 하여 고작 7회째 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일까 아직 까지 체계가 잡혀 있지 않은 듯한 느낌이다.

 

연예계에 종사 하는 불자들을 대상으로 한다면 연예대상을 주어야 하고, 군인들을 대상으로 한다면 군인대상을 주어야 할 것이다. 또 인기 스포츠인을 대상으로 한다면 체육대상을 주면 된다. 그러나 정작 가장 낮은 자리에서 보살행을 실천 하는 불자들이 받는 상은 아직까지 없다.

 

지계하고 보시하는 삶을 가장 이상스런 불자라고 한다. 이를 현대식으로 풀이 한다면 도덕적인 삶봉사하는 삶을 살아 가는 불자들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이들이 자신의 할 바를 다하고 불교의 가장 이상적인 실천덕목인 바라는 것이 없이 주기만 하는" 무주상보시를 실천 해 가는  이들에게 상이 돌아가야 할 것이다.

 

한 때 시류에 영합하여 선정된 불자대상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잊혀 지거나 때로는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 올 수 있지만, 가장 낮은 자리에서 보살행을 실천 하는 이상적인 불자상은 세월이 흘러도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2010-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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